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면의 꿈이라는 제목부터가 벌써 이청준 소설 그 특유의 공간 속으로 독자를 빨아들이는 것 같다. 이미 제목 속에 작품의 모든 단편의 주제가 녹아 들어가 있다. 수록된 여러 단편 속에 대표적 작품으로 꼽히는 <가면의 꿈>속의 주인공은 항상 가면을 쓰고 외출을 한다. 타인에게 가면을 쓰지 않은 모습의 노출은 그 자체에게 히스테리로 존재한다. 가면은 그의 사회적 지위이자 존재 확인의 증거물이다. 가면이 없는 맨 얼굴의 그는 죽어있는 동시에 살아있는 사람이다. 우리는 이처럼 커다란 아이러니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맨 처음의 나라는 인간은 차츰 가면뒤로 얼굴이 사라져 간다. 이제 거울을 보아도 나를 모른다. 그리고 주인공은 결국 달빛 속에서 눈물을 흘린다. 그것은 달빛만은 그의 얼굴을 비춰주었기 때문이 아닐까? 자신을 인식한 달빛에게 그는 생명의 불꽃을 태운 눈물의 촛농으로 고마움을 대신한다. 그렇게 그는 가면 속에서 꾸던 꿈을 꾸었고, 찾았고, 이루었다.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수많은 가면들을 쓴 채 무도회장 같은 사회 속에서 가면의 모습에 맞는 춤을 추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왜 추는지조차 모르는 채 그저 씌어진 가면에 따라 충실하게 돌아만 가고 있을 뿐이다. 서로의 얼굴은 모른다. 그저 수 없이 쓴 가면들만 슬픈 눈으로 바라볼 뿐이다. 그러나 이들에게도 꿈은 있다. 가면 뒤에 가려진 영혼의 뒤 안에서 숨쉬고 있는 여린 꿈의 정령은 아직도 살아있다. 이청준씨는 이들의 숨결을 느끼며 적어내려 가고 있다. 세상의 가면 속에 깊은 연민을 느끼며 말이다. 깔깔거리며 웃는 가면 뒤로 흐르는 눈물과 미치도록 슬픈 가면 뒤에 가려진 미소를 우리는 과연 볼 수 있을까? 이청준씨는 결코 해답을 알려주지는 않는다. 그것은 독자의 몫이기 때문이다. 이청준씨가 독자에게 항상 지워주는 생각의 보따리는 우리가 홀로 풀어야 할 숙제이자 보물이다. 그러기에 오늘도 수많은 독자들은 보물찾기에 나서고 있다. 그리고 필자는 찾은 작은 보물 몇 가지는 이러하였다. 가면 뒤로 흐르는 웃음과 눈물의 향연이 만드는 존재 확인의 성스러운 의식은 세상에 알리는 작은 외침이자 하늘에 바라는 것이 그들의 꿈이라 보았다. '나를 알아주시오. 내가 아직 여기 숨쉬면서 살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언젠가 자신만의 가면을 쓰고서 살아가려 할 것이다. '사랑'과 '우정'이라는 작은 모습조차 보여지는 살아있는 가면을 가지고 사는 것이 그들의 바램이며 우리의 소망일 것이다. 여러분에게도 이제 세상의 보물을 찾는 경험에 초대장을 써 보낸다. 여러분의 가슴 어딘가에 숨겨진 가면을 찾는 힘겨운 여행의 동반자가 되리라 여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