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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공화국, 아이들이 워쩌다가~
"우리 '공화국, 아이들이 워쩌다가~" 내용보기
<남녘사람 북녁사람>은 조정래의 소설 <태백산맥>의 여운으로 읽게 된 책이다. 유난히 더웠던 올 여름 포함, 장장 삼개월 간에 걸쳐 읽은 대하장편소설 <태백산맥>은 해방 후 치열하게 살다가 광막한 어둠 저편으로 사라진 혁명투사, 공산주의자들의 모습을 깊게 각인시켰다. 하지만 책을 덮으며 떠오른 의문 하나, 그들의 의식은 그리도 바르고 인간적이며 신념을 위해 목숨까지
"우리 '공화국, 아이들이 워쩌다가~" 내용보기

<남녘사람 북녁사람>은 조정래의 소설 <태백산맥>의 여운으로 읽게 된 책이다. 유난히 더웠던 올 여름 포함, 장장 삼개월 간에 걸쳐 읽은 대하장편소설 <태백산맥>은 해방 후 치열하게 살다가 광막한 어둠 저편으로 사라진 혁명투사, 공산주의자들의 모습을 깊게 각인시켰다. 하지만 책을 덮으며 떠오른 의문 하나, 그들의 의식은 그리도 바르고 인간적이며 신념을 위해 목숨까지 바쳤는데도 북쪽 '공화국'은 왜 이상 국가가 되지 못한 걸까? 한다하는 똑똑한 이들이 기울어지고 선택했던 공산주의, 그리고 그들이 건설한 북쪽 '공화국'의 실제 모습은 과연 무엇이었는지? 순수한 혁명의 열정은 어쩌다가 괴물같은 나라를 만들어내고 만건지?


 <남녘사람 북녁사람>은 작가 이호철이 1950년 7월, 북한 원산의 고급 중학교 3학년(우리로 치면 고3) 소년으로 인민군에 동원되었다가 그 해 10월 초 국군 포로로 잡혀 현지에서 풀려나기까지의 자신의 체험을 그린 연작 소설이다. 우리가 잘 몰랐던 해방 후 북한의 모습과 625라는 전쟁으로 부딪히게 된 남과 북 사람들의 이런 저런 모습을 담고 있다. 작가가 겪은 (해방 후) 5년 동안 북한의 '공화국'은 '시끄럽고 서슬 푸르고 악악거려 대기만 하는 체제의 나라이다.' ' 자연 자체로의 백성, 민중이 아니라 일정한 규격으로 문자(文字)로 노상 내려먹이는 몇몇 지식인 도당의 '인민' 의식만이 회오리 치는곳이기도 했다.'  그러다 전쟁으로 19세 소년이 만난 남녘 사람들(대체로 군인이지만)은 ''개판'으로 돌아가는 것 같기도 하면서도 개개적으로 활달한 자유로움과 사람살이의 신선함을 흘낏 흘낏 보여주는 신기한 존재들었다. <태백산맥>에서 감동적으로 그려낸 공산 혁명을 향한 강철같은 열정은 북쪽에서 어느 새 권위의 옷을 입고 경직되는 사이에 역겹고 썩어빠진 남쪽 자본주의 성향은 제멋대로인듯 뻗어가며 용케도 나라를 굴려가고 발전까지 하는 묘기를 부렸나보다. 


'나'를 포로 신문하던 허여멀건한 국군 '헌병'은 '위에서 시키니 할 수 없어 하긴 한다만, 도대체 어쩌다가 우리가 이 지경이 됐는지 알다가도 모르겠다. 같은 민족끼리, 조선 사람들끼리 이게 도대체 무슨 미친 짓들인지…'라는 기색을 감추지 않는다. 강원도 고성 근처 마을에서  '어무이'에게 밥을 얻어 먹던 '나'는  "워쩌다가 우리 아이들이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다. 우리 공화국 아이들이 워쩌다가."라는 탄식도 듣는다. 우리가 지금 진정 품어야 하는 것은 '헌병'이나 '어무이'의 이런 의문과 마음이 아닐까? 미국의 군사력 그늘로 자꾸 뒷걸음치려 하지 말고 말이다.


'공화국' 아이들의 요즘을 보고 싶은 이들에게 러시아의 다큐멘터리 감독 비탈리 만스키의 2015년 작 <태양 아래>를 보라고 강추하고 싶다.  김씨 왕조 우상화에 길들여지는 8살 소녀 진미를 만날 수 있다. 625 전쟁이 그치고 60여 년의 세월이 흐르는 가운데 '공화국'은 더욱 사람 사는 동네의 온기를 잃은 듯 하다.


STILLCUT

 

 

 <남녘사람 북녁사람>을 읽는 내내 평안도에서 사시다 625때 월남한 아버지가 떠올랐다. 아버지는 평택 미군 부대 앞에서 잡화상을 하고 엄마는 딸라 장사까지 했으니 북쪽 시각으로 본다면 우리  가족은 미국에 붙어 산 악질 반동이 되려나? 부모님은 자식 넷을 기르며 1960년 대의 가난을 헤치고 '삶'을 살았을 뿐인데~  그도 저도 말고 자연인 조선 사람, 한국 사람으로 남북이 어우러져 사는 날이 어서 왔으면 싶다.  이 책을 비롯, 여러 작품을 남기고  9월에 세상을 뜨신 분단문학의 대표 작가  이호철님의 명복도 빕니다!

k*****2 2017.03.06.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