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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디드 출판사에서 출간한 이효석 작가님의 한국근대문학선 산협을 구매하였습니다. 다 읽고 작성한 리뷰이므로 스포일러를 포함할 수 있습니다. 스포일러에 예민하신 분들은 주의하시고 피해가시길 바랍니다. 이효석 작가의 글은 교과서에서만 봤는데 알지 못했던 다른 작품을 보니 색다른 맛이 있네요. |
| 메일꽃 필무렵으로 유명한 이효석의 소설로, 이효석의 다른 작품은 별로더라는 악평을 워낙 많이 접해서 오히려 궁금해서 읽게 되었다. 산협은 메밀꽃 필무렵을 기대하고 읽는다면, 오히려 당혹할 소설일 듯하다. 이효석의 장기로 손꼽히는 서정적인 묘사는 여전히 뛰어나지만, 분위기가 다르다. 하지만 기승전결을 충분히 갖추고, 독특한 재미를 지닌 소설로서의 독립적인 완결성과 재미는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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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근대문학선
가까워옴을 따라 얼굴 모습이 차차 뚜렷이 들어날 때 사람들은 모르는 결에 수선들 거리며 소군소군 지껄이기들 시작했다. 재도는 여인을 위로나 하는 듯 연해 쳐다보면서 무엇인지 은은히 말을 던지는 꼴이 가깝게 보니 낙심해 하는 것이 아니라 역시 자랑스러워해 함을 알 수 있었다. 조그만 소금섬이 여인의 발아래에 비죽이 내다보인다. "새로 얻은 색시라나. 사십 중년에 두 번 장가라 니 망령두 분수가 있지, 암만해두 마을 사람을 웃길 징조야.” 재실은 좀 여겨들으라는 듯이 좌중을 휘둘러 보면서 눈에 핏대를 세우고 빈정거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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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협
중근은 끔찍한 짓두 했지 하고 황망히 설레면서 무거운 몸을 일으켜 등에 업고 급히 방앗간을 나왔다. 건너편 뒷산 허리에 번쩍번쩍 움직이는 초롱불들이 보였으나 소리를 걸지 않고 잠자코 논 두덩 길을 걷고 있으려니 몸 더위로 등어리가 후끈해 오면서 그 무릎 아래에서 이십년 동안이나 양육을 받아온 백모를 이제 자기 등어리에 업게 된 것을 생각한 즉 이상스런 느낌이 생기면서 알 수 없이 잔자누룩해지는 마음에 엉엉 울고도 싶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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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협
공재도가 소금을 받아오던 날 마을 사람들은 그 의 자랑스럽고 호기로운 모양을 볼 양으로 마을 위 샛길까지들 줄레줄레 올라갔다. 세참 때는 되었을까, 전 놀이가 지난 후의 개나른한 육신을 잠시 쉬고 싶은 생각들도 있었다. 마을이라고는 해도 듬성한 인가가 산허리 군데군데에 헤일 정도로밖에는 들어서지 않은 평퍼짐한 산골이라 이쪽저쪽의 보리밭과 강낭밭에서 흰 그림자들이 희끗희끗 일어서서는 마을 위로 합의나 한 것 같이 모여들 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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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근대문학선 산협
재실이 밤 패이를 줄을 모르고 궁리해 보아야 하릴없는 노릇, 재도의 속심은 청므부터 빤한 것이었다. 큰댁 몸에서는 벌써부터 그른 줄을 알고 첩의 몸에서라도 자식을 얻어 보겠다고 벼르던 것이 이번 거사로 나타났던 것이다. 만약에 혈통이 끊어지는 일이 있다면 선조에 대해서 다시없는 죄를 지는 섬이 되는 까닭이었다. 조부의 대에 어딘지 북쪽 땅세거 이 산골로 옮아 왔을 때에도 아무것도 가지지 못한 맨주먹에 족보 한 권망를 신주같이 이해 가지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