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녜웨이핑이 점오가 끝나고 밤에 찾아간 그 곳은 어두침침한 곳이었다. 거기에 몇 명의 사람들이 있었고 바둑판이 있었다. 이 얼마만에 보는 바둑판이냐! 녜웨이핑에게 꿈같은 일이 벌어진 것이다. 어두침침한 색깔의 만화가 볼만했다. 내무반끼리 바둑을 두는데 녜웨이핑이 속한 내무반이 계속 지고 있어서 신예로서 녜웨이핑을 내세운 것이다. 녜웨이핑은 돼지들의 오줌, 똥을 치우고 있어서 '돼지반장'이라는 별명으로 통했다. 바둑 삼국지 5권의 제목이 돼지반장이다. 상대편에서 돼지반장의 바둑실력을 물어보고 돼지반장은 '집훈대'에 있었다고 말한다. 집훈대란 문화 혁명 이전에 마오 주석때 국가에서 바둑을 키우려고 바둑을 잘 두는 아이들을 모아서 훈련시킨 곳이란다. 돼지반장과 바둑을 둘 상대는 집훈대에서 녜웨이핑을 본 듯 하다. 하여튼 이 둘은 어두컴컴한 방에서 바둑을 두기 시작한다. 결과는 녜웨이핑을 만만하게 본 상대의 패배였다. 이 바둑은 각 반에 할당된 작업량을 걸고 둔 내기바둑이었다. 내기바둑인 걸 알고 녜웨이핑은 놀란다. 녜웨이핑은 내기바둑에 대한 안좋은 기억이 있었던 듯, 그래서 내기바둑을 안두기로 맹세했던 것 같다. 내기바둑은 내기바둑 그 자체보다 그것이 습관이 되면 빠져나올 수 없다는 게 더 큰 문제인 것 같다. 그래서 세이고 선생님도 조훈현에게 내기바둑을 금지시켰던 것 같다. 서봉수는 학생때부터 바둑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다. 누군가의 과거가 나온 것은 조훈현, 녜웨이핑에 이어 서봉수가 세 번째이다. 서봉수는 따로 스승이 없는데도 빠르게 성장하여 1970년 9월 프로입단대회를 통과한다. 조훈현과 서봉수는 54년생으로 1970년에 17살이다. 조훈현 역시 33승 1무 5패 승률 88.6%로 일본에서 기도상(棋道償, 바둑 기, 길 도, 갚을 상)을 탄다. 후지사와 사범은 술을 마시고 와서 쿤켄을 축하해 주지만 세이고 선생님의 표정은 밝지 않다. 쿤켄의 군입대 문제 때문이다. 쿤켄은 병역의무를 하기 위해 3년 후에 한국에 돌아가야 하니까.. 1970년은 김인의 시대였다. 김인은 드디어 조남철 국수로부터 타이틀을 하나씩 가져오기 시작한다. 조남철의 나이 마흔아홉이다. 하지만 조남철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윤기현도 있고 떠오르는 신예 서봉수가 있다. 그리고 3년 후에 조훈현이 한국에 온다. 이른바 군웅할거(群雄割據)의 전국시대가 펼쳐지려 한다. 한편 돼지반장 녜웨이핑은 성실한 모습을 보여서 모범사례로 인정받는다. 그런데 동생으로부터 편지가 왔는데 그 편지에 일본바둑인들이 베이징에 온다는 얘기가 있다. 이 편지가 녜웨이핑을 흔들어서 어떻해서든지 베이징으로 갈 방법을 찾게 한다. '홍위병'이라고 혁명의식이 투철하다고 하지만 오지에서 노동이나 하며 살고 싶은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혁명은 껍데기 뿐이고 모두들 고향으로 가고 싶은 마음뿐. 지난 번에 바둑을 뒀던 사람에게 베이징에 가게 해달라고 부탁한다. 그는 그러자고 하고 돈을 요구한다. 녜웨이핑은 성실한 혁명동지로 인정받았지만 그것보다 바둑이 더 중요하다. 베이징에 가는 버스를 탔으나 그들이 원한 것은 돈이 아니라 내기바둑이었다. 그들은 녜웨이핑의 뛰어난 바둑실력을 알고 베이징에서 열 판 정도만 내기바둑을 두라고 녜웨이핑에게 말한다. 녜웨이핑은 망설이다가 결국 안한다고 하여 버스에서 내쫓긴다. 고생끝에 다시 일터로 돌아왔지만 싸늘한 시선뿐이다. 게다가 반동 이미지로 사진이 찍혀 신문에 실리기까지 한다. 녜웨이핑의 아내는 그 때 그 사진을 제1회 잉창지배 결승 마지막 대국을 두는 날 점심시간에 녜웨이핑에게 보여준 것 같다. 녜웨이핑에게 아픈 시절의 사진이다. 그 사진을 보여줌으로써 녜웨이핑에게 어떤 자극을 주려고 했던 것 같다. 만화는 다시 현실로 돌아와 조훈현과 녜웨이핑의 바둑은 계속된다. 바둑 삼국지를 5권까지 보면서 처음에는 바둑판의 돌들이 눈에 안들어왔으나 이제는 조훈현이 어떤 돌을 두고 녜웨이핑이 어떤 돌을 뒀는지 파악이 된다. 그리고 왜 그런 돌을 뒀는지 대충 알게 된다. 이 만화를 그린 분은 바둑판을 아무렇게나 그린 게 아니었다. 실제로 제1회 잉창지배 결승 마지막 대국을 고스란히 옮겨서 그리신 것 같다. 바둑판과 바둑판에 그려진 돌들을 한 번도 아니고 여러 번 그리는 게 쉬운 작업은 아니었을텐데. 하여튼 조훈현이 리드하고 녜웨이핑이 따라가는 입장이다. 좌변의 백의 세력이 흑에 의해 무너져 뼈만 남은 형국이다. 조훈현이 유리하다. 중국측에서는 불안, 초초하고 한국측에서는 기분이 좋다. 그런데 조훈현이 한 번의 실책을 하고 만다. 이것은 생중계를 보던 이창호도 간파했고 대국실에서도 간파했다. 이 때부터 녜웨이핑의 반격이 시작된다. 바둑 자체의 흐름을 만화에 녹여내는 것이 쉽지 않았을텐데, 특히 나같이 바둑을 모르는 사람도 5권까지 읽으며 바둑에 흥미를 느끼고 조금씩 이해할 수 있다니. 그런데 아직도 바둑을 두는 것을 처절한 전투라고 하는 것은 이해가 잘 안된다. 보이지 않지만 바둑판 위에서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걸까? 그래서 목숨을 걸고 바둑을 둔다는 말이 나온 걸까? 1986년 제 10기 일본기성전에서 조치훈은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하여 휠체어를 타고 바둑을 두러 온다. 그는 "죽을 땐 죽더라도 바둑판 앞에서 죽을 겁니다!!"(225쪽) 라고 말한다. 상대인 고바야시 9단은 조치훈으로부터 타이틀을 가져왔지만 웃음은 없었다고 한다. 조치훈은 제1회 잉창지배 4국을 이기고 조치훈을 생각했던 것 같다. 조훈현도 마지막 대국에 목숨을 걸어보려는 것이다! 목숨을 걸만큼 중요한 대회이므로. 5권의 마지막에 '<바둑 삼국지> 제6권 '치쿤'으로 이어집니다!!'라고 나오지만 현재 6권은 나오지 않은 상태이다. 만화가의 건강이 안좋아서 연재가 중단됐다는 얘기가 있다(사실인지 모르겠다). 참 재밌게 읽었는데, 아쉽다. 돼지반장 녜웨이핑이 어떻게 다시 바둑을 두게 되고 중국을 대표하는 프로선수가 되었을까? 그리고 서봉수는 어떻게 성장할까? 그리고 결정적으로 조훈현의 국내복귀 후에 서봉수와 불꽃튀는 대결을 보고 싶었는데.. 너무너무 보고 싶은 장면들이 많지만 현재로서는 연재가 다시 시작되기를 바라고 기다리는 게 우선일 것이다. 부록에 있는 바둑 강좌는 진행될수록 문제의 난이도가 어려워져서 생각을 많이 해야 한다. 아, 어려워. 수상전과 패에 관한 문제의 정답과 오답을 보면서 이해안되는 것이 있다. 2000년에 조훈현과 칭하오의 대국에 대한 기보 해설이 있었다(조훈현 특유의 흔들기가 돋보임). 바둑판에 돌에 새겨진 번호들이 어지럽게 느껴져서 글만 대충 읽었다. 글만 읽어도 재밌다. 소설 만화 삼국지는 항상 재밌다. 이번에는 서봉수에 대한 내용이다. 서봉수의 끈질긴 잡초류, 야성적인 면. 한국기원에 매일매일 출근했던 성실함. 제2회 잉창지배에서 마지막 대국에서 서봉수는 불리한 국면을 역전시켜서 조훈현에 이어서 한국의 우승을 이어간다. 이번 대국에서 이기는 쪽이 향후 세계바둑을 좌지우지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목숨을 걸고 두는 바둑...! (222쪽) 서두르지 않고 기다린다. 언젠가는 반드시 기회는 오게 되어있다. 기회가 왔을 때는 주저하지 말고 신속하게 낚아채라! (283쪽) -> 서봉수가 제2회 잉창지배 결승 마지막 대국을 앞두고 현지 동물원에서 악어들의 먹이사냥을 보고 깨달은 것. "기사라면 누구나 한번쯤 꿈꿔 보는 일을 성취해서 기쁘다. 큰 승부에서는 역시 기량보다 부동심의 싸움임을 뼈져리게 느꼈다." (285쪽) -> 제2회 잉창지배 우승한 후에 서봉수의 소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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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책을 배송받았는데 솔직히 받아보고 실망을 금치 못했습니다. 책내용이나 구성은 매우 만족스러웠지만 책 보관상태가 엉망이더군요~도대체 책을 어떻게 보관하는지 물어보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지금껏 이 사이트를 이용하면서 한번도 이런일이 없었고 그전에 샀던 책도 상태가 양호해서 믿고 주문한 것인데 이번에 책상태를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앞부부분 표지는 양호했고 책도 파본이 있었던것은 아니지만 책 뒷면이 완전 책을 바닥에 밀고 창고에서 굴러다닌것처럼 되어 있었습니다. 뒷면에 뭔가 날카로운것으로 긁힌듯한 자국도 남아있었구요~ 저야..책을 산지 이틀이 된뒤에야 이런자국을 발견한지라 교환해달라는 말을 못했지만 혹시라도 다른 분들이 이런 책을 받아보고 싶진 않으실 테니 사지말라고 권하는 수밖에는 없겠네요~ㅡㅡ^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