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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마음을 어쩜 이리 세밀하고도 아름답게 표현했을까?
"아이의 마음을 어쩜 이리 세밀하고도 아름답게 표현했을까?" 내용보기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깊은 점은 어쩌면 이렇게 아이의 마음에 있는 섬세한 감정들을 아이의 마음으로, 아이의 표현으로 표현했을까였다.  짝이 된 루카의 시선을 끌기 위해 끈 장화를 신고 가고 싶은 아이 파니, 루카의 한 마디에 뛸 듯이 기뻐하는 아이, 루카에 대한 생각들을 작은 비눗방울로 표현한 부분을 보면 웃음이 절로 나오며 파니의 마음이 팍 느껴진다.{작은 비눗방울이
"아이의 마음을 어쩜 이리 세밀하고도 아름답게 표현했을까?" 내용보기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깊은 점은 어쩌면 이렇게 아이의 마음에 있는 섬세한 감정들을 아이의 마음으로, 아이의 표현으로 표현했을까였다.  짝이 된 루카의 시선을 끌기 위해 끈 장화를 신고 가고 싶은 아이 파니, 루카의 한 마디에 뛸 듯이 기뻐하는 아이, 루카에 대한 생각들을 작은 비눗방울로 표현한 부분을 보면 웃음이 절로 나오며 파니의 마음이 팍 느껴진다.{작은 비눗방울이 많이 있는 것 같다. 하나가 터지면 곧 또 하나가 뒤따라온다. 모두들 루카라는 이름이다. ... 루카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고수머리를 갖고 있다 팔짝! 루카는 내 전화번호를 외우고 있다. 팔짝! 나는 팔짝팔짝 뛰며 비눗방울 생각들을 쫓아다녔다.}루카- 루카 제목만 읽어도 벌써 어린 소녀 파니의 마음이 느껴진다. 학교 친구 루카랑 남자 친구 루카 그래서 루카-루카라고 한 아이, 제목인 [루카-루카]를 나즈막히 읽으니 마치 파니가 루카-루카 하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친구랑 끝없이 이야기하고 싶어하고, 친구와 똑같은 안경을 쓰고 싶어하는 파니의 마음은 좋아하는 친구랑 뭐든지 똑같이 하고 싶어하는 아이들의 마음이 아닐까. 루카가 얼굴에 살짝 손을 댔을 때 마치 수 천 마리의 개미가 간지르는 느낌이 들었다고 표현하면서 루카와 함께 가슴떨리는 통통한 시간을 보내는 파니그러나 방학이 끝나고 많은 것이 달라진다. 루카는 승마로 인해 바쁘게 되고 설상가상으로 전학온 남자 아이 하이너와 단짝이 된다. 파니는 더 이상 루카가 자신의 루카가 아닌 것을 슬퍼한다. 이제까지 루카와 함께 하면서 즐거웠던 시간들, 그 간지럽던 수많은 시간들, 마치 개미가 나를 간지럽히는 것 같은 그런 가슴떨리고 간질간질한 순간들이 오히려 돌멩이가 되어 뱃속에서 이리저리 덜거덕거린다고 작가는 파니의 마음을 표현한다. 파니의 마음에서 루카 - 하이너, 루카 - 하이너 하면서 덜거덕거린다고 말이다. 큰 돌멩이 땜에 안경도 젖고 아이들이 보이지도 않게 되었다고 표현하는 것이나 변기가 보트가 되어 나를 아주 멀리 데려갔으면 하고 바라는 생각들은 아이의 속상하고 순수한 마음을 잘 표현해주는 것들이다. 남자 애가 어떻게 여자 애하고 친구를 하냐고 하이너가 그랬다고 하며 전화를 끊는 루카. 이제 파니는 팔짝팔짝 뛰지도 못한다. 돌멩이가 목에서 다리까지 꽉 차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홍역같은 어린 시절의 사랑의 파도를 파니는 잘 헤쳐나간다. 물론 여기에는 따뜻한 관심으로 지켜봐주신 엄마, 아빠가 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루카 개미들이 가끔씩은 따끔따끔 깨물지만 잘 참아내는 파니, 루카-루카가 아닌 루카와 짝이 되어 지내도 참을 수 있게 된 어른스런 파니를 그려내기까지 작가는 아이들에게 흔히 있는 "사랑"의 이야기와 그런 감정을 통해 한 단계 성숙해가는 아이의 모습을 아주 재미있으면서도 섬세하게 표현해내 파니의 마음이 책을 통해서 그대로 내게 전달되는 것 같다. 그래서일까 어린 시절의 나를 떠올려보게 된다. 어찌보면 어른들이나 아이들이나 한 번쯤은 모두 다 파니였으니까 말이다. 앞으로 내 아이도 파니가 되겠지. 나의 파니도 돌멩이땜에 무겁고 힘들지라도 역시 잘 헤쳐나갈 것이라 기대해보며 우리 아이랑 같이 이 책을 읽게 될 날을 기대해본다.
i******e 2006.07.29.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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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카랑 함께 있게 되고부터 나는 어딘가 특별해졌다
"루카랑 함께 있게 되고부터 나는 어딘가 특별해졌다" 내용보기
가끔 첫사랑을 이야기해 달라는 말을 들으면 아득해집니다. 내게 어느 사랑을 첫사랑이라 할 수 있을까, 모든 사랑이 첫사랑이 아닐까 싶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내가 첫사랑이라 말합니다. 가장 현실적인 발언을 한 셈입니다. 그러나 내 가슴을 뛰게 만든 여자에게 처음으로 다가갔고 또 결실을 맺었으니 틀린 말도 아닙니다. 그러나 이전에도 사랑은 있었습니다. 비록 내가 먼저 다
"루카랑 함께 있게 되고부터 나는 어딘가 특별해졌다" 내용보기
가끔 첫사랑을 이야기해 달라는 말을 들으면 아득해집니다. 내게 어느 사랑을 첫사랑이라 할 수 있을까, 모든 사랑이 첫사랑이 아닐까 싶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내가 첫사랑이라 말합니다. 가장 현실적인 발언을 한 셈입니다. 그러나 내 가슴을 뛰게 만든 여자에게 처음으로 다가갔고 또 결실을 맺었으니 틀린 말도 아닙니다. 그러나 이전에도 사랑은 있었습니다. 비록 내가 먼저 다가간 사랑은 아니었으나 대학생일 때의 사랑이야말로 흔히 말하는 첫사랑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성에 대해 처음으로 가슴 떨리는 감정을 느낀 것은 초등학교 2학년 때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송재란. 당시 우리 시골 아이들은 잘 여문 밤톨처럼 까만 얼굴들이었는데 유난히 흰 피부를 가졌던 아이. 불우한 가정사와는 멀리 공부도 뛰어나게 잘해 많은 아이들이 선망했던 계집아이. 다른 아이들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도도했기에 내게 작은 관심이라도 보이면 세상을 다 얻은 듯했습니다.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나는 담요를 방바닥에 내동댕이치고 말았다. 내 머리는 마치 풍선 같았다. 그것도 알록달록한 풍선. 내 배도 그랬다. 루카가 나더러 빨리 낫기를 바란다고 했단다. 그것도 전화로! 어쩌면 무척 걱정하고 있는지도 몰라! “엄만 네가 수학 시험 보는 걸 그렇게나 기뻐할 줄은 몰랐는걸!” 엄마는 내 이마를 짚어 보며 말했다. “학교 가기 싫은 열은 조금 나아졌니?” 정말 열이 감쪽같이 내려갔다! 더 이상 들먹거리는 것도, 콩닥거리는 것도 없었다. 시험 따위는 아무래도 좋았다. 내일 학교에 가면 루카를 다시 만나니까! 풍선 두 개가 내 속에 있었다. 하나는 머릿속에, 하나는 뱃속에. 둘 다 루카라는 이름의 풍선이었다. ‘루카-루카’ (27 - 28쪽) 4학년 여자아이 주인공 파니가, 가슴속에 들어온 루카에 대한 열병으로 학교를 가지 않았는데 루카에게서 전화가 왔다는 엄마 말을 듣고 기뻐하는 장면입니다. 루카에게서 전화를 받은 뒤부터 파니에게 루카는 하나가 아닙니다. 아니, 전화를 받기 전, 그러니까 루카에게 강렬한 인상을 받은 순간부터 하나가 아닐 지도 모릅니다. 아무래도 좋습니다. 파니에게는 루카가 둘이나 있으니, 학교 친구 루카와 파니의 남자 친구 ‘루카-루카’입니다. 학교에서 루카는 보통 때처럼 행동합니다. 파니를 쳐다보지도 않는 것입니다. 다른 아이들에게 들키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단 둘이 있을 때는 ‘루카-루카’입니다. 파니와 ‘루카-루카’의 깜찍한 사랑 이야기는 내 초등학교 때의 감정을 불러일으키며 섬세하게 이어집니다. 그러나 아무래도 ‘루카-루카’는 위태롭습니다. 붙임표(-)로 연결된 이름처럼, 온전한 하나로 여겨지지 않습니다. 그러니 파니 이야기에 끝까지 집중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YES마니아 : 골드 g*******g 2005.10.06.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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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사귀기-그 미묘한 갈등
"친구 사귀기-그 미묘한 갈등" 내용보기
<<친구 사귀기-그 미묘한 갈등>>  파니라는 작은 여자 아이가 같은 반 친구인 루카와 "개구리 왕자" 연극을 하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개구리는 당연히 공주의 뽀뽀를 받아야 왕자로 짠하고 변신을 할 수 있지만 루카는 이를 거부하였다. 연극은 그렇게 끝났지만 다음날 루카는 자기의 옆자리에 앉기를 원한다. 루카는 파니를 좋아하게 되고 이 소녀도 그 친구가 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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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사귀기-그 미묘한 갈등>>

 파니라는 작은 여자 아이가 같은 반 친구인 루카와 "개구리 왕자" 연극을 하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개구리는 당연히 공주의 뽀뽀를 받아야 왕자로 짠하고 변신을 할 수 있지만 루카는 이를 거부하였다. 연극은 그렇게 끝났지만 다음날 루카는 자기의 옆자리에 앉기를 원한다. 루카는 파니를 좋아하게 되고 이 소녀도 그 친구가 좋아서 "머리와 뱃속에 루카-루카라는 풍선"으로 들어왔다.

 요즘 초등학생은 당돌하다고 할 정도로 여친, 남친이 있음을 말하지만 그래도 진짜 친구는 오로지 자신만이 소유하고 싶어 숨기는 편이다.  파니도 숨기고 싶지만 역시 노련한 엄마의 눈을 벗어날 수 없다. 아주 사소하고 작은 물건까지도 사랑을 하게되면 가장 크고 의미있게 다가온다. 그리고 그 많은 것들은 둘만의 비밀이 되고 언제 어디서나 함께 있고 싶어한다. 하지만 둘은 각자의 여름방학으로 떨어지게 되지만 파니는 여전히 루카를 잊을 수 없다. 친구를 만날 수 있기에 파니는 개학이 정말 반갑다. 하지만 루카가 승마에 관심을 가지고 새로운 남자 친구가 전학을 오자 파니가 생각하는 루카가 아니었다. 이제 그 아이는 파니의 마음속에 돌멩이와 같은 것이었다. 그리고 슬픔은 계속되지만 파니에게 이를 지켜봐주고 위로해주는 엄마와 아빠가 있다. 스스로 돌멩이를 내려놓는 것을 알 정도로 파니는 성숙하다.

아이의 책이긴 하지만 아직도 사랑의 아픔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어른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우리의 삶은 이렇게 살아가는 한 과정임을 알 수 있다.

  어린 소녀가 남자 친구를 사귀게 되는 과정과 속마음을 일상생활 속에서 벌어지는 사건과 함께 결국 멀어지는 순간까지를 작은 속삭임을 듣는 것 같은 이야기였다. 이를 지켜보는 엄마와 아빠의 태도도 곧 이성친구로 인해 괴로워 할 수도 있는 나의 아이를 생각하면 나도 배워야 할 부분이었다

i****e 2007.08.29.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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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은 아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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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니는 줄곧 혼자 앉았다. 누군가가 옆에 있다는 것이 좋은지 나쁜지 몰랐다. 그런 파니 옆자리에 루카가 앉는다. 그리고 루카에게 익숙해지고 루카가 없는 것을 생각할 수 없다. 루카 또한 파니와 친하게 지내는 것을 좋아한다. 파니에게 전화하고 오후에는 만나서 함께 있었다.두 사람에게 방학이 찾아왔다. 파니는 떠나지 않으면 안 되나 싶기도 했다. 방학동안 서로 잊지 말고 자주
"성장은 아픈 것" 내용보기
파니는 줄곧 혼자 앉았다. 누군가가 옆에 있다는 것이 좋은지 나쁜지 몰랐다. 그런 파니 옆자리에 루카가 앉는다. 그리고 루카에게 익숙해지고 루카가 없는 것을 생각할 수 없다. 루카 또한 파니와 친하게 지내는 것을 좋아한다. 파니에게 전화하고 오후에는 만나서 함께 있었다.

두 사람에게 방학이 찾아왔다. 파니는 떠나지 않으면 안 되나 싶기도 했다. 방학동안 서로 잊지 말고 자주 생각하며 지내자고 한다. 파니는 처음에는 루카를 자주 생각했다. 검은 고수머리인 아이를 따라가서 루카라 부르기도 하고, 바닷가에서 그런 아이를 만나기도 한다. 파니가 만난 아이는 고수머리이지만 루카가 아닌 엘레나였다. 말은 통하지 않았지만 엘레나와 함께 지낸다.

방학이 끝나자 파니는 무척 기뻐한다. 루카를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루카는 조금 달라졌다. 파니를 만나자 말에 대한 이야기만 하고, 빨리 집에 가려 한다. 그런 때 하이너라는 아이가 전학온다. 루카는 하이너와 친하게 지낸다. 왜냐하면 하이너 아빠는 승마를 하고, 하이너는 말에 대해 많이 알아서였다. 파니는 루카를 하이너에게 뺏겼다는 것에 슬퍼한다.

그렇게 좋아했는데 방학동안 마음이 달라질 수 있다니, 변덕스러운 아이라서 그런 것일까? 아니면 그저 잠시 재미를 가졌다가 나중에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찾아서 거기에 마음을 쏟은 것일까? 나도 잘 모르겠는데 파니는 얼마나 답답했을까? 그래도 방학하기 전 루카 마음이 거짓은 아니었을 거다. 새로운 친구를 사귀더라도 예전 친구도 같이 지내야 한다는 것을 몰랐을 것 같기도 하다. 여자아이와 친구할 수 없다는 말을 한 것을 보니 말이다.

루카에 대한 것이라기보다 파니에 대한 이야기이다. 누군가를 좋아하면 때로는 아픔을 껶는다는 것을 알아가는, 그리고 언젠가는 다른 사람이 또 나타날 것이라는 것도. 이것은 엄마가 파니에게 한 말이기도 하다. 파니는 때때로 아플 것이다. 하지만 그게 그렇게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 것이다. 루카는 좀더 나중에 파니와 같은 경험을 하지 않을까 싶다. 남자아이는 마음이 자라는 게 느리다는 것을 알겠다.



희선




[인상깊은구절]

"기다려라, 파니! 슬픔은 빨리 사라지지 않아. 모든 것은 나름의 시간이 필요하단다."

이달의 사락 n***8 2005.07.27.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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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알고, 상처 받고, 극복하기까지...
"사랑을 알고, 상처 받고, 극복하기까지..." 내용보기
아동소설이기에 고차원적인 묘사나 서술은 등장하지 않지만 단순히 '아동소설'이라고 한정짓기에는 작품성이 매우 우수하다. , , 등의 문학적 표현들도 참신하고 인상적이다. 특히, 주인공 소녀 파니가 화자가 되어 소설을 이끌어 나가는 전체적 분위기가 가볍지 않으면서 섬세하다. 아이의 입장에서, 아이의 언어가 진솔하게 표현되어 있다. 웃음을 유발하여 기분을 들뜨게 하는 유형
"사랑을 알고, 상처 받고, 극복하기까지..." 내용보기
아동소설이기에 고차원적인 묘사나 서술은 등장하지 않지만 단순히 '아동소설'이라고 한정짓기에는 작품성이 매우 우수하다. < 마음 속이 통통해진 것 같다. >, < 목에 매듭이 맺힌 것 같다. >, < 눈물이 활활 타오르는 것 같다. > 등의 문학적 표현들도 참신하고 인상적이다. 특히, 주인공 소녀 파니가 화자가 되어 소설을 이끌어 나가는 전체적 분위기가 가볍지 않으면서 섬세하다. 아이의 입장에서, 아이의 언어가 진솔하게 표현되어 있다. 웃음을 유발하여 기분을 들뜨게 하는 유형의 도서와는 반대로 마음을 차분하게 진정시켜 주는 스타일의 도서라고 할 수 있다. 소설의 목차표는 따로 없지만 크게 세 부분으로 구분된다. 방학이전의 파니와 루카, '방학'이란 이름의 공백기간, 방학이후의 파니와 루카. 파니와 가까워지고 싶어한 것도 루카였고, 멀어지고 싶어한 것도 루카였다. 방학동안에 루카는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지는' 인간관계의 보편적 원리에 다가서고, 파니는 '눈에 보이지 않을수록' 그리움만 깊이 쌓여간다. 방학이전의 루카가 파니에게 얼마나 다정하고 귀여운 남자친구였던가를 생각하면, 방학이후에 보여지는 루카의 태도변화는 숨겨진 반전도 아닌데 그 엇비슷한 배신감을 독자인 내게 주었다. 그러니 당사자는 오죽했을까. 생각해 보면 자신의 특별한 관심사도 없고, 하기 싫은 바이올린 레슨에만 매달리던 시절의 루카에게 파니는 기분전환의 탈출구였을지도 모른다. 그러다 자기 적성에 맞는 승마를 알게 되고 배우면서 기분전환의 대상이 자신의 관심사와 무관한 여자친구 파니에게서 자기와 동류인 동성친구 하이너에게로 옮겨진 것. 반면 파니가 루카에 대해 느꼈던 감정의 깊이는 성인여성의 연애감정에 비교해도 뒤쳐짐이 없을만큼 진실했다. 얼마나 진실했는지는 읽어보면 느낄 수 있다. 나이는 같지만 내면적으로 보다 깊이있는 소녀 파니에 비해 '어린 애' 그대로인 루카를 냉정하다고 할 수는 없다. 말 그대로 아직 어리니까. 어린 애가 마음내키는 대로 싫증내고 변덕부리는 것을 나무라는 것은 무의미하다. 자기가 뭘 잘못했는 지는 스스로 깨우쳐야지 남이 일러준다고 근본적으로 납득시킬 수가 없다. 다만 무신경하고 자기위주의 성격이므로 파니같은 섬세한 소녀에게 맞는 '좋은' 남자친구 자격이 없을 뿐이다. 시간이 조금 오래 걸렸지만 그 사실을 파니도 받아들일 수 있었기에 마음 속의 돌멩이들로부터 조금씩 가벼워질 수 있게 되고 루카를 더이상 남자친구 '루카-루카'가 아닌, 같은 반 아이 '루카'로 편안하게 바라볼 수 있게 된다. 나이대가 같은 경우 왜 여자가 남자에 비해 더 성숙하다고들 일컫게 되는지, 이 소설을 읽어 보면 저절로 이해가 될 것이다.

[인상깊은구절]
때때로 잠이 들 때 내 옷 속에서 개미 두 마리가 간질인다. '루카-루카' 개미들이다. 그렇지만 언제나는 아니고, 단지 이따금만 그런다. 그냥 꼬물거리는 것이 아니라 따끔따끔 깨물기도 한다. 내 생각에는 개미들이 더 이상 깨물고 싶어지지 않을 때까지 그냥 그렇게 놓아두어야 할 것 같다.
v******9 2002.12.25.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