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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며...
여름밤, 나는 밤을 새가며, 장장 10시간 동안 이 책에 매달렸다. 현재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의 모토가 되었다고는 하지만...역시 배경만 빌려 드라마를 만들었을 뿐이었고, 이 책대로 드라마를 만든다고 해도 재밌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이책의 겉표지에는 여간첩이라는 말이 등장하는데, 간첩에 대한 안좋은 식견이 내게도 있었다, 그리고, 드라마에서 소설속에서, 어느정도의 공산주의의 미화는 있다고 본다. 그러나 어쨌든 내가 지금껏 짧은 인생을 배웠던 모든 곳 학교에서 사회에서 금기시하고, 조금은 어둡게 생각했던 북한과, 반세기가 지난 지금껏 남북을 둘러싸고 있는, 이데올로기의 비밀을 풀수 있게 된 것 또한 사실이다. 이 소설은 여러가지 배경을 설명한다. 국제적 식견과 외국어능력을 지닌 인텔리 이강국이란 인물을 통해 한때 이데올로기의 차이로 인한 냉전체제로 대비되던 두 열강 미국과 소련, 사이에서 우리나라의 자주독립노력의 결과를, 그시대 여성들의 꿈을 한꺼번에 가진, 김수임을 통해, 한때 모든것을 가졌던 그녀가 생애 마지막 순간까지도 가질수 없었던, 사랑의 결과로 대표되는, 삶과 죽음, 한 인간의 죽음뒤에 국가라는 거대 집합체가 작용하여, 그녀를 간첩으로 군중심리를 이용, 철저하게 외면하도록 만든, 숨겨진 폭력성까지.. 이 소설은 김수임의 인간적인 면을 앞에 내세우고, 그녀의 사랑을 그리며, 그녀의 인생이, 국가를 통해 철저하게 외면당했음을 시사하며 무엇이 이데올로기이고, 공산주의와 민주주의인가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작가는 담담하게 그녀를 해방조국의 희생양이라 말한다. 간첩이라는 이름이 죽음과 함께 붙어버리고 온갖 루머가 나돌던 그녀에게, 그녀의 사랑에...이런 세상이 올줄 그녀도 알았을까?
김수임, 그녀는 사랑을 위해, 사랑에 의해 죽었다. 그녀는 총살당했지만, 총알도 그녀의 사랑을 막진 못한 것 같다. 제목처럼 사랑이 그녀를 쏘았다고 생각하련다. 그녀의 죄목은 사랑하지 않을 사람을 사랑한 죄였다는 작가의 맨 마지막 말이 인상깊다. [인상깊은구절] 김수임이 문을 닫으며, "저왔어요!" 하고 조심스럽게 말하자 이강국은 의자에서 일어서며 말없이 수임을 와락 껴안았다. 그의 눈에 격한 감정이 서려있다.그의 눈을 보는 순간, 수임의 두 눈에서는 눈물이 쏟아지며 흐느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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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면 사랑이고, 정치적인 것이라면 정치적인 것이지. "사랑이 그녀를 쏘았다"란 원제 바로 옆에 붙은 "한국의 마타하리, 여간첩 김수임" 란 부제때문에 읽기전에 김수임이 마치 마타하리 만큼이나 전문 첩자노릇을 한 것 같은 선입견을 갖게하는데, 이는 저자가 의도했던 바에서 너무 멀리 가는 것이다.
이 작품은 김수임과 개인적 친분이 있었던 작가가, 김수임으로부터 혹은 주변인들로부터 개인적으로 수집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김수임의 일대기와 죽음에 있어 지금 껏 알려진 어떤 왜곡된 부분을 해소하고 인간 김수임으로서의 그녀의 생을 널리 알리는데 의의를 두고 쓰여졌다고한다. 글쎄 작가가 말하는 왜곡된 부분이란 김수임에대한 정치적인 오해들일 것이고, 작가의 의도대로 이강국과의 사랑과 그 댓가로 사형을 언도 받는 그녀의 비통한 일대기는 여간첩이란 정치적오해를 누그러뜨리기에 충분하였다.
책 전체를 통털어보아도, 이강국을 북으로 탈출시키게 된 경위는, 사랑에 빠진 여자의 연인을 향한 지극한 모성본능의 발휘일 뿐, 결코 어디에도 그녀가 정치적 의도로 그런 행위를 하게 되었다고는 묘사되지 않는다. 사랑이 그녀를 쏘아서 그런 것은 맞는데, 왜 부제는 한국의 마타하리 여간첩 김수임이냐고.
이 작품은 조화되지 않는 원제와 부제의 나열에서 뿐아니라, 여러 면에서 좀 어정쩡한 불편함을 준다. 작가의 진술이 어느정도 사실이라면, 의도대로 김수임에 대한 정치적오해는 어느정도 풀렸으나 당시에 꽤나 교육을 받고 사회적으로 많은 부와 사회적 혜택을 누리던 신여성의 행동이 그렇게도 자기안일만을 추구했다는 점이 꽤나 거슬리기 때문이다.
작중에 나오는 어떤 사람이 김수임을 향해 퍼부었던 비난(아마 검사였던 것같다)이야 말로 내가 이작품에서 가장 공감가던 대목아닐까. 해방이되고도 통일된 자체정부 수립을 이루지 못하고, 북은 소련에 의해, 남은 미군정에 의해 다스려지고, 동포들은 가난을 업으로 여기고 하루하루 산목숨 부지하여나가기도 어려운 때에는, 흥청망청 사치에다가 불륜은 극히 부도덕한 행위라고 밖에 할수 없으며, 나 역시도 결국 김수임은 그에 대한 응징을 받은 것라 생각한다. 게다가 매우 정치적인 결과에 대해 본인은 결코 어떤 정치적인 어떤 의도가 계속 없었다라고 잡아떼는데, 이것도 생각없고 이기적인 행위이며 응징감이다. 정말 몰랐을까? 몰랐다면 것도한 응징으로서 죄임을 규정하고 깨닫게 해줘야할 것인데, 불행하게도 김수임은 사형대의 이슬로 사라질때까지도 자기는 사랑밖에 난 몰랐네란 생각만 한다는 것이다. 소설의 주인공을 싫어하기도 힘든데 김수임은 인간적인 측면만으로라도 공감해주기에는 좀 짜증나는 캐릭터이다.
서울 1945 의 원작이란 이유로 화제가 되기도하고, 나름대로 해방공간 시대의 사회상이 궁금해서 읽었는데, 작가와 주인공의 개인적친분때문이어서 그런지, 시대소설로 대하기엔 객관성이 너무 떨어지지 않나싶다. 특정 시대를 배경으로 실화 바탕의 연애소설 정도. 응 그래, 그래서 그녀는 사랑에 쏘인 죄야. 그럴지는 몰랐대잖아. 마타하리는 적어도 자기가 하는 일이 스파이행위인 것을 알고는 했어. 내용과 맞지 않는 어색한 부제라도 좀 삭제해주면 마음이 덜 불편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