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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게 중독되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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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박청호의 소설을 처음 접한 건 몇 달 전이다. 내가 읽은 그의 첫 소설은 <벚꽃 뜰> 생각의 나무에서 내는 우리 소설 시리즈는 표지가 무척 화려하고 예쁘다. 특히 <벚꽃 뜰>의 표지는 눈을 확 사로잡을 만큼 아름다웠다. 물론 표지만 보고 책을 선택한 건 아니지만 구매에 한몫 한 건 사실이다. 처음 접해 보는 작가의 잘 알려지지 않은 소설, 당연히 별 기대 않고 펼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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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박청호의 소설을 처음 접한 건 몇 달 전이다.

내가 읽은 그의 첫 소설은 <벚꽃 뜰>

생각의 나무에서 내는 우리 소설 시리즈는 표지가 무척 화려하고 예쁘다.

특히 <벚꽃 뜰>의 표지는 눈을 확 사로잡을 만큼 아름다웠다.

물론 표지만 보고 책을 선택한 건 아니지만 구매에 한몫 한 건 사실이다.

처음 접해 보는 작가의 잘 알려지지 않은 소설,

당연히 별 기대 않고 펼쳤다.

 

그리고 책을 다 읽고 난 소감은,

'왜 이제야 박청호 작가를 알게 된 걸까'

 

난 문학적 지식이나 식견이 없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그의 문체나 서사가 훌륭한 건지 아닌지는 알 수 없다.

다만 내 취향에 맞았다고 말할 수밖에.

난 어느 순간부턴가 작가 개인의 관념에 천착한 소설은 즐겨 읽지 않는다.

그러나 작가의 자기 관념이 대단히 매혹적이라면...

우울과 퇴폐가 비치는 영혼.

절망과 삶에 대한 집착이 교차하는 아이러니,

생의 근원과 끝이 만나는 지점에 대한 서술.

퇴폐적이고 노골적이면서도 소스라치게 아름다운 장면들.

그의 소설집에 담긴 짧은 소설들을 읽는 건 충격적인 경험이었다.

위악적인 탐미를 느꼈달지...

 

난 이런 느낌을 좋아하고, 여태까지 본 소설 중 <벚꽃 뜰>만큼 이를 잘 살린 소설을 보지 못했다.

이쯤 하면 마니아 층이 확보될 만도 한데...

나는 왜 무라카미 류는 알면서도 박청호는 알지 못하고 있었을까.

문학계에서도 쏠림 현상이랄지, 자신의 취향에 맞는 소설을 발견하기에는

베스트셀러를 제외한 다른 책들을 접할 기회가 많지 않다.

정보가 노출되어 있지 않으니 말이다.

 

<벚꽃 뜰> 이후 기회가 되는 대로 그의 소설을 사 모았다.

두 번째로 읽은 소설집이 <질병과 사랑>.

여태까지 읽어 본 두 권의 단편소설집만 두고 판단하자면 그가 천착하는 것은 몸(에로스), 무의식, 삶으로 압축할 수 있을 듯하다.

윤대녕 작가의 소설이 유미주의적이라면 박청호 작가의 소설은 탐미적이다.

이 둘의 구분은 사전적인 의미를 떠나 내가 정의하는 바대로이니 다분히 주관적인 것이지만.

 

그녀의 몸과 다른 사람들의 몸을 구별할 수 있다는 것은 나와 그녀 사이에 다른 사람에게서는 결코 찾아볼 수 없는 특별한 관계가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마도 그게 사랑이 아닐까. 사랑이야말로 내가 그녀의 몸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근거이기 때문이다.

다른 존재의 몸을 경험한다는 것은 세상의 그 어느 행위보다 특별하다.

남의 물건을 훔치는 것 따위도 범죄라는데 하물며 다른 존재의 몸을 경험하다니.

이것이야말로 엄청난 범죄 행위가 아닌가.

---- 중략---

하지만 내가 처음 그녀의 몸을 안았을 때 그녀의 피부가 내뿜는 가공할 만한 탄력성은 결코 잊을 수 없다.

그때를 떠올리면 차라리 가슴이 서늘해진다.

어쩌면 그것은 공포였는지도 모른다.

 

<질병과 사랑>에 실린 ' 몸의 사랑' 중에서.

 

2002년 가을 이 소설의 작가의 말에 박청호 작가는 이렇게 썼다.

 

나의 소설에 중독된 미래의 독자에게 이 책을 바친다.

내일은 인생보다 더 아름다운 소설을 당신에게 바치리라.

 

 

난 그가 예언한 '그의 소설에 중독된 미래의 독자'가 돼 버린 듯하다.

 

z******7 2007.10.20.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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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네 중산층의 어둡고 축축한 질병과 사랑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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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사랑」. 몰락한 중산층의 아들인 동수가 꿈꾸는 은행털이. 그리고 동수를 둘러싸고 있는 다양한 친구들. 계속되는 동수의 돈다발에 관한 꿈. 중산층의 잃어버린 꿈으로서의 물질과 이들의 삶 속에 촘촘히 박혀 있는 사랑에 대하여, 라고 하면 너무 좋게 이야기 한 것이고, 어째서 이 소설을 가장 앞에 놓았을까 궁금할 정도의 범작. 「사랑의 아픔」. 병원을 찾은 열일곱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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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사랑」. 몰락한 중산층의 아들인 동수가 꿈꾸는 은행털이. 그리고 동수를 둘러싸고 있는 다양한 친구들. 계속되는 동수의 돈다발에 관한 꿈. 중산층의 잃어버린 꿈으로서의 물질과 이들의 삶 속에 촘촘히 박혀 있는 사랑에 대하여, 라고 하면 너무 좋게 이야기 한 것이고, 어째서 이 소설을 가장 앞에 놓았을까 궁금할 정도의 범작. 「사랑의 아픔」. 병원을 찾은 열일곱 살의 미래. 그 미래의 꽃(?)을 열고 싹튼 씨앗을 빼낸 산부인과 의사인 그. 그저 한편의 낙태에 대한 기록이라고 볼 수도 있을 듯하다. 그와 미래는 서로를 향해 무엇을 바라고 있는지, 그들이 상실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불명확하다. 사랑의 아픔, 이라고 제목을 붙이려면 먼저 사랑의 실체를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사랑이 명확하지 않으니 그 아픔도 명확하게 다가서지 않는다. 「질병과 사랑」. “여자는 몸으로 태어난다. 그리고 몸의 기능을 다하는 것으로 사회적 기능을 대신한다. 그래서 여자는 사회의 몸으로서 기능한다...” 여성으로서 자신의 몸에 대해 자신이 간직한 성에 대해 생각한다는 것의 의미. 남자인 저자가 감당하기에는 조금 무리가 아니었을까 싶지만 의미도 분명하고 표제작답게 다른 단편들보다 완성도도 높다. “...연애는 치료약을 미처 준비하기도 전에 인간의 몸을 감염시키는 질병이라고. 그리고 난 연애를 한 것이 아니라 몸이 원하는 대로 행위하도록 그냥 좀 놔뒀을 뿐이라고. 그 대상이 남편이 안라 다른 남자라서 나도 약간은 유감스럽다고...” 10년전 자신의 아이를 낙태시킨 이혼남인 산부인과 의사와의 결혼생활. 10년전 애인과의 계속되는 연애. 그녀를 완전히 소유할 수 없기에 안달하는 애인. 아이를 가졌다는 말에 그녀를 폭행하는 남편. 이들의 질병과 사랑, 혹은 질병같은 사랑... 「여자가 등장하지 않는 세 가지 푸른 배경」. 어린 시절 여러 남자에게 당하고, 그 트라우마를 간직한채 집을 나와 나이든 남자와 함께 살고, 이제 그 남자가 죽고 그 남자의 집에서 그 남자의 아들과 함께(경제적으로 신체적으로) 살고 있는 그녀의 이야기 “...어디 인간이 없는 곳이 그립다. 내가 없는 곳이.” 짙은 비존재의 느낌, 흔적처럼 살고 있는 그녀가 확인되는 정도... 「우렁 신랑」. 영화와 사진을 공부하고 돌아온 조. 아버지에게서 아프리카박물관을 물려받은 수. 조에게 영화를 찍게 해주겠다며 종종 함께 섹스를 하는 리. 수와 내연의 관계에 있는 유부남 진. 리에게 강압적인 섹스를 강요하는 장. 이야기의 중심에는 수, 그리고 수의 차에 치어 수의 집에 기거하게 된 조가 자리 잡고 있다. 「몸의 사랑」. “...남자들은 객관적인 거리를 유지하고 싶어해. 그렇게 생긴 거리를 이용해 상대를 관찰하는 거야. 분석하고 정의를 내리지... 하지만 여자는 접촉하고, 느껴. 냄새를 맡고, 맛보고, 만져보지... 우리 여자들은 사랑하는 사람을 소유해. 몸 전부를 통해서. 왜 남자들은 훔쳐볼 줄만 알까. 여자들은 접촉하는데 말야...” 모든 걸 왜곡시키지 않고 고스란히 진실로 기억할 수 있는 것은 정작 마음이 아니라 몸인 것은 아닐까, 하는 심정으로 씌어진 소설. “... 몸은 수정이 불가능하다. 어쩌면 정말로 위대한 것은 몸이 아닐까. 한계가 분명하기에 오히려 그 한계를 온전히 내장하고 있는, 그래서 타협하지 않고 그 한계의 끝까지 밀고 나갈 수 있는 몸.” 일종의 몸 예찬이다. 「중국 여자에 관한 흐리고 느린 필름」. “사랑을 찍으려면 아주 느리게 셔터를 눌러야 해. 그래야 하얗게 부서져 내리는 시간의 뼈가 보이니까.” 영혼을 빼앗기기 실핟며 사진 찍히기를 거부했던 중국 여자아이를 추억함.하지만 등장인물에 대한 안배가 부적절해 보인다. 「아무것도」. M, 그리고 영화 속의 에바. 헝가리에서 뉴욕으로 에바가 오는 영화가 뭐였더라, 뭐 어쨌든... 미국과 한국을 오가는 M과 그러한 M의 남자친구인 나. 돈에 대한 욕망과 성에 대한 욕망. 하지만 욕망을 욕망으로 발설할 수 있을 뿐인 두 사람의 이야기. 「조금 춥고 쓸쓸한」. 그와 여자의 여행. 그는 파산 상태에 이혼을 원하는 아내와 함께 산다. 여자는 임신 4개월인데 비슷한 시기에 세 명의 남자와 관계를 맺었기 때문에 뱃속 아이의 아버지를 알 수 없어 난감한 중이다. 이들의 조금은 춥고 쓸쓸한 여행기.
YES마니아 : 플래티넘 k******i 2006.05.20.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