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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들에게 10대 후반부터 20대 초반은 혼란의 시기이겠지만, 나에게도 역시 그러했다. 부모의 그늘에서 벗어나 내손에 온전히 주어진 인생. 도저히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 할지 길을 찾지 못했고 도저히 찾을수 없을것만 같았다. 고등학교때부터 앓았던 지병은 악화 되어 친구들은 푸릇 푸릇한 청춘을 즐기는데 나 혼자만 시들어져 가는 중년이 되버린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IMF...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에게 큰 트라우마를 남긴 사건은 우리집을 비켜가지는 않았고, 아버지는 10여년 넘게 일궈오던 회사를 어머니에게는 제일 큰 재산이었던 집을 나는 막 입학한 대학교를 떠나야만 했다. 십대시절 날 학업과 멀어지게 했던 음악은 그래도 내가 삶을 포기하지 않게 해주는 버팀목이 되주었다. 아무리 현실이 비참하게 느껴져도 이어폰을 귀에 꽂고 버스 맨 뒷자리에 앉아 창밖을 바라보며 종점에서 종점까지 다니며 보는 풍경들은 나만의 뮤직비디오였다. 버스에 내리고 타는 손님들을 보며, 창밖의 사람들을 보며 저 사람들은 어디에 갈까? 저사람들은 과연 행복할까?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내 인생을 좀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된것 같다. 그러고 보니 그렇게 나쁘지도 않은거 같았다. 우선 젊었으며, 약만 제대로 챙겨 먹으면 좀 피곤할뿐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했다. 아버지는 아마 내 기억으로 처음으로 우셨지만, 오히려 늘 아버지에게 불만이 많았던 어머니는 아버지를 위로했다. 아주 초라하고 작은 집으로 이사가야 했지만 고맙게도 거리에 나앉지는 않았다.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구했고, 그 다음에는 마트에서 그다음에는 백화점에서 나는 계속 일을했고, 돈을 모아 어학연수를 갔고, 결혼도 했고 아이도 낳았고 방송통신대학교에서 다시 공부도 하고 있다. 30대에 접어든 지금... 내 인생은 나쁘지 않다. 안정과 보람, 나눔이라는 단어를 내 인생에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20대가 혼란스러운 사람들에게 아주 조금 더 빨리 그 시기를 지난 사람으로서 그냥... 그 혼란에 한껒 젖어보라고 하고 싶다. 음악과 함께 마치 내 인생을 아주 후진 신파드라마나 뮤직비디오 정도로 생각해 보라고. 어느날 내인생이 객관적으로 보이기 시작한다면... 길이 보인다. 내 생사를 뒤흔들 것 같았던 문제들은 더 이상 그렇게 큰 문제가 아니다. 벨벳 언더그라운드의 이 앨범은 20대의 혼란과 몽환에 함께하기 아주 좋은 음반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