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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이란 여전히 미묘한 과제입니다. 리더십 이슈는 주로 미국의 현실, 그리고 학계의 주제로 부각되던 건데 학벌, 신분과 출신지의 차별 없이 오로지 개인의 능력 하나로 생의 터전을 일구고 사회에서 위너로 떠오르는, 입지전적 스토리를 최고로 평가하는 풍조에서 더 집중조명될 수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높게 떠받드는 인물에게는 무엇이 과연 있기에 저런 성취가 가능했나?
학계에서도 저술계에서도 자연스럽게 이런 대중의 관심을 반영한 연구와 책을 내어 놓으려 들기에 연구가 깊이 있게 진척된 겁니다. 영국만 해도 빈손에서 사업가로 출세해 봐야 여전히 위에 선 귀족, 혹은 밑에서 바라보는 대중의 눈길이 곱지만은 않습니다. 반면 한국의 경우 그저 공부만 파는 범생이라고 해도 학벌과 경력만 잘 갖추면, 나머지는 무난하기만 한 무색무취 인격이라 해도 어느 정도는 진로가 보장되는 구조입니다. 사람들 사이에서 온갖 감정상의, 또 경제이해상의 충돌을 다 겪고 이를 조정시키거나 자신이 잘 소화하는 능력이 여태까진 그리 필요 없었단 소리입니다. 단 간과 쓸개를 다 내어놓고 윗사람의 비위를 맞추는 게 무엇보다 고되겠습니다만.
그런데 이 책 저자는, 4차 산업 혁명 시대에는 리더의 어떤 미덕이 중점적으로 계발되어야 조직원들에게 큰 호응을 얻을 수 있는지를 놓고 집중 분석합니다. 산업의 구조가 바뀐다고 해서 리더의 자질로 요구되는 것에 어떤 변화가 있을까? 아직 논자마다 의견이 갈리기는 합니다만, 지금 미디어와 학계, 산업 일선 현장에서 운위되는 소위 4차 산업 혁명이란 것이 기존의 모양새와는 워낙 큰 폭의 변화를 예고하는 거라, 이를 이끌어갈 리더의 자세도 종전과는 확연히 차별화된 것이라야 한다는 게에 별반 이견이 (오히려) 없습니다. 저자의 진단에는 그간 소홀히 여겨 왔던 몇 가지 중요한 지적이 눈에 띄었으며, 역으로 "리더십에 이러이러한 자질이 요구되는 걸로 보아, 다가올 4차 산업 혁명 시대는 이런 모습이겠구나" 처럼, 리더십으로부터 역 추론한 산업 구조의 일부 디테일이 독자 눈에 펼쳐지기도 합니다. 물론 이는 저자분의 관점일 뿐입니다만, 현장에서 많은 치열한 고민을 하는 분들은 책 주장의 상당수에 공감이 될 것입니다.
"꿈의 미래를 공동 비전으로". 특히 미국에서 빈털털이 이민자들의 주머니를 꽉꽉 채워주고, 그 중 일부를 굴지의 사업가 수준으로 올려 놓은 2차 산업 혁명(이건 일종의 레트로님이죠. 당시에는 이런 말이 없었을 테니) 당시만 해도, 드리머, 컨스트럭터는 어느 정도는 배타적인 이기주의자들이었습니다. 라버 배론들, 혹은 록펠러(라키펠러) 같은 사업가가 과연 이타적 성향의 위인이라고 평가될 수 있을까요? 허나 당시에는 이런 지독한 일벌레, 일중독자, 근면성실 지상주의자들이 세상을 구원할 이처럼 여겨졌습니다. 물론 가차없이 경쟁자들을 제거하고, 노동자들을 후려 뜯은 살벌한 기업가, 고용주였죠. 하지만 이들이 일으켜 세운 거대한 산업 구조의 기반 위에, 그를 통해 먹을거리를 마련한 "제3의 수혜자"들이 한둘이 아니었고, 많은 폐해가 발생했을망정 전체 구조로는 실보다 득이 컸기에 오늘날까지 자본주의가 존속해 온 겁니다. 아니면 벌써 망했겠죠.
저자가 지적하는 건 이제 변혁되는 미래 속에서는 이런 패턴으로는 더 이상은 곤란하다는 겁니다. 많이들 들어 보셨겠으나 다가오는 미래에서는 "배타적 소유"보다는 "공유 경제"가 거대한 트렌드로 다가옵니다. 제가 며칠 전 다른 서평에서도 지적했지만 처음에는 이런 흐름에다 "공유 경제"라는 이름, 개념 규정이 붙지도 않았습니다. 단지 위키피디아의 성공 사례를 보고 "내 것을 남에게 오픈하고, 남들의 참여를 통해 내 것을 살찌운다"는 "위키 경제학"이란 신조어가 처음에 유행했을 뿐입니다. 그러던 게 우버라든가 에어비앤비 등 "시설과 물자와 정보의 공유"를 통한 신 부가가치 창출이 여러 산업 섹터를 줄줄이 꿰는 하나의 대세가 되면서, "이런 걸 두고 공유경제"라고 부르는구나 하는 공감대가 새로 형성된 거죠. 20세기식 "배타적 나의 영역"만 고집하는 사고 방식으로는 새로운 세상에 적응하기가 힘듭니다. 물론 이 글을 쓰는 저부터도 내 물건에 남이 손대는 게 끔찍하게 싫은 이전 시대의 마인드지만, 아 세상이 그리 바뀐다는 데 개인이 어찌 저항하겠습니까.
논의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만약 세상이 계속 20세기식 패턴에 머문다면, 꼭 4차 산업 혁명 시대의 리더십이 아니라, 그저 "맹숭맹숭한 일반 리더십"이라 해도 그리 큰 필요가 없을 겁니다. 개인개인이 자신만의 배타적 공간에서 알아서 잘 하면 전체가 잘 돌아가는 세상인데, 리더가 따로 나서서 뭘 애쓸 필요가 있을까요? 그러나 지금 펼쳐지는 미래는, 환경 오염, 한정된 자원과 공간의 알뜰한 사용, 소름끼치게 다가오는 연결성의 강화 때문에, 사람들과 엮이지 않고는 도통 뭘 이룰 수가 없다는 점에서 더 리더십이 요구되는 겁니다. 어떻게 생각하면, "4차 산업 혁명"이야말로 진짜 리더십의 본체가 무엇인지 우리에게 일깨워 주는 계기가 되었다고도 하겠습니다. 여기에서 종래의 탈 윤리 문제도 극복되고, 리더나 개인이나 고도의 윤리성, 협업 자질을 갖춰야 할 진짜 필요성도 대두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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