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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걷는다, 달린다. 나도 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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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정보 오류부터 바로 잡고 가자. 뒤표지에 나오는 인기 장편 순위에서 1,2위를 다투는 작품이라고 했는데 정확히는 평론가들의 순위다. 이 정보를 보고 처음엔 상당히 혼란스러웠다. 한때 판타지, sf순위에서 1,2를 다투던 것이 <반지의 제왕>과 <엔더의 게임>이었음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역자의 후기를 제대로 읽지 않았다면 기억이 잘못되었다고 나의 기억력을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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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정보 오류부터 바로 잡고 가자. 뒤표지에 나오는 인기 장편 순위에서 1,2위를 다투는 작품이라고 했는데 정확히는 평론가들의 순위다. 이 정보를 보고 처음엔 상당히 혼란스러웠다. 한때 판타지, sf순위에서 1,2를 다투던 것이 <반지의 제왕>과 <엔더의 게임>이었음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역자의 후기를 제대로 읽지 않았다면 기억이 잘못되었다고 나의 기억력을 탓했을 것이다.


젤라즈니의 이 소설을 읽으면서 가장 많이 생각난 것은 역시 그의 장편 <앰버 연대기>다. 역자는 이 소설을 <내 이름은 콘래드>, <신들의 사회>와 같이 sf신화의 계보를 잇는다고 말한다. 그러나 나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준 것은 역시 <앰버 연대기>다. 판타지와 sf가 교차하고, 그 경계를 걷는 주인공이 그런 느낌을 주었다. 그런 의미에서 앰버 연대기를 재미있게 읽은 사람은 이 소설도 역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읽지 않았다면 어떨까?


총 2부로 구성되어 있다. 각각이 중편이나 장편으로 독립될 수 있다. 1부는 주인공 싱어가 외계의 암살자를 막기 위해 자신이 사냥한 변신수를 풀어서 사냥하는 내용이고, 2부는 사냥의 대가로 자신의 목숨을 내놓은 그가 사냥감으로 변한 후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 개인적으로 2부가 더 재미있었다. 1부의 내용은 전개라서 그런 것도 있지만 작가가 풀어내는 이야기와 전개와 설정에 적응하기 위해 많은 집중이 필요했다. 그리고 예상을 깨고 너무 간략하게 마무리되면서 혹시 다른 것이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의문도 생겼다. 젤라즈니의 소설을 오랜만에 읽다보니 그의 특징을 잠시 잊고 있었다. 그가 전투 장면에 세밀한 공을 들이는 작가가 아님을 말이다.


2부에선 사냥꾼과 사냥감이 바뀐 현실에서 싱어와 캣의 관계, 이 둘을 둘러싸고 싱어를 도우려는 텔레파스들의 노력과 시도가 싱어의 변화 속에서 속도감 있게 다가온다. 물론 이 과정 속에선 나바호 인디언의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 나바호 인디언의 신화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앞에서 말한 소설들과 함께 sf신화의 계보를 잇는다고 한 모양이다. 평론가들이야 작품을 하나씩 분석해야 하니 이런 분석이 의미 있겠지만 일반 독자들에겐 얼마나 그 신화가 소설 속에 재미있게 녹아있는지가 더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이 소설은 잘 녹아있다. 그리고 토니 힐러먼에게 책을 헌정한 것도 이해할 수 있다.


원제목은 <EYE OF CAT>이다. 여기서 캣은 싱어를 사냥하는 외계 변신수인데 자신이 사랑하던 사람을 잃고 무력하고 권태로운 삶을 살던 그를 바꾸어놓은 존재다. 캣은 놀라운 변신 능력도 있지만 텔레파시로 마음을 공격할 수도 있다. 이야기의 중심은 대부분 싱어를 따라가는데 가끔 등장하는 캣과의 대화는 싱어의 마음속에 드리워진 어둠과 아픔을 건드린다. 사냥감이 되어 도망가면서 공포를 느끼고, 놀라고, 긴장하면서 그는 점점 나바호의 원형을 찾는다. 과거와 달리 뒤바뀐 두 존재의 내면과 상황이 주는 재미와 판타지와 결합한 SF가 주는 재미가 공존한다. 대충 보면 간략한 서술이나 묘사 같지만 좀더 집중해서 문장을 하나하나 읽다보면 세밀한 풍경이 그려진다. 그럴 때면 속도는 뚝 떨어진다. 하지만 잘 몰랐던 재미를 발견한다. 중간 중간 나오는 뉴스 속에 담긴 이야기는 그 시대 풍경을 , 생략된 사건의 결과를 알려준다. 재미난 장치다.


길, 걷는다, 달린다. 이 단어들은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많이 다가온 것들이다. 이 단어들 때문에 <앰버 연대기>를 많이 연상한 것도 사실이다. 판타지와 SF의 결합이라기보다 그 경계를 걷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바로 이 단어들 때문이다. 싱어가 자신을 찾아 길을 걷고, 달리듯이 나 자신도 책을 걷고 달리는 속도로 읽게 된다.

이달의 사락 f***2 2008.10.31.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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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인류학적 S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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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 부정적으로 시작해보면, 아무래도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에 비해선 인상이 약하다. 젤라즈니의 중편 혹은 장편을 많이 읽어본 건 아니지만, 단편의 경우 감안해서 다가가게 되는 돌발적인 시작이나 전개에 비해, 뭔가 좀 더 개연성을 기대하기 마련인데, 압축이 워낙 심하다보니....   한참 전에 본 신들의 사회나 내이름은 콘라드의 경우보다 훨씬 설명이라는게 적다. 아마, 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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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 부정적으로 시작해보면, 아무래도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에 비해선 인상이 약하다. 젤라즈니의 중편 혹은 장편을 많이 읽어본 건 아니지만, 단편의 경우 감안해서 다가가게 되는 돌발적인 시작이나 전개에 비해, 뭔가 좀 더 개연성을 기대하기 마련인데, 압축이 워낙 심하다보니....

 

한참 전에 본 신들의 사회나 내이름은 콘라드의 경우보다 훨씬 설명이라는게 적다. 아마, 젤라즈니를 꾸준히 연속적으로 읽어본 이들에겐 매우 환상적일 수 있을 정도로, 작가의 독특한 개성과 문체가 가득하다.

 

역자의 평처럼 어스시 이야기에 대한 화답/오마쥬도 느껴지고, 대하(장편 이상) 앰버 연대기의 주인공들의 사색도 느껴진다. 이 작가는 정말 사색적인 글을 쓰는데 취미가 많았나부다.

 

어쨌거나 북미 원주민들의 문화나 신화를 이해지 못하는 입장에서 어려움은 많았지만, 라스트모히칸이나 늑대와의 춤을의 내러티브보다는 훨씬 괜찮은 전개이고 결말이라고 본다. 동양의 선적인 세계에서 그려지는 자아와의 갈등과 화해보다 훨씬 힘있고 마초적인 사색이 돋보였다.

 

사냥과 친디... 유목민 운운하는 철학자들이 이 소설, 인디언의 신화를 접하면 또 어떤 해괴망칙한 사설들을 풀어 낼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

나는 자기의 친디를 만났고

친디의 자기를 만났다

그를 먹어 버린 나에게

새로운 이름을 붙여야 할까?

 

...

나는 전 세계의 중심에 앉아

나의 노래를 보낸다

나는 어디든 그곳에 있고

모든 것들을 돌려받았다

나는 내 삶의 길을 따라가

그 끝에서 나 자신을 만났다

내 주위는 아름다움에 휩싸여 있다

 

...

사냥을 결코 끝나지 않는다

그 길은 아름다움이다

주술은 강하다

유령 열차는 더 이상

여기 멈추지 않는다

나는 사냥당하는 것들의 눈에 보이는 사냥꾼이다

내가 그들을 부르면

그들은 <어둠의 산>에서 나와 내게 온다

YES마니아 : 골드 e****s 2010.05.09.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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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에 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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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ye of Cat   다락방에 숨겨두고 하나씩 몰래 빼먹는 곶감을 대하듯이 344 page(+23 page)를 아껴가며 읽었습니다. 뛰어나다거나 걸작이라는 말로는 도저히 이 책을  표현할 수 없습니다. 극에 이르렀다고 해야겠어요. 한 문장, 한 구절, 한 단원을 읽을 때마다 자꾸 멈춰서서, 그것들이 그려내는 그림들을 머리 속에 떠올려야 했습니다. 아래로, 위로, 좌로, 우로 그 그림들을 돌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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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ye of Cat

 

다락방에 숨겨두고 하나씩 몰래 빼먹는 곶감을 대하듯이 344 page(+23 page)를 아껴가며 읽었습니다. 뛰어나다거나 걸작이라는 말로는 도저히 이 책을  표현할 수 없습니다. 극에 이르렀다고 해야겠어요. 한 문장, 한 구절, 한 단원을 읽을 때마다 자꾸 멈춰서서, 그것들이 그려내는 그림들을 머리 속에 떠올려야 했습니다. 아래로, 위로, 좌로, 우로 그 그림들을 돌려가며 맛보고 씹어보았습니다. 사실 글이 주는 이미지가 너무 강해서 내가 원하지 않았는데도 자꾸 멈출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제까지 젤라즈니가 다루었던 신화들이 조금 이질적인 것이었다면, (나바호)인디언의 신화를 다룬 이 책은 참으로 친숙합니다. 순록을 쫓아 베링해를 건너갔던 사냥꾼들이 바로 그들이며, 또한 우리들의 친족들이니까요.

 

쫓기는 자도 쫓는 자도
각기 계절이 있으니
우리 모두가 사냥을 하고
우리 모두가 사냥을 당한다.
우리 모두가 사냥감이고
우리 모두가 포식자이다.

 

이것을 아는 현명한 사냥꾼은
조심스럽고,
사냥감 또한
타고난 것 이상의 담력을 얻는다.
사냥에는 운이 따르며
신들의 개입이 따른다.
사냥은 언제나 불확실하다.

 

우리는 늑대의 가죽을 벗겼지만
아침이 되자
인간의 살갗이 걸려있었으니
밤이 되자 또다시
늑대의 털가죽이 되었다.

 

사냥에서
확실한 것은 없고
법칙 따위도 없다.

<말하는 신>의 가호가 있기를,
<검은 신>의 가호가 있기를
행운과 용기가
우리를 지켜주기를.

 

쫓는 자였다가 쫓기는 자가 되어 필사의 탈출을 하지만, 그를 끝까지 쫓아온 것은 그 놈이 아니라 그의 또 다른 자아였다.

 

붉은 길을 따라 안개를 뚫고 춤추는 인디언들이 나타나 그에게 두손을 바친다. 그것을 받아 손에 차고 안개를 열어 제친다. 그들이 다시 두발을 건네자 두 발에 차고 굳건하게 밟고 일어서서 길을 나선다. 마지막 사냥을 위해서. 

 

시베리아의 칼바람을 뚫고 사냥을 하던 이들이라면 어찌 이 모습에 전율하지 않을 수 있을까?
지금도 시베리아 오지에서 사냥을 하는 사냥꾼들은 사냥감을 잡은 후에 이런 의식을 거행한다.  사냥감의 발목을 잘라 나무가지 사이에 고이 올려놓고 신에게 기원을 드린다. 사냥감들이 다시 그것을 손발에 차고 일어서서 다시 돌아오기를 바라는 풍습.

예전에 TV 에서 방송했던 그 장면이 떠오르는가?

베링해를 넘어 다른 대륙으로 갔던 우리 친족들이 모습이 이 책에서 고스란히 다시 살아나고 있다.

 

이제까지 읽었던 젤라즈니의 책들 중에서 최고다.
김상훈이란 번역가가 있어서 한국사람들은 행복하다.


ps:

테어저(Taser)라는 무기를 아시죠? 이 책에서도 나와요. 다만 여기선, 케이블을 발사해서 끝이 뾰족하게 갈라진 케이블 끄트머리와 접촉한 물체에 강력한 전기충격을 주는 물건으로 소개됩니다. 위키피디아로 테이저 관련 글을 찾아보세요. 나사  연구원 Jack Cover 의 이야기를 읽어보시면 재미있어요.

트릭스터 코요테 영감이 나와요. 트릭스터에 대한 개념을 제 글(올라프 스태플턴의 바다를 건너며)에 잠깐 소개한 글이 있어요. 그 글을 한번 읽어보시고 개념정리를 해두세요. 여러분들은 바로 21세기의 트릭스터들이니까요.

 

달비쉬에 나온 지옥에서 온 그 검은 말이 떠오릅니다. 젤라즈니와 검은색은 정말 잘 어울립니다.

비이글호의 모험( The Voyage of the Space Beagle by A. E. van Vogt ) 기억하세요? 거기나온 고양이 괴물 기억나세요? 우주선 갑판의 문을 뚫고(원자 사이 사이를 통과하여) 나갈 수 있었던 그 괴물. 그녀석도 기억납니다. ^6^ 

프레데터의 괴물, 카멜로온처럼 주위 환경에 동화되어 모습을 감출 수 있었던 그 괴물도 기억납니다. ^6^
 

z******y 2009.03.15.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로저 젤라즈니가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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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로저 젤라즈니. 정말 완소작가다. 치밀하게 짜여진 내용구성은 언제나 감탄스럽다. 다만... 왜 하드커버인거냐. 시집도 아니고 저 두께에 저 크기에 하드커버라 읽을 때 손이 좀 고생스러웠다. 제발 이런 소설책은 소프트커버로 나왔으면 하고 소망한다. 그리고 책값을 1000원 정도만 내려주길.... 하지만 표지 는 꽤 좋았다. 솔직히 무슨 의미의 디자인인지는 좀 이해할 수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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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로저 젤라즈니.

정말 완소작가다. 치밀하게 짜여진 내용구성은 언제나 감탄스럽다.

다만... 왜 하드커버인거냐. 시집도 아니고 저 두께에 저 크기에 하드커버라 읽을 때 손이 좀 고생스러웠다. 제발 이런 소설책은 소프트커버로 나왔으면 하고 소망한다. 그리고 책값을 1000원 정도만 내려주길....

하지만 표지 는 꽤 좋았다. 솔직히 무슨 의미의 디자인인지는 좀 이해할 수 없었지만 뽀대는 나더만.

h******i 2009.01.09.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