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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 부정적으로 시작해보면, 아무래도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에 비해선 인상이 약하다. 젤라즈니의 중편 혹은 장편을 많이 읽어본 건 아니지만, 단편의 경우 감안해서 다가가게 되는 돌발적인 시작이나 전개에 비해, 뭔가 좀 더 개연성을 기대하기 마련인데, 압축이 워낙 심하다보니....
한참 전에 본 신들의 사회나 내이름은 콘라드의 경우보다 훨씬 설명이라는게 적다. 아마, 젤라즈니를 꾸준히 연속적으로 읽어본 이들에겐 매우 환상적일 수 있을 정도로, 작가의 독특한 개성과 문체가 가득하다.
역자의 평처럼 어스시 이야기에 대한 화답/오마쥬도 느껴지고, 대하(장편 이상) 앰버 연대기의 주인공들의 사색도 느껴진다. 이 작가는 정말 사색적인 글을 쓰는데 취미가 많았나부다.
어쨌거나 북미 원주민들의 문화나 신화를 이해지 못하는 입장에서 어려움은 많았지만, 라스트모히칸이나 늑대와의 춤을의 내러티브보다는 훨씬 괜찮은 전개이고 결말이라고 본다. 동양의 선적인 세계에서 그려지는 자아와의 갈등과 화해보다 훨씬 힘있고 마초적인 사색이 돋보였다.
사냥과 친디... 유목민 운운하는 철학자들이 이 소설, 인디언의 신화를 접하면 또 어떤 해괴망칙한 사설들을 풀어 낼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 나는 자기의 친디를 만났고 친디의 자기를 만났다 그를 먹어 버린 나에게 새로운 이름을 붙여야 할까?
... 나는 전 세계의 중심에 앉아 나의 노래를 보낸다 나는 어디든 그곳에 있고 모든 것들을 돌려받았다 나는 내 삶의 길을 따라가 그 끝에서 나 자신을 만났다 내 주위는 아름다움에 휩싸여 있다
... 사냥을 결코 끝나지 않는다 그 길은 아름다움이다 주술은 강하다 유령 열차는 더 이상 여기 멈추지 않는다 나는 사냥당하는 것들의 눈에 보이는 사냥꾼이다 내가 그들을 부르면 그들은 <어둠의 산>에서 나와 내게 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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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ye of Cat
다락방에 숨겨두고 하나씩 몰래 빼먹는 곶감을 대하듯이 344 page(+23 page)를 아껴가며 읽었습니다. 뛰어나다거나 걸작이라는 말로는 도저히 이 책을 표현할 수 없습니다. 극에 이르렀다고 해야겠어요. 한 문장, 한 구절, 한 단원을 읽을 때마다 자꾸 멈춰서서, 그것들이 그려내는 그림들을 머리 속에 떠올려야 했습니다. 아래로, 위로, 좌로, 우로 그 그림들을 돌려가며 맛보고 씹어보았습니다. 사실 글이 주는 이미지가 너무 강해서 내가 원하지 않았는데도 자꾸 멈출 수 밖에 없었습니다.
쫓기는 자도 쫓는 자도
이것을 아는 현명한 사냥꾼은
우리는 늑대의 가죽을 벗겼지만
사냥에서 <말하는 신>의 가호가 있기를,
쫓는 자였다가 쫓기는 자가 되어 필사의 탈출을 하지만, 그를 끝까지 쫓아온 것은 그 놈이 아니라 그의 또 다른 자아였다.
붉은 길을 따라 안개를 뚫고 춤추는 인디언들이 나타나 그에게 두손을 바친다. 그것을 받아 손에 차고 안개를 열어 제친다. 그들이 다시 두발을 건네자 두 발에 차고 굳건하게 밟고 일어서서 길을 나선다. 마지막 사냥을 위해서.
시베리아의 칼바람을 뚫고 사냥을 하던 이들이라면 어찌 이 모습에 전율하지 않을 수 있을까? 예전에 TV 에서 방송했던 그 장면이 떠오르는가? 베링해를 넘어 다른 대륙으로 갔던 우리 친족들이 모습이 이 책에서 고스란히 다시 살아나고 있다.
이제까지 읽었던 젤라즈니의 책들 중에서 최고다.
테어저(Taser)라는 무기를 아시죠? 이 책에서도 나와요. 다만 여기선, 케이블을 발사해서 끝이 뾰족하게 갈라진 케이블 끄트머리와 접촉한 물체에 강력한 전기충격을 주는 물건으로 소개됩니다. 위키피디아로 테이저 관련 글을 찾아보세요. 나사 연구원 Jack Cover 의 이야기를 읽어보시면 재미있어요. 트릭스터 코요테 영감이 나와요. 트릭스터에 대한 개념을 제 글(올라프 스태플턴의 바다를 건너며)에 잠깐 소개한 글이 있어요. 그 글을 한번 읽어보시고 개념정리를 해두세요. 여러분들은 바로 21세기의 트릭스터들이니까요.
달비쉬에 나온 지옥에서 온 그 검은 말이 떠오릅니다. 젤라즈니와 검은색은 정말 잘 어울립니다. 비이글호의 모험( The Voyage of the Space Beagle by A. E. van Vogt ) 기억하세요? 거기나온 고양이 괴물 기억나세요? 우주선 갑판의 문을 뚫고(원자 사이 사이를 통과하여) 나갈 수 있었던 그 괴물. 그녀석도 기억납니다. ^6^ 프레데터의 괴물, 카멜로온처럼 주위 환경에 동화되어 모습을 감출 수 있었던 그 괴물도 기억납니다. ^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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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로저 젤라즈니. 정말 완소작가다. 치밀하게 짜여진 내용구성은 언제나 감탄스럽다. 다만... 왜 하드커버인거냐. 시집도 아니고 저 두께에 저 크기에 하드커버라 읽을 때 손이 좀 고생스러웠다. 제발 이런 소설책은 소프트커버로 나왔으면 하고 소망한다. 그리고 책값을 1000원 정도만 내려주길.... 하지만 표지 는 꽤 좋았다. 솔직히 무슨 의미의 디자인인지는 좀 이해할 수 없었지만 뽀대는 나더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