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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곳이 생겼다』는 여행 에세이지만 사실은 사람에 대한 이야기이고, 시간에 대한 이야기다. 호원숙 작가는 여행지의 풍경보다 그곳에서 느낀 감정과 기억을 더 오래 바라본다. 그래서 책을 읽다 보면 관광 안내서를 읽는 느낌보다 한 사람의 인생을 따라가는 기분이 든다. 특히 어머니 박완서와 함께했던 여행 기록이 인상 깊었다. 그 시절에는 평범했던 순간들이 이제는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추억이 되어 있다. 여행은 끝났지만 기억은 남아 있고, 그 기억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 깊은 의미를 갖는다. 어머니를 떠나보낸 뒤 떠난 여행에서는 애도의 감정이 묻어나지만, 결코 우울하기만 하지는 않다. 제목처럼 사람은 결국 그리운 곳을 만들며 살아가는 존재인지도 모른다. 어떤 장소는 풍경 때문이 아니라 함께했던 사람 때문에 기억된다. 책을 읽으며 나 역시 지나온 여행들을 떠올리게 됐다. 단순한 여행기가 아니라 삶을 사랑하는 방식에 대한 기록으로 읽혔다. 호원숙 작가 특유의 단정하고 품위 있는 문장이 오래 여운을 남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