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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세..단어가 참 곱고 조용하다. 하지만 그 단어하나로 복잡하고 변화의 속도를 따를수 없는 지금의 세상을 읽어내는 힘은 대단하다. 경제 정치 문화 모두가 너무 시끄럽고 정신없는 지금 왜 이렇게 돌아가는지 나아질 방법이 무얼까 생각하는 요즘 꼭 읽어볼 책인듯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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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굳어져 있었다. 밖으로 뻗쳐진 '실'들 중 하나라도 끊기는 것이 두려워, 수십 가닥씩 묶어서 꼬아 단단한 철심 몇 개로 바꾸어버렸다.
하지만, 나의 그 단단한 철심들은 상대방에 닿자마자 무자비하게 그들을 찔러버렸고, 역시나 단단해져버린 껍질을 뚫고 나오지 못하게 된, 새로운 실들은 갈 곳을 잃고 속에서 단단히 꼬여 버렸다.
남에게 속을 보여주는 것을 꺼리고, 또 그렇다고 거짓으로 나를 포장해낼 능력은 되지 않기에 나를 아예 숨겨버린다. 껍질이 두꺼워지면 두꺼워질수록, 안과 밖의 괴리는 커져갔고, 결국 '안에서 보는 나'와 '밖에서 보는 나'가 완벽하게 불일치하는 상황까지 도달하게 되었다.
나의 유(柔)함은 바람을 흘려넘기는 갈대의 유연함이 아니라, 찌그러져 눌린 채로 다시 돌아오지 않는 철판에 남은 자국이었던 것이다. 그것들이 쌓여 균열이 되고, 결국에는 나의 정신 자체가 산산조각날 수도 있음을 미처 알지 못했다.
다시 섬세해질 필요가 있다. 굳어버린 철심을 뜨거운 용광로에 담그어 녹여 내어야 한다. 철이 감싸야 할 것은 세상과 소통하는 실이 아니라, 세상의 풍파에 흔들리지 말아야 할 나의 심장이다.
불꽃과 같이 뜨겁고, 강철처럼 단단한 사자의 심장. 그리고 대지와 같은 포용력, 물과 같은 유연함을 그 위에 입힌다면. 그야말로 전대의 많은 철학자들이 요구했던 '완전한 인간상'에 가까워지지 않을런지. 그런 생각이 든다.
그래서 나는, 해야 할 일이 많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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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살아감에 있어서 인간에게 요구되는 덕목이 매우 많겠지만 이 책의 저자는 그 무엇보다도 섬세함을 중시하고 있는 것 같다.
'작은 것에 애정을 가지고 소중히 하는 마음, 내 목소리와 그림자가 지나치게 커져서 주위와의 조화를 깨뜨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두려워하는 맑은 마음, 작은 차이에서 큰 의미를 발견하고 작은 것에도 최선을 다하는 치밀함, 작은 것에서도 큰 울림을 느끼는 감수성, 아주 작은 것까지도 배려하는 마음, 이것이 섬세의 아름다움이며 힘이다.'라고 저자는 말한다.
요즘 현대인들은 사실 세상을 살아가면서 너무 큰 것에만 의미를 부여하고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을 할 때가 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정말 큰 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섬세함을 가져야 하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인생에 있어서 실패와 성공의 차이는 아주 작은 부분에서 좀 더 세밀하게 다듬고 마무리를 잘 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하다. 작은 부분부터 보다 철저하게 처리하는 것이 더 큰 성공을 이루는 초석이 아닐까 생각한다.
저자가 설명하는 섬세의 5가지 속성-小(작음), 緣(연결), 理(결), 柔(부드러움), 裕(여유로움)을 잘 깨달아 삶 속에서 실천하도록 해야겠다.
[기억에 남는 구절, p.210]
결국 민감함도 아니고 둔감함도 아니다. 이 둘의 어중간한 중간도 아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민감함과 동시에 강하고 터프함을 갖춘, 이 둘을 포괄하면서도 더 높은 상태, 즉 섬세함이다.
더불어 감각적 섬세함과 균형을 갖춘 내면의 섬세함이 필요하다. 감각적 섬세함만이 지나치게 발달하고 내면의 섬세함이 부족한 문명은 쇠퇴의 길로 들어섰다. 문명이 발달하면 감각적 섬세함이 증가한다. 아름다움을 추구하고, 섬세한 감각의 즐거움을 찾는다.
하지만 이러한 감각적 섬세함과 더불어 다른 존재에 대한 배려, 포용, 윤리의식 등 내면적 섬세함이 따라 오지 못한 문명은 큰 어려움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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