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가 신장현 사브레 책의 겉표지를 보고 '사브레'라는 생소한 단어는 도대체 어떤 책일까? 작가 신장현의 이름과 함께 작가의 사진이 부각되 작가의 인생 이야기, 자서전적인 책인가? 라는 생각을 가지고 책장을 넘겼다. 소설 속의 주인공은 내내 불행한 삶을 이어간다. 직장을 그만 두고 부정한 아내를 단죄하기 위해 노력을 하지만 스스로가 정신장애에 빠져 자신의 인생을 허비하는 나약함을 보여준다. '가정과 직장, 직장 밖의 사회, 그리고 배부른 소리를 해서 자아란 내면, 이렇게 세상을 분할해 본다면, 자신은 오로지 직장이란 곳에 빠져 있질 않았던가, 그는 이제야 새삼스럽게 남이 아닌 남이 돼 있던 자신을 둘러보고, 그보다 더 다른 세계로 벌어져 있는 가정을 직시하는 것이다.' 직장을 그만두고 아내의 외도, 아이들과의 서먹서먹함, 홀로 고시원에 나와 살게 되면서 주인공이 직시한 자신의 모습이다. 오직 한길로만 달려왔기에 인간의 욕구 중에 하나인 소속의 욕구를 충족되지 못한 상태, 내가 누군가로부터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느끼지 못하는 주인공, 어쩌면 바쁜 오늘날의 세상을 살아가는 직장인들이 느끼고 있는 공통 현상이 아닐까? 무엇이 더욱 소중한 줄 알았더라면 공허한 삶의 주인공이 되진 않았을 것이다. '아무도 기다리지 않았다' 러시아 혁명기의 일리야 레핀이라는 화가가 그린 그림 속에 담겨진 의미, "아무도 기다리지 않은 곳에 와 있는 거야" 라고 외치는 정박사의 말 속에 주인공의 삶이 요약된다. 결혼과 사업에 모두 실패해서 누군가의 도움의 손길을 구하는 '나' 라는 인물. 그러나 결국은 주인공을 기다리지 않는,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서로를 배제해버린 가정의 모습, 부모는 부모대로, 자녀들은 자녀대로, 남편은 아내, 아내는 남편, 서로를 가장 이해해주고 감싸줘야만 하는 곳에서 서로가 금을 긋고 아무런 기대를 갖지 않는 그 가정, 아무도 기다리지 않는 곳에 와버린 주인공! 스스로의 덫에 빠져 더욱 자멸해 가는 주인공의 모습 속에서 작가는 분명 우리에게 하나의 문제를 던지고자 함일 것이다. 책의 후기에 작가는 '소설은 현실 속에서 우리가 할 수 없는 것들을 상상이라는 도구를 통해서 해결해나가는 것이죠, 말하자면 현실과 교호하는 것으로서의 상상, 뫼비우스의 띠 같은 현실과 상상의 얽힘이라 할까요?' 라는 말을 했다. 책을 읽는 내내 헤매다가 읽은 후에야 이 소설의 구성이 소설 속의 현실의 세계와 상상의 세계를 오가며 진행되고 있고 또한 소설 속의 주인공도 작가인고로 실제 현실과 소설의 현실, 소설 속의 상상의 세계가 서로 맞물려 있음을 깨달았다. '사람들의 삶 속에서 이야기 거리를 찾아 그 속에서 인간의 내면의 아름다움을 끄집어내는 일이 바로 작가의 일이 아닐까?'라는 작가의 말대로 이야기가 있고, 그 이야기 속에 감동 또는 울림이 있어서 나중에 어떤 여운으로 남는 것들, 나와 주위를 돌아 볼 수 있는 그런 작품들이야말로 오늘날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녹여줄 수 있을 거라 생각된다. 한가지 더 바램이 있다면 우울하고 비관적이고 염세적인 인간들의 모습 속에 문제를 찾아 지적하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사람들이 살아가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 즉 아름다운 삶의 이야기들, 꿈과 희망이 느껴지는 글, 휴머니즘을 느낄 수 있는 그런 작품들, 그래서 읽고 났을 때 우울하기보다는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는 그런 이야기들이 더욱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