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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궐의 안내판이 바뀐 사연.감회가 새롭다. 국내 최고의 디자인 회사인 '안그라픽스'에서 정말 쉽지 않은 일을 했다. 우리나라 궁궐의 안내판 시스템을 장장 3년 여에 걸쳐, 많은 스텝들과 협업하여 진행한다는 거. 내가 알기에도 딱히 우리나라에 이러한 작업을 했던 선례가 없었던지라, 그 선구자적인 밀어붙임에 경의를 표한다.
한 마디로 우리나라 5대궁의 안내판 개선 사업의 발자취를 추적한 책이다. 민관이 협업하여, 국내외 최고의 디자인 회사(안그라픽스, 투바이포)가 참여하고, 각계 각층의 자문위원들이 가세하여 오랜 진통 끝에 탄생한 것이다. 뒷부분 appendix를 보더라도 이 작업이 얼마나 광범위하고, 치열하게 진행됐는지 알수 있다.
이 책을 몇몇 분들에게 선물을 했었고, 대부분의 사람들(주로 디자이너)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자주 궁을 방문하곤 한다. 그때마다 안내판을 유심히 바라보고, 가이드 리플릿을 꼼꼼히 살펴보는 외국인들을 많이 발견한다. 전통을 거스르지 않고, 돋보이진 않지만 충실히 그 기능을 수행하는 각종 사이니지 시스템.
공공디자인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디자인 수도에 걸맞는 공공디자인 작업들이 쏟아지고 있다. 허나 서울 디자인 엑스포나 서울체 등의 몇몇 프로젝트들은 완성도를 논의하기 앞서, 관이 너무 많이 개입한다는 인상이다.
디자인은 디자이너가 주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물론 공동의 작업이어야 하지만, 디자이너의 창의성, 담고자 하는 정신을 너무 행정적으로 몰아세워서는 안된다는 얘기다. 아름지기라는 메세나 재단이 매개가 되었지만, 안그라픽스라는 회사가 만들어가고 있는 문화재 안내판 사업은 그래서 더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워낙 타이포그라피가 강한 회사인지라... 우리의 문화를 바라보고, 해석하고, 치열하게 고민하고... 그것을 통해 문화재를 훨씬 돋보이게 하는 사인시스템을 완성하고 있는 것 같다.
'디테일 속에 신이 있다'라는 한 건축가의 말로 마무리한 안상수 선생님. 우리의 전통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그런 속에서 탄생하는 모든 공공디자인이 이 말을 되새겼으면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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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파조의 제목 같기도 하지만 (게다가 표지도 뭔가 스산한!) 특히 안내판, 즉 네비게이션 시스템을 철저하게 '사용자' 위주로 제작하고, 다듬는 작업은사용자 중심의 디자인이 어떤 것인지 잘 보여주는 멋진 사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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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문화 유산을 가졌으나 많은 외국인들에게 대한민국을 알린 것은 전통 아닌 지난 월드컵의 힘이었다. 우리 스스로 개발이란 미명하에 우리의 것을 파괴하는 누를 범하기도 했거니와 무엇보다도 어찌 하여야 많은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는지를 알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안내책자에는 잘못된 정보가 난무했고, 힘겹게 찾은 장소에서는 흉물 마냥 설치된 안내표지판 때문에 눈살을 찌푸릴 수밖에 없었던… 그런데 이러한 현실에 조금씩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아직은 미약하지만 이미 서울의 궁궐은 세련된 안내판을 갖고 있다. 이 책은 궁궐의 안내판이 어떠한 과정을 거쳐 변화할 수 있었는지를 우리에게 상세히 보여준다. 서서히 변화하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우리나라에선 국가가 모든 것을 결정짓는 경우가 광범위하게 존재한다. 이는 ‘공공디자인’이란 단어의 개념 정의에서부터 명확히 드러난다. 여느 나라와는 달리 우리나라에선 ‘공공기관이 발주하는 디자인’이 공공디자인으로 불리고 있다. 이러한 개념에 입각했을 때 공공디자인의 영역에 속하는 궁궐의 안내판은 아마도 국가가 그 모양과 내용을 결정해 일방적으로 원하는 위치에 설치했을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달랐다. 민관 협력이라는 새로운 형태. 그것도 아름지기라는 민간단체가 주도적으로 일을 벌였다. 우리나라 문화재 행정에서 선례가 없는 새로운 형태의 민관 협력사업이 시작되었던 것이다. 재질에서부터 시작하여 모양, 색채, 내용, 영문번역, 설치위치까지 안내판은 신경 쓸 게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 게다가 표지판 자체가 아름답다고 하여도 설치된 장소와의 조화가 없다면 이는 무용지물이 될 터였다. 이 조화라는 것도 난해하긴 마찬가지였다. 만일 표지판이 궁궐의 일부처럼 보인다면 오히려 이는 전통의 왜곡으로 읽힐 가능성이 짙기에, 조화를 이루면서도 기존의 건물과는 확연히 구분이 되어야만 했다. 거기에 미니가이드북까지… 그렇다보니 무려 3년이라는 시간이 궁궐안내판의 개선 사업에 소요되었다. 그리고 이는 현재에도 계속 이루어지고 있다. 투바이포와 안그라픽스는 모든 궁궐에 적용될 수 있는 하나의 시스템, 즉 퀄리티 높은 하나의 아이덴티티를 개발하고자 했다. 그것은 편의성이 있으면서도 진중하고, 문화재에 대한 존경심이 담겨 있어야 했다. 이는 투바이포의 대표인 마이클 록, 컬럼비아대학 교수의 말이다. 서양인의 말임에도 불구하고 그 안에서 동양적인 무언가가 느껴졌다. 문화재에 대한 존경심. 훌륭한 문화유산을 물려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존경심을 갖지 못했기에 이를 파괴해오고 제대로 된 안내판도 하나 설치하지 못했던 것은 아닐까? 궁궐에 제대로 된 안내판을 만들기 위해선 디자인 이상의 것이 필요했음을 늦게나마 깨달았다. 다양한 사진과 구체적인 일정표까지, 우리의 궁궐이 새로이 태어나는 과정을 이 책은 상세히 담고 있다. 우리도 노력하면 변화할 수 있음을, 이 책은 늘 부족하다 믿어온, 이유 모를 열등감에 시달렸던 우리에게 자신감을 갖게 해줄 것이다. 충분히 노력하여 가꾸면 얼마든지 아름다울 수 있는 것이 우리의 전통임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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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말이었는지 2007년 초였는지 회사일로 최가철물에 갔다가 검은색 포장된 간판을 뜯어서 점검하는 장면을 보고는 뭐냐고 물어보니 경복궁 간판이라고 하겨서 너무 모던하고 예뻐서 감탄한적이 있었다. 재료또한 깊은 검은색..재색보다는 진하고 완전 검은색은 아닌데 세련된 검은색을 가진 처음보는 재료라 물어보니 산화피막 알루미늄이라고 하셨다. 그때 "야 우리나라도 이제 공공장소에 사인디자인을 좀 하나보다" 라고 잠시 감탄하고 지나갔었는데 ....얼마전 이책을 보고 주문하고 읽고나서 ...감탄에 감탄을 하게되었다.
간판을 위해서 여러전문가가 협업을 하여 디자인을 완성하고 그과정이 제법 소상이 나와서 디자이너인 내자신도 놀라버렸다. 과정에 과정을 거치고 전문가들이 여러단계의 협의를 거쳐서 우리나라 궁궐의 간판이 바뀌게 되었다는것을 알게되었다.
예전에 실물을 보았을때는 결과에 놀랐으나 이책을 본후에는 과정에 놀랐다고나 할까.....우리나라의 디자인 과정도 점점 성장하고 있다는 생각이 깊이 들었다.
다소 전문적이 이야기이지만 읽기에 부담이 없었고 책자체의 디자인 또한 좋다.
디자인에 종사하는 분들은 꼭한번 읽어보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