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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유-
이런 영화 정말 리뷰 쓰기 힘들다.
먼저 누구에게랄 것 없이 화가 난다. 이렇게 좋은 영화, 이렇게 의식있고 흥행성까지 갖춘 영화가 단 한 개의 상영관에서 개봉을 했었다는 것과 어처구니없는 포스터와 광고 문구에 의해 정체를 알 수 없는 패싸움 영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형편없는 작품로 보인다는 것이. 도대체 마케팅 누가 한건가!
너무 좋은 영화, 흔하지 않은 영화, 재미있는 영화, 웃기는 영화, 킥킥대며 볼 수 있는 영화, 하지만 몇 번이고 눈물을 가득 머금게 한 영화, 말할 수 없이 슬펐던 영화, 진중한 사회의식을 담고 있는 영화, 모처럼 생각있는 영화, 일본인이 만들었다는 데서, 그리고 일본과 한국의 화해를 시도하고 있다는 데서 더더욱 큰 가치를 발하는 영화. 이런 좋은 영화가 우리 나라에 이토록 알려지지 않았다는 사실이 진심으로 안타깝고 또 안타까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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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고 남학생이 조선고교 여학생을 희롱한 것이 계기가 되어 두 학교 사이에는 끊임없이 전쟁 아닌 전쟁이 일어나게 되고 모택동을 신봉하는 히사시고 교사에 의해 두 학교 사이에는 친선 축구 시합이 이루어진다.
조선고교의 리더격을 맡고 있는 안성은 '박치기'가 무기인 남학생. 그는 조국으로 돌아가 축구 선수가 되는 것이 꿈이고 프리 섹스라는 기치 아래 자유롭게(?) 모모코와 사랑을 나눈다.
안성의 동생 경자라는 여학생을 짝사랑하게 된 주인공 코우스케는 첫만남에서 경자가 불고 있던 '임진강'이라는 곡을 연습하게 되고 용기를 낸 덕에, 그리고 노래를 통해 둘은 가까워진다.
차츰 재일 교포들에게 가까워지는 코우스케, 그는 사람들에게 조선식 발음인 강개로 불리게 된다. 하지만 코우스케와 친구가 된 조선 학교 학생 중 한명이 히가시고 남학생들이 발단이 되어 사망에 이르게 되고, 장례식장에서 코우스케는 재일 교포 1세대에게 울분과 한이 어린 외침을 듣고 쫓겨나다시피 한다. 한편 복수를 하기 위해 안성과 조선고교 학생들은 히가시고 남학생들과 패싸움을 벌이게 된다.
그 시각 코우스케는 라디오 방송국에서 '임진강'을 부르고 라디오를 통해 퍼져나오는 그의 노래는 장례식장의 재일 교포들에게도 뜨거운 눈물을 흘리게 한다. 한편 싸움은 모모코가 안성의 아기를 낳는 것을 계기로 휴전이 되고 안성은 병원으로 달려가 아기를 안고 뜨거운 눈물을 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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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을 제대로 한 건지 모르겠다. 스토리로 써놓고 보니 감동이 반의 반도 전달이 되질 않는다.
이 영화는 일본인 감독이 연출한 재일교포 이야기이다. 영화 전체를 흐르는 시선이 따뜻하고 공정한 듯 보이고, 또 굉장히 의식있다는 생각이 들었기에, 그리고 재일 교포들 사이에서도 이 영화가 굉장히 사실적이라는 평과 좋은 반응을 얻은 것으로 알고 있기에 감독이 취재를 열심히 하셨나 보다 생각했는데 듣기로는 제작자이신 이봉우 씨와 그 여동생 분이 겪은 사실에 90% 정도 토대를 두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그걸 감안한다 해도, 각본부터 연출, 배우까지 대부분 일본인으로 구성된 이 작품이 이 정도의 시선과 가치관을 유지하고 담고 있는 정도라면 참 의미있고 고민도 많이 하고 생각도 많이 하고 신중하게 감독이 애정을 담아 만들었던 것이 아닐까..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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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교포를 바라보는 내 시각은 상당히 유치하고 어릴 것이다. 재일 교포와 만나본 적도 없거니와 재일 교포와 지내본 적은 더더욱 없다. 그저 책 몇 권, 영화 몇 편 보고 가슴 뭉클해 할 정도. 사진으로만 꽃을 보고 감탄하는 것과 실제로 꽃을 기르며 물을 주고 비료를 주고 진드기를 없애고 뜨거운 햇볕 아래 고생을 하며 .. 그러는 것은 다를 것이다. 전자는 얄팍한 감상만으로 실컷 만족할 수 있지만 후자는 땀과 인내와 고통이 요구된다. 인내와 고통 없이 막연한 환상과 값싼 감수성으로 내가 바라보는 재일 교포에의 시각은 어찌 보면 편협할 수도 비현실적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래도 참, 그렇다. 재일 교포를 생각하면 마음 한 구석이 짠 해 오는 건 어쩔 수가 없다. '한민족'이라는 단어에 그리 큰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고픈 생각은 없지만, '민족' '국민' 이런 개념은 폐쇄적이고 편협한 것이라 생각해왔지만 그래도 역시 '민족' '겨레'라는 단어에 마음이 뭉클해지는 건 왜일까.
조국을 떠난 지 오래임에도, 정작 이곳의 사람들은 재일 교포를 생각하기는 커녕 방치, 방관하는 편임에도 내가 살고 있는 이 곳을 마음에 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바다 건너에 있다는 것. 그들이 나와 같은 피를 나눈 사람들이라는 것. 한국은 선진국도 아니고 별반 좋을 것도 없는 약소국이기에 그들이 일본 사회에서 살아가기 힘이 든다는 것. 그런 걸 생각하면 마음 한 쪽이 왜 이렇게 싸할까?
재일 교포들의 삶의 모습을 전달해 준다는 것 단 하나만으로도 이 영화를 볼 가치와 이유는 충분해진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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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시종 일본과 한국의 화해를 말하는 듯 하다. 사실 끊임없이 치고박고 싸우는 일본학교 아이들과 조선학교 아이들.. 잔혹한 장면이 많아 보고 있노라니 참 힘들기도 했지만 코우스케와 경자, 그리고 안성과 모모코를 통해 영화는 한국과 일본 양국에 화해의 손을 내밀고 등을 두드려주는 것 같다.
'임진강'이라는 곡의 가사 그리고 영화에서 '임진강'이 흐르는 장면들을 보면 그런 메세지가 더욱 확실해지는 것 같다. 우리의 현실을 잘 표현하고, 재일 교포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노래인 임진강이 선명하게 가사까지 붙여 제대로 불리워지는 순간은 대부분 일본인 코우스케에 의해서이고 또한 그 전에 코우스케가 임진강 노래를 부르고 알기 위해 노력하고 배우는 것, 코우스케에게 노래를 가르쳐주는 자는 일본인이라는 것도 그렇고. 코우스케가 '임진강'을 부르는 순간 두 민족 사이에는 뭐랄까 민족과 가치관의 차이 등을 뛰어넘어 하나의 인간으로써의 공감대가 형성되고 마음이 통하게 되는 듯하다.
처음에는 모모코가 안성에게, 나중에는 안성이 모모코에게 보러 가자고 하는 한신파크의 레오폰 또한 굉장히 중요한 상징적인 의미를 띠는 것 같다. 사자와 호랑이 (맞는지?) 전혀 다른 두 종의 교배를 통한 새로운 종 레오폰. 사자와 호랑이는 사자와 호랑이만큼이나 다른 안성과 모모코, 한국인과 일본을 상징하는 것 같고 그들 사이에 태어난, 레오폰과 같은 존재인 그들의 아이는 화합을 통한 새로운 '하나'와 '일체'를 상징하는 듯하다. 또한 안성과 모모코의 사랑의 결실인 아이는 히가시고와 조선고교 사이의 화해(엄밀히는 휴전이지만)의 키가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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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랄까, 인간만이 인간이기에 가질 수 있고, 또한 그로 인하여 인간이 비로소 인간의 숭고함을 획득하게 되는 인간 고유의 내부의 가치와 신념 그런 걸 건드리는 영화였던 것 같다. 이런 종류의 영화는 정말이지, 먹먹해서 그 먹먹함을 말로 풀어내기가 참 힘들다.
어떻게 보면 참 침울하고 어두운 분위기로 흐르기 쉬운 이야기인데 영화는 상당히 코믹하다. 청춘 특유의, 그리고 남녀간의 사랑이라는 소재에서 끌어낼 수 있는 경쾌함과 사랑스러움의 정서를 잘 활용하여 영화의 분위기가 한결 부담스럽지 않을 수 있었으며 68혁명, 반전, 히피 문화 등으로 대변되는 당시의 시대적 분위기 또한 재치있게 그려내었다는 생각이 든다.
말끔하디 말끔하고 준수하디 준수한 오다기리 죠가 어떻게 변화하게 되는지를 주의깊게 살피는 것 또한 감상의 주요한 키포인트다 ㅎ
일본 배우들의 한국어 대사 발음이 어색하다고 하는 분이 많던데 나도 잘 모르지만 그래도 알기로는 대부분의 재일 교포 2,3세의 발음이 실제로 이런 것으로 안다. 사실 그쯤되면 한국어를 쓸 필요가 없을 텐데도 한국어를 배우고 사용하는 게 놀랍지 않은가.. 다만 부산에서 밀입국했다는 청년은 탈북 후 부산에서 배를 탔다는 것인가. 어떤 아저씨가 말하는 걸 (일본에는 남도 북도 없다?? 대충 이런 대사였던 듯) 들어보면 남쪽 사람인 것 같던데 말이 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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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로 자극적인 장면이 많고 감정적인 소모도 심한 영화였기에 두 번은 보기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을 주는 영화이지만, 정말 잘 만든 영화다. 이런 영화가 있어서 '영화'라는 장르의 존재 이유가 더 설득력을 얻으며 가치가 더 빛날 수 있는 것 같다.
글을 쓰고 보니 너 지금 논문 쓰고 있니.. 뭐 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너무 아깝고 좋은 영화였기에 조금이라도 가치를 알리고픈 마음에서^^; 주절거려보았다.
<박치기>를 보고 재일교포에 관심이 생겼다면 영화 <우리학교><GO>나 가네시로 가즈키의 책 등등을 더 찾아 읽어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