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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존 프란시스 박사와 459쪽에 달하는 기나긴 순례를 마치고 방금 나의 현실로 되돌아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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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는 이 땅은 사람들의 편리함을 감당하고자 병들고 아파하고 있다. 사람들의 삶의 유익을 위해 자신의 몸에 상처를 입고 있다. 그래서 땅은 가슴속에 상처를 가득 안고 살아가고 있다. 그 상처의 결과는 서서히 우리들의 삶을 아프게 만들 것이다.
이 책『아름다운 지구인 플래닛 워커』<살림.2008>는 저자(존 프란시스)가 22년간의 도보여행과 17년간의 침묵 여행의 여정을 담고 있는 책이다. 대단한 삶의 기록들이 아닐 수 없다. 그가 동력을 가진 운송수단을 거부하고 도보를 고집하게 된 계기는 1971년 샌프란시스코 만에서 일어난 기름 유출을 본 후 개인적인 차원에서 환경을 살리고, 이 땅에 대한 인간으로서의 책임을 확인한다는 의미에서 걸어 다니기 시작하는 것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침묵 역시 이 일(도보)로 인해 다른 사람들과의 논쟁을 피하기 위해 시작했는데, 침묵이 오히려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 좋은 결과로 나타나 17년간이란 긴 시간동안 지키게 되었다고 한다. 사실 이것은 그에게 있어 익숙한 것으로부터 분리되는 정말 힘든 과정이었다.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배우고 살아왔던 기존의 삶의 방식들이 나 자신의 목소리를 듣는 모습으로 바뀌었고, 빠른 운송수단의 힘으로 세계 여러 곳을 빠른 시간에 갈수 있었던 익숙함이 이제 느린 걸음으로 바뀌었다. 이 모든 것은 힘들고 어려운 일이었다. 그러나 그는 잘 견디었다. “걷기와 침묵은 속도를 늦추어 다른 사람들을 쳐다보고 그들에게 귀를 기울이게 해 주었다. 그리고 나 자신을 바라보고 나 자신의 소리에 귀를 기울일 기회를 준다. 나는 침묵 속에서 나 자신을 발견했다.”(83p)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이것이 그를 좌절하지 않고 오랜 세월동안 침묵과 도보를 할 수 있게 만들었던 원동력이 아닐까 한다. 책에는 저자의 여행 여정과 더불어 걸으면서 바라본 또 다른 세상이 그려져 있다. 때로는 짧은 시로, 때로는 그림으로, 이것이 그가 바라본 새로운 세상이다. 이러한 세상의 자취가 책의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그리고 여행하며 겪은 수많은 에피소드들이 그대로 녹아있어 감동과 더불어 재미를 주고 있다. 저자가 여행에 앞서 설립한 ‘플래닛 워크’는 “도보 순례를 통해 환경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환경 보호와 세계 평화를 촉구하는 비영리 교육기관”(162)으로서, 이 단체는 지금 전 세계에 인터넷을 활용하여 다양한 단체 사이에 교류와 협력을 확대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저자는 침묵 한지 17년째인 마흔네 살 생일. 지구의 날을 택해 말을 한다. 환경을 위해 말을 하겠다는 다짐을 기억하며 오랜 침묵을 깨고 말을 하는 그의 모습을 통해 많은 것을 느끼게 되었다. 460여 페이지의 책 안에 담겨진 그의 인생의 여정과 깨달음은, 독자에게 많은 생각들을 던지며 같이 동행하도록 손짓한다. 그리고 이 책과 함께 한 독자라면 기꺼이 이 여행에 동참하고 말 것이다. 환경에 대한 중요함은 물론, 분주함 속에서 내안의 목소리를 듣지 못하고 살고 있는 나를 다시 돌아보게 되었던 좋은 책이었다. 그는 정말 아름다운 지구인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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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기 전까지 누군가 나에게 22년간 길을 걸어서만 여행을 하고, 17년 동안 일부러 말을 하지 않은 사람이 있다고 말해 주었다면 믿지 않았을 것이다. 누가, 어떤 사람이, 대체 왜 그런 일을 하겠냐며 내게 그런 말을 해 준 사람에게 되물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사람은 정말로 있었다.
그는 평범한 사람이었다.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말이다. 그가 무엇에 대해 뛰어나게 잘했던 것 같지고 않고, 그저 남들보다 행동력과 실천력이 조금 더 좋았을 뿐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모두 이 존 프란시스라는 사람을 보고 대단하다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그도 결국은 우리와 같은 평범한 사람이었다. 우리 모두가 이 사람처럼 세상을 한 번에 한 걸음씩 바꿀 수 있는 잠재능력을 가진 사람들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은 참 변화하지 않는다. 물론 기술이나 정보들은 따라잡을 사이도 없이 늘 변화하고 있지만, 우리들의 생각과 태도에 있어서의 변화는 쉽게 일어나지 않고 있다.
그가 걷기를 시작했을 때, 그의 행동을 옹호해 주는 사람은 극히 일부분이었다. 하지만 그에 굴하지 않고 그는 한 걸음, 한 걸음씩 천천히 계속해서 나가갔고, 결국에는 그 넓은 미국땅을 횡단하기까지 한다. 많은 사람들이 그에게 쓸데없는 짓이라며 말리고 일부는 심지어 비난하고 조롱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그는 결국에 해낸 것이다. 그들에게 자신이 한 결과를 보여주면서 말이다. 그의 한 걸음, 한 걸음은 그가 걸은 수만큼의 사람들에게 감동이되어 그 사람들을 변화시킬 수 있는 작은 씨앗이 되었다. 그는 세상을 변화시키겠다는 다짐을 이루어낸 것이다.
그는 지금도 이 작은 별을 더 좋은 쪽으로 변화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의 그의 행보를 지켜봐주고, 또한 후원해주고, 동참하고 있다. 그는 이 책에서 우리에게 우리도 그 같이 많은 세월을 걷고, 침묵하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저 우리도 그가 처음 이 일을 시작했을 때와 같은 사람이고, 우리도 충분히 그와 같은 능력을 잠재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다. 그래서 결국에는 우리 모두의 한 걸음, 한 걸음 씩이 모여서 이 작은 별 지구가 지금보다 더 아름답고, 지금처럼 이기적이지 않은 사회를 가진, 푸른 별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우리 나름의 방법으로 노력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은 것이다.
조금 불편하지만 더 아름다운 사회를 만드는 노력, 나부터라도 실천해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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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한 귀퉁이에서 제가 버스를 타고 학교를 오가고 있을 때, 석유를 기반으로 움직이는 것을 거부하며 오로지 자신의 발에 의지해 생활하고 미국을 횡단하던 이가 있었다는 사실이 새롭습니다. 아마 그 당시엔 제가 그를 몰랐을 것이고, 그는 절 알 수 없었을 것입니다. 존 프란시스를 최근에 만났습니다. 책에서...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서울에서의 생활을 마치고 제주도에 다시 내려가 정착할 기회가 올 것입니다. 그 때가 되면 저도 문명의 이기, 특히 석유를 근간으로 돌아가는 이 시스템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걸어다니거나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닐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조금 더 빨리 가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 몸의 속도에, 자연의 속도에 맞춰 더 느리게 삶을 살고자 합니다. 그가 했던 침묵까지는 아니더라도 말이 아닌 행동으로 말하는 생활이 필요한 세상이기도 합니다. 17년간의 침묵 속에서, 22년의 도보와 무동력장치에만 의지해 지구를 떠돌아다니는 시간 속에서 그가 얻는 건 무엇이었을까? 궁금합니다. 더 빨리 가서 시간을 벌어야만, 더 많이 더 빨리 떠들어야 더 많은 정보를 얻게 될 것 같은 현대를 살아가면서, 다른 존재들을 저 멀리 떠나보내고 혼자서 걷는 길은 얼마나 고독할까, 반대로 얼마나 호젓할까... 생각해 봅니다. 그렇게 정처없이 떠돌며 길에서 살았으되 침묵으로 석사와 박사학위를 따기 위한 공부를 할 수 있었다는 것에, 그의 침묵을 이해하고 같이 공부했던 이들이 있었다는 것에, 침묵이 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전혀 장애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놀라움이 밀려오기도 합니다. 그의 글에서도 나오는, 세상의 생명을 살리고자 하는 마음을 담아 삼보일배로 미국을 횡단하는 일본인 승려들 얘기가 나옵니다. 일본인이거나 한국인이거나 별반 중요치 않은, 그저 생명을 아끼는 스님들이 더 낮은 곳으로 몸을 낮추고, 더 느린 속도로 아주 천천히 대륙을 건넜다는 사실을 접합니다. 어쩌면 생명은 우리가 걷는 것보다도 더 느리게, 더 낮은 곳에 자리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새만금의 생명을 살리고자, 강정의 구럼비를 구하고자, 밀양의 첨탑을 넘어 평택의 쌍용자동차를 넘어, 수 많은 사람들이 온 몸을 땅에 던지고 신에게 구원을 요청했습니다. 온 몸을 대지에 던지거나 내 다리를 이끌고 대지를 걷거나 그 마음은 모두 한 가지일 것입니다. 생명에 대한 경외, 어머니 지구에 대한 반성, 세상에 대한 공감 등등
그에 앞서 아메리카 대륙을 횡단했던 피스 필그림(밀드레드 노먼)이 순례에 대해 남긴 글을 보면, 우리가 일상을 어떻게 순례자의 마음으로 살아야 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 순례의 첫 단계 - '삶을 대하는 올바른 태도', 삶에 당당히 맞서는 자세와 삶의 표면에 머물지 않고 깊이 파고 들어 진리와 진실을 찾으려는 마음가짐을 갖습니다. ○ 두 번째 단계 - '조화로운 삶', 자연환경은 무엇이든 상호 연관을 맺고 있습니다. ○ 세 번째 단계 - '똑같아 보이는 삶 속에서 특별한 자리를 발견하기', 귀를 기울여 듣기만 하면 누구나 내면의 목소리를 듣고 길잡이로 삼을 수 있습니다. ○ 네 번째 단계 - '삶을 단순화 하기'
우리의 삶이 저 멀리 우주로부터 시작하여 이 지구를 잠시 여행하듯 스쳐가는 '여행자로서의 삶'과 다르지 않습니다. 제 삶이 여행자의 마음으로 충만하여, 순례자의 삶처럼 소박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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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나희덕님은 한 산문에서 ‘고난주간’만이라도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것 한 가지씩을 줄이거나 금해 보라는 권유를 받고 침묵을 실행에 옮긴 적이 있다는 말을 한다. 하지만 시인은 자신의 삶이 침묵으로부터 얼마나 멀리 있는가를 실감했을 뿐이었다고 한다. <아름다운 지구인 플래닛 워커>는 존 프란시스의 침묵과, 그로부터 비롯된 순례에 대한 책이다. 그의 침묵은 1971년 샌프란시스코灣의 대형 원유 유출 사고를 접한 뒤 그 사건에 자신도 무관할 수 없다는 책임감을 느낀 결과이다. 프란시스는 환경을 생각하는 한 사람의 행동이 지구에 얼마나 도움이 되겠느냐며 논쟁을 걸어온 세상에 침묵으로 대응했다. 프란시스는 거지 성자라 불리는 페터 노이야르를 생각하게 한다. 페터 노이야르는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계기로 무소유에 바탕한 순례의 길을 걷고 있는 독일의 수행자이다. 존 프란시스 역시 지인인 제리 터너의 죽음을 보며 삶의 유한함을 느끼고 순례를 시작했다. 그는 자신과 무관한 대형 원유 유출 사고에 책임을 느끼고 세계 평화와 환경 캠페인을 호소하는 지구 순례를 시작했지만 그것은 그의 행동에 지인의 죽음보다 더 결정적인 계기로 작용하지는 않았다. 아니 그 둘이 프란시스의 행동에 함께 작용했다고 보아야 옳을 것이다. 프란시스의 침묵은 뜻 밖에 그를 순례의 길로 이끌었다. 그런데 프란시스는 자동차 운전을 포기 한 결과 전위음악 그룹의 매니저 자리를 잃는 등 결코 만만치 않은 어려움에 봉착한다. 그가 걷는 것을 본 어떤 사람들은 논쟁과 시비를 걸어왔고 프란시스 스스로도 자신의 행동에 회의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스물 일곱 번 째 생일을 맞아 J.R.R 톨킨이 <호빗>이란 책에서 자기 생일에 남에게 선물을 하는 것에 착안해 자신과 논쟁을 하거나 자신의 수다를 들어야 했던 친구들에게 침묵이라는 생일 선물을 하기로 결심한다. 침묵은, 그 누구보다도 과감한 변화를 이루어냈지만 어딘가 부족하다는 생각을 한 저자가 내린 결단이다. 우리 모두는 걷기에 담긴 남다른 매력은 익히 알고 있지만 저자는 걷는다는 일상적 행위 속에 영적이고 성스러운 감정이 싹트고 있다는 자각(53 페이지)을 하고 명상(70 페이지)을 하는가 하면 수행 같은 그림 그리기(67, 68 페이지)를 시작한다. 책의 곳곳에 실린 삽화는 禪畵 같기만 하다. 하지만 침묵의 동기는 가슴 아프다. 거짓말을 하지 않기 위해서 라는 것이다.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저자는 흑인이다. 흑인인 것이 싫어 자기 기만의 수단으로 택한 거짓말을 하지 않기 위해서 저자는 침묵을 선택한 것이다.(83 페이지) 하지만 침묵 속에서 자신을 재발견한다는 저자의 말에 마음이 얼마간은 가벼워진다. 침묵하며 걷는 그를 이해 못할 까닭이 있는가? 저자는 “혼자만의 행동이 세상을 바꿀 수는 없을지라도 자기 자신을 바꿀 수는 있다는 교훈을 얻는다.”(84 페이지)는 말을 한다. 공감할 수 밖에 없는 이야기이다. 글을 읽으며 때로 슬픔 같은 것을 느꼈다. ‘각자의 길’(108 페이지) 같은 단어는 한층 더 그런 느낌을 갖게 한다. 이 고속의 시대에 걷기는 명상의 의미를 지닐 수 밖에 없다. 명상이 된 걷기(168 페이지)를 실행한 저자는 “침묵을 실천하는 과정에서 영성과 교감과 명상이라는 영역에 발을 들여 놓“게 되었다는 말을 한다.(172 페이지) 걷기 명상을 한 지 10년이 된 해의 생일을 맞은 날 그는 침묵을 깨고 어머니와 통화를 한다.(171 페이지) 저자는 어느덧 37세의 나이에 이르렀다. 하지만 이 침묵은 도보로 세계 일주여행을 하겠다는 계획을 알리기 위한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결심을 현재 진행형이 되게 하며 습관이 아닌 선택에 의해 말을 하지 않도록 하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이다. 그 10년 사이 저자는 환경학을 공부했고, 도보 순례를 통해 환경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환경보호와 세계 평화를 촉구하는 비영리 교육기구인 플래닛 워크도 설립했다.(162 페이지) 저자는 “혼자만의 행동이 세상을 바꿀 수는 없을지라도 자기 자신을 바꿀 수는 있다”(84 페이지)고 말했지만 플래닛 워크를 설립해 환경과 평화를 위한 관심을 불러일으킨 것은 저자가 택한 침묵의 걷기가 개인적 차원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었음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바위와 돌맹이의 촉감을 일일이 느끼”며 걸으며 그가 만난 사람들은 무수히 많다. 산맥과 사막, 극지, 알래스카 등 그가 가 닿은 곳도 상상을 초월할 정도이다. 그가 만나거나 전해 들은 무수한 사람들 중 마치 내가 직접 듣기라도 한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 사람은 30년 가까이 동전 한 잎 지니지 않은 채 4만 km가 넘는 길을 도보 순례하며 평화를 촉구하는 메시지를 던진 피스 필그림(peace pilgrim) - 밀드레드 노먼이라는 본명을 가진 - 이란 여자분이다. 도보 순례 중 교통 사로로 목숨을 잃어(176 페이지) 안타까움을 더하게 하는 聖者라 불렸던 여자분이다. 1953년 46세의 나이에 자신의 이름으로 된 모든 권리와 재산을 포기하고 순례의 길에 나선 피스 필그림은 교통사고에 의한 죽음을 ‘더 자유로운 삶으로의 복된 전환’이라 표현했다. (292 페이지) 저자는 필그림을 직접 만난 적이 없다. 매년 생일이면 침묵을 계속 해야 하는지를 놓고 자문(自問)하던 저자는 지구의 날을 택해 말을 하기로 결정한다.(398 페이지) UNEP(유엔 환경계획) 친선대사라는 정식 직함을 가진 그는 유일하게 “기름유출에 의한 천연자원 피해 산정법을 연구하고 있는” 희소성과 오랜 침묵과 도보 순례라는 틀에 박히지 않은 창의성을 인정받아 정식으로 미국 정부의 일을 맡게 된다.(430 페이지) 저자는 마침내(?) 걷기와 항해와 비행기를 비롯한 동력 운송 수단 이용을 병행하기로 결심한다.(445 페이지) 가족과 학문은 물론 공동체와 시민단체에 대한 책임감을 인식한 결과이다. “우리는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그는 남극에도 한번 다녀 왔으며 마사 스미스와 결혼해 현재 두 아들과 살고 있다.(456 페이지) 치유의 여행 중인 그는 기후 변화와 해수면 상승을 가장 우려하는 과학자이기도 하다. 걷기의 수행적인 면에 초점을 맞추었지만 책은 생각하지 못하게도 흥미진진하게 읽혔다. 글을 다 읽은 지금 마치 오래 사귀었던 사람과 작별이라도 한 듯 허탈함마저 느껴진다. <아름다운 지구인 플래닛 워커>는 지난 해 내가 읽은 <공정무역>이라는 책만큼이나 감동적이었다. 분야가 다른 책이지만 희망의 메시지를 안겨주는 책이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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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책을 읽으면 특히 할 말이 없어진다. 어떻게 한 사람의 20년이 넘는 삶에 대해 간단하게 무어라고 할 수 있겠는가.
도무지 그의 길을 따라서 실천하며 살 수는 없겠지만, 그가 행한 일들 중에 아주 사소한 한두 가지는 그래도 해 보았으면 하는 마음도 든다. 걷는 것, 말 안 하는 것. 아주 잠깐이라도.
책 속에 약간 가슴 아픈 내용이 있었다. 편지를 보내는 마음이 아프다고 한 것. 내가 쓴 편지가 받을 사람에게 도착하게 되기까지에는 운송 수단이 필요하고 그렇게 되면 기름을 사용하는 데 적극 참여하게 되므로 편지를 써서 보내는 일에 망설여진다고 한 것. 종이에 사연을 적어서 편지로 부치는 일의 낭만적인 면만 생각했는데, 적어도 지구 차원에서 본다면 이메일이나 핸드폰 문자 메시지가 더 낫다는 게 된다.
걷기만 하고 말도 안 하고 20년을 살면서 여행도 하고 공부도 하고 학위도 따는 사람. 강연은 물론이고 심지어 사회자의 역할을 맡으면서도 말 한 마디 없이 토론을 진행시킬 수 있는 사람.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은 어디까지이며 해서는 안 되는 일은 또 어디까지일까.
우리가 살고 있는 주위에 이 작가처럼 지구를 오염시키는 탈 것은 전혀 이용하지 않고, 말도 한 마디 하지 않은 채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우리는 그를 어떤 눈으로 보게 될까. 그게 하루 이틀도 아니고 한두달도 일이년도 아니고 이십 년에 이른다면. 그 정도에 이른다면 설득이 충분히 될 것 같다. 저렇게 살아가는 일의 가치를 확실히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그렇지만, 한 사람의 힘이 전 세계로 퍼져 나가기에 이 세상은 너무 넓고 거칠다. 마음으로는 충분히 공감한다 하더라도 동참하기는 너무 어려운 노릇이다. 솔직히 나는 못하겠다. 나는 차도 타야 하고, 말도 해야 하고, 무엇보다 게을러서 못 따라 하겠다. 그러자니 괜히 심술이 난다. 이게 바로 내 한계다. 못하겠다 싶으면 도리어 엇나가는 태도.
그래도 이 세상에는 이런 작가, 이런 실천인이 있어서 다행이다. 경고가 되고, 각성을 하게 해 주는 사람이니까. 매일매일의 눈앞의 삶에만 매달리지 말고 지구도 생각해 보고, 미래도 생각해 보면서, 괜한 말 때문에 다른 사람을 아프게 하는 실수를 저지르지 않도록 자신이 하는 말을 줄이고 다른 사람의 말을 진정으로 들어보라고. 아름다운 지구인이 하는 말을 듣는 2009년의 새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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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말에 우리나라 태안 앞바다에서 있었던 기름 유출 사건과 유사한 사건이 약 30년 전에 샌프란시스코 만에서도 일어났었다. 이 책의 저자는 그 사건을 목격한 것을 계기로, 자신도 기름을 이용하는 문명의 애용자로서 일말의 책임을 느끼고, '걷기' 시작한다.
이렇게 시작된 22년간의 도보여행과 또 그 기간에 실천한 17년간의 침묵에 관한 이야기를 이 책은 담고 있다.
이 책의 저자는 아주 독특한 방식으로 글을 쓰기에, 독자들의 반응이 다양할 것으로 추측한다. 사실 이 저자의 '기행'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평가가 엇갈리겠지만 말이다.
존 프란시스는 미니멀리즘 스타일의 글을 쓴다. 그래서 좀더 과장하고 세밀하게 묘사할 수 있는 (감동적인) 부분에서는 너무 지나치게 간략하게 지나간다는 느낌이 들고, 또 반면에 그의 기나긴 여정을 그. 리는 부분에서는 역시 너무 간단하고 길게 묘사한다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나는 존 프란시스의 편을 들어, 그의 손을 들어 줄란다. 왜냐하면, 이러한 문체야 말로, 그의 삶을 가장 잘 반영하는 문체라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 문체 때문에, 독자들은 다소 '괴롭겠지만' 그의 간결한 서술 속에서 여러 가지를 직접 상상하고 그 의미를 생각해야 한다. 내 긍정적인 관점에서 볼 때, 그래서 이 책은 도리어 독자들에게 큰 유익을 주고 있다.
프란시스의 간결한 글은 책 전반에 걸쳐 있는 그의 소박한 스케치들과 함께 끈질기게 우리에게 질문한다. 네 주변을 다시 한 번 돌아보지 않을래? 너는 네 환경(사람, 사건, 자연, 우연)과 어떠한 관계를 맺고 있니? 네 책임은 무엇이니? 나는 책 전반에 걸쳐서 이러한 간단하지만 중요한 질문들을 들을 수 있었다.
웬델 베리의 책과 스콧 니어링의 책, '월든'. 모두 다소 지루하지만 오히려 큰 감동과 영향력으로 오래 남은 책들이다. 이 책도 그러한 명저의 반열에 올려야 하지 않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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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유출사고를 목격한 그는 엔진으로 달리는 운송수단을 이용하지 않았다. 그는 걷기 시작하고 언쟁을 막기 위하여 침묵하고 걷고 또 걸었다. 그것이 그의 순례의 시작이다.
나또한 한사람이 걷는다고 무엇이 달라지겠어란 생각과 그 침묵의 의미를 이해 할 수 가 없었다. 하지만 그의 발걸음을 따라가는 동안 나도 모르게 그의 길을 궁금해하는 것을 느꼈다. 그의 도보여행과 침묵여행은 참으로 대단하다 . 하지만 그만의 방식을 따라하고 싶은 마음이 그다지 들지 않는다. 차에 치이고서도 구급차 탑승을거부하고 병원까지 걸어가겠다는 그를 보며 그렇게까지 해야만 하는가란 생각에 마음이 무겁기까지 했다.
하지만 한사람의 힘이 두사람이 되고 세사람이 되고.........
언쟁을 막기 위한 침묵이 가끔은 참 지혜롭고 현명한 방법이라 생각한다. 가끔 우리도 말을 쏟아붓고서 후회라는 걸 하지 않나?? 상대의 아픔을 돌아보지도 않은 채, 내가 가장 힘들다고 좀 알아달라는 몸부림을 짜증의 말로써 토해내는 어리석은 행동을 하고...
참으로 대단한 사람임은 틀림없다.
그리고 이 책을 보는 내내 떠올랐던 태안의 기름유출 사건. 태안에 봉사활동을 갔을 때 느꼈던 그 먹먹함. 잊고 있었던 그들의 아픔과 상처를 다시 한번 쓰다듬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나또한 태안으로 조만간 가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길을 걸을 때 우리는 자신과 대면한다. 그리고 마지막에 가서는 우리가 편을 갈라 싸울 필요가 없고, 국가의 적이란 존재하지 않으며, 다른 사람과 말다툼을 벌일 필요도 없음을 깨닫는다. 우리를 기다리는 것은 죽음뿜이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이 좁은 행성에서 이 귀중한 순간을 평화롭게 살아갈 기회가 아직 열려 있다. 걷기만 한다면 가능한 일이다." p43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