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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 캐스팅과 보물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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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트'라고 하면 영어에서는 우리가 생각하는 그 데이트뿐 아니라 데이트하는 상대방을 지칭하는 용법도 있다. 평균적인 한국인(최소한 학교 다닐 때 토익, 토플 등 스펙 공부 때문에 고생깨나 해 본 사람) 기준으로, 내가 어제 리뷰한 영화 제목 '듀 데이트'의 뜻은 아마 1초 정도만 생각하면 무슨 뜻인지 바로 답이 나올 만하다. 우리말로 '만기'라는 뜻이 너무 머리에 박힌 탓에,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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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트'라고 하면 영어에서는 우리가 생각하는 그 데이트뿐 아니라 데이트하는 상대방을 지칭하는 용법도 있다. 평균적인 한국인(최소한 학교 다닐 때 토익, 토플 등 스펙 공부 때문에 고생깨나 해 본 사람) 기준으로, 내가 어제 리뷰한 영화 제목 '듀 데이트'의 뜻은 아마 1초 정도만 생각하면 무슨 뜻인지 바로 답이 나올 만하다. 우리말로 '만기'라는 뜻이 너무 머리에 박힌 탓에, 이걸 '출산 만기'로까지 좀 더 유연하게 생각이 돌아가기가 좀 힘들 수도 있다(대체로 '금전 채무 지불 만기'로만 암기하겠므로). 영미권에서는 압도적으로, '출산 만기'의 뜻 순위가 높다. (사실 지금 뭐 다른 화제 하나를 꺼내려 하다가 아무래도 좀 확신이 안 생겨서 끝내 자제하는 중임)

어제 그 작품에서 전혀 안 어울리고 앞으로도 결코 어울려서는 안 될 두 남자가 주인공 듀오로 등장했다면, 지금 리뷰하는 이 영화는 그야말로 고전 러브 스토리의 전형을 이룬다. 1994년 워런 비티와 아넷 베닝 주연의 '원작'으로 잘 알려졌지만 이 작품 자체도 리메이크이며 찰스 보이어와 아이린 던 주연의 1939년작이 따로 있다. 개인적으로는, 너무 올드한 오리지널보다 이 작이 고전다운 순수함과 현대적 감각 모두를 잘 살린 듯해서 가장 마음에 든다. 1994년 리메이크는 요즘 말고 예전 MBC 라디오 진행할 때 유희열이 하도 뽐뿌질을 해 대서 웬만해선 모르는 사람이 없을 듯하다(이 사람이 진행하던 시기는 1998년부터 해서 대략 4년 정도였는데, 영화는 앞에서 말한 것처럼 그보다 꽤 앞선 시점에 개봉되었다. 이 때문에 일부러 비디오 대여점[당시에는 엄청 성업할 시절]에 가서 빌려본 이들도 많았을 듯).

'어페어'라는 게 대개 불륜 관계를 뜻하는 건데, 예전 영화다 보니 노골적으로 불륜 스탠스를 옹호하며 '순애보'를 그릴 배짱은 없었겠고, 영화에서는 현재 교제하는 상대가 있다는 정도의 아주 온건한 설정만 등장할 뿐이다. 문제는 한쪽만이 아니라 주인공 남녀 모두가 그런 입장이라는 건데, 워낙 운명의 만남이다 보니 상대의 처지를 이리저리 재거나 돌볼 느낌이 전혀 아니었다는 점.

캐리 그랜트는 당연 자타공인의 로맨틱 코미디 장르 아이콘이었으며, 데버러 커는 여기서 캐릭터 자체가 약간 털털한 성격으로 마련되었지만 본래 이분은 <쿼바디스>에서의 정숙하고 온건한(대신 심지는 굳은) 여인 역 같은 것보다 이런 타입이 더 잘 어울리고 더 자주, 잘, 소화를 해 온 편이다. 커 대신에 매릴린 먼로를 투입했어도 괜찮았을 텐데, 영화에 대한 기여보다는 먼로의 커리어가 더 빛나는 결과였지 싶다.

최루성으로 가려면 한도 끝도 없었을 텐데, 캐리 그랜트나 데버러 커나 도무지 참을 수 없는 비극을 겪고도 최대한 쿨하게 상대를 (자신보다) 더 배려하며 상황을 극복하려는 애처로운 노력(연기)이, 보는 사람 더 가슴 찡하게 만드는 모습이다(따라서 이 배우들의 캐스팅은, 통념대로 가지 않은 역발상이라는 점에서 신의 한 수). 만약 이 소재를, 한국판 노인판 코믹판으로 만들어서, 테리 역에 IT 닭대가리, 니키 역에 보물선영감탱이를 각각 캐스팅하면 어떨까? 5분이 멀다 하고 니탓을 해대며 미친 듯이 싸워 대다 촛불집회에 나가는 꼴(사실은 민주화 운동이 아니라 그 반대당의 물흐리는 간첩질ㅋ)이 참으로 볼만하지 않겠는가.

s****o 2018.08.15. 신고 공감 1 댓글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