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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이드의 책 창고 - 최성민 × 최슬기의 『불공평하고 불완전한 네덜란드 디자인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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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없이 불공평한...그러기 때문에 존경받아야만 하는...   한 가지 주제를 가지고 밑도 끝도 없이 길고 깊은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건 열정과 재능, 그리고 반짝거리는 호기심이 모두 있어야만 가능하다. 불공평하고 불완전한 네덜란드 디자인 여행은 이 세가지 중 제일 마지막이 보석처럼 빛나는 이야기들이다.   전제를 하자면 나처럼 디자인에 별 관심이 없거나 지식이 없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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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없이 불공평한...그러기 때문에 존경받아야만 하는...

 

한 가지 주제를 가지고 밑도 끝도 없이 길고 깊은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건 열정과 재능, 그리고 반짝거리는 호기심이 모두 있어야만 가능하다. 불공평하고 불완전한 네덜란드 디자인 여행은 이 세가지 중 제일 마지막이 보석처럼 빛나는 이야기들이다.

 

전제를 하자면 나처럼 디자인에 별 관심이 없거나 지식이 없는 사람들한테는 어리둥절한 일일 것이다. 이해할 수 없는 도안, 창작자의 정신세계를 의심하기 딱 좋은 기괴한 조합. 모호함, 혹은 보고 있는 시선의 촛점조차 흐리게 만들 정도의 창백함까지...

 

두 주인공의 네덜란드 디자인에 관한 이야기들은 맛깔스럽게 혹은 유쾌한 시선으로 꾸며진다. 딱딱하고 복잡한 인문서를 각오하고 페이지를 펼친 나로서는 실로 유쾌한 반전이었다. 짤막하고 별 의미없어보이는 반복과 단절된 도형들은 그것을 만들어낸 이야기들 속에서 굳건히 자리를 잡는다. 세상 모든 것은 단정하고 규칙적으로 혹은 일정한 배열이 있어야만 한다고 믿는 나에게 디자인은 모든 배열에서부터의 탈출하라고 속삭인다. 과연 온당할까?

 

항상 명확하고 뚜렸한 주제의식을 드러내는 것 만이 정답이라고 배워왔고 보아왔던 나에게 장난스럽게 적은 후기까지 온통 파격의 연속이었다. 불쾌할 정도의 휘저음이 유쾌함으로 다가온 것은 결국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들은 온전히 들려주었기 때문이었다. 글씨체가 중간 중간 달라져도 그림이 뒤집혀져있어서 책을 거꾸로 들고 봐야 하는 것 모두 일관성을 향한 파격일 뿐이었다.

 

단순한 디자인 이야기만으로 채워지지 않은 네덜란드 디자인 여행중 가장 백미로 꼽는 대목은 다음과 같다.

 

- 터벅터벅 밤길을 걷다보면 , 미라같은 건물들이 지친 눈동자에 달빛을 머금고 우리를 응시한다. 영혼은 오래전에 잃어버리고 속살은 현대주의에 내어 주고, 제 때 죽을 권리마져 빼앗겨 뼈대와 가면만 남은 건물들이 아름다운 마스트리흐트 산책로를 홀린다.

 

타인의 시선을 위해 박제되어버린 전통을 향한 이 미약한 헌시처럼 세상을 향한 이 작은 외침들은 사그러들지 않을 것 같다. 짧고 창백하고, 불완전하고 불공평하고, 그러므로 디자인이기 때문에... 

r*****a 2008.10.18. 신고 공감 2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일독을 권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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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기에서 나누어주는 기내식 포장 디자인이 남다르게 빼어난 네델란드 항공을 기억하며 흐트러진듯 정리되었으며, 정리된듯 흐트러진 편집디자인에 끌려 여러 날을 공들여 읽은 책이다. 세상은 넓고 할일은 많다는 것은 진실로 사실이지만 때때로 그 많은 할 일도 그냥 넵두는 것이 최고의 지혜라는 노랫말처럼 가장 좋은 디자인은 가장 덜 만진 것 아닐까? 그런 차원에서 네델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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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기에서 나누어주는 기내식 포장 디자인이 남다르게 빼어난 네델란드 항공을 기억하며 흐트러진듯 정리되었으며, 정리된듯 흐트러진 편집디자인에 끌려 여러 날을 공들여 읽은 책이다.

세상은 넓고 할일은 많다는 것은 진실로 사실이지만 때때로 그 많은 할 일도 그냥 넵두는 것이 최고의 지혜라는 노랫말처럼 가장 좋은 디자인은 가장 덜 만진 것 아닐까?

그런 차원에서 네델란드 디자인이 보여주는 잘 만져진 느낌에 뭔가 늘 불편했었는데 그것이 편협한 선입견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디자인에 관심을 가진 모든 분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a****i 2009.11.30.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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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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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마음으로 펼친 책이었는데, 아니었다. 나처럼 편하게 슬쩍 구경만 하려는 사람을 위한 책이 아니었다. 내 눈으로 보기에는 전문가용이었다. 이해하기 쉽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디자인이라는 소재를 따라 네덜란드를 여행하는 것인 줄 알았는데, 그래서 이 책을 보면 네덜란드에 대해 좀 알게 되려나 싶었는데, 네덜란드보다는 디자인 쪽에 더 무게를 둔 내용이었다. 네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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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마음으로 펼친 책이었는데, 아니었다. 나처럼 편하게 슬쩍 구경만 하려는 사람을 위한 책이 아니었다. 내 눈으로 보기에는 전문가용이었다. 이해하기 쉽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디자인이라는 소재를 따라 네덜란드를 여행하는 것인 줄 알았는데, 그래서 이 책을 보면 네덜란드에 대해 좀 알게 되려나 싶었는데, 네덜란드보다는 디자인 쪽에 더 무게를 둔 내용이었다. 네덜란드라는 나라가 작은 규모에 비해 디자인이 어떻게 발달할 수 있었는지 알게 된 것도 좋았다. 작으면 작은 대로 작은 곳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달시켜야 하는 부분이 있는 것인데, 네덜란드는 그 가운데 하나를 디자인이라는 부문에 집중시켜 왔던 모양이다. 공공시설물 자체가 디자이너의 디자인을 도입하고 있다는 배경, 국가 차원에서 디자이너를 지원하고 있다는 것은 한편으로 부러울 만한 것이었다. 좁은 땅에서 먹고 살기만을 위해 살아온 게 아니라 눈으로 보고 기능으로 익히는 일에 대한 가치를 중요시해 왔다는 것, 그게 국민 수준이라는 것일 테니까.

 

작가가 미리 말해 놓은 것처럼 네덜란드 고유명사가 자주 등장하는 탓에 나로서는 글읽기가 쉽지 않았다. 낯익은 이름이 없는 데다가 디자인에도 문외한이다 보니 이게 뭔 말인가 싶은 적이 종종 있었고, 함께 실려 있는 다양한 디자인 사례들도 내게는 멀고 먼 그림이기만 했다. 어느 정도는 알아야 받아들이고 새로 깨닫고 할 텐데, 좋은 건지 어쩐 건지, 좋다는데 뭐가 좋다는 건지 사진으로만 봐서는 좀처럼 파악하기가 힘들었다. 그런데도 그건 알 수 있었다. 이 책에 쏟고 있는 두 작가의 정성. 만나는 사람과의 관계나 가서 본 곳의 인상이나 네덜란드라는 땅에서 무엇을 어떻게 배워 왔는가에 대해 전해주려는 의도만큼은 제대로 볼 수 있었다.  

 

디자인이라는 게 멀고 고상하기만 한 개념이어서는 안 된다는 것, 그 정도는 알고 있다. 어려서부터 좋은 것을 많이 보고 자란다는 게 개인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것인지도 알고 있다. 내가 지금 내 정서의 한 영역에 서운함을 느끼고 있다면, 좋은 디자인으로 엮인 풍경을 많이 보지 못했다는 뜻이 될 수도 있겠지. 그래서 삶의 질 한 올을 놓치고 살아왔던 것일 수도 있을 테다. 그래, 지나간 아쉬움은 그냥 접어야지. 지금부터라도 아름답고 좋은 풍경을 더 자주 보면 나이가 더 들었을 때의 내 시선은 훨씬 풍요로워질 것을 믿으면서.



YES마니아 : 로얄 j***6 2014.04.14.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