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교도는 아니지만 절이란 공간을 좋아해서 실제 여가시간에 절을 많이 찾는다. 불교를 뺀 우리문화를 논하기란 어려운 일이지만, 그와 관련된 우리문화 컨텐츠들은 대개 어렵고 딱딱하다. 이 책을 처음 봤을 때 막연했지만 내가 기다리던 책이 이거였나 싶은 반가움이 일었다. 표지에 있는 미륵불 그림이 날 부르는 것 같은 이끌림이었다고 할까. 나비 한 마리를 좇아 전설 속으로 들어가는 환타스틱하고 몽환적인 느낌을 주는 책이다. 그 전설 중 몇 개는 예전에 ‘전설의 고향’이라는 프로에서 본 듯도 하다. 뱀에 물려 죽을 뻔한 선비를 까치가 살려준 이야기라든가, 석가탑을 만든 아사달의 러브스토리… 이 책을 읽고 나서 다시 찾아가 본 내소사는 그 전과 조금 달랐다. 신비의 새 한 마리가 법당 안에 그림을 그리다 어린 승려가 훔쳐보는 바람에 어디론가 날아가버렸고, 지금도 그 흔적이 남아있다는 얘긴데…이 책의 내용이 소개하고 있는 그런 요소들에는 안중에 없이 그간은 그저 절이 주는 고즈넉한 느낌만을 즐기다 왔을 뿐이었지만,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나. 이런 전설들까지 알고 나니 그 절집 공간이 훨씬 더 친근하게 다가왔다. 책 뒤에 소개된 각 사찰의 정보와 지도가 중요한 가이드역할을 해 주어 실용적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책이 이쁘고 또 양장이어서 갖고 싶어 하는 외국인 친구들이 많아 선물용으로 애용할 생각이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영문책이라는 건데…텍스트가 그리 어려운 영어는 아니지만, 국내 독자를 위해 국문으로도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