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3)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67%
  • 리뷰 총점8 33%
  • 리뷰 총점6 0%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0.0
  • 40대 8.0
  • 50대 10.0
리뷰 총점 종이책
중음의 시간
"중음의 시간" 내용보기
박상우 작가의 신작 ‘인형의 마을’을 한 마디로 요약한다면 [중음의 시간 - 유체이탈의 경험]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중음이란 불교 언어로 사람이 죽어 다음의 생을 받을 때까지의 동안을 일컫는다. 다음에 태어날 생연生緣이 아직 미숙하기 때문에 이를 곳에 이르지 못한 49일 동안이 바로 중음인 것이다. 중음의 시간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죽음을 겪어야 하고 죽음을
"중음의 시간" 내용보기
 

박상우 작가의 신작 ‘인형의 마을’을 한 마디로 요약한다면 [중음의 시간 - 유체이탈의 경험]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중음이란 불교 언어로 사람이 죽어 다음의 생을 받을 때까지의 동안을 일컫는다. 다음에 태어날 생연生緣이 아직 미숙하기 때문에 이를 곳에 이르지 못한 49일 동안이 바로 중음인 것이다. 중음의 시간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죽음을 겪어야 하고 죽음을 겪는 순간 인간이 가져야 하는 경험이 유체이탈이다.

 

중음이 가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불교에서는 중생이 나서 죽고 다시 태어날 때가지 四有의 과정을 거친다고 본다. 모태에서 삶을 받는 순간의 生有, 그로부터 죽음의 전까지의 本有, 죽음의 순간 死有, 그리고 다시 삶을 받을 때까지의 中有즉 중음의 단계를 거치는 것이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는 고정적이다. 누가 뭐라고 해도 나는 나이고 내가 아무리 얼굴을 고치고 신분세탁을 해도 결국 나는 나 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중음의 시간은 나는 나이되 또한 내가 아닐 수 있는 특권을 부여 받는다. 박상우 작가의 소설집 ‘인형의 마을’은 이 시점에서 시작한다.

 

‘인형의 마을’에 주인공은  미평국과 미득국 사이에서 능지처참 당한 남이 장군이 되었다가, 왕비와 창녀 사이에서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진 마리 앙뜨와네트가 되기도 하고 칼과 총 사이에서 사형을 당한 이재명이 되기도 한다. 현실과 온라인 세상을 오가며, 아바타와 실제 인물 사이를 오가며 등장하는 이 인물들은 모두 처참한 죽음을 겪은 사람들이다. ‘인형의 마을’에 화자인 소설가 오인성은 현실에 살고 있는 듯 보이지만 실제로 그가 기거하고 있는 곳은 중음의 시간속이다. 박상우 작가의 페르소나로 보이는 오인성은 타인의 상처에 감응하는 감수성을 이기지 못하고 중음의 시간 속에 빠져들었다. 그는 끊임없이 남이 장군이 되고, 마리 앙뜨와네트가 되고 이재명이 된다. 그들의 지독한 상처는 오인성의 상처가 되어 자신을 괴롭힌다. 오인성은 그 상처를 씹고, 상처에서 흐른 물을 마시며 어느덧 상처를 비비며 어울려 살 수 있는 공간이 자신의 내면에 생성된 것을 알게 된다. 그것이 해탈일까? 작가는 해탈에 관해서 이야기 하고 있지 않다. 오인성이 중음의 시간에서 빠져나오고 있음을 알려주긴 하지만 그래서 오랜만에 행복하다는 생각으로 부풀어 오르고 있지만 그것이 해탈이라고 표현하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나는 그가 작은 해탈을 이룩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번 소설집에는 표제작 ‘인형의 마을’을 제외하고 노적가리 판타지, 융프라우 현상학, 인생 작법, 야생동물 이동 통로, 백일홍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 독서 형무소가 실려 있다.  동생의 여자와 육욕에 탐닉하다 동생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주인공이 등장하는 노적가리 판타지에도 삼촌이 경영하는 융프라우 펜션에서 인생의 모순에 진저리 치며 차가운 강물 속에 몸을 담그는 ‘융프라우 현상학의’주인공도 결국 그들이 머물고 있는 곳은 모두 ‘인형의 마을’에 오인성이 머물던 그곳 중음의 시간속이다. 그곳에서 화자들은 자기 몸과 타인의 몸에 경계를 무너뜨리고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무너뜨리며 한발 한발 나아가고 있다.

 

 문학은 국경 밖으로 나아가지도 자국 내에 머무르지도 못하고 그 경계에 서서 외로운 줄타기를 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하던 어느 작가의 말이 생각났다. 박상우 작가는 ‘인형의 마을’에서 현실과 환상 사이의 경계에서 만들어낸 새로운 틈 중음을 개척했다. 중음 속에서 그의 인물들은 문학적 자유를 얻었고, 해탈을 얻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아직 박상우 작가의 주인공들이 중음을 벗어나 완전한 자유를 얻은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주인공들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독자들은 어느덧 산다는 것, 겪는 다는 것, 그리고 흘러간다는 것이 인생이며 그것이 곳 해탈을 얻기 위한 과정임을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박상우 작가의 소설은 결코 쉬운 소설이 아니다. ‘융푸라우 현상학’처럼 구어체 문투로 쓴 읽기 쉬운 소설도 있지만 대부분의 소설은 한마디 한마디에 함축적 의미소들을 가진 웅숭깊은 문장들로 이루어져있다. 하지만 힘들게 들어가는 깊은 우물물이 더 차고 맑은 법이다. 깊은 우물에서 건져 올린 사유할 수 있는 소설이 당신의 가을을 의미 있게 만들어 줄 것이다.        

 

 

h******h 2008.10.28. 신고 공감 1 댓글 2
리뷰 총점 종이책
매혹적인 음산
"매혹적인 음산" 내용보기
박상우의 소설을 읽어온 지가 꽤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늘 그의 글을 만족감을 느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 책도 그 믿음으로 읽기 시작했고, 어긋나지 않았다.   나로서는 이 작가의 글을 오래 전부터 책이 출간될 때마다 읽어서, 즉 연속하여 몇 권을 읽은 게 아니어서, 읽을 때마다 새로움을 느끼게 된다. 솔직히 읽는 그 순간, 그리고 이후 잠깐 동안 좋았다는 인상 외에 그의 소
"매혹적인 음산" 내용보기

박상우의 소설을 읽어온 지가 꽤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늘 그의 글을 만족감을 느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 책도 그 믿음으로 읽기 시작했고, 어긋나지 않았다.

 

나로서는 이 작가의 글을 오래 전부터 책이 출간될 때마다 읽어서, 즉 연속하여 몇 권을 읽은 게 아니어서, 읽을 때마다 새로움을 느끼게 된다. 솔직히 읽는 그 순간, 그리고 이후 잠깐 동안 좋았다는 인상 외에 그의 소설에 대한 기억을 오래 지니고 있지 못했던 덕분이라고 해야겠다. 또 그게 오히려 나에게는 더 좋다. 시시하거나, 지루하거나, 그저 그렇다거나, 또 이런 글인가 하는 식상함 따위는 전혀 느끼지 않아도 되니까. 그래서 나는 소설을 읽을 때만큼은 내 모자란 기억력에 고마움을 느낀다.   

 

이 책을 읽으면서도 새로웠다. 전에도 내가 이 사람의 글을 읽으면서 이런 음산함을 느꼈던가 싶을 정도로. 공포 소설도 아닌데 좀 무섭기도 하고, 무언지 모를 것에 뒤덮여 그 속에서 아무 것도 모르고 살아가는 듯한 내가 좀 딱하기도 하고, 둘러보면 또 나만 그런 것이 아니어서 더 안쓰럽기도 하고, 이런 우리들에게 작가는 계속 경고도 하고 자극도 주는데 우리는 이웃 나라 이야기마냥 그냥 흘려 듣기만 하고 있는 것도 같고. 그럼에도 이 마음이 싫지가 않다는 데 이 책의 매력을 느꼈다.

 

공포 영화나 공포 소설이라면 선물을 준다고 해도 안 보는 내가, 온 몸이 으스스해지는 약하면서도 은근한 기운에 젖어 이 책을 읽고 있었으니. 놓쳐 보내고 싶지 않은 글이었으니. 아마도 늘 이런 매력에 그의 책을 주욱 읽어 왔던 것이리라. 분명하지는 않지만 무언가 내 주위의 환경과 사람들의 삶과 나 자신의 의식을 돌아보게 만드는 소설. 글을 읽는 그 순간에 살아있는 생명체로서 생각이라는 것을 해 보게 해 주는 소설.   

 

간간이 몸이 또 마음이 오싹해지는 것을 느끼면서도 어느 덧 끌리는 분위기, 음산하거나 을씨년스럽거나. 모처럼 내 취향을 확인시켜 준 소설이었다.

YES마니아 : 로얄 j***6 2008.11.17.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내맘대로 리뷰
"내맘대로 리뷰" 내용보기
1. 노적가리 판타지 자신의 죄마저도 허영심의 재료로 사용하는 인간에 대한 모습. 내가 밉다 혹은 나는 우울하다... 혹시 그런 감정을 즐기는 새디스트는 아닐런지??   2. 융프라우 현상학 목표를 잃어버려 활발한 삶을 살아가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잘려서 말라 미틀어진 장작처럼 죽어버린 것도 아닌 시간에 끌려 살아가는 인간에 대한 모습. 하고 싶은건 있는데... 그냥 있을
"내맘대로 리뷰" 내용보기

1. 노적가리 판타지

자신의 죄마저도 허영심의 재료로 사용하는 인간에 대한 모습.

내가 밉다 혹은 나는 우울하다... 혹시 그런 감정을 즐기는 새디스트는 아닐런지??

 

2. 융프라우 현상학

목표를 잃어버려 활발한 삶을 살아가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잘려서 말라 미틀어진 장작처럼 죽어버린 것도 아닌 시간에 끌려 살아가는 인간에 대한 모습.

하고 싶은건 있는데... 그냥 있을 뿐

하기 위해서 적극적으로 무언가를 하는 것도 아니고

그저 시간이 흘러가는대로 살고있는 내 모습이 매칭되는 이야기.

 

3. 인생작법

삶에 대해 나름의 계획을 세우고 거기에 맞추어 살아가려고 해도 그것을 간단히 비틀어버리는 우연에 대한 이야기.

우연을 창조자의 힘으로 몰아 세우던 혹은 단순히 우연으로 치부해버리던 그런 일은 지금 이순간에도 벌어지고 있다. 이순간.. 누군가는 죽어가고 있을테지.

본인이 세워놓은 계획에는 없는 일이겠지만...

 

4. 야생동물 이동통로

집짐승처럼 순한 사람을 야생동물로 만들기

애초에 만나지 말았어야 할 두사람

 

5. 백일홍

멋진 삶, 화려한 삶을 살기를 바라고 있는가...

그런 목표를 위해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고 있는가?

아니면 이상과 현실이 연결되어있지 못하고 따로 놀고있는가...

당신이 바라는 백일홍은 노력없는 욕심만으로는 꽃피울수 없다.

 

6. 독서형무소

...

 

7. 인형의 마을

상처없는 완전한 삶을 꿈꾸는 인형들... 아니 우리 인간들... 아니 나.

나에게 주어진 선택의 순간에 내가 선택할 수 있는 항목들 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서 상처입지 않을려고 해왔던 내모습이 생각났다.

상처라는 건 결과론적으로 인식되는 것일 뿐...

하지만 나는 아직도 두렵다. 내 선택이 상처가 되지 않을까 해서.

인형의 마을에서 탈출하면 이런 두려움이 사그러질까?

 

후기

인생이란 무엇인가? 에 대해 佛家의 가르침을 많이 받아먹었었는데

먹기만 하고 소화를 못 시키고 있어 점점 체증이 올라오는 단계에서

문득 이 책을 통해 많은 부분을 배설할 수 있었다.

o****y 2009.12.21.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