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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6. 안티레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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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시절에는 비현실적 스펙의 소유자 남자주인공과 별 거 없는 여주인공의 신데렐라러브스토리가 최고의 순정만화였다. 이야기가 펼쳐지는 주무대가 학교이든, 패션계든, 연예계든, 회사든, 그 어디든 비현실적으로 잘난 남자주인공 혹은 서브남주인공들이 모조리 별 거 없지만 당차고 씩씩한 여주인공의 사랑을 얻지 못해 안달나는 그런 만화에 설레었다.거기다 누구나 가슴에 상처
"006. 안티레이디" 내용보기

  10대 시절에는 비현실적 스펙의 소유자 남자주인공과 별 거 없는 여주인공의 신데렐라러브스토리가 최고의 순정만화였다. 이야기가 펼쳐지는 주무대가 학교이든, 패션계든, 연예계든, 회사든, 그 어디든 비현실적으로 잘난 남자주인공 혹은 서브남주인공들이 모조리 별 거 없지만 당차고 씩씩한 여주인공의 사랑을 얻지 못해 안달나는 그런 만화에 설레었다.거기다 누구나 가슴에 상처하나쯤은 덤이고 20대 중반이 넘어가고 서른이 넘어도 여전히 신데렐라스토리는 만고불변의 진리처럼 재미있지만 그것이 내 인생에 현실이 될 수 없다는 걸 알게 되고나서는 예전같은 재미는 없다.

 

대신 내 현실같은 만화가 재미있어진다. 하지만 만화는 만화니까 그 안에서도 주인공의 제멋대로 행동이 깨알같은 카타르시스와 공감을 준다. 윤지운의 이 만화가 그랬다. 실장님도 본부장님도 재벌가 자제들도 없고(심지어 남주인공은 빚쟁이 그래도 일은 잘하는 변호사), 여주인공은 비정규직이지만 우리에게 위로와 공감을 주는 만화였다. 드라마 대사빨에는 김은숙이라면 국내순정만화 대사빨은 역시 윤지운. 엄지 손가락 척.

 

 

매일이 좌절이고 매일이 허무하다.

자존심을 즈려밟히고

왜소함은 까발려지고

신의는 내버려지고

우리의 매일은 그렇게 억울하고 구차하다.

하지만

우리는 이 빙충맞은 자신을 버리지 않을 것이다.

밟히고 구른 자존심을 던져버리지 않을 거고

나와 남 앞에 드러난 왜소함에 무너지지 않을 거고

버려지는 신의도 포기하지 않을 거다.

하루 지치고 작아진 우리는

서로 일으켜 어깨를 두드려 깨워

다시 하루를 살아내고

그렇게 시간이 흐르면

아주 나중의

우리는

반드시 지금보다 나아져 있을거란 장담은 없겠지만

지금, 젊었던 우리에게 부끄럽게 되어 있지는 않을 거라고

그것을 믿고 내일로 가는 거다.

그런 나의 엉금대는 하루하루를

달려 앞서거나 자동차로 스쳐가버리는 그런 사람이 아닌

손을 잡고 산책하듯 함께 걸어주는 사람이 있다면

괜찮잖아, 이런 인생도

 

나의 인생도,

당신의 인생도.

 

s******2 2017.01.25.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