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의 속담과 고사성어, 관용구를 들여다보면 생물과 연관된 내용이 많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아마도 어원 자체가 꽤 오래되었기 때문에 자연 속에서 우리가 쉽게 볼 수 있는 생물의 특성을 활용하여 만들어지다보니 그런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거꾸로 요즈음 새로 형성되고 있는 우리말에서는 이러한 특징이 결여되어 있다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소나무가 무성하니 잣나무도 어우렁 더우렁>은 이러한 우리말에 녹아들어가있는 생물들을 소재로 한 책인데, 이 시리즈의 5번째에 해당하는 책이니 우리말 속에 포함된 생물의 이야기가 방대함을 새삼 느끼게 해준다. 우리말에 대한 설명을 글자의 의미대로 풀어쓴 것이 아니라 수필 형식으로 맛깔나게 설명하는 방식이 눈길을 끈다.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우리말들을 나열하고, 그 말에 포함된 생물에 대하여 생물학적인 지식은 물론이거니와 그와 연관된 과거의 추억과 멋을 설명하고 있기에 구수한 정취를 느끼면서 다양한 지식을 배울 수 있게 해준다. 이는 생물학을 전공한 저자의 전문적인 지식과 함께 인생의 연륜에서 묻어나는 정취로 인하여 그런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다'라는 말에 등장하는 굼벵이에 대한 글을 간략히 발췌해보면 아래와 같다. 굼벵이는 매미나 딱정벌레의 유충으로, 몸이 짧고 뚱뚱하며 동작이 매우 굼뜨다. 그래서 느린 사물이나 사람의 행동을 굼벵이 걸음에 비유하며 "굼벵이 기듯"따위로 쓰지 않던가. 한자어로는 굼벵이를 일컬어 '제조'라 한다. 하늘소, 사슴벌레, 꽃무지, 장수풍뎅이의 애벌레를 굼벵이라 하는데, 이 굼벵이와 파리 무리의 유충인 구더기는 한통속이다. - p. 190 ~ 191 - 이 글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저자는 우리말의 어원에 대한 해석과 동시에 굼벵이에 대한 생물학적인 내용을 전문적으로 다루고 있어서 이 책이 지향하는 바를 균형감있게 표현하고 있다. 여기에 더하여 저자는 해학과 풍자를 곁들이면서 좀더 풍성한 내용으로 독자를 이끌고 있다. '좀스럽다'라는 어원은 누구나 쉽게 아는 표현이다. 저자는 이 말에 등장하는 좀에 대한 설명과 더불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책벌레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전달한다. 그러면서 동시에 책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일침을 가하는 것이 바로 책벌레에 대한 일반인의 오해를 설명하고 있는 부분이다. 책벌레는 실제로는 빈대 유충을 닮았다. 오직 진균인 곰팡이만 먹고 살기 때문에 만일 곡식이나 음식, 책에 이것이 많이 끼고 들끓는다면 습도와 온도가 적합하여 곰팡이가 핀 탓이다. 따라서 책을 거덜 내는 것은 결코 책벌레가 아니고 거기에 붙은 곰팡이 놈들이다. 그러니 장마철에 곰팡이가 피는 것을 막자고 자주 책을 바람 쐬는 '거풍(擧風)'을 하는 것이다. 책이 너덜너덜 다 상했다고 애먼 책벌레를 탓하지 말지어다. - p. 33 - 이러한 부분은 단순히 이 책이 우리말의 뜻을 설명하거나, 생물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 전달에 머무르지 않고, 저자의 상념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소나무가 무성하니 잣나무도 어우렁 더우렁>은 읽으면 읽을수록 구수한 옛 정감을 느끼게 된다. 우리말의 어원이 옛것으로부터 기인한 것도 하나의 이유이겠지만, 저자의 오래전 삶에 대한 다양한 추억이 덧붙여져서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또한 여유있는 저자의 입담도 느낄 수 있기에 이 또한 이 책의 매력이 아닐 수 없다. 어원에 대한 궁금증과 생물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 그리고, 그것과 얽힌 저자의 추억으로 인하여 읽는 내내 편안하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문득 파블로의 곤충기와 시튼의 동물기가 떠올랐다. 파블로는 자신이 관찰한 곤충들의 모습을 상세히 적어서 책으로 써냈으며, 시튼은 동물을 대상으로 동물을 주인공으로 드라마틱하게 글을 썼는데, <소나무가 무성하니 잣나무도 어우렁 더우렁>은 비록 어원에 등장하는 생물을 다루고 있지만, 이 책 역시 언급한 두 사람과 함께 나름의 생물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
이 책의 제목이 궁금했다. '소나무가 무성하니 잣나무도 어우렁더우렁'이 무슨 뜻일까. 이 책을 펼쳐들고 먼저 이 내용을 찾아보았다. '소나무가 무성하면 잣나무도 기뻐한다'는 뜻이라고 한다. 소나무와 잣나무는 서로 비슷하게 생겨 흔히 가까운 벗을 일컬으니, 친구나 자기편이 잘되는 것을 좋아함을 이르는 말이라고 한다. 설명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잣나무에 대한 정보와 한자어로 어떻게 되는지, 잣나무의 특징, 잣의 성분과 건강 정보까지 구체적으로 짚고 넘어간다.
목차를 보면서 궁금한 속담을 먼저 펼쳐 보아도 좋을 것이고, 애당초 처음부터 순서대로 읽어나가도 좋을 것이다. 어느 부분을 읽든 모르던 사실을 알게 되는 재미가 있다. 처음에는 책소개가 그냥 하는 말인 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아니다. 정말 재미있다. 기대 이상으로 흥미롭다. 중간중간 보게되는 그림까지도 웃음 유발 바이러스를 마구 뿜어댄다. 속담과 관용어로 쉽게 익히는, 알면 알수록 재미있는 우리말 생물 이야기
읽으면 읽을수록 빠져들게 된다. 이런 속담이 다 있었나 생각하며 웃기도 하고, 식물, 동물 등 생물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보다보면, 알게 되는 상식이 풍부해진다. 지식도 얻고, 재미도 있는 책을 찾고 있었는데, 이 책이 그런 느낌을 주어서 뿌듯하다.
이 책의 지은이는 권오길. 오묘한 생물체계를 체계적으로 안내하며 일반인들에게 대중과학의 친절한 전파자로 신문과 방송에서 활약하고 있다. <강원일보>에 20년 넘게 '생물이야기' 칼럼을 연재하고 있으며, <조선일보><교수신문><월간 중앙>에 기고 중이다.
이 책은 '우리말에 깃든 생물이야기' 시리즈이고 다섯 번째 책이다. 이미 1, 2, 3, 4권이 여러 곳에서 추천도서로 선정이 되었다. 아마 이 중에 한 권만 읽어본다면 그것 만으로 멈출 수는 없을 것이다. 다른 책도 찾아 읽고 싶어질 것이다. 어느 곳을 펼쳐 읽어보아도 새로이 알게 되는 점이 많았다. 특히 생물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생물을 속담과 고사성어 관용구 등 다른 방식으로 접하는 재미가 있을 것이고, 생물에 별다른 관심이 없었다고 해도 펼치는 곳마다 새로운 지식을 선사해줄 것이다. 쉽고 재미있게 읽으면서 알게 되는 것이 많다. 청소년도 어른들도, 이 책을 읽고 새로이 알아가는 속담과 생물 정보에 '어우렁더우렁'하게 될 것이다. 강력 추천한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
작가가 말한다. 글머리에서.. 글을 쓰는 내내 우리말에 녹아 있는 선현들의 해학과 재능, 재치에 숨넘어갈 듯 흥분하여 혼절할 뻔했다. 나도 작가가 느낀 그 흥분을 느껴보고 싶다. 우리 선조들은 어떻게 무슨 연유로 그리 똑똑하였는지 궁금하다. 그래서 읽기 시작했는데 역시나 작가의 말이 틀리지 않았다. 틀리지 않음에 감사하고 읽는 재미에 절로 신이 나서 책장을 넘김에 멈춤이 없었다. 일일이 다 나열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뒤로 하고 몇 가지 적어보자면 이렇다. 어우렁더우렁, 애당시(마음에 끌리는), 봉곳이 벙글은, 비치적거리며, 사시랑이(가늘고 약한 사람이나 물건), 도라지꽃말 영원한 사랑, 쏠아먹는다, 통시(뒷간), 밑씻개, 액비(물거름), 소태(벌어진 일의 상태), 우리말 디룡이(지렁이) 등 수없이 아름다은 우리말 또는 내가 잊고 있었던 표현들 그리고 예스럽지만 지금 현대 문장에 쓰임에도 전혀 뒤처지지 않는 많은 우리말 표현이 있어 감사하다. 또 가까이 두고 내가 다음에 글을 쓸 때, 읽기를 적을 때 쓴다면 정말 멋스러운 글이 되겠다 싶은 생각에 설레기도 한다. P.47 모름지기 옛 어른들은 마른밥을 들기 전에 찬물을 한 모금 마시거나 김칫국이나 국을 먼저 떠먹었다. 늙으면 식도의 미끈미끈한 점액도 고스란히 말라빠진다. 그러니 마지못해 식도 벽을 윤활유 역할을 하는 국물로 흠뻑 적신 다음 음식을 넣어야 술술 잘 미끄러져 내려간다. 우리 선조들은 얼마나 현명한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번 경주 지진에서도 첨성대를 비롯한 오래 된 건축물은 큰 피해가 없다고 하는데 이와 일맥상통하여 선조들의 엄청난 내공을 나도 배우고 싶다. 유산균의 중요한 역할을 과학책이 아니라 이 책을 통해 알게 되는 것은 신선한 재미다. 또 막국수를 비빔냉면쯤으로 생각한 나의 생각에 일침을 놓는 막국수는 김칫국물에 말아먹는 국수라는 사실은 그저께 춘천어디쯤에서 먹은 막국수 맛이 내 생각과 다른 것이 아니라 내가 잘못 알고 있음을 깨닫게 해주었다. 이렇듯 이 책은 내가 살고 있는 이 땅의 말이 어디서 흘러나왔으며 지금 내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그리고 내가 쉽게 지나쳐오던 식물이 생물들이 어떤 생김새인지 아주 잘 이야기해주고 있다. 학술서적이나 백과사전처럼 자세한 그림이 없어도 마치 눈으로 그림을 보는 듯이 설명해주고 있어 아주 감사하다.
많은 이야기가 들어있는 이야기 보물창고다. 서평에 적은 부분은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꼭 읽어보았으면 한다. 그리고 가급적 초등학생 특히 저학년 학부모님이 자녀와 함께 읽어보길 추천한다.
요즘처럼 핵가족사회에 환경적으로도 어디로 체험을 나가지 않으면 흙을 만져볼 일이 좀처럼 없는 우리 아이들과 부모에게 옛날 할머니가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같은 기분이다. 우리아이는 어린이집에서 고구마 캐기, 감자 캐기 체험이 아니면 흙과 친하게 지낼 수 없는 상황이다. 책으로 곤충을 배우고, 어린이집에서 둘레길 체험을 가야 흙을 밟을 수 있다. 우리아이에게 내게 이 책은 아주 소중한 책이 될 것 같다. 또 그 이야기마다 그 의미가 주입되는 것이 아니라 스며드는 것 같아 아주 편하게 읽을 수 있다. 나도 우리아이가 좀 더 자라서 이 책을 소화할 나이가 되면 매일 소제목 하나씩 읽어주어야겠다. 아이도 나도 새로운 배움의 기쁨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
우리 말에 깃든 생물 이야기
소나무가 무성하니 잣나무도 어우렁더우렁
제목이 그냥 끌린 책이다. 우리 정서를 가득 담은 책일거라는 느낌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우리 속담, 고사성어, 관용구는 생활 속에서 만들어져서 지금까지 전해지는 것들이 많다. 그런 우리말 속에 들어있는 생물이야기는 왠지 우리말을 더욱 친근하게 만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표지조차도 정다운 책 작가인 권오길 선생님은 쓰신 다섯번째 우리말에 깃든 생물이야기 생물학과 교수이셨던 만큼 생물이야기를 깊이있게 풀어놓은 책이다.
이 책에서 다뤄진 속담, 관용구, 고사성어가 이런 것도 있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몇 가지는 어릴 적에 엄마가 쓰시던 표현이라 많이 들어본 표현이지만 나는 쓰지 않는 표현 그래서 익숙하면서도 어색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똥 싼 주제에 매화타령한다. - 제 허물을 부끌어워할 줄 모르고 비위 좋게 날뛴다는 말 느낌으로 어떤 표현일지 짐작을 했다. 권오길 선생님은 어떻게 설명을 하셨을까? 옛날 궁중에서 똥을 '매화'라 이른 데서 비롯된 말이다. 중국고사 한 토막을 응용하여 매화이야기를 들려준다. 매화의 딴 이름은 매실나무이다. 매화는 선비의 기개를 표현하기도 한다.
떡 줄 사람은 꿈도 안 꾸는데 김칫국부터 마신다 -해 줄 사람은 생각지도 않는데 미리부터 다 된 일로 알고 행동한다. 김칫국은 친숙한 먹을거리라 얽힌 속담, 관용구가 많이 있다. 김칫국 먹고 수염 쓴다 - 시시한 일을 해 놓고 큰 일을 한 것처럼 으스대는 꼴을 빗댐 양반 김치국 떠먹듯 - 아니꼽게 잠잔 빼며 젠체를 하는 모양새 옛 어른들은 마른밥을 들기 전에 찬물을 한 모금 마시거나 김칫국이나 국을 먼저 떠 먹었다. 나이가들면 식도의 미끈미끈한 점액도 고스란이 말라 윤활유 역할을 하도록 국물을 먹었다. 음식물이 식도를 지나 위로 내려가는 과정까지 상세한 설명을 덧붙여주고 있다. 가끔은 식물의 학명까지 설명해 준다. 과학을 전공한 나는 재미있게 읽었는데, 과학적 지식이 적은 사람들에게는 다소 과학지식책처럼 느껴질 수도 있겠다 싶은 생각이 든다. 우리 말에 들어있는 생물이 참 많이 있는데 그 말들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근원을 따라가다보면 자연스럽게 생물 이야기로 들어가게 된다. 과학적인 지식까지 얻을 수 있는 재미가 있다. 우리가 사용하는 말이 어떻게 만들었는지 알게 되면 말의 사용도 더 적절하게 잘 하게 될 것 같다. 재미있는 우리말에 깃든 생물이야기로 우리말을 더 깊이있게 알아가는 시간이 되었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
소나무가 무성하니 잣나무도 어우렁더우렁 ★
속담이나 고사성어, 관용구에 동물이나 식물을 비유적으로 표현한것이 많은데, 이 말속에 있는 숨은 재미있는 생물이야기 들로 구성되어져 있다.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들 쓰는 말이지만 사실 그 속 뜻까지 알고 쓰는 경우는 극히 드물것이다. 더군다나 요즘은 줄임말을 많이 써서 우리말 그대로의 표현력이 우스꽝 스러워 지거나 다른 뜻으로 변질되어 표현해 지는 경우가 많은데, 그래도 우리는 제대로 알아야할 의무가 있고, 그래야 또 바르게 사용할수 있고 상황에 따른 적절한 비유도 가능해 질것으로 본다. 자주 쓰는 말중에 가장 내게 익숙한 말이 "떡 줄 사람은 꿈도 안꾸는데 김칫국부터 마신다" 이 생물 이야기에서는 이말의 뜻 뿐만 아니라 김칫국에 대한 설명, 김칫국에 얽힌 속담이나 관용구. 또 떡에 대한 설명등이 함께 풀어져 있어 말의 뜻과 더 많은 속담이나 고사성어, 관용구를 알수 있다. 김칫국은 김치의 국물을 나타내는 거고, 해줄 사람은 생각지도 않는데 미리부터 다 된 일로 알고 행동한다는 말이다. 비슷한 속담도 나와있는데 "떡방아 소리듣고 김칫국 찾는다" " 앞집 떡 치는 소리 듣고 김칫국부터 마신다" 등이 있다. 이렇듯 우리말 속에 깃든 생물 이야기를 통해, 동물이나 식물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또 그에 따른 추가적인 공부도 하고, 말의 표현에 있어 하나도 헛되이 또는 쉬이 쓰이지 않도록 신중함을 많이 느낄수 있다. 달팽이 박사 권오길 님의 생물이야기 5권을 보고 재미있는 이야기에 푹. 이해하기 쉬운 풀이에 푹빠져 뭔가 큰 깨달음을 얻은것마냥 평소에 움추려 들었던 표현력이 날개를 단듯 가볍기만 한것 같다. [서평단에 당첨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 입니다.]
|
|
이제껏 한국에서 살아왔고 외국에 나가본 적은 한 손에 꼽음에도, 아직도 한국어를 잘은 모른다는 느낌이다. 수많은 외래어가 들어왔고 알아듣지 못할 줄임말도 많아졌고 매일 쓰는 언어만 쓰다 보니 그런 것이리라. 책을 읽다 보면 모르는 어휘가 잘도 튀어나오기도 한다. 와중에 ‘소나무가 무성하니 잣나무도 어우렁더우렁’을 읽게 되었고 과연 내 한국어 어휘는 형편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감사납다, 어루쇠 이런 단어는 들어본 적이 없었고, 늘어놓자면 끝이 없을 관용구, 속담 등이 책의 구석구석을 차지하고 있었다. 이번 책이 5권 째라니 앞의 네 권에서는 또 얼마나 많은 표현을 새로이 익힐 수 있을지 깝깝하고도 한편으론 기대된다. 이 책에 나오는 여러 표현들은 생물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인간을 포함한 동물과 식물에 관련된 표현들을 소개하고 그 생물에 대해 상당한 지식을 전달한다. 여태껏 몰랐던 내용들에서 난 연신 ‘와우’하는 경이 섞인 감탄을 내뱉는다. 내 무식이 들통 나는 것은 유감이지만 신생아의 뼈가 성인의 뼈보다 많다는 것, 메밀 잎이 삼각형 모양이라는 것 등은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다. 뿐만 아니라 파랑새증후군의 파랑새가 어떤 생물인지, 갈까마귀, 쇠기러기 등에서 갈, 쇠 등이 나타내는 것이 무엇인지, 팔뚝에 있는 핏줄이 왜 푸른색으로 보이는지, ‘참외’와 ‘물외’의 차이는 무엇인지, 삼과 대마초, 마리화나와의 관계는 어떻게 되는지, 굴을 석화라고 부르는 이유는 무엇이 있는지 등등, 상당히 익숙한 표현과 내용임에도 왜 그런지 의문을 가져보지 않았던 점들을 상세히 설명하고 있으니 배우는 즐거움을 일깨운다는 면에서도 대단히 만족스러운 책이다. 수필같이 편안하고 옆에서 듣는 것 같이 구수한 표현은 책을 읽는 묘미를 더한다.
사리를 대접에 담고 김칫국물을 부은 다음, 그 위에 썬 백김치와 절인 오이를 얹고 깨소금과 고춧가루를 뿌린다. 차게 식힌 육수를 조금 섞어 비벼 먹으면 더욱 좋다. 냉면 먹듯 식초와 겨자도 넣어 먹는데 필자는 집사람이 질겁하지만 거기에 설탕을 듬뿍 붓는다. 이런, 못 참겠다. 입에 침이 한가득 고여오는구려! 막국수 집으로 달려갈까 보다. (p.55-56)
막국수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이 부분을 읽으며 막국수 생각이 절실했다. 늦은 밤 시간만 아니었다면 막국수 파는 집을 찾아 거리를 배회했을 것을. 하지만 지식과 생동감만 책을 구성하는 재미는 아니다. 한 마디씩 따끔하게 인간의 행태를 지적하는 부분은 인간으로서 고개를 떨구게 만든다.
"말 죽은 데 체 장수 모이듯"이란 말이 있다. 체 바닥의 그물망으로 쓸 말총을 구하기 위해 말이 죽은 집에 체 장수가 모인다는 뜻인데, 남의 불행은 아랑곳없이 제 이익만 채우려 함을 이르는 말이다. 사람이 지독하고 영악하기로, 죽도록 실컷 부려먹고는 살가죽에 발굽까지 써먹는구나……. (p.204)
인간은 어떤 형태로든 다른 생물의 생명을 침범하며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 안타깝고도 무언가 변화의 의욕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이 책이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생물이야기라는 점이다. 우리의 삶에서 다른 생물과의 연관관계를 완전히 제외할 수는 없는 일이다. 작은 씨앗에서 발아한 풀 한 포기도 엄연한 생물이다. 우리의 언어생활을 구성하는 생물의 이야기를 안다는 것은 우리 삶을 더 잘 이해하게 만들고 동시에 인간이 아닌 생물들에 대한 존중의 의미를 일깨우는 것이다. 이제는 막국수 한 그릇을 먹을 때도 감사한 마음으로 먹어야 하겠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
문학과 비문학의 경계선, 거기에서 아주 재미난 이야기 보따리를 주워올린 느낌. 이 책을 딱 한줄로 표현하자면 이러하다. 벌써 시리즈의 5권이라니 왜 진작 몰랐을까? 생활속에서 우리가 익숙하게 별 생각없이 많이 쓰는 말들도 있지만, 생전 처음 접하는 재미있는 우리말 관용구들과 생물학이 딱! 연결된 책으로 우리 조상들의 혜안도 확인하고 그 관용구들을 사용할때마다 더욱 의미가 깊어질 수 있도록 해주는 내용들로 꽉 차있다. 솔직히 말해보자 태생이 '문과'인 사람들은 중고등학교 시절 생물이나 물리같은 과학과목을 대부분 멀리해왔고 또 그렇게도 어려워해왔지 않은가? 그런 문과생들에게 지금도 생물책보라고 하면 그다지 흥미도 느끼지 못할 뿐더러 오히려 고문당하는 것으로 생각할 사람들이 많이 있는게 현실이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먼저 우리의 관용어구를 화두로 던져놓고 거기에 나오는 '생물'이 등장하는 다른 표현들도 함께 주욱 늘어놓는다. 그러면서 그렇게 늘어놓은 표현들에 대해 설명을 해놓고는 이제 이과분야로 넘어가 그 '생물'의 학명이라든가 생물학적 특성이라든가 위치등을 설명해준다. 설명할때도 이 지은이의 '문과생들을 위한 배려'가 돋보인다. 백과사전적인 생물학 설명이 아니라 중간 중간 지은이의 위트를 볼 수 있는 대목들도 있어서 '근접불가'였던 생물학 영역에 문과생들도 안심하고 겁없이 발을 들여놓게 해주는 묘한 마력도 있다. 또 글자가 좀 작고 빽빽해서 (이게 단점이라면 단점) 읽기 지루할까봐 단순한 삽화도(가끔은 재미있게) 넣어주어서 그냥 계속 정주행하게 만드는 책이다. 사실 요즈음 인문학이 중요하다고들 떠들고는 있으나 제대로 된 책을 만나기는 힘든 판국에 생물학이 국어 관용어를 통해서 하나의 인문학 서적으로 제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느끼는 책으로 '후추는 작아도 진상에만 간다(p. 84)'는 말처럼 작은 책이지만 아주 재미있게 읽어 볼 책으로 추천할 수 있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
두께도 얇고 책 크기가 아담하여 손에 들고 다니면서 보기에도 부담이 없다. 하지만, 책 내용은 거의 백과사전 수준이어서 결코 가볍지 않다. 술술 읽히는 소설과는 달리 진도를 빼기가 무척 힘들다. 첫 몇 페이지를 읽다보면 내가 모르는 속담들이 정말 많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 더불어 권오길 박사님의 해박한 지식이 펼쳐지는 장에서 재미있게 이야기를 듣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이 책은 '우리말에 깃든 생물이야기' 연작으로 5권에 해당한다고 한다. 동물과 식물에 관한 속담을 예시로 들어 그와 연관되는 어린 시절의 추억과 회고담을 들려주시며 유익한 정보들을 쉴 새 없이 풀어놓으신다.
달팽이 박사로 잘 알려진 저자는 쉽고 재미있게 과학을 알리는데 노력한 공로로 수상경력이 많으시다. 어린시절에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화롯불을 앞에 두고 군밤 같은 군것질거리와 함께 손자들에게 이런저런 얘기를 해주던 모습은 전형적인 대가족의 밤을 보내는 풍경화같은 것이었다. 하지만, 이미 핵가족화를 넘어 1인 가족시대에 접어든 지금으로서는 그런 모습은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의 얘기처럼 느낄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실제로 요즘 젊은 사람들은 고령자들을 지혜의 보고로 여기고 존중하기보다는 퇴물쯤으로 치부하는 경향도 있는 듯 하다. 모든것이 디지털화 되어 예전에 연장자에게 구하던 지혜는 인터넷상의 지식으로 대체해버렸고, 탈인간화된 세상에서 경제적 이익에 무관한 이야기들에 귀기울일만한 여유를 가진 젊은이들은 많지 않다.
아마도 이 책을 읽으면서 아련한 향수 같은 느낌을 받는 세대는 아마도 중년을 넘어선 나이대이지 않을까 싶다. 고풍스런 문체이긴 하지만 해학과 풍자가 가득한 이야기가 있고 범접할 수 없는 세월의 연륜이 깃든 글들이 있는 책이어서 젊은이들에게도 권함에 주저함은 없다. 속이 알찬 책 임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가벼워 보이는 일러스트가 개인적으로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 책 읽는 내내 '어? 그런거였나?' '아하...그게 그래서였구나!' 같은 감탄사가 자주 자주 터져 나온다. 잘 못 알고 있는 지식도 넘치게 많음을 깨닫게 된다. 생물학과를 졸업하시고, 교수로써 강원대학교에서 가르치셨는데, 은퇴후에도 책을 통해 생명에 대한 지식을 풍부하게 전달해 주고 계신다. 소나무가 무성하니, 잣나무도 같이 어울려 무성함 속에 같이 지내는 모양을 책 제목으로 선택한 이유도, 우리 공동체 구성원들이 한데 어울려 들떠서 즐겁게 지내보자는 취지로 보인다. 날이면 날마다 쥐고 있는 권력을 놓지 않으려고 아둥바둥 추태를 보이고 있는 정치지도자들의 모습을 보면서 언제나 제대로 된 지도자를 가져보나 싶은 단상도 스친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
1. 추석이라 고향에 내려가는 길. 작고 한 손에 잡히는 이 책이 내 짐 속에 함께_ 속담/관용구에 포함된 생물 이야기라 에피소드가 끊겨도 어색함 없이 아무 곳이나 펼쳐 읽어도 좋다. 오갈 때 지루함 없이 좋은 책이다. 어찌보면 속담 등을 다루는 것은 흔한 소재이다. 그런데 생물에 특히 주안점을 맞춰 해석해내는 것이 익숙한 포맷이면서도 새롭다. 여기서 다뤄지는 내용들도 상식같으면서도 새로운 내용도 많다. 이를테면, // 간 기능이 아주 약한 환자에게 고기붙이를 너무 많이 먹지 못하게 하는 까닭은 이 때문이다. 고기에서 듬뿍 생긴 암모니아를 서둘러 간에서 없애야 하는데 약한 간이 감당하지 못하니 몸 안에 암모니아가 맣아지기 때문이다.// //흰털은 멜라닌이 적거나 아주 없어진 탓이라지만 그 속이 대통처럼 비어 거길 채우고 있는 공기도 한몫을 한다. 모발이 햇살을 받아 속의 공기가 빛을 산란시키기에 털이 희게 보인다는 것. 눈송이가 흰 것은 송이송이 틈새에 든 공기 탓이요, 흰 꽃의 꽃잎이 하얗게 보이는 것도 세포 사이를 채우고 있는 공기의 산란 때문이다. 그러니 털 하나도 화학과 물리학이라는 과학을 품었더라!// //태양이 약한 북쪽으로 이주한 사람들은 검은 곱슬머리와 검은 살갗 탓에 자외선을 넉넉히 받지 못해 충분한 비타민D를 만들지 못하면서 뼈가 약해졌다. 그러나 돌연변이로 직모에 피부가 흰 사람들이 생겨나 살아남았으니, 본능적으로 북유럽 사람들이 햇볕 쬐기를 좋아하게 되었다고 본다.// 그런데 여기서 다뤄진 우리말 자체 중에 내가 애당초 모르는 것들도 많더라. 반성. 영어권 명언보다 우리말을 더 모르고 있을 수도 있겠다 싶다. 문화에 우월은 없지만, 적어도 내 뿌리는 알고 있어야 나를 정의내릴 수 있을텐데. 3. 작가가 궁금했다. 다양한 측면에 대한 지식이 있어야 쓸 수 있을 것 같은 내용이었으니까. 교사였다가 생물학과 교수였다가 현재는 명예교수면서 1세대 과학전도사라니. 잠깐 네이버 검색해보니 저서가 58권이나 검색된다. 우어. 베테랑이다. 생물학과도 전공이 여러 개 있을텐데 분류학이었으려나. 생태학? 무튼 ㅋㅋㅋ 우리말과 생물 지식을 상식 수준에서 잘 엮었다. 어렵지 않게, 생물 지식을 쏙쏙 뽑고 어색하지 않게 잘 엮었다는 느낌. 성인은 물론 중고생에게도 추천한다. 4. 찾아보니 5부작짜리 책인데 출판사 책 날개에는 씌여진 바에 의하면 시리즈가 더 나올 모양이다. 쓸거리가 무궁무진한 작가인가 봄 ㅋㅋㅋ 대단. 한자와 영어, 학명의 병기도 마음에 쏙 든다 ㅋㅋ 반드시 읽는 부분은 아니지만 아리까리할 때 한 번 쯤 확인할 수 있게 도와주는 용이한 도구니까. 요즘 쓰이지 않는 참고문헌이 포함되지 않은 것은 조금 실망. 학술서적은 아니지만 이 모든 것이 머리에서 나오지는 않았을 텐데. '웅숭깊은 글맛', 제목의 '어우렁더우렁' 등등 한글이든 한자든 작가가 쓰는 단어의 폭이 넓어 일반 서적에서 맛보기 어려운 단어들이 즐비하다. 쉽게 쓰고자 노력하고 그것을 우리말로 표현하고자 노력하는 작가이다. 그리고 대단히 우리말을 사랑하는 듯. 되도록 풀어 쓰고 한자보다는 한글로 표현하고자 한다. 그래서 오히려 간간이 다뤄지는 '우리말'의 낯섬을 느낄 수 있다. 5. 그러고 보면 지식이란 것이 무엇인가 하는 생각이든다. 교육이란 무엇인가 싶기도 하고. 조상들은 과학적 원리는 몰랐지만, 오랜 시간의 관찰과 경험, 자연에 대한 경건함 등으로 이런 지식과 태도를 쌓아왔는데. 현재 우리가 지식을 얻는 방식이 더 효율적이고 위대하고 정확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지식에 신비함이 없어질 때, 경탄이 줄어들 때 과연 그것을 더 알고자 하고, 알았을 때 기쁠까?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서평단에 신청, 당첨되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