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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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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을 지독히 좋아하는 사람도 그것이 직업이 되면 게임이 지겨워지고, 야구를 그렇게 좋아하던 아이도 그것이 훈련이 되면 견딜수 없게 되어버리지. 여행이 직업인 사람이 직업이지 않은 여행을 하는 방법은 어떤 것일까. 야구를 좋아하는 아이가 훈련이 아닌 방법으로 야구를 즐기는 것은 어떤 방법일까. 끝없이 마음으로부터 도망가는 것. 자꾸 끌어 앉히려는 당위의 부담으로부터 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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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을 지독히 좋아하는 사람도 그것이 직업이 되면 게임이 지겨워지고, 야구를 그렇게 좋아하던 아이도 그것이 훈련이 되면 견딜수 없게 되어버리지. 여행이 직업인 사람이 직업이지 않은 여행을 하는 방법은 어떤 것일까. 야구를 좋아하는 아이가 훈련이 아닌 방법으로 야구를 즐기는 것은 어떤 방법일까. 끝없이 마음으로부터 도망가는 것. 자꾸 끌어 앉히려는 당위의 부담으로부터 최대한 멀리 떨어져 앉는 것. 여행의 시작은 누구에게나 그런 것이겠지. 자석처럼 나를 끌어당기는 모든 것의 자기장을 벗어나 이내 훌훌 날아가는 것.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힘은 그 스케일을 벗어나면 자유로울 수 있으니까. 그 장을 벗어나기만 하면 우리는 무서울 정도로 자유스러워져 버리니까. 그 찰나의 공포를 견딜 수 있다면 누구든 떠날 수 있어.


우리는 모두 떠나고 싶어할 지도 모르지. 설혹 현실에 지극히 만족하는 누군가라 하더라도, 지금과 다른 세상을 꿈꾸지 않는 것은 아닐거야. 누구는 숨막히는 현실이 싫어서, 누군가는 지리한 일상을 견딜 수 없어서 떠나고 싶어져. 여행은 그런 꿈이 가능할지를 가늠해보는 예행연습과도 같은 과정이야. 엄마의 손이 근처에 있다는 걸 확인하고서야 비로소 발을 떼는 아이들처럼, 우리는 다시 돌아올 수 있다는 안도를 한 후에야 비행기에 오르곤 하잖아. 진짜 여행이라면 돌아오지 않을 것을 염두에 두고 떠나야 하지만 그런 여행은 흔히 존재하지 않으니까. 고작 이렇게 짧은 일탈의 시간도 우리에게는 얼마나 위대한 것인지 스스로 대견하게 여기지곤 하지.   


비가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탁피디의 짧은 시를 인생으로 바꿔서 들으면 어떨까.


여행 도중에, 비가 오지 않으면 좋겠다.
하지만 그것보다, 비를 맞아도 괜찮은 여행이면 좋겠다.
비를 피할 곳을 찾다가 우연히, 당신과 만나는 여행이었으면 좋겠다. 

한번은 운동장을 가로 질러 가다 비가 온 적이 있었지. 급하게 뛰어서 비를 피한 곳은 운동장 귀퉁이의 테니스장 옆 짧은 지붕이었지. 20년도 전의 일이지만 생생하게 기억해. 갑자기 쏟아지는 비때문에 운동장의 먼지가 아지랑이처럼 일제히 피어 올랐어. 거기서 네가 그랬지. '나는 비가 올 때 이 흙냄새가 좋아.' 그전까지 나는 그런 냄새를 수도 없이 맡았지만 그 냄새가 그렇게 근사하다는 생각은 처음 했지. 그 순간 나는 인생은 어디를 가느냐가 아니라 누구와 가느냐가 가장 중요한 것은 아닐까 하고 의심하기 시작했지. 비가 오지 않았으면 더 좋았을 지도 모르지. 하지만 그날만큼은 비를 맞아도 좋았어. 당신과 함께 있었으니까. 


인생을 사는 동안 비가 오지 않으면 좋겠지. 하지만 비가 와도 괜찮은 인생이면 더 좋겠지. 어짜피 비 내리지 않는 여행이 없듯이, 고통이 없는 인생이란 건 있을 수 없으니 그것을 긍정한다면 더 그럴듯 하겠지. 그러고보니 '인생살이에 곤란함이 없기를 바라지 말라'는 보왕삼매경의 말과도 닮았어. 고통이 없다면 좋겠지만 우리 인생은 설사 곤란함이 있다고 해도 그 자체로도 괜찮은 여행이지 않을까. 모든 여행이 그렇겠지만 탁피디의 여행은 유난 우리의 인생을 닮았어. 그리고 운이 좋으면 당신과 만나는 행운이 있기도 하니 어찌 인생이 아름답지 않다고 말할 수 있을까.


모든 여행 책이 그렇지만 이 책도 특별해. 지독한 악취가 나는 취두부를 두고도 연인을 생각하게 하고, 없어지지 않을 것들은 수긍하고, 순간의 행복을 신앙하며, 모든 잊혀져 가거나 잊혀진 것들을 떠올리게 해주지. 그가 여행에서 던진 그물에 걸린 크고 작은 물고기들을 펼치다 보면 어느새 완전한 새 이야기가 만들어져. 그것은 여기서마저 언급하지 않았다면 영원히 지구상에 없을 이야기들이었어. 세상이 존재하는 것은 오직 내가 특별하게 여기는 것에게만 가능한 일이니까. 여행 산문집이라는 것이 꽤 괜찮다는 생각을 해. 여행은 무언가를 돌아보는 것이 아니라 결국은 내 안에 어떤 것이 무엇에 반응하는 지를 알아보는 과정이었으니까. 

YES마니아 : 로얄 c****o 2016.09.10. 신고 공감 4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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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가쁜 여행에서도 건져올린 사유 《비가 오지 않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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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 전문 여행자 탁재형 PD의 신간 에세이 <비가 오지 않으면 좋겠어>. 유머 감각이 돋보인 전작에 비해 적당한 감성과 목적의식이 보이는 깊은 사유 속으로 끌어들이는 문장이 인상 깊었어요. 표지의 제목과 귀퉁이에 적힌 글귀부터 마음을 꽈악 붙잡았습니다.   여행으로 생계를 잇는 자의 관점에서 방해꾼으로만 바라봤던 비. 하지만 비가 싫었던 것이 아니라, 여유를 즐기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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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 전문 여행자 탁재형 PD의 신간 에세이 <비가 오지 않으면 좋겠어>. 유머 감각이 돋보인 전작에 비해 적당한 감성과 목적의식이 보이는 깊은 사유 속으로 끌어들이는 문장이 인상 깊었어요. 표지의 제목과 귀퉁이에 적힌 글귀부터 마음을 꽈악 붙잡았습니다.

 

 

 

여행으로 생계를 잇는 자의 관점에서 방해꾼으로만 바라봤던 비. 하지만 비가 싫었던 것이 아니라, 여유를 즐기려는 마음의 메마름 때문에 여행 중 비가 오지 않으면 좋겠다는 걸 깨닫습니다. 사실은 비를 맞아도 되는 여행, 비를 피할 곳을 찾다 우연히 새로운 인연이 생기는 여행이길 바란다는 말이 잔잔하게 파고드네요.

 

여행지 자체의 정보는 없는 여행 에세이입니다. 대신 여행하며 만난 이들의 이야기와 다큐멘터리 촬영을 준비하며 겪은 직업으로서의 애환을 풀어냅니다. 목발을 짚어야 하는 장애를 안고 아프리카를 횡단한 여행자, 평생을 함께 할 거라는 남녀가 보여준 독특한 가치관, 정글에서 일하는 가이드의 웃픈 노하우, 와오라니 족의 극도로 심플한 정장 스타일 등 여행지에서 만난 그들의 삶은 일반적인 상식으로 통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나와는 다른 그들을 보며 그 나름대로 수긍하고, 공감하는 것. 여행이 없었다면 이런 사유의 시간을 가질 기회가 있었을까요. 그리고 탁PD의 기록으로 저는 또 한번 간접경험을 하게 되네요.

 

<비가 오지 않으면 좋겠어> 에서는 대부분 잔잔하면서도 깊은 감정까지 내려가는데, 그래도 탁PD만의 웃음 코드는 발견할 수 있었어요. 촬영 당시 메콩강에서 유유자적 튜빙하는(튜브 타고 맥주 마시는) 이들을 부러워만 했다가 결국 일과 무관하게 '놀기 위해' 다시 찾았던 메콩강. 튜브를 띄워 직접 해봤다는데 겉모습과는 달리 열심히 팔다리를 저어야만 해서 개고생이더라는 에피소드로 분위기를 달굽니다.

 

 

 

 

이 책에서 가장 펀펀~ 재미있었던 에피소드는 사실 조연출 C의 글이었어요. 이번엔 유머를 조연출 C에게 양보했네요. 조연출 C의 글에 나오는 막춤 추는 탁PD 사진. 처음엔 그냥 지나쳤다가 글을 다 읽고 나서 다시 보니 저 사진을 찍던 조연출의 마음이 어땠을지 짐작되어 계속 웃음 나오더라고요.

 

 

 

일기, 사진, 그림 등 기록으로 남김으로써 오래 기억하는 여행. 지금 이 순간을 언제까지 기억할 수 있을 것 같지만, 기록되지 않는 이상 기억은 희미해지고, 언젠가 사라진다는 글이 와 닿습니다. 이렇게 기록하는 여행이 되려면 숨 가쁘게 움직이는 여행에서는 못한다는 것. 여행의 본질을 생각하게 합니다. 여행을 업으로 하는 사람이라면 탁PD의 이야기가 더 공감될 것 같아요.


 

 

l****5 2016.09.05.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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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라는 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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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가 오지 않으면 좋겠어 】      탁재형 / 김영사  1.“수첩을 덮고 커피를 한 모금 마신다. 가봤지만 기억나지 않는 장소들을 떠올린다. 만났지만 희미해져버린 사람들을 생각한다. 기록되지 않아 존재조차 하지 않는 사람들을 사무치게 그리워한다.”   2.여행을 하는 사람들은 두 가지 타입이 있다. 오롯이 여행을 즐기는 사람과 여행을 하는 사람들에게 유익한 정보를 주기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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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지 않으면 좋겠어 】      탁재형 / 김영사

 


1.

수첩을 덮고 커피를 한 모금 마신다. 가봤지만 기억나지 않는 장소들을 떠올린다. 만났지만 희미해져버린 사람들을 생각한다. 기록되지 않아 존재조차 하지 않는 사람들을 사무치게 그리워한다.”

 

2.

여행을 하는 사람들은 두 가지 타입이 있다. 오롯이 여행을 즐기는 사람과 여행을 하는 사람들에게 유익한 정보를 주기 위해 여행을 하는 사람. 이 책의 지은이 탁재형은 후자이다. 세계테마기행PD이자 오지 전문 여행자, 같은 제목으로 책을 출간하기도 했던 PD의 여행수다진행자 탁재형의 세 번째 책이다.

 

3.

전작 PD의 여행수다와 달리 지은이는 여행의 길에서 얻은 단상들을 좀 더 진솔하게 털어놓는다. 내면의 향기를 흠뻑 느끼는 글들이다. “비가 싫었다. 15년 가까운 시간 동안, 두 달에 한 번은 길 위에 있었다. 여행일 때도 있었지만, 여행이라 부르기 힘든 때가 더 많았다. 목적이 분명한 여행, 해내야 하는 과업이 있는 여행. 돌아다님으로써 생계를 잇는 자의 관점에서, 비는 방해꾼이었다.” 그렇지만 비가 싫은 진짜 이유는 비 자체가 싫은 것이 아니라, 비를 피할 시간과 공간이 불편했던 것이다. 생각을 고쳐먹는다. “비를 피할 곳을 찾다가 우연히, 당신과 만나는 여행이었으면 좋겠다.”

 

4.

여행을 통해 얻어지는 장점 중에 사람을 빼놓을 수 없다. 이런 저런 사람들을 만나는 일은 내가 갖고 있던 주변인물들에 대한 정체된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다. 랄프라는 인물. 그는 오래 된 미니버스를 몰고 2년째 여행 중이다. 차를 몰고 유럽을 가로질러 스페인으로, 그리고 카페리에 싣고 지브롤터 해협을 건넜다. 그리고 계속 남쪽으로 달리고 있다. 그는 꽤 여러해 전에 역시 훌쩍 떠나고 싶은 병 때문에 아프리카 종단 여행 중 척추 손상을 받았다. 아직은 불편한 몸으로 또 다시 길 위의 삶을 살고 있다. “그 일을 하지 않으면 죽을 것 같은 어떤 것을 한다는 것은..” 운명 같은 것이다. 타인에게 굳이 이해를 바라지도 않는다. 그저 내 마음이 시키는 대로 그렇게 따라가고 있을 뿐이다.

 

5.

크레타 섬에 가선 니코스 카잔차키스와 그리스인 조르바를 생각한다. 조르바를 연상시키는 어부를 만나 대화를 나눈다. 아니 그의 이야기를 듣는다.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묘비명은 나는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다. 나는 아무 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다.” 지은이는 크레타 섬의 어부를 생각하며 덧붙이고 싶다. “나는 내 시간의 주인이다. 나는 자유다.”

 

6.

반복되는 일상에도 변수는 존재한다. 하물며 여행에서는 오죽하랴. 마추픽추. 페루 쿠스코시의 북서쪽, 안데스 산맥에 자리 잡은 잉카 문명의 고대도시. 산 아래쪽에서는 전혀 보이지 않아 공중도시라고 불린다. 그곳에서 마추픽추를 촬영하고 다시 나와야 하는데, 기차가 파업이란다. 대안이 없다. 걸어서라도 교통편이 연결되는 곳까지 가야한다. 철로를 따라 무작정 걷는다. 엎어진 김에 쉬어간다고 그냥 이곳에 머무르고 싶은 마음도 든다. 그러나 그것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여태껏 별 도움이 되지 않았던 가이드가 지은이의 마음에 일어났던 한 바람을 잠재운다. 그 도움이 별로 반갑지 않다.

 

7.

지은이는 여행을 그물 드리우기또는 그물 던지기로 표현한다. 거기엔 반드시 무엇이든 걸려있기 마련이라는 것이다. 그물을 쳐놓은걸 잊어버려도 상관없단다. 하긴 여행 자체에서 무언가를 꼭 얻어야한다는 생각을 버리는 지혜도 필요하다. 우리의 일상이 매일 무언가를 얻어 챙기는 삶이 아니지 않는가. “그러나 한 번씩 그 그물 친 곳으로 가서 뭐가 걸렸는지 보는 일은 필요하다. 그래야 다음에 어디에 그물을 쳐야 하는지 알 수 있다.” 그의 여행이라는 그물에 걸린 것들이 이 책에 담겼다. 그것을 보고 먹고 하는 것은 독자의 자유다.

 

 

 

 

 

 

s******5 2016.09.17.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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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산문집, 가을에 촉촉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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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지 않으면 좋겠어..... 하지만 그보다는,비를 피할 곳을 찾다가우연히 당신과 만나는 여행이면 좋겠어.팟캐스트 <탁PD의 여행수다>진행자,탁재형의 여행 산문집.제목만으로도 '여행'의 시공간에서의감성이 톡톡 터지겠다 싶은 기대로 펴보는 산문집입니다.그런데, 책 한장을 넘기자마자 만나는 속마음.'그보다는,비를 맞아도 괜찮은 날이면 좋겠어.비 오고 바람 불어도,여전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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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지 않으면 좋겠어.

.... 하지만 그보다는,

비를 피할 곳을 찾다가

우연히 당신과 만나는 여행이면 좋겠어.



팟캐스트 <탁PD의 여행수다>진행자,

탁재형의 여행 산문집.

제목만으로도 '여행'의 시공간에서의

감성이 톡톡 터지겠다 싶은 기대로 펴보는 산문집입니다.

그런데, 책 한장을 넘기자마자 만나는 속마음.


'그보다는,

비를 맞아도 괜찮은 날이면 좋겠어.

비 오고 바람 불어도,

여전히 길 위에 있으면 좋겠어'






저자는 여행을 취미로라기보다 업이기에 해야할 때도 있었습니다.

다큐멘터리 PD로서, 길 위에 있어야 할 때,

비오고 바람불어도 가야만 할 때.
비가 질척거릴지 모르지요.
하지만 그렇다고 그 시간을 꺾을소냐-






하지 않으면 좋을 것 같아서...

무언가를 하고 있는 이유. 그것이 의무감이 아니라 한다면,

저자는 의무감과 기꺼움을 넘나드는 여행자였다 싶었습니다.



길 위에서 만나는 사람들,

그들에게서 삶을 더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었으니

여행은 장소를 상상하며 떠나지만,

그 이상을 알려주는 기회라는 생각을 더해봅니다.



말라위 수도의 숙소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 랄프.

아프리카 여행 중 알루미늄 목발을 가진 여행자, 하지만

고른치아에 환한 미소로 아프리카 길 위에 존재감을 드러내는 여행자.








본디 그런 것이다.

그 일을 하지 않으면 죽을 것 같은 어떤 것을 한다는 것은.

그 길밖에 없었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 이외에 다른 선택지를 생각해본 일이 없기 때문에.





어떤 기복 없이 지난 일을 그렇게 툭툭 던져놓는 랄프.

당연한 순간이고 시간이기에, 
그리하여 담담하고 그리하여 삶의 주인이 되리 싶습니다.







한가한 시간이 많은 여행을 꿈꾼다.

그만큼 세세히, 즐겁게 기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행 산문집으로 풀어있는 그의 여행기록들.

여행지를 둘러보기에 알아가는 감성이 아닌

감성을 따라 그 여행지를 보게 되는 것도 같습니다.

그가 이야기하길, 기록하지 않으면 잊게 되기에

그리하여 기록해야한다고. 

그리고 세세히 기록하고자 한가해줘야 한다고.

빨리 지나치느라 의미있던 객체들에 대한 잊혀지는 기억.

여행만 그러겠는지요. 







사실, 저는 그렇게 감성적인 스타일은 아니곤 하여

무한한 감탄사를 날리지 못하는 편이라,

그래서 더 이 책이 다가오는 것도 같습니다.

상대에 대한 공감, 감탄만으로가 아닌

그로인해 나에게 오는 의미를 짚어주고 있기에 말이죠.



두껍게 내려앉은 구름을 탓하지 말 것.

원래부터 그런 것이라 여길 것.

조그마한 틈새에도 고마워할 것.





내 취향으로 100% 돌려두려 하는 괜한 애쓰기보다는

'원래 그런 것'이라 생각해보며 고마워할 부분을 찾아보는 것이

더 지혜롭다 싶곤 합니다. 시간을 충만히 보냅시다.

구름은 두껍게 내려앉아서 할 일을 하고 있을 뿐.







아프리카, 서아시아 등등..

그가 이번 산문집에서 알려주는 곳들은

반짝이는 곳보다는 '원래'라는 생각을 많이 해보는 곳들이곤 합니다.

어떤 장면에서는 '원래'라는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기도 했지만,

의미가 상대적일 수 있으니,  차분히 이러저러 생각에 빠져들게 되는 매력이 더하죠.


익숙한 조건과 다르면 상대에 상처주는 행동들을 하는 이들이 은근히 많죠.

그러면 안됩니다! 하고 누군가 이야기한 들, 고쳐지지 않는다면

상대의 나라로 여행을 추천합니다- 싶어집니다.








여행이라는 것은 결국,

그물을 드리우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리고 거기엔 반드시, 무엇이든 걸려 있기 마련이다.



'그물'같이 느긋하게 즐겨보는 여행.

무언가는 있겠지 기대해보게 되고,

확인해보니, 행여 무언가 없다면 다음은 어떻게 할 지 생각해보게 하는.

그는 이렇게 그물로 건져올린 기억거리들을 기록하여

우리와 공유해주었더랍니다.

여행지에서의 감성을 담은 사진 감상이 함께 하여,

가보지 못했던 곳 감상의 기회도 함께 누렸더랍니다.

가을에 어울리게도 차분히 풀려있고

돌아보며 생각해볼 시간을 선물받은 시간이었네요.





j******9 2016.09.11.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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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지 않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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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재형 피디의 강연회가 예정되어 있었다. 작가의 글을 아직 만나지 못한 나에게 이 책이 건네졌다. 손에 잡힌 책은 작가의 염려대로 우울하지도 않았고 비극적이지도 않았다. 읽는 내내 입꼬리가 살짝 올라갈정도의 미소를 머금게 만들었다. 낄낄거리고 웃었다는 표현이 더 적합할까?작가의 솔직한 글전개도 맘에 들었다.흔한 여행 에세이가 아니라 솔직담백하게 마음을 느낄 수 있는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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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재형 피디의 강연회가 예정되어 있었다. 작가의 글을 아직 만나지 못한 나에게 이 책이 건네졌다.

손에 잡힌 책은 작가의 염려대로 우울하지도 않았고 비극적이지도 않았다.

읽는 내내 입꼬리가 살짝 올라갈정도의 미소를 머금게 만들었다. 낄낄거리고 웃었다는 표현이 더 적합할까?

작가의 솔직한 글전개도 맘에 들었다.

흔한 여행 에세이가 아니라 솔직담백하게 마음을 느낄 수 있는 여행글이였다.

 

* 17. 9. 24.(일) 탁재형 PD의  당신의 컨셉은 무엇입니까? 

 

 - 멍석이 펼쳐졌을 때 올라가서 끼를 펼쳐야한다.

 - 아메오토코: 뭐만 하면 비가 오는 남자

 

1. 우선 수위를 파악하는 능력

   우선순위: 지금 당장 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 돌이킬수 없는 것

2. Action Plan(행동계획)

   정리 안되고 머릿속이 헝클어질 때 일단 써보자.

   내가 뭘 해야하는 지, 어떻게 해야하는지

3. Plan A, Plan B(항상 Plan B가 있어야 한다.)

   하수: 이게 "A"다 , 비스무리한 "A"를 만든다

   중수: 손절매, 현재에서 손실을 딱 끊는다. 용기가 필요한 일 

   고수: 현장에 맞게 변경, 멋있는 Plan B를 만든다. 원래 당초 계획이였던 것처럼

4. Remind Concept 컨셉을 상기하자.  

   Concept은 돈과 시간을 아껴준다.

  좋은 컨셉은 한 문장으로 나타나야 한다. 그보다 더 좋은 컨셉은 단어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w******6 2017.09.30.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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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채우는 달뜬 마음과 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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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테마기행] PD이자 오지 전문 여행자, [탁PD의 여행수다] 진행자로 잘 알려진 탁재형의 세 번째 책이 출간되었다. 이번 신간은 그의 전작인 세계 술 예찬서 ≪스피릿 로드≫, 여행 충동을 강력하게 부추긴 ≪탁PD의 여행수다≫와 그 분위기가 확연히 다르다. 사유는 더 깊어졌고, 글은 더 진해졌다. 본격 에세이스트로서의 그의 새로운 면면이 드러난다.탁재형은 15년간 50개의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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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테마기행] PD이자 오지 전문 여행자, [탁PD의 여행수다] 진행자로 잘 알려진 탁재형의 세 번째 책이 출간되었다. 이번 신간은 그의 전작인 세계 술 예찬서 ≪스피릿 로드≫, 여행 충동을 강력하게 부추긴 ≪탁PD의 여행수다≫와 그 분위기가 확연히 다르다. 사유는 더 깊어졌고, 글은 더 진해졌다. 본격 에세이스트로서의 그의 새로운 면면이 드러난다.

탁재형은 15년간 50개의 나라를 여행했지만, 대부분 스스로가 원한 길 위에 있었던 것이 아닌 비자발적 여행자였다. 평생 한 번 볼까 말까 한 풍경을 앞에 두고 카메라 앵글에 신경 써야 하는 다큐멘터리 PD라는 과업 탓이다. 그간 타인에게 일상 밖으로 탈출할 것을 권유하는 일상을 살았지만, 정작 자신은 어디에 있든 일상의 무게를 모두 짊어진 채였다. 그런 그가 이 책에서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었을까.
더 편한 곳, 더 멋진 곳을 찾는 보통의 여행자와 달리, 더 불편한 곳, 더 소외된 곳을 찾아다녔던 그의 여행은 대부분 고되었고, 호시탐탐 즐거웠다. 그런 그가 모두에게 ‘여행할 것’을 권하거나, 여행을 하면 행복해진다거나 류의 이야기를 할 리 만무하다. 그는 여행의 본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기쁨과 행복은 의외로 적고, 외로움과 우울함의 비율이 의외로 높다는 여행의 본성을 이해할 때, 비로소 우리의 진짜 여행이 시작된다고. 그리고 진짜 여행이 시작되면, 우리는 자신이 스스로 선택한 길을 한껏 즐기고 더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을.
그의 여행은 예쁘지 않았다. 자주 비가 몰아쳤고, 원치 않게 자주 멈춰야 했다. 그래도 그 불편함과 실망 사이로 가끔 얼굴을 내밀어주는 여유와 우연한 즐거움 덕에, 그는 간혹 슬며시 달떴다.
이 책은, 마냥 낭만적일 것만 같았던 여행의 허상을 마주하고 지친 여행자에게 건네는 그만의 위로이기도 하다. 좋은 것만 보려 하지 말 것, 그러다 우연히 만나는 작은 행복을 온 마음을 다해 반기고 기뻐할 것. 혹시라도 마음에 드는 대상을 발견한다면 기꺼이 용기를 내볼 것.

어쩌면 그의 세상의 전부였던 이야기들을, 그가 15년간 길 위에서 배운 것들과 여행의 의미들을, 종전의 장난기와 웃음기를 이번에는 조금 덜고 더욱 깊고 진하게 풀어놓았다. 그의 다음 책이 어서 출간되기를 바랐던 전작 독자들의 리뷰가 왜 그토록 줄줄이 이어졌는지, 이 책을 보면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동안 여러 매체를 통해 여행과 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써온 그의 글은, 이번 신간에서 아득하고 아련한 여행의 서정과 농도 짙은 사유가 더해져 정점을 찍는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s****8 2016.10.1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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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오지 않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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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조용히 여행을 하는 것을 좋아하는 나로써 여행기행문은 뭔가 내기 직접 그 현지에서 겪었던 감정인마냥 느껴질 수 있어서 읽을 때마다 마치 내가 여행을 했다는 느낌처럼 들때가 많아서 여행 기행문을 자주 읽는 것을 좋아하는 데 이 책의 제목 <비가오지 않으면 좋겠어>를 보자마자 어떤 여행지를 가서 비가 오지 않았으면 하는 심정으로 잠을 설치는 여행 전날의 내 마음과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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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조용히 여행을 하는 것을 좋아하는 나로써 여행기행문은 뭔가 내기 직접 그 현지에서 겪었던 감정인마냥 느껴질 수 있어서 읽을 때마다 마치 내가 여행을 했다는 느낌처럼 들때가 많아서 여행 기행문을 자주 읽는 것을 좋아하는 데 이 책의 제목 <비가오지 않으면 좋겠어>를 보자마자 어떤 여행지를 가서 비가 오지 않았으면 하는 심정으로 잠을 설치는 여행 전날의 내 마음과 같은지 꼭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에 읽기 시작했습니다. 어려서부터 학교에서 소풍을 갈 때마다 그 전날에 느꼈던 밤잠을 제대로 못잤던 어린 아이의 심정을 이 책을 통해 느껴볼 수 있을꺼 같은 기대감에 사로잡힙니다.

 

 

 

"​수첩을 덮고 커피를 한 모금 마신다. 가봤지만 기억나지 않는 장소들을 떠올린다.​"


여행을 하면서 기억에 남게 하기 위해서는 정말로 인상깊게 느끼거나 특이한 감정에 사뭇힐 때 오랜 기억 속에 남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항상 바쁠 때 잠깐 쉼 속에서 그 틈 속에서 잠깐의 희열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 행복한 순간을 떠올리는 것인데 가장 힘이 되는 것들이 여행 속에서 느꼈던 희열이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그 만큼 여행은 잠깐의 지친 일상을 치유해주는 하나의 도구가 되어주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일곱 가지 변화하는 색채, 와인과 맥주, 포옹과 키스, 그 어느 것도 진짜는 아니다.​"

여행을 하면서 가장 황홀 한 순간을 맞이 하기 위해서는 그날 새벽같이 깨서 산 정상에서 맞이하는 해돋이나 해가 저물 때 황혼의 순간은 어느 장소를 가나 정말로 태어나서 뭔가 홀린 기분이 드는 기분들을 맞이할 수 있는 귀한 시간이 되지 않나 생각이 됩니다. 바쁜 도시 생활 속에서도 충분히 시간만 내면 맞이할 수 있지만, 삶에 쪄는 도시인들이 상상도 못하는 여유란 여행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게 합니다.


여행을 통해 누구나 갖지 못하고 놓칠 수 있는 감정들을 너무나 잘 살려서 글로 담아서 그런지 이 책 <비가오지 않으면 좋겠어>를 읽는 내내 나도 여행을 하면 이러한 감정을 느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나도 여행 때 그랬엇다는 동감을 하면서 나와 같은 사람이 여기 한명 더 있다는 동질감을 느껴볼 수 있었습니다. 여행을 하면서 내가 독특한 사람이 아니라 나와 비슷한 사람이 있었다니 정겹기까지 했답니다. 이 책은 여행을 하면서 공감감을 느끼게 해주면서 놓쳤던 사실들에 있어서는 체크를 해볼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었 던것 같습니다. 

s****s 2016.09.22.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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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오지않으면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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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생각만 해도 심장이 두근 거리는 단어다.그리고 여행 속에서 저마다 뭔가를 얻어온다.기쁨, 슬픔, 짜증 새로운 문화, 역사, 자연, 그냥 사진 등.....지금 만나볼 책인 비가 오지 않으면 좋겠어는 작가가 여행을 통해서 얻어온 다양한 생각들과 느낌을 적은 산문집이다. 물론 책의 느낌이 나에게 다가올 수도 아니면 그저 남의 이야기일 수도있지만...근데 이책 비가 오지 않으면 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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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생각만 해도 심장이 두근 거리는 단어다.
그리고 여행 속에서 저마다 뭔가를 얻어온다.
기쁨, 슬픔, 짜증 새로운 문화, 역사, 자연, 그냥 사진 등.....
지금 만나볼 책인 비가 오지 않으면 좋겠어는 작가가 여행을 통해서 얻어온 다양한 생각들과 느낌을 적은 산문집이다. 물론 책의 느낌이 나에게 다가올 수도 아니면 그저 남의 이야기일 수도있지만...
근데 이책 비가 오지 않으면 좋겠어는 조금 특별하다. 사람들이 여행하면 대부분 어떤 유명장소 문화재나 음식등을 이야기 하는경우가 많은데 저자는 그곳에서 만난 현지 사람들, 단순한 사물들까지도 이야기 소재로 다루고 있다. 그렇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인류 및 생물들이 전멸을 한 다음 유명 여행지에 간 들
이전의 다양성이 풍부한 세상과 비교해서 즐겁고 유쾌한 감정을 가지겠는가?
여행이란 유명 장소라는 주제도 있지만 그과정에서 만나는 일상의 것때문에 더 풍요로운게 아닐까?
책의 제목 그리고 저자가 여행관련일을 자주 한것을 보고 여행을 하다 폭우등을 만나서 고생한 기억의 한 대목을 제목으로 적었나 싶었는데 그게 아닌 여행 속에서 비를 피하기 위해 장소를 찾다 우연히 마주친 타인 혹은 사물과의 만남 그순간. 그순간에 느낀 감정을 담아내려고 한것 같다.  마치 황순원의 소나기처럼....

g**********n 2016.09.16.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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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PD의 여행 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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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면 비가 싫었던 것이 아니라, 비를 어딘가에서 오도카니 피할 시간도 비가 오면 오는 대로 신나게 맞고 신발을 철벅이며 깔깔거릴 마음의 여유도 가지기 힘들었던 시간이 싫었던 것이다. 여행 도중에, 비가 오지 않으면 좋겠다. 하지만 그것보다, 비를 맞아도 괜찮은 여행이면 좋겠다. 비를 피할 곳을 찾다가 우연히, 당신과 만나는 여행이었으면 좋겠다. - '프롤로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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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면 비가 싫었던 것이 아니라, 비를 어딘가에서 오도카니 피할 시간도 비가 오면 오는 대로 신나게 맞고 신발을 철벅이며 깔깔거릴 마음의 여유도 가지기 힘들었던 시간이 싫었던 것이다. 여행 도중에, 비가 오지 않으면 좋겠다. 하지만 그것보다, 비를 맞아도 괜찮은 여행이면 좋겠다. 비를 피할 곳을 찾다가 우연히, 당신과 만나는 여행이었으면 좋겠다. - '프롤로그' 중에서

 

 

탁PD의 여행 수다

 

저자는 자신의 여행 수다를 가감 없이 써내려갔다. 아수라가 벌어진 현장에서 혼자 유유히 들이켠 맥주의 진한 맛, 베네수엘라의 골목골목에서 마주한 이방인을 향한 비웃음과 그로 인한 설움, 앞을 향해 집중해서 달리기만 하면 결코 쓰러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려준 오토바이의 진정한 자유 등 그의 기억에, 가슴에 차곡차곡 들어찬 그 수많은 성분들은 분명, 아프지만 빛나는 순간들이었다.

 
우리들의 여행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을까? 지난 여행의 감회들이 불쑥불쑥 고개를 내밀면서 만들어내는 그리움과 설렘 때문에 우리는 또 다시 길 위에 오른다. 그리고 또 다시 가슴 한켠에 쌓이는 성분들을 지지대 삼아 우리는 또 일상으로 돌아가 아무 일 없든 것처럼 살아간다.

 

저자 탁재형 PD는 2002년 <KBS 월드넷>을 시작으로 <도전! 지구탐험대>, <세계테마기행>, <EBS 다큐프라임 - 안데스> 등 해외 관련 다큐멘터리를 주로 제작했던 여행 저널리스트이다. 2013년 팟캐스트의 백가쟁명기에 <딴지일보 - 나는 딴따라다>의 게스트로 참여해 호응을 얻은 이후 팟캐스트 <탁PD의 여행수다>를 진행해오고 있다.

 

 

기록되지 않은 여행은 얼마 지나지 않아 사라진다.
같은 나이의 두 사람 중 더 긴 시간을 살아온 사람은 누구일까.
더 많은 기억을 가지고 있는 사람 아닐까.
기억이 사라진 사람이, 살아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기억에 없는 여행이, 거기 있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수첩을 덮고 커피를 한 모금 마신다.
가봤지만 기억나지 않는 장소들을 떠올린다.
만났지만 희미해져버린 사람들을 생각한다.
기록되지 않아 존재조차 하지 않는 사람들을 사무치게 그리워한다.

(p.40)

 

 

하지 않으면 죽을 것 같아서

 

말라위의 수도 릴롱궤에 위치한 한 여행자 숙소에서 랄프를 만났다. 그는 멋대로 자란 금발머리와 짧은 수염, 목이 약간 늘어난 티셔츠와 자동차 기름이 묻어 있는 청바지를 입고 있었다. 말라위는 아프리카에서 세 번째로 큰 호수를 품고 있는 나라임에도 <론리 플래닛>영문판에서조차 이 나라에 대한 여행 정보를 찾아보기 힘들다. 1965년, 우리나라와 국교를 체결한 나라라는 사실을 책을 통해 처음 알았다.

 

"다만 분명했던 것은,

아직 만나지 못한 아프리카를 좀 더 돌아다녀보고 싶다는 사실이었어"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탁PD는 묘한 부조화를 깨달았다. 그의 말투에만 귀를 기울이면, 안에 담겨 있는 좌절과 오기와 결단과 고난이 절대로 그에 합당한 무게로 느껴지지 않았다. 마치 맥주가 떨어져서 근처 마트로 차를 몰고 갔던 일을 이야기하는 것처럼, 그의 말투는 시종 차분하고 담담했다.


이야기가 불러오는 기억과, 기억이 불러일으키는 감정들에 대해 나라면 그토록 초연할 수 있었을까. 자랑하고 싶은 부분과 강조하고 싶은 부분, 감추고 싶은 부분이 분명 있을 텐데, 그런 기복 없이 지난 일을 그렇게 툭툭 던져놓는 것이 가능했을까. 하지만 지금은 그때의 랄프를 이해할 수 있다. 본디 그런 것이다. 그 일을 하지 않으면 죽을 것 같은 어떤 것을 한다는 것은.

그 길을 지나온 사람들의 말투는 대체로 나직하고, 담담하다. 자신이 이룬 말도 안 되는 성취에 대해 이야기하면서도, 시종일관 무덤덤하다. 그 길밖에 없었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 이외에 다른 선택지를 생각해본 일이 없기 때문에. 그들에겐 그것이 너무나 당연한 일상이고 필연적인 귀결이었기 때문에. 

 

 

크레타 사람 조르바

 

<그리스인 조르바>를 쓴 니코스 카잔차키스는 이곳 크레타 출신이다. 그의 책에 등장하는 '그리스인'은 바로 크레타 사람이다. 이들은 그리스 본토인과 달리 곱슬머리와 수염, 풍성한 눈썹과 진한 눈매를 가진 유럽과 아프리카, 그리고 아시아가 그들의 핏속에 함께 교차하고 있다. 삶에 풍파가 많은 사람들이 대개 그러하듯 크레타 사람들은 이중적이다.

 

우리는 조르바를 희대의 한량, 무대책의 낭만주의자로 기억하는 경향이 강하다. 하지만 그는 소설 속의 조건을 제공하는 사람일 뿐, 온갖 수단을 동원하여 목재를 하산하는 장치를 개발하고 마는 강력한 추진력의 소유자이다. 노래하고 춤추는 것만큼이나, 아이디어를 내고 이를 실현함에 있어서 조르바는 열정적이다.

 

이곳에서 만난 어부 니키타스는 생계를 이어간다는 것에 대해 도통 흥미가 없는 사람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자신의 삶을 최대한 밀고 나가는 중이다. 아내와 아이들과 함께할 집을 가지고 싶다. 돈은 어쩌다 가뭄에 콩 나듯 들어온다. 그래서 집을 천천히 짓는다. 철저하게 자기가 설정한, 자기만의 속도에 맞춰서 그는 앞으로 나아간다.

 

자기의 주인이 된다는 것. 그것은 결국 자기 시간의 주인이 된다는 이야기가 아닐까. 자신을 위해 얼마큼의 시간을 어떤 속도로 쓸 것인지 정할 수 있을 때, 우리는 우리 자신의 주인이 될 수 있는 것 아닐까. 집을 짓고 있었던 20년 동안, 그는 미다스 왕이 부럽지 않았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새벽 바다에 나가 오로지 자신만을 위해 그물을 드리우는 시간이 그러했듯이 말이다. 

 

 

사람들은 도약을 꿈꾼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라면 당연히
더 높은 곳을 향해 뛰어올라야 한다.
하지만 언제나 가장 큰 용기를 필요로 하는 것은
아래를 향한 도약이다.
놓을 수 있는가.
아래를 보지 않을 수 있는가.
한 걸음 앞으로, 허공을 향해 내디딜 수 있는가.

(/ p.94)

 

 

마추픽추

 

 

울루루

 

세계에서 가장 큰 바위 울루루는 넓은 호주 땅에 위치한다. 높이 348미터, ㄷㄹ레는 9,4킬로미터란다. 마추픽추와 쌍벽을 이루는 불가사의한 곳으로 묘사된다. <소년중앙>과 <어깨동무>에 수차례 등장하여 80년대 소년들의 가슴에 이국적인 풍광에 대한 로망의 불을 댕겨준 바위이다.

 

"드.디.어.여.기.에.왔.구.나."

 

해외전문 다큐멘터리 프로듀서라는 직업을 가진 유일하게 좋은 점은 잡지나 인터넷에서 본 한 장의 사진, 한 줄의 이름을 기억해두었다가 실제로 이곳을 가볼 수 있는 기회가 많다는점이다. 반면에 나쁜 점은 그 장소가 주는 감동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왜 그럴까? 프로듀서의 존재 이유는 '여행을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을 여행하고 싶도록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어차피 비는 멈추지 않을 거잖아.
어차피 길은 변하지 않을 거잖아.

오늘 저녁, 온 힘을 다해 한 잔의 무스탕 커피를 마시는 게 왜 간사해.
온 힘을 다해 즐거운 생각을 하는 게 어디야.
온 힘을 다해 지금 이 순간, 내 안의 행복을 끌어 모으는 게 뭐가 어때.

뜨겁고, 진하고, 달콤한,
한 잔의 행복을 마시는 게
뭐가 어디가 어때서 그래.

비 따위, 돌멩이 따위, 엉겅퀴 따위.
거머리 따위.
어차피 없어지지도 않을 거면서

(p.129)

 

 

소금사막

 

 

불량 탈것 예찬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이 바퀴 두 개 달린 탈것은 저자에게 지혜를 가르쳐준 동시에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추억들을 선사해주었다. 강화도의 굽이치는 산길은 사랑하는 사람과 한 몸이 되어 달린 장소였고, 지리산 오도재의 가파른 코너 길은 겸손과 용기를 배우는 도량이었다. 제주 중산간의 1100도로에서 그는, 바람에도 맛이 있다는 것을 배웠다. 해남 우수영으로 향하는 새벽의 18번 국도 위에서, 산 위로 떠오르는 태양을 보며 그는 혼자 소리를 질렀다. 모든 세포는 깨어나 바람을 맞고 있었고, 그는 그 어느 때보다도 생생하게 살아 있었다.

 

이렇게 앞을 향해 달리기만 하면, 쓰러지지 않는다는 사실이 멋졌다. 바로 다음 코너에만 집중하다 보면, 그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어느새 목적지가 코앞이라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 그런 기쁨을 알게 된 이후로는, 삶의 복잡도가 증가할 때마다 안장 위에 오르고 싶은 유혹을 참아내기 점점 더 어려워졌다. 아니, 올라야 했다.

 

 

 그저 풍경 속으로, 한 걸음 앞으로 내딛기만 하면 돼.

 

 

여행이란 그물을 드리우는 것이다

 

여행이라는 것은 결국, 그물을 드리우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리고 거기엔 반드시, 무엇이든 걸려 있기 마련이다. 그물을 쳐놓은 걸 잊어버려도 상관없다. 그러나 한 번씩 그 그물 친 곳으로 가서 뭐가 걸렸는지 보는 일은 필요하다. 그래야 다음엔 어디에 그물을 쳐야 하는지 알 수 있다. - '에필로그' 중에서 

5****0 2016.09.10.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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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PD의 촉촉한 에세이《비가 오지 않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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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재형 PD가 이렇게 감성적인 사람이었다니 새삼 달라 보입니다. 여행 교의 주교로 활동하며 팟캐스트에서 절대 왕좌에 앉아있는 탁PD의 신작이 나왔네요. 탁PD는 EBS <세계테마기행>으로 알게 되었고, 책 《탁PD의 여행수다》로 굳히기에 들어간 인상 깊은 저자입니다. 감수성 자극하는 촉촉한 제목으로 가을의 문턱을 설레게 해주는 탁PD. 이번엔 제대로 여심저격합니다.  일단 탁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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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재형 PD가 이렇게 감성적인 사람이었다니 새삼 달라 보입니다. 여행 교의 주교로 활동하며 팟캐스트에서 절대 왕좌에 앉아있는 탁PD의 신작이 나왔네요. 탁PD는 EBS <세계테마기행>으로 알게 되었고, 책 《탁PD의 여행수다》로 굳히기에 들어간 인상 깊은 저자입니다. 감수성 자극하는 촉촉한 제목으로 가을의 문턱을 설레게 해주는 탁PD. 이번엔 제대로 여심저격합니다.

 

 

일단 탁PD의 책에는 유명 관광지는 거의 없어요. 탁PD는 오지 체험 전문가이거든요. 도로도 제대로 안 깔려 있고, 일인 다역을 해내야 하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 발현되는 탁PD만의 감성여행. 그 길을 함께 하다 보면 마치 같이 다녀온 듯한 짠 내 나는 기운을 온몸으로 대리경험 할 수 있습니다. 아마 이 책으로 먼저 만나본 독자들은 가을 분위기 뚝뚝 떨어지는 감성적인 남자라고 생각하겠죠? 뭐 그도 그런대로 괜찮아요. 여행지에서 고생했던 안 좋은 기억도 고국에 돌아오면 웃으면서 이야기할 수 있는 추억이 될 테니까.

책을 훑어보면 여행지에서 찍은 풍경, 자연스러운 현지인의 표정, 먹거리 등이 즐비하는데 유독 시선을 끄는 그림이 있었어요. 이 남자 정말 못하는 게 뭔지 새삼 놀라게 됩니다. 저도 김한민 작가의 《그림여행을 권함》을 보고 여행지에의 풍경을 사진처럼 그려보고자 했던 때가 잠깐 생각났지 뭐예요. 탁PD도 그 책을 읽었나 봐요. 목판화 같은 느낌의 그림, 작품전을 열어도 될 만큼 수준급의 여행 그림에 감탄 또 감탄. 부러우면 지는 건데, 연출, 출연, 편집, 현지 가이드, 연기자, 진행자, 글 잘 쓰는 저자까지. 못하는 게 뭔가요?!


여러 나라를 다니다 보면 그곳의 냄새에 중독되는 법. 그 나라에서는 없어서는 안될 음식도 여행자에게는 고통인 경우가 있습니다. '중독'편에 나오는  취두부처럼 고약하지만 중독되는 냄새에 대한 해석 무지 감동받았습니다. 귀동냥으로 들어보기만 했지 실제 맡아보질 않아 쉽게 떠올릴 수 없었습니다만. 그곳의 악취가 냄새가 되고, 향기가 되는 독특한 경험은'여행지'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벌어지는 마술 같아 보였습니다. 음식의 냄새에 떠오르는 수많은 잔상들을 글로 적어보는 것도 어떨까요.

 

당신이 나를 그렇게 사랑해주면 좋겠어.

되는대로 살고, 당신을 막 대해도,

나에게 중독되면 좋겠어.

다시는 못 보게 되어도, 내 냄새를 그리워해주면 좋겠어.

망할 놈의 취두부처럼 말이야.

P31


 

​《비가 오지 않으면 좋겠어》는 여행지에서만은 비를 만나지 않았으면 하는 작은 소망처럼 느껴집니다. 하지만 때로는 비가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이어주는 촉매제로 작용하기도 해요. 우디 앨런의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에서의 마지막 장면처럼 비 내리는 파리의 거리를 걷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잖아요. 적당히 젖은 소매의 한 부분처럼 우리의 삶도 여행을 통해 적당히 감성적이게 된다면 얼마나 멋진 일일까요? 어쩌면 여행은 수많은 인연이 쌓여 필연이 되는 로맨틱한 순간임을 또 한번 알아차리게 되었네요. 어느덧 우리 앞에 와 있는 가을, 말랑말랑한 문구와 감성 자극하는 분위기를 느끼고 싶은 분들에게 적극 추천합니다.


 

d*****9 2016.09.08.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