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2)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50%
  • 리뷰 총점8 50%
  • 리뷰 총점6 0%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8.0
  • 40대 10.0
  • 50대 0.0
리뷰 총점 eBook 구매
『백화점에는 사람이 있다』 안미선, 한국여성민우회 : 화려한 불빛 아래 두 개의 세계
"『백화점에는 사람이 있다』 안미선, 한국여성민우회 : 화려한 불빛 아래 두 개의 세계" 내용보기
작년 여름,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던 뉴스 중에는 보고도 믿기 힘든 백화점 갑질 영상이 있었다. 화장품을 쓰고 피부에 두드러기가 났다며 백화점의 한 브랜드 직원에게 온갖 폭언과 폭행을 가한 사건이었다. 현장에 있는 사람들에 의하면 난동을 부린 고객이 직원의 머리채를 잡고 심한 욕설을 했으며, 입에 화장품을 집어넣기도 하고, 바닥에 병을 던져 주위로 파편이 튀었다고 한다.
"『백화점에는 사람이 있다』 안미선, 한국여성민우회 : 화려한 불빛 아래 두 개의 세계" 내용보기

 

작년 여름,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던 뉴스 중에는 보고도 믿기 힘든 백화점 갑질 영상이 있었다. 화장품을 쓰고 피부에 두드러기가 났다며 백화점의 한 브랜드 직원에게 온갖 폭언과 폭행을 가한 사건이었다. 현장에 있는 사람들에 의하면 난동을 부린 고객이 직원의 머리채를 잡고 심한 욕설을 했으며, 입에 화장품을 집어넣기도 하고, 바닥에 병을 던져 주위로 파편이 튀었다고 한다. 결국 그 고객은 형사 입건되었다고 했지만 어떤 처벌을 받았는지에 대해선 어떤 정보도 찾을 수가 없었다. 또한, 갑질을 당한 직원이 어떤 상태인지, 어떤 보상을 받았는지에 대해서도.

 

사실, 이런 현실은 감정 노동을 주로 하는 서비스직이라면 한 번이라도 경험하고 목격할 수 있는 일이다. 영화관 알바를 했던 나는 고객이 던진 판넬이 발밑으로 떨어진 순간의 모멸감을 아직도 기억한다. 부당한 요구와 욕설에 근무 중에 울던 동료의 모습도 기억한다. 서비스직에서의 고객의 갑질은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이지 정말로 흔하디흔한 일이다. 그러나 문제는 고객과의 (일방적인) 충돌 이외에도 수많은 고통이 현실을 덮쳐온다는 점이다. 백화점 노동자의 경우, 그 정도는 더욱 심각하다.

 

“물건도 사람도, 그리고 CCTV도 참 많은 백화점에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풍경들도 있었습니다. ‘앉아 있는 백화점 노동자’, ‘안경을 낀 여성노동자’, ‘고객용 화장실을 이용하는 백화점 노동자’입니다. 앉지 못하는 것뿐만 아니라 앉을 의자조차 없다는 것이 못내 충격적이었습니다. 이렇게 직장 건물은 화려하고 근사한데, 알고 보면 ‘의자 하나 주지 않는 직장’이라니 말입니다. (…) “이 제품, 좀 더 작은 사이즈는 없나요?”라고 했을 때,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고객님” 하고 달려가 재고품을 가져온 백화점 노동자는 어디로 어떻게 다녀온 것인지, 궁금했습니다.”

 

이 책은 이런 의문점들에서 시작되었다. 단지 물건을 사는 것뿐만 아니라 복합 문화센터로 수많은 사람들이 거쳐 가는 백화점. 그곳을 고객의 입장에서 거닐다 보면 이상한 점을 발견하게 된다. 수백 명의 직원들이 있는데도 엘리베이터에서, 화장실에서 그들을 마주친 적이 없다는 것을. 그렇게나 많은 직원들이 있는데 어떻게 고객과의 동선과 겹치지 않을 수 있을까? 눈부실 정도로 환한 건물 아래 직원들은 그들만의 공간에서 어떻게 일하고 있는 것일까? <백화점에는 사람이 있다>는 실제 백화점에서 근무한 직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통해, 우리가 화려한 그곳에서 미처 보지 못한 현실을 알려 준다.

 

재고품이 가득한 창고, 턱없이 부족한 직원용 화장실과 쉼터 등, 상상할 수 있는 문제점들 이외에도 뒤틀린 문제들이 너무나 많았다. 오래 일하면서도 ‘경력’으로 쓸 수 없는 노동의 외주화, 교묘하게 깎아놓은 계약서상의 월급, 실효성이 없는 영업 매뉴얼, 여성 노동자들의 꾸밈 노동…… 무섭고도 살벌한 이곳에서 노동자들은 어떻게 버텨올 수 있었는지 놀라울 따름이다. 가장 놀라웠던 것은 ‘가매출’을 잡는 내용이었다. 오로지 ‘매출’ 우선인 그곳에서 압박을 받지 않기 위해 형식상의 매출을 잡고 매출 취소를 반복하며 (백화점의 요구에 따라) 자신의 통장에서 돈을 채워 넣기도 하는 노동자들. 안간힘을 쓰며 생존해 온 결과가 빚더미라니, 위태로운 그들의 모습에 한숨이 절로 나온다.

 

 인터뷰에 참여한 직원들은 하나같이 말한다. ‘고객도 달라져야 한다’고. 기업이 노동환경을 개선함과 동시에 사람 대 사람으로, 서로 존중하는 일터를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고. 그저 물건을 넘겨주는 사람의 얼굴이 아니라 그들의 미소 뒤에 숨은 눈물을 볼 때 우리 사회는 함께 달라질 수 있다.

 


 

 

“아웃소싱에 대해 아세요?” 그녀가 반복하는 말은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이라는 말이었다. 그녀는 부족한 설명과 침묵 속에 놓여 있는 자신의 노동에 대해 설명하고자 애썼다. 하지만 자신의 노동이 애초부터 일한 만큼 대가를 받지 못하는 자리에 놓여 있다는 것을 당연한 전제로 받아들이기는 어려웠다. 그건 당연했다. 간접고용을 처음부터 받아들이라는 것은 어떤 젊은이에게든 가혹한 것이다. 그건 그 불법성과 불합리함까지 승인하라는 것이었다.

 

점심시간과 휴식시간은 공식적으로 지켜지는 시간이라기보다는 비공식적으로 가변될 수 있는 시간이다. “쉬다가 연락을 받으면 다시 매장으로 가고, 쉬다가도 막 뛰어가는” 시간이다. 매니저의 지시에 따라, 업무량에 따라, 행사 기간 여부에 따라 휴식시간은 사라질 수 있고, 점심시간도 단축될 수 있다. 노동자의 휴식시간은 매출보다 더 중요하지 않으므로.

 

백화점은 노동자들을 끊임없이 감시하고 통제하면서도, ‘우리 품에 있는 사람들이 아니’라고 대하죠. 아이러니함이랄까요. 설사 이 사람이 용역회사 소속이고 일은 백화점에서 한다 하더라도 기업이 당연히 해야 할 운영에 있어서는 그 사람들을 지켜야 하지 않나요? 그렇게 노동자를 감시하고 평생 일을 시키면서도 그녀들이 ‘우리 사람 아니다’라고 내치는 게 얼마나 잔인한가요.

 

기준이 전년도 대비 플러스가 되어야 해요. 이번 달에 내가 많이 팔았어요. 그러면 그 달만 좋지, 내년이 되면 압박이에요. 작년의 나를 뛰어넘어야 하는 상황이에요. 매년 점점 매출이 올라가야 하는데 분명히 안 되는 달이 있잖아요. 그러면 당장 호출이에요.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채로 가죠. 그쪽에서는 퉁명스럽게 “왜 이렇게 안 나왔지?” 이러면 나도 안 팔린 이유를 모르겠는데 어떻게 설명해요? 어떻게 보면 고가품이고 사치품이잖아요. 경기가 안 좋아지면 제일 먼저 타격받는 게 명품들인데.

 

 

 

 

p********1 2019.01.23.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