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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에 간 기억이 언제인지 가물가물하다. 마지막으로 무슨 영화를 봤는지 기억조차 희미하다. 결혼 전에는 영화광이라 불릴만큼 영화를 좋아했고, 결혼 후에는 조조와 심야를 넘나들며 영화를 탐닉했었는데, 이젠 먼 옛날 이야기가 되어 버렸다. 문화생활을 하려면 큰 마음을 먹어야하는, 일정을 맞추고 하루를 온전히 비워 장거리를 달려야하는 산골생활이 영화와 자연스럽게 멀어지게 만들었다. 게다가 집에 TV까지 없어서 영화채널 서비스도 내게는 먼나라 이야기다. 고작 누릴 수 있는 거라곤 명절날 친정에서 TV로 보는 재탕 영화가 전부다.
나는 나를 위로하고자 작년에 개봉한 영화 중 '좋은 영화' 스무편을 엄선해 감상하기로 했다. 12편의 우리 영화와 8편의 외국 영화가 그것이다. 이 영화들은 영화 펑론가, 영화 이론가, 각 분야의 문화 예술 전문가, 출판 편집인이 공정하게 선정한 영화이다. 텍스트로 영화를 감상하는 이색 경험은 스크린으로 볼 때 놓치는 부분까지 잡아주는 장점이 있다. 스치듯 지나는 장면도 소홀히 넘기지 않게끔 평론가들이 귀뜸해주기 때문이다. 난해한 장면도 평론가들의 설명에 의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한 편의 영화가 끝날 때마다 평론가들은 영화가 가진 한계성과 메시지, 비평 그리고 감독의 의도를 관객에게, 아니 독자에게 친절히 일러 준다.
한 편의 영화라도 영화를 제대로 보려면, 영화에 대한 사전 정보를 가지고 봐야할 필요를 이 책에서 느꼈다. 영화는 대사나 줄거리에 의해서 쓰여진 문학이 아니다. 장면의 구성과 배치에 의해 의미와 쾌감을 전달하는 것이 영화의 본원적 의미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만난 스무편의 영화를 스크린으로 다시 만난다면 아마 남다른 감흥에 젖을 것 같다. 그리고 책에서 만난 장면이 등장할때면 탄성과 감동을 자아낼 것 같기도 하다. 특히 박흥식 감독의 <경의선>에서 여주인공 한나가 만수를 끌어안는 장면이 그렇다. 남녀의 사적이고 육체적인 포옹행위를 넘어서 서로 다른 아픔을 가진 인물들이 서로를 보듬는 몸짓이기에, 가진 자가 없는 자를 끌어안는 행위이기에, 책에서 미리 만나 그들의 아픔이 뭔지 정확히 알기에 감동이 배가 될 것 같다.
감독이 관객과 공유할 수 있는 가치있는 주제로 관객에게 말을 거는 것이 영화다. 감독과 관객이 커뮤니케이션이 잘 이루어지면 우리는 '좋은 영화'라고 한다. 좋은 영화는 감독과 관객이 공동으로 함께 만드는 게 아닌가 한다. 책을 읽기 전에는 눈으로 보는 영화에 길들여진 내가 과연 책으로 읽는 영화를 끝까지 다 볼 수 있을까 걱정했다. 하지만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오히려 이 책은 꼼꼼하고 균형있게 영화를 만나는 즐거움을 안겨 주었다. 뿐만 아니라 그동안 영화에 허기진 욕구를 충족시켜 준 고마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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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중 여가 시간의 거의 대부분을 책을 읽는데 보내다보니, 다른 취미 활동을 거의 하지 못한다.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는 게 책과의 데이트가 되어버려, 영화도 안 챙겨본 지 꽤 오래 된 것 같다. 그래서 가끔 책으로 영화를 만나보곤 한다. 친정 나들이 중인 여동생이 책장에 꽂힌 <2008 작가가 선정한 오늘의 영화> 책을 보더니 뜨악한 표정으로 한 마디 한다. "이제는 영화도 책으로 봐?!" 동생은 영화 마니아다. 아기를 낳기 전에는 매일 밤 영화 한 편씩을 볼 정도로.
<2008 오늘의 영화>는 '책 마니아'인 내가 책도 보고 영화도 보는, 님도 보고 뽕도 따는 아주 좋은 기회였다. 이 책에는 한국 영화 12편과 외국 영화 8편이 소개 되어 있다. 장률 감독의 <경계>, 박흥식 감독의 <경의선>, 정식/정범식 감독의 <기담>, 이창동 감독의 <밀양>, 김기덕 감독의 <숨>, 임상수 감독의 <오래된 정원>, 김명준 감독의 <우리 학교>, 한재림 감독의 <우아한 세계>, 윤성호 감독의 <은하해방전선>, 허진호 감독의 <행복>, 김지훈 감독의 <화려한 휴가>, 이명세 감독의 <M>,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의 <바벨>, 이안 감독의 <색, 계>, 지아 장커 감독의 <스틸 라이프>, 존 카니 감독의 <원스>, 데이빗 린치 감독의 <인랜드 엠파이어>,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의 <카모메 식당>, 플로리안 헨켈 폰 도너스마르크 감독의 <타인의 삶>, 데이빗 크로넨버그 감독의 <폭력의 역사> 이렇게 총 20편이다. 이 중에서 내가 본 영화는 한 손에 꼽지만, 보고 싶어했던 영화 제목들도 꽤 보여서 이 책을 읽으니 영화들이 무척 보고 싶어졌다.(오늘 밤은 데이트 상대를 책에서 영화로 바꿔볼까, 하고 외도를 계획 중.)
보통 책을 읽을 때 처음 한 번 읽는 것은 읽은 것으로 치지 않고, 두 번째부터 '진짜' 책을 읽는 단계로 보곤 한다. 처음에는 그냥 내용이 무엇이구나,만 파악하고, 다시 읽을 때부터는 그 책의 곳곳에 숨어있는 메시지라던가, 글쓴이의 의도 같은 것을 들여다보며, 책의 진정한 맛을 느낀다. 영화도 그렇지 않을까, 생각되는데 처음에 보면서 잘 이해가 안 가거나, 복선이 복선인 줄 모르고 넘어갔던 부분들은 두 번 세 번 보면서 '이야!'하고 감탄하고, 그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바를 찾아나갈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우선 이 책으로 많은 영화들을 만나봤으니, '수월하게' 이 영화들을 만나볼 수 있지 않을까, 조금은 약은 생각도 해 본다. 영화를 봤던 이들도 이 책을 읽어보면 자신이 영화를 볼 때 미쳐 느껴보지 못했던 것들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영화의 그 부분이 이런 내용이었구나, 이 영화에 이런 메시지가 숨어 있었구나, 하고. <행복>에서는 이런 글이 적혀 있다. '이 영화는 두 남녀의 연애 감정만 바라보고 언급하다 보면 많은 것을 놓치게 될 작품이다.' 내가 바로 그렇게 이 영화를 봤고, 나는 이 영화를 제대로 보지 못하고 많은 것을 놓쳤다는 것을, 이 책을 보고 나서 깨달았다. 이 글을 보고 나니, 사실 그저 그렇게 보고 말았던 이 영화가 다시 보고 싶어졌다.
이 책을 읽고나서 만나고 싶은 영화 1순위로 우선 <타인의 삶>을 정해 두었다. 서른세 살의 젊은 감독이 만들었다는 이 영화에서, 나는 어떤 타인들의 삶을 들여다보게 될지도 궁금하고, 내 삶에 있어야 할 것은 무엇이고 없어야 할 것은 무엇인지도 한 번 생각해 보고 싶다.
특집 대담으로는 <밀양>의 이창동 감독과 영화평론가 유지나 님의 대담이 실려 있는데, 많은 화제를 몰고 왔던 영화이니만큼 특집 대담으로 만나보는 맛도 대단히 좋다. 영화 <밀양>가 나에게 조금 더 큰 의미를 가진다고 말해보자면, 내가 학창 시절을 보낸 곳이 이 영화 제목인, 이 영화의 배경 도시인 그곳 밀양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위의 20편 영화 중에 내가 본, 몇 안되는 영화 중에 들어가는 영화가 바로 <밀양>이다. 그 <밀양>을 만든 이창동 감독의 이야기를 특집 대담으로 만나볼 수 있어서 무척 좋았다.
이 책까지 보고 나니 이 출판사가 눈에 들어온다. 며칠 전에 본 문학잡지 <쿨투라>도 같은 출판사였던 걸로 기억한다. 올해 내가 만났던 <2008 오늘의 시>, <2008 오늘의 소설>에 이어 이번에 <2008 오늘의 영화>도 만나고, <쿨투라>도 만나면서 올해 내가 건진 좋은 만남 속에 들어가겠다. 작가,라는 출판사 이름이 예쁘고, 마음에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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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바쁘게 살아가는 나에게 책으로나마 궁금했던 영화들을 만나게 해준 ‘2008 작가가 선정한 오늘의 영화’
2008 작가가 선정한 오늘의 영화는 ‘좋은 영화’ 선정에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영화인, 영화 이론가, 영화 평론가, 각 분야의 문화예술 전문가, 출판 편집인으로 구성된 100명의 추천위원을 위촉하여 설문조사를 실시하여 그 결과 많은 추천을 받은 한국영화 12편과 외국영화 8편으로 선정하여 한권의 책으로 나온 것이다. 아이 때문에 시간을 낼 수 없어 극장가서 영화 보는 것조차 힘든 나에게 보고 싶었던 국내 영화 및 외국 영화까지 소개되어 있으니 참으로 고마운 책이다.
칸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전도연씨 때문에 ‘밀양’이란 영화를 알게 되었다. 그저 칸에서 수상하는 그녀를 자랑스럽게 바라볼 뿐, 밀양이란 영화에 대해서 관심을 갖진 않았었다. 그저 연기를 잘 했겠지 라는 생각으로 영화내용은 궁금해 하지 않았는데 이 책에서 ‘밀양’을 만나볼 수 있었다. ‘누구도 의지할 수 있는 여자는 결국 자신이 만들어 놓은 또 다른 ’자신‘에게 기댈 수밖에 없다.’ 때론 나도 내가 되고 싶어 하는 이미지가 되어 다른 사람이 되는 상상을 해 본적이 있었는데..이 책의 줄거리를 읽으면서 텔레비전 에서 몇 번 보았던 밀양의 내용들을 기억해 보았다. 그녀는 왜 그렇게 처절하게 울고 있었을까? 그리고 교회에서 기도를 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왜 저런 비통한 표정으로 기도를 할까? 라고 생각했었는데 왜 그런지 책을 보고 알 수 있었다. 밀양 외에도, 내가 보고 싶어 했던 ‘화려한휴가’, ‘우아한세계’, ‘행복’등을 책으로나마 만날 수 있어서 좋은 기회였다. 그 외에 처음 접해보는 여러 영화들도 있었는데, 특히 김기덕 감독의 ‘숨’이란 영화가 기억에 남는다. 늘 내놓는 작품마다 화제를 몰고 다니던 그의 작품 중에 제일 기억에 남는 영화가 ‘나쁜남자’이다. 그 영화를 보면서 정말 소름이 돋을 정도의 충격을 받았었는데, 이번에 책으로 만나본 ‘숨’은 그리 충격적이진 않은 듯하다. 하지만 이 작품도 나에겐 적잖은 충격을 주었다. 외국 영화중에서 유일하게 텔레비전에서 본 영화는 남녀배우의 수위 높은 노출신으로 화제가 되었던 색,계이다. 친일 괴뢰정권의 관료를 유혹하고 암살시키는 임무를 맡게 된 여자. 하지만 그녀는 적을 사랑하고 만다. 한국영화의 ‘쉬리’와 비슷하다. 수위높은 노출신으로 화제를 모았지만, 사랑에 빠진 그들의 행위는 과히 유혹적이었다. 정말 두 배우가 사랑하는 사이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 보았을 정도로 두 배우의 행위가 매력적이었던 걸로 기억이 난다.
이 책을 보면서, 사람의 취향이란 다들 각기 다르단 생각을 해본다. 내가 본 영화는 몇 편 안되지만 작가 분들이 쓴 품평을 읽어보니 나와는 다른 생각, 시선들을 많이 느껴볼 수 있었다. 내가 고등학교 이후로 처음으로 한국영화가 재미있다고 느꼈던 영화가 ‘은행나무 침대’이다. 그 영화가 1996년 작품이었는데, 그때부터 한국영화가 서서히 발전 했다는 개인적인 생각을 해본다. 앞으로 한국영화가 무궁무진하게 발전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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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영화’는 하나의 ’산업’이다. 영화에 투자되는 거대 자본과 글로벌한 영화 시장은 영화가 예술의 지위를 넘어서, 정치, 경제, 교육 등의 다방면에 영향을 미치는 ’문화권력’임을 실감하게 해준다. 각종 영화제나 영화 촬영지 등은 국가적인 관광 상품이 되고, 캐릭터나 기념품과 같은 부차적인 사업 이외에도 배우들의 영향력과 세계적인 파급 효과는 영화가 문화권력 중에서도 권좌에 앉아 있음을 알게 해준다. 영화가 이처럼 막강한 문화권력을 형성할 수 있는 것은, 여러 가지 요소가 있겠지만, 대중에 비교적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접근성이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한다. 물론 난해한 영화도 많고, 책으로 발표된 작품이 영화화되었을 때 상상력이 제한되어 실망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한 편의 영화는 무한 복제를 해도 미술작품처럼 가치가 떨어지지도 않고,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영상으로 들려주는 이야기는 독서보다 비교적 쉽게, 짧은 시간에 내용을 전달하고, 시각을 통해 전달되는 정보를 뇌리에 각인시키는 효과도 있다. 영화는 ’생각 없이’ 볼 수 있고, 봐도 되고, 보기도 하는 ’즐기는’ 예술이다. 이것이 영상 미학의 극단적인 장점이자, 단점이자, 특성이라고 생각한다. ’우민정책’에 ’스크린’(screen)이 사용되는 것도 아마 이러한 이유일 것이다. [2008 작가가 선정한 오늘의 영화]는 영화를 ’생각하며 즐길 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 ’작가’가 선정했다는 점에서 그렇고, 영화에 대한 분석과 비평을 실었다는 점에서 그렇다. 이 책은 최신 영상 기법이라든지, 기술적인 측면 또는 영화에 관한 정보가 아니라, ’문화코드’로서 영화가 담아내고, 전달하려는 메시지에 집중하고 있다. 내게는 전문가들의 영화 주석서내지 해석서 같이 읽힌다. 그래서 내가 생각 없이 보았던 영화들을 [작가가 선정한 오늘의 영화]를 통해 다시 만나면, 전혀 다른 영화가 된다. 어떤 평론들은 실제로 영화를 만든 사람들이 이렇게까지 의도한 것일까 의심스러울 정도로 거창한 해석들이 등장한다. [2008 작가가 선정한 오늘의 영화]는 한국영화 10편, 외국영화 8편을 선정하여, 영화에 대한 평론을 함께 실었다. 이 18편의 영화 중에서 나에게 흥미로운 것은 우리나라 영화 ’화려한 휴가’와 외국영화 ’색계’이다. 이 두 영화는 영화관에 잘 가지 않는 내가 영화관에 가서 본 영화이기도 하고, 부패 권력과 그에 저항하는 민중의 실제 역사를 다뤘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역사적 사실에 대한 두 영화의 접근과 메시지는 전혀 다르다. ’화려한 휴가’에 대한 김호영씨의 총체적 평론과 ’색계’에 대한 유지나씨의 평론을 비교하며, 그리고 그것을 다시 나의 생각과 비교하며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런데 유지나씨 글이 원래 이렇게 어려웠던가?!) [작가가 선정한 오늘의 영화]는 매년 시리즈로 발간되는 책이니, 영화를 비교분석하는 등 다양한 기획을 담아도 재밌을 것 같다. [2008 작가가 선정한 오늘의 영화]에서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영화 장면 캡쳐가 대부분 포커스가 맞지 않아 깨져보이는 것이다. 명색이 영상 미학을 추구하는 영화를 캡쳐하는 일인데 디테일한 정성이 아쉽다. [2008 작가가 선정한 오늘의 영화]를 읽고나니 영화가 이렇게 많은 말을 담고 있었던가 새삼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앞으로 영화를 볼 때, 영화의 ’의도’를 분석하며 보려고 하는 습관이 생길 것 같다. 영화, 그저 즐겨도 좋을터이지만, 방심하면 영화가 나를 지배할 수도 있는 무서운 기술이요, 권력이다. 그러니 시각과 청각으로만 받아들이지 말고, 사고하며 영화보기를 즐겨보는 건 어떨까. 영화의 질과 가치, 사조형성은 그것을 즐기는 대중의 몫이기도 하니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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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매우 좋아하는 내 취미 생활 중에 한 부분이고, 그래서 한달에 2~3편의 개봉영화을 챙겨볼뿐만 아니라 주말에 영화를 소개하는 프로그램도 빼먹지 않고 챙겨보고 좋은 작품의 영화는 되도록 챙겨보는 편이다. 영화를 극장에서 아닌 책의 만나니 참 색다른 면이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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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시절 한해도 거르지 않고 이상문학수상집을 읽었던 나이기에, 영화 한편을 놓고 작가의 시각에서, 작가의 관점에서, 일반관객과 조금은 다른 시각에서 영화를 이야기하고 있는 이 책은 색다른 맛과 기쁨이 되었다. 매번 한 작가의 장편소설만 읽다가, 오랜만에 문학수상집을 읽은 느낌이다. (지극히 개인적인 느낌으로)
이 책은 대부분의 영화가 관객의 숫자, 외국 영화제의 수상여부 등으로 너무 단순화 되어 평가되는 것에 반하여 그 영화 자체가 갖고 잇는 힘과 의미, 멋을 이야기 해 주고 있다. 어짜피 좋은 영화라는 기준이 틀처럼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기에 각 분야의 문화 예술 전문가,출판.편집인으로 구성된 100명의 추천위원을 위촉하여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이를 기초로 한국 영화 10편과 외국영화 8편을 선정하였다. 이름하야 "2008 '작가'가 선정한 오늘의 영화".
한국 영화 10편 중 6편은 본 영화이고, 4편은 아직 보지 못한 영화였다. 영화마다 영화평론가들의 날카로운 비평과 칭찬이 어우러져 있었다. 온통 칭찬 일색이었다면 다소 지루했을 법한데, 곳곳에 영화가 가진 한계성과 아쉬움을 동시에 이야기 나눠 읽는 나로서는 균형감을 믿고 맡기며 따라갈 수 있었다.
이미 보았던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때면 좀더 마음을 열어놓고, 귀기울일 수 있었다. 작은 감탄과 더불어... 아, 어쩌면 이렇게 풍부한 해석이 가능할까? 감독의 전작을 아우르며 영화를 해석해 내는 평론가의 전문성에 탄성을 자아내었고, 내 기억에도 감동적으로 남아있는 장면을 저리 바라볼수도 있구나..라는 색다름에서 오는 즐거움을 만끽하였다. 또한 자칫 오해할 수 있는 장면에 대해서는 감독의 사전 인터뷰등을 인용하여 친절하게 코멘트해주기도 하고, 매 평론마다 영화에서 따온 장면 사진을 5~10장씩 사용하며 오직 텍스트로만 이루어지는 지루함을 밀어내려 노력하였다.
영화는 오직 관객의 몫이다. 영화에 대해 이래저래 해석하는 것은 영화관객을 모독하는 것이다.. 라는 일부 주장에 대해 동의하는 자리에 서 있으면서도 이 책을 읽고 느낀 것은 역시 "아는 만큼 볼 수 있다"라는 평범하지만, 변치 않는 진리이다.
좋은 영화는 관객이 많이 찾은 영화라기 보다는 찾은 관객이 좋은 평가를 내리는 영화일 것이다. 결과론적인 판단이 아닌, 진정성을 담보한 판단. 그 판단에 의해 걸러지는 영화들이기에 시간 내어 다시금 봐야겠다 맘 먹고 책을 덮는다.
영화를 보는 이들에게 확실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리얼리티를 보장하는 것)은 영화를 제작하는 이들의 임무이지만, 제공된 정보를 단번에 파악할 수 없도록 배치하는 것은 영활르 제작하는 이들의 실력이자 권리인 셈이다. 그래서 관객들은 정보를 제공받되, 그 전모를 파악할 수 없도록 파편화된 정보의 기반 위에서 영화 관람에 임할 수밖에 없는 입장에 내몰리는 것이다. p.35
사건은 끝이 있지만 삶은 끝이 없으므로 이야기는 잘 짜여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울퉁불퉁해야 한다는 연출자의 신념의 산물이다. p.1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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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작가'가 선정한 오늘의 영화..가 제목이다 이럼 영화들이 다 2008에 개봉된 영화인줄 안다 근데 2007년에 개봉한 것들이 더 많이 담겨 있다
이 책은..12개의 한국영화( 경계,경의선, 기담, 밀양, 숨, 오래된 정원, 우리학교, 우아한 세계, 은하해방전선, 행복, 화려한 휴가, M )와 8개의 외국 영화(바벨, 색 계, 스틸 라이프, 원스, 인랜드 엠파이어, 카모메 식당, 타인의 삶, 폭력의 역사) 를 소개하고 있다. 영화 평론가들의 이름이 걸려있다..그들의 얼굴사진과 약력도 있다. 하나 하나 세세히 소개 되고 있어 영화만 좋아하고 내멋대로 생각하는 나에겐 다른 눈으로 영화를 한 번더 보는 계기가 되었다
어찌되었던 나에겐 다행이다 2007년엔 시간이 여의치 않아 집에만 박혀있던 때라 영화관 근처에도 못 가봤다 그런 나에게 이렇게 좋은 영화만 선정하여 한꺼번에 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니 얼마나 고맙던지.. 영화에 굶주린 사람들의 주림을 채워 줄수 있는 책이었다
아주 유명한 영화 " 밀양"은 워낙 유명해서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고 tv에서도 방영을 했다 "행복" 이란 영화도 영화관에 걸린건 보지도 못했지만 어느날 영화tv에서 하고 있는 걸 봤다 임수정과 황정민이 나왔는데 황정민을 무지 욕했던 생각이 난다.. 괜히 요양온 사람 작업걸어놓고 넘어오니까 여자를 버리고 도망가버리는 전형적인 도시남자 시골여자 꼬시기 였었다.. 그 영화를 내가 본 것 보다 더 많이 못 본것을 보여 주어 얼마나 좋던지..
이 책에 나오는 영화중에 "화려한 휴가"는 영화관엘 찾아 갔어 본 유일한 영화이다 광주 이야기가 나왔구..광주 이야기라면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고 또 들었기에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보고 싶었다..주인공이 누가 나오는지도 몰랐다 그저 영화가 보고 싶었고 내가 아는 이야기가 나와 더 선택의 폭이 줄어서 그영화를 봤었다 나 자신이 그렇게 열정이 없었기에 김상경의 동생지키기에 그리 불편함 없이 공감을 한 영화였었다 쓸데없이 중간에 웃기는 센스가 들어간 것도 사람사는 세상에 분위기 험악하다고 다 힘들지는 않으니 크게 부담없이 봤던 영화였었다... 근데....평론에서는 굉장히 평론상 안좋은 영화였는데 상업성만 좋아서 떳다는 글을 봤다 이궁~~ 나랑 전혀 다른 관점이 여기에서 나오네...하긴 내가 영화 볼 줄 모르니.. 영화의 모든 걸 따질 필요없이 내가 보고 싶은 것만 보는 거니까..
영화인들이나 평론가들이 보면 안타깝긴 할 것이다 모든 조건들이나 작품성까지 좋은 영화가 관객들에게 선택받지 못해서 빨리 간판이 내려지고 사람들의 머리에서 기억되지도 못함 영화를 만든 사람들이 가슴이 무지 아프지. 흔히 우리가 일을 실컷 해놓고 평가를 엉망으로 받은 느낌일 것이다. 과정은 보지도 못하고 결과만 무지 나쁘게 이야기함 기분이 좋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같이 보통사람들이 영화 볼땐..그런 작품성까지 따지지 않는다 특별히 메니아라서 영화에 전문인이라면 모를까.. 그렇지 않는 이들은 대분분 자기 좋아하는 것만 본다..
나두 예전엔 액션물을 많이 봤었다(주로 비디오였지만..) 그러다 나이가 어느정도 드니 액션물 보단 맬로물이나 잔잔한 가족영화가 좋아졌다. 거기다 외국영화보다 한국영화가 훨 좋으니 되도록 이면 한국영화를 선택한다 가끔 한국영화를 무지 싫어하는 사람과 같이 볼땐 어쩔 수 없이 외국영화를 보긴 하지만, 그래도 우리네 정서가 가장 많이 깔려 있어 공감할 수 있는 한국영화가 좋다...
헐리우드식 미국 영화는 결과가 미국이 해결하죠... 과정이 무엇이든지 간에... 은연중 문화로 우리를 세뇌시키는 느낌이 강하게 들고 난 뒤부턴 주로 역사물이나 애니매이션 같은 류를 보게 된다...
나처럼 그냥 감정대로 보는 이에게 가끔씩 평론가들이 말하는 영화가 보고 싶을 때 있다. 그때 이렇게 왕창 글로써 보여주는 영화는 깔끔하게 정리되어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