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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타 사람들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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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기가 잘 되지 않을때,이명원님의 <마음이 소금밭인데 오랜만에 도서관에 갔다> 를 꺼내 읽는다.개정판도 나왔지만,나는 여전히 이 책을 완독하지 않았다.못한 것일수도 있겠고.무튼 읽은 책의 제목이 아닌,책에 대한 느낌을 목차로 정했기 때문에 순전히 제목에 끌리는 곳에 시선을 고정하고 읽는다. 올해는 다시 찾았든 이유는<순이삼촌>에 관한 내용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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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기가 잘 되지 않을때,이명원님의 <마음이 소금밭인데 오랜만에 도서관에 갔다> 를 꺼내 읽는다.개정판도 나왔지만,나는 여전히 이 책을 완독하지 않았다.못한 것일수도 있겠고.무튼 읽은 책의 제목이 아닌,책에 대한 느낌을 목차로 정했기 때문에 순전히 제목에 끌리는 곳에 시선을 고정하고 읽는다. 올해는 다시 찾았든 이유는<순이삼촌>에 관한 내용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고맙게도 있었다.충분히 공감하는 지점이 있어 반가웠고,(이 책은 한 번에 한 꼭지 정도 밖에 읽지 않는다.)그 기분을 이어 가보고 싶어 한 편 더 읽어볼 생각으로 넘겨보다 내 눈에 들어온 제목을 발견했다. 바로'성희롱의 문학적 탐구'라는 제목. 최근 미투운동이 일어나고 있어서이기도 하고 "흥미로운 소설을 한 편 읽었다'라는 문장이 내게도 관심을 끌었기 때문이다.책의 제목은 <<크레타 사람들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이 책은 현재 아쉽게도 절판이 된 상태다.첫 페이지를 열었을 때는 당혹스러웠다.그래도 소설인데...실제 공문서 양식을 취하는 구성이라니..조금은 낯설었다.그런데,오히려 이와 같은 구성방식 덕분에 더 집중해서 읽을수 있었다.마치 '그것이 알고 싶다'를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했고.'그것이 알고 싶다'를 보면서 배우게 된 것 중 하나는 처음 부터 누군가를 범인으로 지목하고 보면 안된다는 사실이였다.사건이 끝날 때까지는 흐름을 읽고 양쪽의 입장과 의견을 모두 듣고 난 후 결정해야 한다는 사실이 그것이다. 이 사건도 얼핏 보면 김정식이란 철학과 교수를 성추행범으로 볼만한 장치들이 많이 있다.최근 갑질이란 이름으로,혹은 권력을 가진자가 휘두르른 폭력 앞에 다치는 이들을 많이 보아왔기 때문이다.그리고,소설 속에서도 보면 가해자로 지목당한 김정식 교수는 시종일관 궤변과 말장난 같은 언어로 사람들을 현혹시킨다. 사건의 본질은 학생들에게 성희롱을 했는가,아닌가인데,학생들이 스승을 모독한다느니,국문과교수 들이 철학과 교수인 자신을 음해하기 위해 벌이는 모함이라느니...그는 단 한 번도 분명하게 학생들에게 성추행을 했다는 사실을,구체적으로 밝히지 않는다.학생들이 불쾌하게 느꼈을 부분에 대해 선명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는 거다.그보다는 자신을 추종하는 제자들을 통해 탄원서를 낸 학생들을 알아내게 하고 음해로 몰아가려는 행동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거다.이 행동 최근 벌어지고 있는 성추행을 한 가해자들의 행동과 너무 유사하다.그런데 이 소설이 가진 힘은 아이러니하게도 김정식 교수를 성추행범으로 단정짓지 않았다는 점에 있었다.그가 쏟아내는 말들을 보면 의심이 가는 정황이 여럿 있음에도 불구하고,국문과 교수와 여학생들은 일절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일까? 를 생각해 보게 하는 지점들이 있었다는 거다.소설 마지막 장에는 저자와 기자가 이 소설에 인터뷰 하는 형식이 등장한다.작가는 성희롱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거짓말에 방점을 두고 싶다고 했다.그러나 나는 거짓말 보다 성희롱에 더 초점을 두고 볼 수 밖에 없었다.김정식 교수가 가해자이든 아니든,그가 공문서에서 밝힌 입장이란 것에서 정직함을 읽어낼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그리고 작가도 밝혀듯이 공문서라는 것이 가해자보다는 피해자에게 얼마나 힘든일인지를 보여주고 싶다고 했는데,이 부분도 '그것이 알고 싶다'를 볼때마다 느끼게 되는 부분이다.사건의 본질에는 접근해 보기도 전에 공문서 작성 단계에서 부터 지치게 만드는 보이지 않는 힘들....성희롱 보다 거짓말에 방점을 둔다고 했지만,두 화두 모두가 크게 보였다고 해야겠다. 분명 선의의 피해자도 존재할 수 있을 테니까.그러나 지금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성희롱에 대한 시선을 보고 있노라면 여전히 김정식 교수 같은 이들의 말장난에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보고 있는 건 아닐지...(이 책을 읽는 지금도 모대학의 성희롱 뉴스가 나오고 있다) 내가 가장 이해할 수 없는 건 성희롱 (김정식 교수 표현에 공감했던 부분은 성희롱이란 표현 보다 성적괴롭힘이 옳다고 했다.그가 쏟아 냈는 수많은 궤변 가운데서 이렇게 바른(?)시선도 있어..그의 진위를 의심하게 되는 경우가 발생한다..) 당사자에게 그 자신이 증거인 것일텐데,도대체 무슨 증거를 더 제시해야 한다는 것인지...읽는 내내 머리가 아팠다.성희롱사건을 다루지만 누가 가해자인지,피해자인지 문제 보다 사건을 둘러싼 말장난에 가까운 공문서가..사람들을 얼마나 지치게 만들수 있는지를 알았기 때문다.그렇기 때문에 지금 일어나고 있는 미투운동은 계속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크레타 사람들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신승철 저
책세상 | 2002년 10월

w*******i 2018.05.01. 신고 공감 2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첫번째 시도!
"첫번째 시도!" 내용보기
전통적인 책읽기를 지향하는 사람들이라면, 이 책이 조금은 곤혹스럽게 다가올지도 모른다. 그러나, 충분히 재밌다. 내용이 형식을 압도하고도 남을 만큼. 사건의 전개 과정도 아주 생생하며 치밀하다. 이 작품은 대학 내에서 벌어진 '성추행(성적 괴롭힘)' 이라는 하나의 사건을 두고, 그것을 둘러싸고 있는 인물들이 서로 주고 받는 공문서를 중심으로 사건이 진행된다. 공문서라는 양
"첫번째 시도!" 내용보기
전통적인 책읽기를 지향하는 사람들이라면, 이 책이 조금은 곤혹스럽게 다가올지도 모른다. 그러나, 충분히 재밌다. 내용이 형식을 압도하고도 남을 만큼. 사건의 전개 과정도 아주 생생하며 치밀하다. 이 작품은 대학 내에서 벌어진 '성추행(성적 괴롭힘)' 이라는 하나의 사건을 두고, 그것을 둘러싸고 있는 인물들이 서로 주고 받는 공문서를 중심으로 사건이 진행된다. 공문서라는 양식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충분히 이용함으로써 자칫 딱딱하고 지루해 보일 수도 있는 낯선 양식을 전혀 낯설지 않게 만든다. 감정이 극히 배제된 공문서라는 양식 안에 인간과 인간들 사이의 지루한 감정들, 보이지 않는 힘싸움, 먹물들의 파렴치함, 약자의 억울함 등을 담아냈다. 처음부터 작가의 시선이 어느 한 쪽에 기울었다면 이 작품의 재미는 분명 반감되었을 것이다. 작가의 시선을 한발짝 뒤로 하고 중립적 위치를 지키면서 서로가 서로에게 뒤통수를 치며 주고 받는 혐오와 조롱들을 통해, '진실'이라는 것에 대해 의심한다. 반전에 반전이 거듭될수록 진실은 더욱 더 모호해진다.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아니 너무나 흔해빠진 '성추행'이라는 소재를 아주 색다른 방식으로 펼쳐보여 준 그의 재기에 감탄했다. 우리나라에도 이러한 실험적 소설이 좀 더 많이 등장하길 기대해본다. 뱀발가락 : 책세상 책들은 참 마음에 든다. 야침찬 출판인들이다!

[인상깊은구절]
철학, 혹은 문학을 통해 입신 양명하고자 한다면 빨리 다른 방도를 찾아야 한다고 나는 믿는다. 철학, 혹은 문학이 다칠 우려가 있다. 굳이 인정하자면 철학이든 문학이든 물신화시킨 책임은 어떤 방식으로든 스스로가 떠맡아야 한다. / 말장난이 그저 장난으로 머물지 않는 범위 내에서, 혹은 삶을 진지하게 문자화한다는 의미에서 소설가는 본질적으로 거짓말쟁이라고 생각한다.
g*******l 2003.01.21.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소설-신승철] 크레타 사람들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소설-신승철] 크레타 사람들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내용보기
지인의 부탁으로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면서, 크레타섬의 거짓말하지 않는 순박한 사람들의 이야기려나 했으나, 표지를 보고 아님을 바로 알았죠.  소설의 시작은 공문서로 시작됩니다. 공문서 작성요령을 안내하고 있는 공문이죠. 왼쪽 발신명의가 한국대학교 교무처장이었어야 할텐데 아쉽네요. 소설의 내용은 공문서와 그에 따른 첨부문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첨부문의 종류는 면담기
"[소설-신승철] 크레타 사람들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내용보기

지인의 부탁으로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면서, 크레타섬의 거짓말하지 않는 순박한 사람들의 이야기려나 했으나, 표지를 보고 아님을 바로 알았죠. 



소설의 시작은 공문서로 시작됩니다. 공문서 작성요령을 안내하고 있는 공문이죠. 왼쪽 발신명의가 한국대학교 교무처장이었어야 할텐데 아쉽네요. 소설의 내용은 공문서와 그에 따른 첨부문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첨부문의 종류는 면담기록, 탄원서, 진술서, 해명서, 회의록, 과제물 사본 등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철학과 교수(이하 '철학교수')가 제자들을 성희롱하고 항의하는 학생에 대해 국어국문학과 학과장(이하 '학과장')이 학교차원에서 처리할 일로 대자보를 탄원서로 학생들을 달래서 상식적으로 처리하려 하였으나, 철학교수는 자신에 대한 변명을 철학을 들먹이며 늘어 놓고 동조하는 학생과 졸업생 그리고 조교의 진술이 이어지고, 대응하는 학과장 쪽의 피해자라 주장하는 학생들의 진술과 반박이 이어집니다.

이야기는 진실이라고 주장하는 양쪽 편에,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나 가려내고 있는 나 자신이 섞여 들어가 상대방의 진술의 허점을 찾아 읽고 나 자신도 반박하고 있다는 상사을 하면서 읽게 되더군요. 말장난과 거짓말 속에 피해 학생 중 한명이 자살하고, 반성없는 가해자는 유서를 남기고 잠적하고 마지막 공문에는 문제의 열쇠와 같은 리포트가 첨부됩니다. 더불어 교내에서 조용히 하고 싶었던 사건은 잡지, 신문, 방송에서 다뤄집니다. 


읽으면서 누군가를 가해자로 두고 이야기 한다는 것 자체가 문제이지 않나 생각도 해 보았지만, 가해자의 변명이 어쩌면 그렇게 한결같이 사건을 그대로 두고 주변을 훑는 일로 일관하는지 화도나고 짜증도 나더군요. 문서 형식의 소설은 처음이라 흥미로왔습니다. 97년이라는 가정하에 씌여진 소설임에도 이 사건을 그대로 20년 후인 지금에 가져오면 어떻게 될까라는 상상도 해 보았습니다. 인터넷과 SNS가 삶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생각하게 되더군요.


책 상태는,

소설책처럼 생겼습니다만, 표지가 공문서 형식이었으면 더 멋지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잔혹함에 대하여] 같은 느낌의 책표지라면 더 멋지지 않았을까 생각해보았습니다.  작가의 얼굴 사진이 붙어 있는 책이 오랫만이라 찾아 봤더니, '책세상 작가시리즈'로 나왔던 책시리즈는 다 작가의 얼굴을 흑백사진으로 담았더군요. 


덧붙여,

학교 내의 고문서로 다뤄지는 성추행의 사건을 이 책에서 보셨다면, 경찰서와 법정에서 일어날 사건(?)에 대한 범죄자를 위한 가이드(클릭)도 있으니 참고하세요.

k******m 2018.05.03. 신고 공감 0 댓글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