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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책시렁 199 《우리 집 하수도에 악어가 산다》 크리스티앙 레만 글 베로니크 데이스 그림 이정주 옮김 시공주니어 2008.9.16. 프린느의 삶이 순식간에 엉망진창이 된 건 토마스가 세 살이 되면서부터였어요. 그 전까지는 토마스가 그렇게 골칫거리는 아니었지요. 그런데 어느 날, 엄마가 발가벗은 채 두 팔을 쫙 벌린 토실토실한 남동생을 안고 욕실에 들어왔어요. (7쪽) 프린느는 동생의 투정을 다 받아 줘야 하는 벌을 받은 것 같았어요. 하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는 토마스는 물속에 오래 있건 말건 별 상관이 없을 거란 생각이 자꾸 들었어요. (14쪽) 손가락으로 욕조 바닥을 조심스럽게 가리키며 중얼거렸어요. “악어가…… 수챗구멍 속에 악어가 있어…….” 그 말에 토마스의 눈이 휘둥그레졌어요. “아주 먼 옛날에…….” 프린느는 태연하게 이야기를 시작했어요. “아주 먼 옛날에, 엄마 아빠가 태어나기도 전에…….” (20쪽) 이부자리를 펴고 누운 아이들이 조잘조잘 이야기를 합니다. 하루 내내 뛰놀았어도 모자란지, 잠자리에서 놀이를 잇습니다. 언제까지 놀려나 하고 기다리지만 아이들은 조잘조잘 이야기를 그치지 않습니다. 이 아이들을 지켜보면서 제 어릴 적을 떠올립니다. 저도 어릴 적에 밤잠을 미루면서 이야기꽃을 피우려 했고, 잠을 미루는 이야기꽃은 얼마나 새롭게 즐거웠는지 모릅니다. 몸이 고단한 줄을 잊고, 하루 내내 뛰놀며 몸에 기운이 다 사라진 줄 모를 뿐 아니라, 이야기로 조잘조잘 밤을 보내면서 아마 새롭게 기운이 솟았을 수 있어요. 《우리 집 하수도에 악어가 산다》(크리스티앙 레만·베로니크 데이스/이정주 옮김, 시공주니어, 2008)에 두 아이가 나옵니다. 누나하고 동생입니다. 누나는 동생이 세 살이 될 무렵까지 딱히 ‘성가신 동생’이라고 느끼지 않았답니다. 아마 동생이 세 살이 될 무렵까지 어머니가 도맡아서 동생을 돌보았겠지요. 그리고 이동안 누나는 어머니 손길을 덜 탔을 테고, 이때에 ‘홀가분히 욕조놀이’를 누렸을 테고요. 혼자 노는 느긋한 나날이 사라진 누나는 몹시 귀찮을 뿐 아니라 짜증이 솟습니다. 이러다가 꾀를 하나 내요. 동생한테 앙갚음을 할 만한 이야기를 지어서 들려주기로 합니다. 누나는 여러모로 상냥하기에 동생한테 꿀밤 먹이는 짓이나, 못된 장난을 하지 않아요. 동생이 벌벌 떨 만한 이야기를 지어내어 들려주어요. 어느 모로 보면 무서운 이야기를 지어서 들려주는 짓도 좀 못된 장난일 수 있습니다만, 두 아이는 다툼질 아닌 이야기라는 놀이로 서로 더 가까이 다가서는 길에 선다고 할 만해요. 누나는 동생한테 이야기를 들려주고, 동생은 누나 이야기를 귀를 기울여 듣습니다. 누나는 한껏 부풀려서 신나게 이야기꽃을 피우고, 동생은 이래저래 무섭기는 하지만 귀를 쫑긋 세우고 누나 숨결을 물려받아요. 온 하루가 놀이입니다. 모든 말이 상냥한 놀이입니다. 언제나 즐겁게 놀고 쉬고 놀고 먹고 놀고 자는 나날입니다. 모든 몸짓이 개구지게 피어나는 놀이입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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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아이가 책을 읽으면서 동생이랑 똑같다고... 목욕탕에서 일어나는 형제간의 싸움은 어느 나라나 똑같다. 그런데 주인공 프린느는 상상력이 풍부한 아이다. 혼자하는 목욕의 자유를 되찾기 위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데 사실감이 넘친다. 동생인 토마스는 물론이고, 이야기한 프린느도 그걸 믿어버린다. 하수도에 악어가 산다는 사실... 허무맹랑한 이야기가 어쩌면 사실일지도 모른다는 긴장감 속에서 아이들은 상상하고, 또다른 세계에 대한 호기심으로 흥미진진해 했다. 이야기가 다 끝났는데도 불구하고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우기는 아이. 토마스와 우리 아이가 닮았다. 마지막 페이지를 확인하고서야 에이~ 한다. 상상력이 풍부한 아이들의 시선으로 잘 그려진 이야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