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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용과 다양성이 중요하다!
"관용과 다양성이 중요하다!" 내용보기
작년에 이 책 저자의 초기작이라 할 수 있는 "창조적 계급(The Rise of the Creative Class: And How It's Transforming Work, Leisure and Everyday Life)"을 읽고 매우 흥미를 느끼게 되어, 그 후속작이라 할 수 있는 이 책을 찾아 읽게 되었다. 전작에서는 저자의 해박한 지식에 놀랐고, 하이테크 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창조적 공동체에 대한 저자의 식견에 동의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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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이 책 저자의 초기작이라 할 수 있는 "창조적 계급(The Rise of the Creative Class: And How It's Transforming Work, Leisure and Everyday Life)"을 읽고 매우 흥미를 느끼게 되어, 그 후속작이라 할 수 있는 이 책을 찾아 읽게 되었다. 전작에서는 저자의 해박한 지식에 놀랐고, 하이테크 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창조적 공동체에 대한 저자의 식견에 동의할 수 밖에 없었다. 게다가 도시공학을 전공하지는 않았지만 줄곧 대도시 서울에 살면서 어릴때부터 지리와 건축 등에 관심이 많았던 나로서는 이 책에서 제시하고 있는 도시의 형성과 성장에 관한 저자와 제인 제이콥스, 로버트 푸트남과 같은 대가들의 의견들을 섭렵하는 즐거움을 놓칠 수 없었다.

 

이 책은 전작과 마찬가지로 도시의 형성과 성장에서 창조성의 역할이 새로운 것이 아니라 최근 성장과 발전에서 매우 중요한 추동력이 되었다는 것을 논점으로 삼고 있다. 그가 주창한 창조적 계급과 도시 성장에 대한 이론과 여러가지 가설들에 대한 논쟁에 대답이 될 수 있는 이 책에서는 그가 수행했던 여러 사회과학적 연구들을 그대로 담고 있기 때문에 좀 더 학문적이다. 그가 수행했던 연구들의 통계적 유의성 검증 방법들과 각종 통계적 수치, 도표들이 많이 수록되어 있지만 핵심적인 이야기는 전작과 동일하다. 즉, 경제발전의 3T인 기술(Technology), 인재(Talent), 관용(Tolerance), 이 3가지를 갖춘곳에 창조적 계급들이 모여들게 된다는 것이다.

 

이 책이 전작들과 다른 점은 자신의 이론에서 가장 간과되었지만 가장 중요한 요소에 대해 부연설명하고 있는 부분이다. 일부 비평가들이 "창조 계급"이라는 바로 그 사고가 엘리트주의적이고 배타적이라고 말하고 있는데, 저자 자신은 둘 다 아니라고 말한다. 저자는 지식 노동자, 정보 사회, 하이테크 경제 등과 같은 개념의 속물근성에 대한 불만에서 이 용어를 사용했다고 하는데, 그 용어가 경제적 가치 창출의 실질적 원천, 즉 인간의 창조성을 규정하는 데 보다 정확해서 사용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모든 인간이 가지고 있는 창조적 화로를 활용하는 것은 우리시대의 위대한 도전이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그런데 저자가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단지 전세계 노동력의 1/3만이 경제의 창조 부문에 고용되어 있기 때문에, 결국 우리 사회의 불평등이 창조 경제의 성장에 의해 악화되고 있다는 걸 의미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창조성은 위대한 평등기제로서 젠더, 인종, 민족성, 성적 성향, 외적인 모습 등을 문제삼지 않기 때문에 좀 더 나은 진보가 되지 않을까 하는 의견도 피력하고 있다. 어쨌든 인간은 모두 창조적이기 때문에 언제든 창조적 계급으로 뛰어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자신이 이러한 연구들을 진행하게 된 자신 개인의 성장사를 이야기 하고 있다. 전작에서 몇 번 이야기 되었지만 이번에는 더 자세하게 자신의 이론이 나오게 된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사실 그가 이 책에서 서술한 자신의 성장기는 내가 동네와 더 넓은 지역들을 돌아다니며 도시의 모습에 신기해하거나 관련된 책들을 읽으며 시간을 보냈던 그 시기들을 생각나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의 지적 배경에는 아버지가 운영하던 공장을 방문하여 관찰한 이야기부터 어린시절 공공도서관에서 엄청난 장서 주위를 돌아다니면서 도시와 관련된 모든 종류의 책들을 뒤지며 다니엘 벨, 제인 제이콥스,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 등 유명한 사상가들의 책들을 읽으며 많은 시간을 보낸 이야기들과 고등학교와 대학에서 만난 뛰어난 교육자, 사상가들이 한 몫 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그 스스로도 자신의 부모들이 자식 교육에 열성적이었다는 사실을 언급하고 있지 않은가!

 

이 책을 통해서 전작에서 파악하지 못했던 다양한 이론들과 사실들을 접할 수 있었다. 저자가 천부적인 학자로 추겨세우고 있는 로버트 푸트남의 사회적 자본이론과 그가 쓴 "Bowling Alone(2000)"에 대한 저자의 견해 역시 새로웠다. 즉, 볼링 리그 수가 감소한 반면 개인 볼링 인구가 증가했다는 사실이 바로 사회적 불안 현상을 나타내는 적절한 지표가 될 수 있으며, 결국 공동체적 삶의 제 측면들이 20세기 후반을 거치면서 많이 사라져가며 사회적 자본이 장기적으로 감소하고 있다고 주장한 로버트 푸트남의 생각에 대해 저자는 우리가 원할뿐 아니라 경제적 번영을 가져오는 그런 공동체는 과거의 공동체와 다르다고 역설한다.

 

오늘날 사람들은 강한 연대보다 약한 연대를 선호하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켜주면서, 유대가 강하고 전통적인 사회적 자본의 수준이 높은 장소는 내부자에게 장점을 제공하고 안정감을 높여주는 반면, 네트워크가 느슨하고 유대가 약한 장소는 새로운 참여자에게 개방적이어서 결국 자원과 사고의 새로운 조합을 조성한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인적 자본 이론에 대해서도 지역 성장의 열쇠가 기업의 비용감소에 있는 것이 아니라 고학력의 생산적인 인구에 있다는 생각을 한층 더 발전시켜 이야기 하고 있다. 저자가 좀 더 관심을 가지고 있는 지역은 바로 하이테크 산업이 밀집한 지역들인데, 이곳이 바로 창조적 계급들이 모여사는 곳이기 때문이다.

 

특히 그가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하이테크 지역은 거의 모든 사회 자본 지표에서 평균 이하의 점수 획득하고 있었는데, 낮은 신뢰도, 신념에 기반을 둔 제도에 대한 무관심, 낮은 클럽 활동, 비자발적 활동, 정치에 대한 낮은 관심, 열등한 시민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다고 한다. 단지 이들 지역에서 뛰어난 두 가지 사회자본 지표는 저항정치와 우정의 다양성이었다고 한다. 또한 포커스 집단과의 인터뷰를 통해 창조적 계급에 속한 사람들은 일자리 선택에 있어서 어메니티와 환경조건에 높은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고 한다. 즉, 경제적 기회와 라이프스타일에 동등한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가 주창하는 핵심 요소인 다양성과 관용에 대해 여러가지 연구결과들을 언급하고 있다. 저자는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하이테크 분야에서 미국이 경쟁력을 가지게 된 것은 외부인에 대한 개방성 때문이고, 일본과 독일이 상대적으로 정체되고 있는 것은 폐쇄성과 상대적인 동질성 때문이라 주장하고 있다. 다양성, 즉 인재에 대한 낮은 진입장벽은 해당 지역의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가장 큰 요소라는 것이다. 따라서 지역 발전을 위한 보다 효과적인 접근방법은 기업들을 유치하고 산업 클러스터를 형성하려는 통상적인 방식이 아니라, 오히려 인적 자본을 유치하려는 정책이나 프로그램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지역들은 이제 통상적인 비즈니스 환경 전략을 보완하여 인간 환경에 투자하는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결론을 내리고 있다.

 

창조적 인재들은 두터운 노동시장이 형성되어 있고, 개방적이며 포용적이고 그들이 원하는 삶의 질을 제공하는 장소로 가려하며, 좀 더 다양하고 문화적으로 풍부한 지역에 더욱 매력을 느낀다는 것이다. 사람들을 유인하는 장소는 기업들을 유인하고, 새로운 혁신을 창조하는데, 이것이 경제 성장의 선순환을 이끌어 내게 된다고 주장한다. 이 책에서는 그가 주창한 독특한 지수인 게이지수, 보헤미안 지수에 대해서도 자세히 언급하고 있다. 특히 작가, 디자이너, 음악가, 작곡가, 연기자, 감독, 공예가, 화가, 조각가, 사진작가, 무용가, 행위예술가 등의 숫자로 보헤미안 지수를 산정하고 있는게 흥미로웠다.

 

또한 대도시 지역의 하이테크 산업 성장을 가장 잘 반영하는 지표로 창조 경제의 단서로 제공될 수 있는 게이지수에 대한 설명 중에 혹시 해당 산업에 동성애자의 비율이 높아서 그런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 부분이 있다. 그 대답으로 통계적 유의성을 가진 데이터 분석 결과 과학자와 엔지니어 중에 동성애자 비율이 비교적 높은 편이라는 재미있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다. 이 책에서 또 재미있었던 부분은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과 연관성이 있다. 올 해 상반기 동안 우연찮게 대학과 산학협력 과제를 수행할 예정인데, 미국 이야기지만 대학의 R&D 산학협력의 문제점들에 대해 이 책에서 잘 설명해주고 있었다. 우리나라도 역시 마찬가지 문제들이 있다.'

 

예를들면, 기업들은 대학들의 기술 이전을 통한 이윤추구 행위가 도를 넘었다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는데, 그 이유는 기술 이전비용을 너무 과다하게 부른다는 것이다. 또한 산학 연계의 성장은 학문적 연구의 중심을 기초과학에서 응용과학으로 이동시킴으로써 학문 연구와 교육이라는 대학 본연의 기능이 왜곡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개방성을 지향해야 할 학문적 연구들이 기밀화 되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는데, 이는 기업들이 경쟁업체 등에 기술이 유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연구과제에 대해 보안이나 기밀을 유지해달라고 대학측에 요청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사실 이 책에서 대학의 산학연계 R&D를 이야기 한 것은 다른게 아니다.

 

즉, 이 책에서 창조적 계급들이 모여사는 상위권 도시들은 대부분 대학들을 끼고 있는데, 실질적으로는 대학을 둘러싸고 있는 지역 사회가 대학이 창출하는 과학, 혁신, 그리고 기술을 흡수하고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가져야 한다는 점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이동성이 풍부한 창조적 인재들이 관용과 다양성에 대해 경직되가고 있는 미국을 떠나 다른 곳으로 이동할 수 있다고 언급하고 있다. 특히 그의 주장에 비추어보건데, 미국의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는 인도나 중국보다는 캐나다, 스웨덴, 핀란드,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가 그 후보지가 될 가능성이 많다고 한다. 이 곳은 경제발전의 세가지 T(기술, 인재, 관용)가 모두 높다는 이유에서이다.

 

이 나라들은 사회적 통합을 달성할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 개방적 사고와 관용의 가치, 그리고 혁신과 창조성을 창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창조경제가 내포하고 있는 긴장과 외부성에 대응하고 그것들을 소화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아마도 그의 관점에서는 동양적 가치관이 관용보다는 배타성을 강조한다고 보는 모양이다. 어쨌든 전체적으로 이 책에서 언급하고 있는 저자의 주장들은 계속적으로 변화되고 추가되어야 할 것들이 많다. 하지만 하이테크 산업 기반의 창조 경제의 핵심에 대해서는 그가 지적한 바가 정확하리라 생각한다. 점점 환경과 문화, 그리고 다양성이 강조되고 있는 사회속에서 우리의 거주지 개념도 점차 바뀌어나가야 할 듯 하다.

d****o 2009.02.12. 신고 공감 7 댓글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