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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을, 행복한 잠도둑이 되어주었던 작품~!
"이 가을, 행복한 잠도둑이 되어주었던 작품~!" 내용보기
성석제는 늘 쿨하다. 꼬인 데가 없이 즐겁다. 유쾌하고 편안하다. 그리고 재밌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작품을 다 읽고 나면 마음 한 켠 쿡 쑤시기도 한다. 그냥 웃고만 넘길 수 없는 건 아마도 이런 마지막에 남는 아련한 마음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이야기꾼이라는 별명답게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라든가 <도망자 이치도> 등등 이야기가 술술 풀려나오던 작품들과는 달리 지
"이 가을, 행복한 잠도둑이 되어주었던 작품~!" 내용보기

성석제는 늘 쿨하다. 꼬인 데가 없이 즐겁다. 유쾌하고 편안하다. 그리고 재밌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작품을 다 읽고 나면 마음 한 켠 쿡 쑤시기도 한다. 그냥 웃고만 넘길 수 없는 건 아마도 이런 마지막에 남는 아련한 마음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이야기꾼이라는 별명답게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라든가 <도망자 이치도> 등등 이야기가 술술 풀려나오던 작품들과는 달리 지난번의 <참말로 좋은 날>에선 꿀꿀하고 우울하기만 한 삶들을 그려 하나도 안 좋은 날들을 선보였었다. 그런 그가 다시 우리에게 행복을 선사하는 이야기로 돌아왔다.

 

“도장 콱 찍어줘. 남편으로서 부인한테 해줄 수 있는  일 중에 마지막으로 남은, 나중에 생각해도 참 잘했다 싶은 보람있는 일일 거야.” “나, 지금 무지 행복해.”

 

객관적으로 철이 안 든 아버지에게 이혼 도장 콱 찍어주라는 친구 같은 아들과 남모르게 나름의 선행을 하며 사는 행복한 아버지와의 대화다. 늘 뭔가에 중독되어 있는 아버지, 그리고 어쩔 수 없이 일찍 철 든 아들은 이제 친구다. 이해하기 어려운 듯하면서도 안쓰러워하는 관계다. 그게 행복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쩌면 아버지도 아들도 서로 맺힌 거 없이 쿨한 게 그런 게 진정 행복한 관계인지도 모른다.      

 

성석제의 주인공들은 하나 같이 찌질하다. 잘나고 멋진 넘보다는 늘 어딘가 모자라고 너무 통속적이다. 이기적이며 솔직하다. 유치하고 가끔은 치사빤쭈다. 하지만 밉지 않다. 서로 다른 생각을 하며 함께 여행을 하고 같이 놀아 늘 문제가 생긴다. 생길 수 있는 문제들. 그 가운데에서 찌질한 녀석들은 조금씩 성장하는지도 모른다. 선녀를 꿈꿀 수는 있어도 함께할 수는 없는 찌질한 녀석들, 그런 게 또 평범하고 찌질한 녀석들의 일상이 아니겠는가. 
 

작품집 가운데 구성 인물들이 따로 또 연결되는 식의 특이한 구성을 띤 작품도 있었다. 하지만 이 작품 가운데 제일 눈길을 끈 작품은 역시 [내가 그린 히말라야시다 그림]이다. 청소년 소설집이었던 <라일락 피면>에서 이미 읽었던 작품인데, 스토리 자체, 그 스토리를 끌어가는 힘, 그리고 반전까지 아주 독특하고 재밌는 작품이었다. 가끔은 그러한 인생의 우연한 반전이 우리 인생을 결정짓기도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게 바로 우리의 서로 다른 인생길인 것이다.

 

‘어라, 저기 걸어가는 저 사람, 백선규 같네. 저 사람 도대체 무슨 생각을 저렇게 골똘하게 하고 있을까. 인사를 해볼까? 안녕하세요,라고 해야 하나? 그냥 안녕,이라고? 그러고 나서 고향, 초등학교를 말하면 알아볼까? 아이, 귀찮아. 그런 걸 하면 뭘 해. 우리는 가는 길이 다른데. 나는 그림을 좋아하고 저 사람은 자신의 그림을 열심히 그리면 그만이지. 점점 멀어지네. 사라져버렸네. 나도 곧 가야 하긴 하지만.’

 

성석제의 이 작품집이 내 가을밤을 훔쳐버렸다. 저녁마다 졸려 둑으면서도 조금이라도 더 읽으려고, 너무 재밌어서 덜 긴박한 부분에선 졸면서도 읽었다. 그리고 행복해졌다. 늘 그렇듯이. 그의 찌질한 주인공들처럼 찌질한 나도 행복해졌다.   

g******i 2008.10.30. 신고 공감 5 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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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은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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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꾸는 것은 자유다. 하지만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꿈을 꾸는 것은 때로 내 자신을 비참함에 빠트린다. 현실과 이상의 괴리만큼이나 한 개인을 불행하게 만드는 것도 없을 게다. 아무리 찢어지게 가난할지라도 꿈 자체가 애초부터 없다면 그 삶에 만족조차 할 수 있는 게 바로 인간인 것이다. 소설에는 수많은 욕망이 숨어 있다. 작가에 따라 그 욕망을 표출하는 방식이 다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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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꾸는 것은 자유다. 하지만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꿈을 꾸는 것은 때로 내 자신을 비참함에 빠트린다. 현실과 이상의 괴리만큼이나 한 개인을 불행하게 만드는 것도 없을 게다. 아무리 찢어지게 가난할지라도 꿈 자체가 애초부터 없다면 그 삶에 만족조차 할 수 있는 게 바로 인간인 것이다.

소설에는 수많은 욕망이 숨어 있다. 작가에 따라 그 욕망을 표출하는 방식이 다를 뿐. 이전부터 느껴온 것인데, 성석제라는 작가는 마치 제 친한 친구에게 소소한 이야기를 털어놓는 듯한 방식을 고수하고 있는 듯하다. 근데 그만의 방식이 참으로 맛깔스럽다. 부담감 없이 들을 수 있는, 들으면서 맞장구 칠 수 있는 그런 게 바로 작가 성석제의 매력이다.

 

행복하다는 단어를 표지에 떡하니 걸고 있는 이 책. 하지만 이는 일종의 역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이 책에 수록된 작품들을 읽으면서 나는 했다. 사회가 으레 말하는 성공과는 거리가 먼 인물들. 한 번 꼬인 인생은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했던가? 안타깝게도 활개를 쳐 볼만 하면 할수록 등장 인물들은 작아졌다. 어떠한 말을 내뱉어도 구차한 변명에 지나지 않을, 어느 욕망 하나 충족된 게 없는 상태의 인물들이 각 작품마다 등장하고 있었다.

첫 번째 작품부터 이는 여실히 드러난다. 뭔가 있어 보이는 무전여행에 나선 세 인물의 기대감은 여행의 초미부터 깨어진다. 셋이나 되는 남자를 태워주는 차가 없었던 것이다. 매 끼니마다 반복되는 오이, 된장, 고추장 역시 그들의 불쌍함을 부각시킬 따름이다. 왜 이 여행을 시작했던가라는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욕망이 좌절되고 그 빈자리를 채우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 상태, 그 혼란을 잠재우는 것은 알지 못하는 사람을 향한 이유 없는 시비일 뿐이다.

옷을 입은 채 얼음장과도 같은 물에 뛰어들면서까지 자신의 결백을 증명해 보여야만 했던 설악 풍정의 나, 좋아하는 여성과의 키스를 꿈꾸다 동성친구의 거친 입술에 거침없이 입을 맞춘피서지에서 생긴 일의 나, 누군가의 낚싯대에 낚인 고기마냥 취급을 받은낚다 섞다 낚이다 엮이다의 그. 경중을 따지기 힘들 정도로 이들의 삶은 비루하다. 그 비루함 뒤에는 일찍이 그들이 꿈꾸었던 것들이 있다. 벗은 여성의 몸, 달콤할 것만 같은 세희의 입술 그리고 월척. 안타깝게도 어느 것 하나 이루어진 게 없다. 다른 작품들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지금 행복해를 보자. 생활력 전혀 없고 알코올 중독 증세까지 보이는 아버지의 모습은 처절하기 그지 없다. 그 처절함을 스스로가 인정한다. 아버지 상열은 눈물중독자란다. 그런가 하면 기적처럼의 주인공은 바위에 대롱대롱 매달려 생사를 다투는 그 순간에 소방차의 사이렌소리 아닌 어머니의 욕설을 듣는다.

 

전화는 저 먼저 해놓고 왜 끊고 지랄이고! 밥은 왜 안해놓고 갔어! 당장 나가 뒈져라, 뒈져버려, 에구!

 

이보다 더 잔인할 순 없다. 이 말은 비수가 되어 주인공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찔끔찔끔 눈물이 흐르기 시작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복하다 말할 수 있는 우리.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지만 사실이다. 어둠이 있기에 밝음은 더욱 빛나는 법임을 우리 모두는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서글픔의 표현인 눈물과 기쁨의 표출인 눈물 사이엔, 겉모습만 놓고 보면, 차이점이 없다.

여기까지 생각하고 나니 작가가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알 것도 같다. 힘겨운 삶도 거꾸로 뒤집어놓고 보면 행복 그 자체일 수 있다.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극에 달한 상태가 알고 보면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행복일지도 모른다. 가장 행복한 순간에 삶을 저버리는 것만큼 어리석은 것도 없을 테니 의심할지어다. 나는 내가 생각하는 것만큼 똑똑하지 못하기에 기쁨을 슬픔으로 혼동하고 행복을 불행이라 착각할 수도 있는 것이다!!

q*****2 2008.10.08.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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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성석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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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석제의 소설집 '지금 행복해'를 읽었다. 아쉽다. 그의 본연의 모습인 익살, 해학, 풍자, 입담, 허풍이 사라져버렸다. 어찌보면 단조롭기까지 한 그의 이번 소설은 예의 그의 소설들과 분명한 선을 긋고 있다. 만약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나 '번쩍하는 황홀한 순간'류의 걸쭉한 입담을 기대하고 책장을 넘긴다면 모두들 실망할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문장 하나하나에 성석제 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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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석제의 소설집 '지금 행복해'를 읽었다.

아쉽다.

그의 본연의 모습인 익살, 해학, 풍자, 입담, 허풍이 사라져버렸다.

어찌보면 단조롭기까지 한 그의 이번 소설은 예의 그의 소설들과 분명한 선을 긋고 있다.

만약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나 '번쩍하는 황홀한 순간'류의 걸쭉한 입담을 기대하고 책장을 넘긴다면 모두들 실망할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문장 하나하나에 성석제 특유의 씹는 맛은 아직 조용히 살아있다.

아니, 그 씹는 맛 때문에 일면 건조한 소설에서 달짝지근한 깊은 맛이 나는 지도 모르겠다.

 

성석제의 인물들은 예나 지금이나 항상 중심에 서있지 않다.

변방의 약자나 통속적이고 속물적인 범인들이 그 면면들이다.

그래서 그들의 독백과 행동거지가 읽는 이의 마음을 아프게 사로잡는다.

씨~익 짧은 웃음을 넘기면서도 가슴 한켠이 찌르르한 것도 이 인물들 탓이다.

이번 소설 속의 인물들도 그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한가지 차이점이 있다면 예전에 비해 훨씬 정치적이고 사회적인 품안에 들어와 있다는 점이다.

작가의 젊은 날을 대변이라도 하듯 몇몇 소설에서는 노골적으로 체제와 반체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던 젊은이들을 등장시킨다.

물론 체제의 중심 또는 반체제의 중심에 서있는 그런 HERO는 아니다.

그 사잇길에서 어떻게든 자존심이라도 세우고 살고싶은 군상들이 이번 소설집의 주인공들이다.

 

그래도 아쉽다.

또다시 성석제의 입담을 기대했기에...

하지만 진지해진 그의 글도 나름 재미는 있다.

그런데 그는 정말 완벽한 변신을 꽤한 것일까?

아니면 이것도 최악의 불경기라는 사회적 이슈탓일까?

 

 

 

s***u 2008.12.10.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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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좋아하는 작가임에 틀림없다
"여행을 좋아하는 작가임에 틀림없다" 내용보기
성석제는 여행을 좋아하는 작가임에 틀림없다. <지금 행복해>라는 이번 책에는 여행지에서 생긴 일을 다룬 단편소설들로 가득하기 때문에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더욱 흥미롭게 볼 수 있을 것이고, 사실 나도 그 때문에 이 책 속의 이야기들이 내 안의 흥미를 불러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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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석제는 여행을 좋아하는 작가임에 틀림없다. <지금 행복해>라는 이번 책에는 여행지에서 생긴 일을 다룬 단편소설들로 가득하기 때문에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더욱 흥미롭게 볼 수 있을 것이고, 사실 나도 그 때문에 이 책 속의 이야기들이 내 안의 흥미를 불러 일으켰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m*****0 2008.12.02.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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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 대한 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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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해야 한다.. 가벼워야 한다.. 유쾌해야 한다..   왠지 그런 강박에 사로잡힌 이야기 같다..   어떻게 보면 너무나 무섭고.. 황당하고.. 짜증나는 상황들. 그런 상황들을 너무 가볍고 유쾌한 문체로 그려내니까.. 아.. 행복하구나. 하는 착각에 빠진다.   각각의 이야기들이 통하는 부분은 거의 없는 것 같긴 한데.. 그냥 일상적인 이야기들이라는 생각뿐..   그게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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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해야 한다..

가벼워야 한다..

유쾌해야 한다..

 

왠지 그런 강박에 사로잡힌 이야기 같다..

 

어떻게 보면 너무나 무섭고.. 황당하고.. 짜증나는 상황들.

그런 상황들을 너무 가볍고 유쾌한 문체로 그려내니까..

아.. 행복하구나. 하는 착각에 빠진다.

 

각각의 이야기들이 통하는 부분은 거의 없는 것 같긴 한데..

그냥 일상적인 이야기들이라는 생각뿐..

 

그게 행복이라면, 정말 지금 난 행복하다.

k****8 2008.11.03.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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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제일 행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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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공지영 작가 책만 찾아 읽다가, 요즘은 성석제 작가 책을 열심히 찾아 읽고 있다.이번이 두번째 작품으로 만난건데, 특유의 맛깔스런 표현들은 조금 덜 한 듯한 느낌이 들지만 그래도 여전히 성석제 작가 다운 표현들이 곳곳에 배어있다.차례를 보면,- 여행- 지금 행복해- 설악 풍정- 기적처럼- 피서지에서 생긴 일- 톡- 낚다 섞다 낚이다 엮이다- 내가 그린 히말라야시다 그림- 깡
"지금이 제일 행복해!" 내용보기
한때 공지영 작가 책만 찾아 읽다가, 요즘은 성석제 작가 책을 열심히 찾아 읽고 있다.
이번이 두번째 작품으로 만난건데, 특유의 맛깔스런 표현들은 조금 덜 한 듯한 느낌이 들지만 
그래도 여전히 성석제 작가 다운 표현들이 곳곳에 배어있다.

차례를 보면,
- 여행
- 지금 행복해
- 설악 풍정
- 기적처럼
- 피서지에서 생긴 일
- 톡
- 낚다 섞다 낚이다 엮이다
- 내가 그린 히말라야시다 그림
- 깡통

단편소설로 이뤄진 책으로 책 제목인 지금 행복해는 두번째 이야기이다.
어느 인터뷰에서 봤는데, 작가는 유난히 이야기를 좋아하는 것 같다.
이 책도 여러가지 이야기들 주위에서 한번쯤 들어봄직한, 이웃에서 벌어진 것 같은 친근한 이야기들이다.

그 중에 ’지금 행복해’가 제일 기억에 남는다......
지금 행복해는 아들이 아버지와 친구하기로 하면서 아들입장에서 아버지의 일생을 회상하는 이야기이다.
무능력하고 생활력없는 아버지였다면 차라리 나았을까?
당구, 노름, 마약, 술 각종 안 좋은 것들에 차례차례 중독되는 인물이다.  
그 덕분에 아버지도 돌아가시고, 그 많던 부모님 재산도 모두 탕진하고 아내도 떠난다.

"도장 쾅 찍어줘. 남편으로서 부인한테 해줄 수 있는 일 중에 마지막으로 남은, 
나중에 생각해도 참 잘했다 싶은 보람있는 일일거야."

아버지에게 이혼서류를 갖다주면서 담담히 말하는 아들..

"섭섭해?"
"내 주제에 뭘. 엄마가 너한테 원룸이라도 한칸 남겨주니까 고맙지."
"어라, 설마 위자료 같은 거 바라는 건 아니겠지?"
"야, 절대 아냐. 내가 그런 거가 또 뭐 필요하냐. 그냥 조금 벌어서 쓰고 살고 하면 됐지. 나, 지금 무지 행복해."

이혼서류에 도장을 찍고, 아버지는 술을 마신다. 
이혼이 법적으로 성립되는 석달내내 술을 마시고, 또 마신다.

"내가 마음이 약하잖냐. 보호자 승인 없이 절대 전화, 면회, 퇴원 없는 조건으로 넣어버려. 내가 꼭 나아서 나올게, 친구."
제 발로 요양시설로 가는 알코올중독자가 세상에 또 있을까?

여러 중독에 푹 빠졌다 다시 살아나오고, 아버지는 지금 또다른 중독에 빠졌다.
아버지는 눈물중독자다.

내용만 보면, 무책임하고 무능한 아버지 밑에서 불행한 가족사 얘기이다.
내 얘기가 아니어서일까?   읽고 난 지금 가슴이 따뜻해지는 이유는 뭘까?
s***r 2010.09.1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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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행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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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성석제의 이름은 많이 들어봤다. 이름은 많이 들어봤는데 제대로 작품은 읽어본 적이 없어서 큰맘먹고 두권을 구입했다.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와 [지금 행복해] 이렇게 두권이다.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는 아직 다 읽지는 않았는데 단편집이어서 비교적 쉽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 1편을 읽은 다음의 느낌은 약간은 모자란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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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성석제의 이름은 많이 들어봤다. 이름은 많이 들어봤는데 제대로 작품은 읽어본 적이 없어서 큰맘먹고 두권을 구입했다.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와 [지금 행복해] 이렇게 두권이다.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는 아직 다 읽지는 않았는데 단편집이어서 비교적 쉽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 1편을 읽은 다음의 느낌은 약간은 모자란 사람을 주인공으로 해서 이 사회와 순진한 사람의 이야기를 참 해학적으로 잘 그려냈다는 것이었다. 그로부터 성석제 소설에 묘미를 느끼기 시작했다. [지금 행복해] 이 책도 마찬가지이다. 지금 행복하다는 제목 자체도 아이러니 하다고 볼 수 있는데, 내기에 여자에 각종 중독된 아버지가 결국은 봉사에 눈물 중독에 이르는 아버지와 쿨한 아들의 이야기가 잘 그려져 있다. 또한 여행에 대한 이야기가 아주 많은데 여행은 기본적으로 인생의 모든 군상을 잘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여행을 같이 가봐야 그사람의 됨됨이를 알 수 있는 것처럼 사람들의 이중성이 극명히 드러나는 것도 여행이라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여행]이 아주 감명깊었다. 우습기도 하면서 씁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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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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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유의 유머러스한 입담으로 세상과 인간 군상의 양면성을 거침없이 파고드는 작가 성석제의 새로운 작품집이 나왔다. 2년 전에 출간된 소설집 『참말로 좋은 날』에 이어 이번 소설집은 『지금 행복해』로 한층 더 긍정적인 제목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참말로 좋은 날』에 그 좋은 날은 도대체 언제인가 의문스러울 만큼 보잘 것 없는 우리네 일상이 펼쳐졌던 것처럼 『지금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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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유의 유머러스한 입담으로 세상과 인간 군상의 양면성을 거침없이 파고드는 작가 성석제의 새로운 작품집이 나왔다. 2년 전에 출간된 소설집 『참말로 좋은 날』에 이어 이번 소설집은 『지금 행복해』로 한층 더 긍정적인 제목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참말로 좋은 날』에 그 좋은 날은 도대체 언제인가 의문스러울 만큼 보잘 것 없는 우리네 일상이 펼쳐졌던 것처럼 『지금 행복해』에서도 박장대소 끝에 은근한 슬픔이 차오른다. “하하하하! 아, 웃겨! 잠깐만…그런데 왜 눈물이 나지?”

 

 여기 아는 사람 같기도 하고, 인정하기 싫지만 나 같기도 한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비루한 인생 속에 놓여 있다. 그들은 변변찮은 운동화가 다 닳아빠진 채 배탈에 시달리는 여행길에 서 있기도 하고, 종이로 만든 집처럼 금방이라도 무너지거나 날아가버릴 듯한 집(가족)을 들락거리기도 한다. 유독 여행 또는 낚시 이야기가 빈번하게 등장하는 데 작가의 취미가 반영되기도 했겠지만 여행이 인생의 축소판으로 소설에 압축되기에 적합하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여행」, 「설악 풍정」, 「피서지에서 생긴 일」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여행 중이다. 그러나 그 여행은 모험이나 휴식의 의미를 갖지 못한다. 착각과 불화로 일행의 알량한 우정엔 금이 가고, 같은 곳에 모인 여행자들 사이에서도 다툼이 벌어지기 일쑤다.

 

「피서지에서 생긴 일」의 양우는 제법 진지하게 인생을 논한다. “너희들 머리 기르고 기타 치고 부모 덕에 많이 배우고 귀고리 하고 화장하고 잘난 너, 너희들, 조금 있으면 숲속에 가서 끌어안고 입맞추고 할 너희들. 인생 그렇게 쉬운 게 아니다. 너희 마음대로 되는 인생, 그거 인생 아니다. 나, 나는 너희처럼 잘나지는 못했지만 내가 못난 걸로, 내 마음대로 안되는 걸로 인생을 가르쳐줄 수 있어. 쉬운 건 인생이 아니야.” 그러나 그의 본심은 오늘이 가기 전에 짝사랑하는 세희와 입술이라도 한번 마주칠 수 있기만을 바랄 뿐이다. 심지어 「낚다 섞다 낚이다 엮이다」에서는 낚싯줄에 걸린 사람, 변소에 빠진 사람까지 등장하며 여러 편의 콩트를 연달아 읽는 듯한 재미를 준다.

 

 한편 집에서도 발 뻗고 쉬는 것조차 요원하기만 하다.「기적처럼」의 주인공은 절벽에서 추락하기 일보 직전에 이루어진 어머니와의 통화에서 “이 옘병 걸려 뒈질 눔아, 왜 전화는 해놓고 가만히 있어!” 욕만 먹을 뿐이고. 죽을 뻔하다가 살아 돌아간 집에서 또 욕을 먹으며 하하, 웃다가 그제서야 눈물을 찔끔찔끔 흘린다.

 

 「내가 그린 히말리야시다 그림」은 가난하지만 그림을 좋아하던 소년이 재능이 뛰어나고 잘 사는 집 아이의 그림으로 대신 상을 받고 평생 자신의 재능을 의심하는 화가로 살게 된 이야기가 펼쳐진다. 동시에 원래 그림 주인이었던 여자(소녀)의 이야기가 중첩되는데, 정작 아무것도 부족할 것 없이 자란 그녀는 상에도 바뀐 그림에도 관심이 없었다. 타고난 행운과 행복한 삶 자체가 상이라 여기는 그녀는 어차피 가는 길이 다른 일에 귀찮게 나서지 않고 살았다. 이것은 의심과 좌절, 불안의 결과가 ‘오늘날의 나’라고 요약하는 그의 삶과 대비되면서 씁쓸함을 감출 수 없게 한다.

 

 자동차보험 사기단, 지하철 성추행범과 개똥녀, 주부도박, 트랜스젠더 등 동시대를 휩쓸고 있는 온갖 사건들이 미래에도 버젓이 일어나고 있을 거라고 진단한 「톡」은 다양한 사람들이 각종 이니셜로 종횡무진하며 독특한 재미를 준다.「깡통」은 누구나 신문에서 미담으로 접했을 만한 인정 많은 국수집과 노숙자의 성공담을 현실과 소설의 경계를 넘나들며 다루고 있다.

 

 표제작「지금 행복해」에는 친구처럼 쿨하게 지내는 부자가 등장한다. 술, 도박, 마약 등등 일생을 중독자로 살아온 아버지가 스스로 알콜중독 치료 시설에 들어가고, 봉사 중독, 눈물 중독에 빠져 “지금 행복해.”라고 말하는 것도 생소하지만 골칫덩어리 아버지를 탓하지 않는 아들의 등장도 새롭다. 아들은 시종일관 건조할 정도로 담담하게 ‘그래, 이런 사람이 내 아버지다.’라고 서술한다. 그 쿨한 어투로 아버지에게 이혼을 권하기도 한다. “도장 쾅 찍어줘. 남편으로서 부인한테 해줄 수 있는 일 중에 마지막으로 남은, 나중에 생각해도 참 잘했다 싶은 보람있는 일일 거야.”

 

 ‘재미’는 이야기의 생명이다. 소설의 힘이다. 하지만 재미와 웃음만 있는 소설이라면 쉬지 않고 읽어치울 수는 있어도 마음에 담기지는 않는다. 성석제는 산다는 건 이런 거다, 정색하지 않고도 웃음과 눈물을, 비루하나마 중단 없이 가야만 할 인생길을 보여주는 작가다. 불경기의 여파와 함께 불길한 전망이 난무하는 새해 초입에, 낭떠러지를 앞에 두고도 하하, 웃음이 삐져나오고 이내 눈물이 맺히는 이야기들을 만난 것이 내겐 작은 행복이었다.

t****7 2009.01.04. 신고 공감 0 댓글 4
리뷰 총점 종이책
뭐라고 해야 할지 잘 모르겠을 뿐이고 .. 그래도 역시 좋을 뿐이고 .. ^^
"뭐라고 해야 할지 잘 모르겠을 뿐이고 .. 그래도 역시 좋을 뿐이고 .. ^^" 내용보기
성석제 씨가 변했다는 말이 멀리서 들려왔다. 푸근하고 구수한 아저씨의 농담같은 맛은 사라지고, 건조한 문체에 예리하고 날카로운 사회 비판적인 시선으로 변했다고 .. 그래서 이 책을 읽기가 다소 망설여졌다. 도서관 반납일을 코앞에 두고, 딱 하루 앞두고서야 읽게 된 이유 중에는 분명 그런 망설임이 작용했을 것이다. 이 소설집 전의 소설집 <참말로 좋은 날>은 그래서 책 뒤의
"뭐라고 해야 할지 잘 모르겠을 뿐이고 .. 그래도 역시 좋을 뿐이고 .. ^^" 내용보기

성석제 씨가 변했다는 말이 멀리서 들려왔다. 푸근하고 구수한 아저씨의 농담같은 맛은 사라지고, 건조한 문체에 예리하고 날카로운 사회 비판적인 시선으로 변했다고 .. 그래서 이 책을 읽기가 다소 망설여졌다. 도서관 반납일을 코앞에 두고, 딱 하루 앞두고서야 읽게 된 이유 중에는 분명 그런 망설임이 작용했을 것이다. 이 소설집 전의 소설집 <참말로 좋은 날>은 그래서 책 뒤의 비평을 읽고는 겁이 나 읽지도 않고 반납했었다.

 

하지만 그렇게 미리부터 겁을 잔뜩 집어먹은게 되려 마음의 준비로 치환되었던 건지 생각보다 그렇게 달라지지는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약자, 찌질한 인생, 소외되고 슬픈 인생을 바라보는 알싸한 연민의 시선은 여전하다는 생각이 들고, 예전 작품에서도 보여주었던 날카로운 비판 역시 잘 엮이고 조화된 소설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비판의 강도와 날카로움은 좀 더 날카로워진 날로 번득였던 것 같다. 재미도 여전해서 시계를 볼때마다 개구리 뛰어가듯 어느새 펄쩍 펄쩍 뛰어넘어진 시침을 보며 깜짝 깜짝 놀랐다.

 

음 .. 근데, 그래도 뭐랄까. 그건 어디까지나 생각했던것'보다는' 이라는 것이고, 성석제 씨의 소설을 읽고 이렇게 많은 '?' 물음표가 내 머리 위에 떠있게 된 건 역시 처음이다. 이전에는, 그게 딱 부러지게 "이거다!" 라고 말할 수는 없어도, 작가의 의도가 어렴풋하게나마 전달되어진다는 느낌은 있었는데, 물론 이 소설에서 그런 일이 없었다는 건 아니지만, 뭔지 모르겠다는 느낌이 굉장히, 자주 희번득거렸다. 요 며칠은 굉장히 혼란한 마음상태 때문인지 책을 읽고도 서평 쓰기가 참 어렵단 생각이 자주 들었다. 안그래도 혼란한 머릿속에 책의 내용이 들어가 책의 내용이 정리되긴 커녕 함께 세탁기 속에서 빨래 돌아가듯 혼란속에 빙빙 돌아가는 느낌 .. 그치만 비단 그래서만은 아닐 것이다. 이 소설집을 읽고 무어라 말할 수 없는 복합적인 혼란함을 느낀 것은. 혼란, 복잡. 아마도 지금 내 눈을 만화로 그린다면 소용돌이치듯 팽팽 돌아가는 나선 모양일 것이다.

 

그래도 역시 성석제 씨는 현대 한국의 소설가 중에서 가장 정이 가고 마음이 맞는 소설을 써주시는 분 중 한 분이시. 적어도 나에게 있어서는. 앞으로의 행보가 더더욱 기대가 된다. 다음 소설집이 기다려지니 언넝 내어주셨으면~

 

 

 

 

*참, 이 소설에서도 여지없이 등장하는 '낚시'와 '등산' 등의 소재를 보며, 성석제 씨는 정말 '아저씨같은' 소설가시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ㅎ

j********e 2008.12.22.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