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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한리뷰 2021-022) 민종덕의 "노동자의 어머니, 이소선 평전"
"(선한리뷰 2021-022) 민종덕의 "노동자의 어머니, 이소선 평전"" 내용보기
#독서후기   (선한리뷰 2021-022) 민종덕의 "노동자의 어머니, 이소선 평전"   아무리 배가 고프더라도 남의 것을 훔쳐서는 안 된다고 했기에 굶게 되었단 밀이녀. 열심히 일하고 분수에 맞게 사는 것이 잘사는 것이라고 믿는 것이 잘못이었을까. 착하게 의롭게 사는 것이 바른 삶으로 통하지 않는 사회라면 우리는 더 이상 물러설 필요가 없다. (75쪽)   전태일이 죽고 나서 그
"(선한리뷰 2021-022) 민종덕의 "노동자의 어머니, 이소선 평전"" 내용보기

#독서후기

 

(선한리뷰 2021-022) 민종덕의 "노동자의 어머니, 이소선 평전"

 

아무리 배가 고프더라도 남의 것을 훔쳐서는 안 된다고 했기에 굶게 되었단 밀이녀. 열심히 일하고 분수에 맞게 사는 것이 잘사는 것이라고 믿는 것이 잘못이었을까. 착하게 의롭게 사는 것이 바른 삶으로 통하지 않는 사회라면 우리는 더 이상 물러설 필요가 없다. (75쪽)

 

전태일이 죽고 나서 그를 장례 치르고 묘지에 묻기까지가 이미 한 편의 영화였다. 온갖 위협과 협박과 거짓과 폭력이 난무했다. 젊은 아들을 땅에 묻고, 그 유언을 지키기 위해 젊은 엄마는 노동자의 어머니가 되었다.

 

결코 평화시장 봉제공장에서 밤낮없이 죽어라 일하며 스러져가는 힘없고 어린 노동자들의 피와 땀과 아들 태일이의 죽음이 헛되이 사라지면 안되기에. 그녀는 투사가 되었다.

 

그리고 아들 같은 노동자를 섬기고, 보살피고, 앞장 서고, 먹이고 재워주고 감옥까지 같이 가주는 그런 어머니가 되었다.

 

전태일 평전을 읽고, 한 걸음에 알라딘 중고서점에 달려가 한 권 남아 있던 <이소선 평전>을 사 왔다. 무려 700쪽에 달하는 묵직한 책은, 이 땅에서 그녀가 얼마나 치열하게 살아왔는지를 책의 두께와 무게로 말해주는 것 같았다.

 

태일이가 어떤 아이였는지 그녀는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아들 태일이는 자기가 먹을 밥을 피난민 아이들에게 가져다주었고, 쌀을 볶아 굶고 있는 아이들을 불러 모았다. 자기도 입을 옷이 없으면서 자기 옷을 벗어 친구에게 주고 자기는 맨몸으로 벌벌 떨며 집으로 돌아왔다. 그는 순수했고 어려운 사람들을 보는 눈이 언제나 아픔으로 가득했다.

 

그녀는 교회를 다니며 마음의 평안을 얻었는데, 노동자 편이 되고나서 교회에도 가지 못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녀는 마지막 죽기 전까지 자신의 신앙을 버리지 않았다. 그녀가 알고 있는 예수는 민중의 아들이었고 고통 받는 이들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바친 분이었다.

 

잇달아 노동자들이 죽어나갔다. 그럴 때마다 그녀는 제일 먼저 병원으로 달려갔다. 희생자의 부모에게 힘이 되고 위로가 되었다. 어떻게든 노동자의 시신을 빼앗으려는 정부의 폭압에 맞서 온몸이 만신창이가 되도록 맞으며 항거했다. 점점 거대한 어머니가 되어갔다.

 

혼자 감옥에 갇히기도 하고, 둘째 전태삼 아들과 같이 감옥에 갇히기도 했다. 그녀는 더 이상 가족의 어머니가 될 수 없었다. 군부 정권은 노동자의 권리를 찾으려는 사람들을 모두 빨갱이로 몰아세웠다.

 

1986년만 해도 박영진의 죽음에 이어 서울대생 김세진, 이재호가 전방 입소를 거부하며 분신했다. 4월30일에는 택시 노동자 변영진이 분신했다. 5월20일에는 문익환 목사가 서울대에서 강연하는 중에 이동수 학생이 학생회관 옥상에 투신했다. 그날 같은 학교의 박혜정은 한강에서 투신했다. 이처럼 전두한 군부독재는 끊임없이 젊은 목숨을 요구했다. (548쪽)

 

2011년 7월, 거대 그룹 삼성에서 일반 노조 승인이 났다. 이소선 여사는 감옥에 갇혀 있는 김성환 부위원장에게 찾아가 전태일 노동상을 그에게 전달했다. 그리고 그녀는 그날 밤 의식을 잃었다. 그리고 깨어나지 못했다. 그녀는 마지막 죽는 순간까지도 노동자와 함께 했다. 이 땅의 모든 노동자의 진정한 어머니였다.

 

 

(선한리뷰)

 

마치 대한민국의 발가벗은 노동 현대사를 읽는 듯했다. 책이 이렇게 두꺼울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다. 전태일이 죽은 뒤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아직 노동자에 대한 인식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노동시간이 가장 긴 국가에 속한다. 주 40시간 근로시간을 채우는 직장은 거의 없다. 눈치를 보며 퇴근을 해야 하고, 잘릴 각오를 하고 아이를 낳아야 한다. 가족보다, 개인의 건강보다 회사의 조직과 이익이 우선이다.

 

언제쯤이면 이 나라가 건강한 노동과 근로의 의식을 가지는 나라가 될까.

얼마나 많은 노동자들이 죽어나가야 할까.

 

이렇게밖에 살 수 없었던 위대한 이소선 여사의 일생을 읽으며 많이 부끄러워진다.

저렇게 목숨을 내놓고 투쟁을 하고, 독재의 군홧발 아래 짓밟힐 때 나는 무엇을 하고 있었나.

아무것도 모른 채 세상이 달콤하게 내밀어 놓은 좋은 그릇을 차지하려고 아웅다웅했던 나 자신이 너무 이기적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참으로 철모르는 애 어른이었다.

 

몰랐다고 모든 죄가 면제되는 것은 아니니까.

50이 넘어서야 뒤늦게 이 나라의 어두운 현실을 마주하고, 나는 침묵속에 잠긴다.

죽어간 젊은 분들에게 미안하고, 아직 여전히 힘들게 불투명한 현재에 놓인 청년들에게 미안하다. 아직도 많은 노동자들이, 어린 청년들이 죽어가고 있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i*******n 2021.03.13.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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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답게 살자”고 외치는 사람은 모두 전태일 (노동자의 어머니, 이소선 평전)
"“사람답게 살자”고 외치는 사람은 모두 전태일 (노동자의 어머니, 이소선 평전)" 내용보기
따뜻한 삶읽기, 인문책 173“사람답게 살자”고 외치는 사람은 모두 전태일― 노동자의 어머니, 이소선 평전 민종덕 글 돌베개 펴냄, 2016.9.3. 25000원  1970년 11월 13일, 노동자 전태일 님은 온몸에 불을 당겨 스스로 불꽃이 되어 어두운 나라와 어두운 거리와 어두운 공장과 어두운 마을을 밝히려고 했습니다. 스물두 해를 고이 기른 아들이 시커멓게 타들어 죽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
"“사람답게 살자”고 외치는 사람은 모두 전태일 (노동자의 어머니, 이소선 평전)" 내용보기

따뜻한 삶읽기, 인문책 173



“사람답게 살자”고 외치는 사람은 모두 전태일

― 노동자의 어머니, 이소선 평전

 민종덕 글

 돌베개 펴냄, 2016.9.3. 25000원



  1970년 11월 13일, 노동자 전태일 님은 온몸에 불을 당겨 스스로 불꽃이 되어 어두운 나라와 어두운 거리와 어두운 공장과 어두운 마을을 밝히려고 했습니다. 스물두 해를 고이 기른 아들이 시커멓게 타들어 죽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며 아들이 남기는 말을 듣던 어머니 이소선 님은 이 자리에서 ‘태일이가 하고자 했던 일이 무엇인지 자세히 모르지만 근로자를 위하는 일로서 평소 태일이의 성품을 보았을 때 좋은 일, 훌륭한 일일 거야. 그렇지만 쉬운 일이 아니고 이렇게 목숨까지도 바쳐야 하는 무척 어려운 일이겠지.’ 하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목숨을 바쳐 불꽃이 된 아들이 남긴 말을 들은 어머니 이소선 님은 이날 1970년 11월 13일부터, 이녁 목숨이 다하고 아들 곁으로 돌아간 2011년 9월 3일까지 “노동자의 어머니”가 되어 언제나 노동자 곁에서 따사로운 품과 따끔한 말과 힘찬 몸짓으로 삶을 지었다고 합니다.



태일이가 동생을 일으켜 세우더니 머리를 숙이고 가만히 서 있었다. “사람이 그러는 거 아니다. 나눠 먹는 것이 사람의 도리다. 먹을 것이 생기면 아버지 어머니가 드실 것을 먼저 마련해 놓은 다음에 너희들이 먹는 것이다. 아무리 어려워도 그렇게 하면 안 된다. 이 어미가 너희들 먹는 게 아까워서 그러겠느냐? 너희들 사람 만들려고 그러는 거지.” (115쪽)



  《노동자의 어머니, 이소선 평전》(돌베개,2016)은 노동자 어머니일 뿐 아니라, 이 나라에서 가난한 시골 아이로 태어난 가시내로서, 근로정신대에서 겨우 살아남아 아이들을 낳아 돌보던 여느 어머니로서, 또 이 나라에 드리운 어둠을 걷어내려고 힘껏 싸운 어른으로서 걸어온 길을 차근차근 밝혀서 보여줍니다.


  가시내는 학교에 보내지 않아 글도 책도 배울 수 없었으나 ‘배우고 싶은 마음’을 잃지 않던 어린 이소선 모습이 흐르고, 일제강점기와 해방과 전쟁을 모질게 겪으면서도 삶을 단단히 붙잡은 젊은 이소선 모습이 흐릅니다. 여러 아이를 맨손으로 길러서 착하며 아름답게 가르치려고 하는 다부진 이소선 모습이 함께 흐르고요.


  집도 밥도 없이 판잣집 처마 밑에 비닐을 깔고 밤을 새우기 일쑤였던 아득한 살림에서도 아이들은 참으로 착하면서 대견스레 자랐다고 해요. 지붕 없는 나날을 무척 오래 살아야 했어도 아이들은 다른 사람 것을 훔치지 않았고, 외려 제 낡은 옷조차 벗어서 더 가난한 아이한테 주기까지 하면서 자랐다고 합니다.



“나는 잘못한 것 없다. 공장장이 깡패를 사서 사람을 죽게 만들어 놓고 저렇게 방치해 버렸지 않은가. 그 공장장은 처벌하지 않고 놔두면서 왜 우리만 가지고 처벌을 하는 것이냐!” 이소선은 있는 그대로 말했다. 결국 구류 9일을 살았다. (194∼195쪽)


이소선도 지지 않고 “나더러 무슨 자격으로 노동운동 하느냐고 묻기 전에, 본인은 무슨 자격으로 노동 문제에 간여하는지 생각해 봐! 근로자들이 아무리 무식하다고 해도 근거도 없이 협박하는 것은 무슨 자격으로 하는 거야! 근로자들을 짓밟으라는 자격을 누가 주었나?” 말했다. 장 계장은 “저 여자 당장 끌어내 차에 실어!” 하고 대동한 부하들에게 명령했다. (282∼283쪽)



  처음에는 전태일 전태삼 전순옥 같은 이녁 아이한테 어머니이던 이소선 님입니다. 아들 전태일이 불꽃으로 타오른 뒤에는 전태일하고 함께 일하던 청계피복 노동자한테 어머니가 되어 준 이소선 님입니다. 이윽고 택시 노동자한테도, 건설 노동자한테도, 이 땅에 있는 모든 노동자한테도 어머니가 되어 준 이소선 님이에요.


  아픈 아이 곁에 어머니가 머물듯이, 아픈 노동자 곁에 이소선 님이 머뭅니다. 고단한 아이한테 어머니가 밥을 차려 주듯이, 고단한 노동자가 세끼 밥을 넉넉히 먹을 수 있는 나라를 꿈꾼 이소선 님입니다. 노동자한테 기나긴 노동 시간만 있던 무렵, 아들 같고 딸 같은 노동자들 모두 ‘일하는 대접’을 제대로 받도록 온힘을 쏟은 이소선 님이에요.



“욕을 한 사실이 있소. 재판을 가뜩이나 지배적으로 하길래 울화통이 터져 욕을 했소. 판검사라면 공부를 많이 해서 지식이 많은 사람들인 걸로 알고 있는데, 내 상식으로 생각할 때 많이 배운 사람의 태도가 아니라고 생각했소. 배운 사람들이 그렇게 진실되지 못하게 사람을 업신여기고 야비하게 몰아붙이는 것을 보니 화가 치밀었소. 그래서 재판장이나 검사가 먼저 죽어야 우리가 살 수 있지, 이런 식으로 하다가는 우리가 정말로 다 죽겠다는 뜻으로 욕을 했소.” (352쪽)


“박정희 독재가 죽어서 민주주의 되겠다고 생각했는데 더 지독한 놈(전두환)이 나타나서 지금 민주주의를 빼앗으려고 합니다. 학생, 노동자 똘똘 뭉쳐서 전두환을 몰아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또다시 군복 입은 놈들에게 민주주의 빼앗겨 독재의 암흑 속에서 두들겨 맞다 죽을지도 모릅니다. 여러분!” (410쪽)



  어머니 이소선 님은 사람답게 살자고 외친다면 모두 전태일하고 같다고 이야기합니다. 이녁 아들 전태일은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 “수많은 노동자 가운데 하나”라고 이야기합니다. 일하는 사람이 참답게 제 권리를 찾을 수 있도록 외친다면 누구나 전태일이요, 이 땅을 슬기롭고 씩씩하게 바로세울 수 있는 노동자라고 이야기합니다.


  이러면서 어머니 이소선 님은 ‘수많은 전태일’을 감싸고 보듬고 보살피려는 몸짓으로 살아왔어요. ‘많이 배운 사람’이 보여주는 바보스러운 몸짓을 따끔히 나무랍니다. 이 때문에 옥살이를 해야 하더라도 ‘수많은 전태일’이 기운을 내도록 마음을 쏟아요. 그리고 ‘많이 배운 사람’도 ‘적게 배운 사람’을 얕보거나 깔보는 몸짓이 아닌, 서로 어깨동무할 수 있는 길을 가기를 바라는 마음이 됩니다.



“여러분! 여러분이 전태일입니다. 내 아들 전태일이라고 특별한 사람이 아닙니다. 여러분이 전태일, 전태일 하고 외치니까 전태일입니다. 여러분이 없다면 무슨 전태일이 있겠습니까? 자신의 권리를 찾고 모든 노동자들이 인간답게 살게 하기 위해 외치는 사람 모두가 전태일입니다.” (545쪽)



  대통령도 전태일이 되기를 바랍니다. 판사와 검사뿐 아니라 경찰과 군인도 전태일이 되기를 바랍니다. 공무원과 회사원도 저마다 선 자리에서 아름다운 전태일이 되기를 바랍니다. 서로 아끼는 따사로운 손길로 즐겁게 일하는 전태일이 되기를 바랍니다. 배를 곯는 어린 여공한테 풀빵을 사 주던 전태일처럼, 대통령을 비롯한 모든 자리에서 사이좋게 손을 맞잡고 아름다운 일터와 마을과 보금자리를 꿈꿀 줄 아는 전태일로 거듭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혼자 더 많이 가지려고 해 본들 재미없지 않을까요? 함께 나누며 기쁘게 두레를 할 줄 아는 몸짓일 때에 웃음도 노래도 흐드러지지 않을까요? 한결같은 사랑과 씩씩한 줏대로 노동자 모두한테 어머니가 된 이소선 님 이야기를 담은 《노동자의 어머니, 이소선 평전》을 이 가을 11월에 새롭게 되새깁니다. 2016.11.14.달.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시골에서 책읽기)



h*******e 2016.11.14.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