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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부터 기타 한번 쳐볼까, 하는 생각은 있었다. 기타에 대한 큰 낭만이 있는 것도 아니고, 내가 아는 지식은 그저 기타에서는 타레가의 트레몰로 연주법이라는 게 있다는 것뿐이었다. 이런 내가 과연 기타를 칠 수 있을까? 무턱대고 기타를 사기에는 아주 저렴한 가격도 아니었고 막상 내가 기타를 잘 칠 수 있을지 의심이 들었다. 게다가 기타가 있다고 해서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할지도 막막했다. 교재를 뒤져보아도 전부 기타를 직접 들고 해야 해서 왠지 귀찮기도 했고. 애초에 악기를 배우겠다는 사람이 악기를 드는 것이 귀찮다니. 정말 글러먹은 생각이지만 이렇게 게으르고 게으른 내 눈에 띈 책이 바로 이 책. '어떻게든 열 곡은 치게 되는 첫 기타책' 나에게는 열 곡까지는 욕심이고, 한 곡이라도 제대로 칠 줄 아는 것이 중요했지만 '어떻게든' 이라는 말이 참 좋았다. 이렇게 게으른 나라도 어떻게든 칠 수 있지 않을까? 이 책을 선택했던 건 조금 다른 이유로 글이 많아서였다. 다른 기타 교습서에 비해서 상당히 글이 많은 편이고, 중얼중얼 에세이를 읽는 느낌도 나서 기타에 대한 지식이 없어도 읽기 편하다. 그래서였다. 이 책을 선택했던 것은. 기타를 무작정 사는 게 겁이 났던 나는 기타보다 훨씬 저렴한 이 책으로 먼저 예방주사를 맞기로 했다. 잘 모르는 기타 용어가 나와도 잘 풀어서 설명해주기 때문에 읽는 데 어려움은 없었다. 그렇게 이 책을 한 세 번인가 읽었을까? 읽고 나니 뭐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하는 이상한 자신감에 이 책에서 말하는 대로 무턱대고 가까운 악기점에 가서 기타를 샀다. 그리고 막상 혼자서는 잘 시작을 할 수가 없어서 기타를 치는 지인에게 가르쳐달라고 부탁했다. 그렇게 기타를 배우기 시작했는데 웬 걸? 처음에 내가 천재까지는 아니어도 기타에 재능이 있는 줄 알았다. 이미 알고 있던 내용이라선지, 지인이 설명하는 것들이 훨씬 쉽게 이해가 됐고 손가락 힘만 제대로 기르면 칠 수 있을 거 같았다. 가르치던 지인도 깜짝 놀라며 처음 배우는 데도 습득 속도가 빠르다고 칭찬을 해주었기에 나도 모르게 으쓱했던 것도 있겠다. 어쨌든 악기는 직접 해봐야 아는 것이기 때문에 쉽게 단언할 수는 없지만 이 책을 읽고 나면 좀 더 다가가기 쉽다고 해야 할까? 나같이 게으르지만 기타는 치고 싶은 사람들이라면 효과를 보지 않을까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