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리는 다르지 않다
역사의 주역은 누구인가? 누구를 위한 역사인가? 이런 물음에 대한 반응은 대체로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는 측면에서 특히 한국사의 경우 군주중심의 역사서술이 주를 이루어 왔다. 간혹 실록의 중간에 졸기라는 형태로 특정 인물에 대한 사관의 평가가 첨부되기는 했지만 구체적인 인물중심의 역사서술은 이루어 지지 않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 만큼 역사서술에서 군주를 제외한 인물의 기술을 외면당했다.
역사의 중심에 있는 인물에 대한 평가가 빠진 그런 역사가 지금까지도 통용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 저술은 재야사학계의 이이화 선생의 인물중심 역사 살펴보기 일환으로 나온 책이다. 역사적 인물을 중심으로 그 시대적 배경과 현실을 살펴보기에 더할나위없이 좋은 방법인것 같다. 특히 종교지도자들의 삶을 재조명하면서 그동안 대충 알아왔던 종교인들의 삶을 좀더 깊이 알게 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불교에서 부터 도교, 그리고 조선말에 유입된 천주교와 기독교의 지도자와 민족종교로 추앙받고 있는 동학, 증산교, 단군교의 창시자와 지도자들의 삶과 역사적 소명등을 한눈에 볼 수 있어 그동안 가지고 있던 이들에 대한 선입관이나 편견에 대해서 상당한 부분 해소할 수 있는 점도 있다.
부족국가와 고대국가의 가장 큰 차이점은 다름아닌 정교분리의 원칙이다. 정치와 종교가 분리되는 시점을 고대국가로 접어든다고 해도 틀린말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고대국가를 기틀을 자리잡고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정치와 종교의 분리를 명확하지 않다. 신라시대, 고려시대에는 아예 불교가 국교로 승인받고 정치에 깊이 관여하였고 위정자 또한 불교를 철저히 정치에 이용해 왔다. 혹자는 혹세무민이라고 폄하할수 있지만 당시의 시대정신으로 종교는 정치의 일환이었다. 이런한 종교가 뒤전으로 물러난 것은 조선이라는 성리학중심의 국가가 탄생하면서 부터이다. 하지만 각종사화와 외침등으로 민심이반이 가속되면서 민생에는 다시 종교에 기대고 되고 급기야 서양의 종교까지 포교되기 시작한다. 구한말에가서는 이러한 종교의 힘이 더 크게 작용한다. 민족종교라는 이름하에 갈곳을 잃은 민생들의 정신적 위안이 되어 준것이다. 물론 우리는 역사에서 종교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 또한 많이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 시대의 민생들에게 어쩌면 종교는 단순한 종교의 의미를 넘어섰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절대군주사회와 신분제 사회에서 민생들의 탈출구는 종교이외 달리 무엇이 있었을까?
우리 역사에서 종교가 차지하는 부분은 상당하다 비록 서양사에 비추어 보면 더 강도가 덜 하지만 엄연히 우리는 단 한번도 신정국가체제가 없었다는 점에서 보면 종교에 대한 비중이 큰 역사를 가지고 있다. 불교,도교,천주교,기독교,천도교,대종교,증산교등 많은 종교와 이를 선구한 지도자들이 있었지만 그 공통점은 책 제목에서 말하듯이 진리는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이들 지도자의 공통적인 사고는 민생의 안정과 평등이라는 사상으로 공통된다. 그래서 이들은 국가에 위난에 처했을때 국가를 위한것 보다 민생들의 고난한 삶을 위해 대승적인 차원에서 칼을 손에 들고 분연히 일어났던 것이다. 또한 자기자신의 일신의 영광이 아닌 민생들의 보다나은 삶을 위해서 한평생을 받치고 갔던 것이다. 현대의 가치관과 시대상황이 그 당시의 종교인들과 비교할 수는 없지만 진정한 종교인의 면모를 보여주는 삶을 살았갔던 것이다. 그래서 역사는 이들을 기억하는 것이고 또한 이들이 역사를 만들어 갔던 것이다. |
|
역사를 보면 그 속에 살아있는 인물을 만날 수 있다. 그 인물을 어떻게 해석하는냐에 따라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준다. <진리는 다르지 않다>를 보면서 역사 인물을 탐구하는 저자의 태도는 많은 것을 시사한다.
평가의 기준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지만 시대적인 상황에 따라 평가기준이 달라지기도 하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종교 운동가이며 사상가였던 그들의 삶과 행적이 우리에게 던져주는 화두는 '근본 진리는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그들은 자신의 생각과 의지에 따라 세상을 이끌어갔지만,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삶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각기 다른 종교이지만 가는 길이 비슷한 형태로 이루어졌다. 다른 것 같으면서 같은 세계속에 존재되었기에 세상속에서 그들의 행적은 기이한 모습의 보였어도 그들의 추구하고자 하는 진리의 세계는 현재의 진리와 그다지 다르지 않는 것을 말해 주고 있다.
그들의 진리를 찾아 헤매이던 그곳이 현재에도 재현되고 있는 것이겠지. 그들의 삶을 보면서 그들이 찾고자 했던 세계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다. |
|
자칫 지루해지기 쉬운 역사에 재미있게 접근하는 방법은 역사 속의 인물과 그 인물에 얽힌 사건을 따라가는 일이다. 역사의 갈피갈피에 숨겨진 흥미진진한 사건과 인물을 만나는 재미는 역사서 매니아들이 누리는 최고의 즐거움이다. 기쁨에 취해 인물과 사건을 따라가다보면 역사의 줄기가 잡히고 그 줄기는 다른 줄기와 만나 큰 산을 이룬다. 산은 또 다른 산으로 이어지고 연결되어 마침내 거대한 산맥을 형성하게 된다. 큰 산과 거대한 산맥을 하나하나 들여다보며 그 속에서 역사를 만들어 낸 사람들을 만나는 과정은 역사서만이 가지고 있는 강점이다. 이렇게 연결된 사람들과 사건들은 암기하지 않고도 자연스럽게 역사의 흐름을 이해하고 파악하도록 도와준다. 역사의 흐름과 시대를 따라가면서 얻게 된 결론은 결국 역사는 인간이 만드는 것이라는 사실이다. 내게 있어서 역사서가 주는 묘미는 이름이 잘 알려지지 않은 학자나 사상가 혹은 정치가 등을 만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는 뜻밖의 횡재를 한 기분이 들게하며 묘한 쾌감마져 안겨준다. 오래전의 소현세자와 송희갑, 김영, 황상을 만났을 때가 그랬다. 그때의 감격은 두고두고 잊지 못한다. 지금도 잠이 오지 않는 밤에 습관처럼 책을 펴서 이들을 만나곤 한다. 그러면 그때의 감흥이 되살아나서 가슴 저리기도, 따뜻해지기도 한다. [진리는 다르지 않다]는 종교사상가 24명의 삶과 사상을 모은 책이다. 제목이 주는 무게감과 표지의 분위기를 보면 딱딱한 내용을 연상하기 쉬우나 실제로 읽어보면 쉽고 평이한 문체로 이루어져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불교, 도교, 천주교과 기독교, 그리고 민족 종교, 이렇게 네 부류로 나누어 종교운동가들의 삶과 사상을 소개한다. 불교에서는 신라의 원효와 그의 제자였던 의상에서부터 무학과 휴정, 경허 등이 소개되고, 도교의 이지암과 남사고를 거쳐 근대의 김교신, 함석헌, 최제우, 손병희 등 24명의 종교사상가를 소개한다. 한 권의 책에 24명의 삶과 사상을 상세히 담기엔 그 한계가 있으므로 비교적 굵직한 업적이나 전반적인 삶을 대략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많은 인원을 다루다보니 한 사람 한 사람을 깊이있게 만나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도선이나 정염, 정작, 나철 등은 익숙하지 않은 인물이어서 아쉬움이 더 컸다. 이들 스물 네명의 공통점은 나라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그저 방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때론 의병을 일으켜 왜적을 물리치는 공을 세우기도 하고, 임란의 전후 처리 교섭을 위해 대일외교에 많은 공을 세우기도 했으며,, 독재정권에 맞선 민주운동가로, 민족정서를 구현한 지사로 등장하기도 한다. 또한 독립투쟁을 하며 구국운동을 펴기도 한 민중의 지도자로 나서기도 했다. 종교를 초월한 애국과 구국을 몸소 실천한 종교운동가라는 것이 이들의 특징이다. 오늘의 종교 지도자들은 이들의 나라사랑을 배워야 할 것이다. 요즘 역사 속에 묻힌 인물을 발굴하거나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고 오늘의 관점에서 인물을 재평가해서 알리는 작가들이 많다. 그 중 한 사람이 이이화 선생님이다. 역사책을 읽을 때마다 동일하게 드는 생각이 하나 있다. 제도권 안에서 행해지는 오늘날 역사교육의 방향과 방법은 새로워질 필요가 있다는 그것이다. 제도권의 암기식, 주입식 교육의 견고한 틀을 벗어버리기를 바라는 게 비단 나 혼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국사를 담당한 교사의 재량에 의해 가끔은 국정교과서 대신 이런 역사책을 가지고 수업을 한다면 어떨까. 선생님이 들려주시는 옛이야기 속으로 풍덩 빠져드는 학생들의 모습이 눈에 보이는 듯하다. |
|
저자 : 이이화
이이화는 1937년 주역의 대가인 야산(也山) 이달(李達)의 넷째 아들로 태어났다. 아버지는 자녀들에게 주역의 팔괘에 따라 이름을 붙여주었는데 그에게는 이괘(離卦)의 이(離)자로 지어주었고, 화(和)는 돌림자이다. 대구에서 태어나 해방되기 3년 전에 익산으로 이사와 살다가 1945년부터 아버지를 따라 대둔산에 들어가 한문공부를 하였으며, 열여섯 살 되던 해에 학교를 다니려고 가출하여 부산, 여수, 광주 등지에서 고학하였다.
서울에 올라와 대학에 다니며 문학에 열중하기도 했으나 한국학에 더 매력을 느껴 중퇴하고 역사 분야로 방향을 돌렸다. 그는 한국의 지역갈등과 전통적 신분질서를 타파하는 글을 쓰면서 민족사, 생활사, 민중사를 복원하는 데 열정을 기울였으며 오늘의 관점에서 역사인물을 재평가하는 역사의 현재화, 재미있고 쉬운 문체로 일반에게 다가가는 역사의 대중화에 공헌하였다. 민족문화추진회, 서울대 규장각 등에 봉직하였고, 성심여대 등에서 역사학도들을 지도했다. 특히 역사문제연구소 소장, 『역사비평』 편집인으로서 근현대사 연구를 위한 사업에 동참했으며, 동학농민전쟁 100주년 사업을 주도하였다. 현재는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과 고구려역사문화보전회 이사장을 맡고 있다.
저서로는 전 22권의 방대한 분량으로 저술해낸 우리 나라 5천년의 통사『한국사 이야기』를 비롯해 『동학농민전쟁 인물열전』『이야기 한국 인물사』『조선후기 정치사상과 사회변동』『한국의 파벌』『허균』『우리 겨레의 전통생활』등이 있으며, 편서로 『동학농민전쟁 사료총서』(30권)가 있다.
• 목차
1부 중생과 함께 불국토를 향한 발걸음을 떼다 원효 끝없는 정진으로 불교의 진리를 터득하다 의상 철저한 수행으로 대중불교를 설파하다 의천 고려불교의 서광을 밝힌 국사 도선 신비를 조작한 풍수설
2부 국난과 함께한 호국불교 지눌 선교일치운동을 통해 조화를 추구하다 무학 명리는 내 뜻이 아니다 휴정 국난에 떨쳐 일어서다 유정 호국불교의 구현자 경허 근대의 선승이요 기인의 발자취
3부 초월의 꿈 민중의 신화 도교 정염·정작 신선이 되어 난세를 등지다 이지함 민중에게 전해준 교훈과 위안의 메시지 서기 출중한 자질로 신분의 한계를 초월한 지사 남사고 많은 예언을 남긴 신비의 인물
4부 근대의 여명을 밝힌 천주교와 기독교 권철신 급진파 실학의 씨를 뿌린 천주교인 윤지충·권상연 한국 천주교회의 첫 번째 순교자 김교신 성서의 민족적 해석에 쏟은 열정 함석헌 사상가인가 행동가인가
5부 구국의 길에 횃불을 밝힌 민족종교 최제우 민족종교인 동학을 열다 나철 독립투쟁의 정신적 구심점을 만들다 강증산 기성종교와 민간신앙을 수렴한 꿈과 희망 최시형 굳은 의지로 동학을 키워낸 순교자 손병희 민족대표요 천도교 3대 교주
• 책속으로
중생과 함께 불국토를 향한 발걸음을 떼다 원효는 민중이 전쟁으로 죽어가고 굶주림과 고된 노역으로 고통을 받는데도 귀족들은 사치한 생활로 날을 지새우는 현실을 보았다. 그는 민중 편에 서서 불교를 해석하고 현실을 재단했다. 그리고 분열 조짐이 보이는 신라사회의 통합과 화합을 외쳤다. --- 본문 중에서
국난과 함께한 호국불교 사명당 유정은 승려의 몸으로 과감히 나라를 위해 세속의 일에 뛰어들었고 임진왜란이 끝난 직후에는 전후 처리 교섭을 위해 일본에 다녀오는 등 대일외교에도 많은 공을 세웠다. 이런 그의 활약을 두고 당시 민중들 사이에서는 수많은 일화가 만들어졌다. --- 본문 중에서
초월의 꿈 민중의 신화 도교 이지함은 이인이라기보다 처사였고 기인이라기보다 지사였다. 『토정비결』도 이런 이지함의 뜻, 곧 상공업을 천시하는 풍토를 고치고 귀천을 가리는 사회를 꾸짖으며 나태를 막고 근면을 권장하면서 민중들에게 한 가닥 위안을 주려는 동기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 본문 중에서
근대의 여명을 밝힌 천주교와 기독교 성서조선아, 너는 우선 이스라엘 집집으로 가라. 소위 기성 신자의 손을 거치지 말라. 그리스도보다 외인을 예배하고 성서보다 회당을 중시하는 자의 집에는 그 발의 먼지를 털지어다. 성서조선아, 너는 소위 기독신자보다도 조선 혼을 가진 조선 사람에게 가라. 시골로 가라, 산촌으로 가라. 거기에 나무꾼 한 사람을 위로함으로 너의 사명을 삼으라. --- 본문 중에서
구국의 길에 횃불을 밝힌 민족종교 일제가 단군을 교묘하게 이용하여 민족정신을 흐리고 있을 때, 나철은 “국조인 단군을 올바로 선양해 민족정기를 세우고 민족독립을 지키기 위한 나라의 정신으로 삼아야 한다”고 역설하고, 서일, 여준, 신규식 등 민족지사를 규합해 민족종교인 대종교를 창시했다. 이후 대종교는 국내외에서 일제에 맞서 독립운동에 큰 힘을 발휘하는 중심단체가 되었다. --- 본문 중에서
• 출판사 리뷰
진정한 종교가의 모습
한국사에서 종교가는 여러 모습으로 나타난다. 때로는 권력의 비호 아래 왜곡된 모습을 보이거나, 보통 사람은 이해하기 어려운 기행을 벌이기도 했지만, 시대의 질곡 앞에 진리의 길잡이로서, 나라와 민중을 위한 길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진정한 종교가들이 많았다.
불교는 불국토를 향한 큰 발걸음을 내딛는 시기에 민중 구제의 시대적 소명을 저버리지 않았고, 임진왜란 등 국난의 시기에는 과감히 세속의 길에 나서서 구국의 길에 동참함으로써 호국불교의 전통을 확립했다. 원효, 의상, 지눌, 휴정, 유정 등 이러한 전통에 충실했던 실천적 종교가를 만날 수 있다.
그런가하면, 도교는 민중의 친근한 벗이 되어 초월과 신비감으로 민중의 희망이 되었다. 토정 이지함의 “토정비결”, 남사고의 “비기”가 있어 민중은 위안을 받고 힘겨운 세상살이에도 새로운 꿈을 꿀 수 있었다. 또 근대의 여명기에는 천주교와 기독교가 새롭게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한국사의 흐름에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었다. 권철신, 윤지충 등의 약전에 보이는 실학과 천주교 만남, 순교의 역사는 한국사에 새로운 자극이 되었고, 기독교의 수용기에 김교신 등은 민족과 종교의 문제에 명확한 관점을 제시하며 적극적인 실천운동을 전개했다.
구한말 국망의 시기에는 동학, 증산교, 대종교 등 민족종교가 잇달아 등장했다. 이러한 민족종교는 인간평등의 가치를 천명하여 신분타파의 기치를 드높이고, 나라의 독립을 위한 투쟁에서 구심점이 됨으로써 구국의 길에 큰 힘이 되었다. 최제우, 최시형, 손병희, 나철 등이 그들이다.
인간 역사에 대한 통찰력으로 빚어낸 역사학자 이이화의 한국인이야기
인간이 역사를 만든다. 인물을 알아야 비로소 역사의 흐름과 그 시대상을 생생하게 파악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인물이 살았던 시대, 그 인물의 행적을 좇다보면 우리가 몰랐던 역사적 사실을 접하기도 하고, 과대평가되었거나 과소평가된 경우가 허다하여 혼란을 주기도 한다. 이이화는 역사 속에 묻혀 있던 인물들을 새롭게 발굴하는 일에 열정을 쏟아왔다. 또 잘 알려진 인물일지라도 오늘의 관점에서 재평가하는 작업을 지속해왔다. 이렇게 이루어진 인물이야기가 어느덧 고대부터 현대까지 한국사의 주요 인물을 망라하게 되었다. 자연스럽게 인물로 읽는 한국사가 된 것이다.
이 시리즈는 1권 왕과 관료들의 이야기인『왕의 나라 신하의 나라』를 시작으로 10권의 시리즈로 완간할 예정이다.
왕과 관료들의 이야기『왕의 나라 신하의 나라』 시대에 맞서 변혁을 꿈꾼 혁명가와 의학·과학자『한국사의 아웃사이더』 열정의 예술혼을 불태운 문학가와 예술가『조선인은 조선의 시를 쓰라』 학문과 현실 사이에서 고뇌하던 사상가와 실학자『세상을 위한 학문을 하라』 불교·유교·도교·기독교·민족종교 등 진리의 길을 쫓는 종교가 『진리는 다르지 않다』 봉건왕조에 저항한 동학농민전쟁의 지도자 외세의 바람 앞에 운명을 던졌던 개화기 지식인 빼앗긴 나라를 찾기 위해 투쟁을 벌인 국내외 독립운동가 한국사의 영원한 맞수들 현대사를 만든 주역들
“오늘 나의 발자취가 뒷사람의 길잡이가 될 것이다!” 구도의 길에서 나라와 민중을 위해 진리의 불꽃을 밝힌 종교가
이 시리즈의 다섯 번째 권으로 펴내는 『진리는 다르지 않다』에는 종교사상가 또는 종교운동가 24명의 삶과 사상을 모았다. 이들 24명은 결코 순수한 종교인이라 볼 수 없고, 고통 받는 민족과 민중 속에 살았던 실천적 종교가이다. 여기에는 그 성격에 따라 네 부류로 나누었다.
첫째는 불교 승려와 불교사상가들이다. 이들은 한국에 불교가 수용된 초기부터 조선 말기에 활동한 승려들이 수록되어 있다. 이들의 삶은 치열했다. 왕조에 도움을 준 인물도 있고 타락하는 불교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키려는 인물도 있다. 또 위기에 처한 나라를 구하려 산사를 뛰쳐나와 호국의 길에 몸을 던진 인물도 있고 민중 속에 들어가 민중과 호흡을 하면서 민중을 위해 산 인물도 있다. 둘째는 도교적 수양으로 삶을 이은 시인과 학자들이다. 교조적 유교사회에서 도교를 수양의 한 방편으로 삼기도 하고 자기의 삶을 깨끗하게 보존하려는 인생관에 따라 도교의 가르침을 따른 인물도 있다. 또 도교적 예언서를 펴내 민중에 제시한 인물도 있다.
셋째는 천주교와 기독교 신앙으로 근대의 여명기에 몸을 던져 산 신자들이다. 천주교를 금압하는 시대에 천주교의 가르침을 추구하다가 목숨을 던지기도 하고 일제 식민지 또는 독재정권 아래에서 살면서 치열한 삶을 추구한 인물도 있다.
넷째는 민족종교를 세워서 꺼져가는 나라를 구제하려는 종교인들이다. 이들은 주로 조선 말기 나라가 서양세력의 침투와 식민지 지배를 받을 시기 구국을 위해 왕성한 활동을 벌인 인물들이다.
이들 종교인들은 범상하게 살지 않은 특징을 지니고 있다. 그저 현실에 안존하여 평탄한 삶을 산 것이 아니요 순수하게 자기네가 믿는 종교에 빠져 있지도 않았다. 무언가 새로운 진리를 추구하려 불꽃같은 삶을 살았다. 오늘날의 종교인들이 자신을 돌아볼 궤적軌跡일 것이다.
--------------------------------------------------------------------
게으른 독서가인 나에게 이런 종류의 책은 안성맞춤이다. 24명이나 되는 스승들의 역사를 단 몇 시간 만에 독서라는 통로를 통해 살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인 이이화님의 훈련된, 전문화된 시각을 통해 순도 높게 정제된 24명 스승들의 역사는 길지도 짧지도 않게, 이이화님께서 딱 이정도로만 정리하고자한 대로 보여 진다. 다른 분들에 비해 제법 길게 정리된 분도 있고, 비교적 간략하게 정리된 분도 있다. 자료가 없거나 비중이 그만큼이었겠지 싶다.
저자가 종교인 24명을 고르면서도 제도 교육을 통해 혹은 보편적으로 알고 있는 분들 외에도 역사 속에서 소외될 뻔 한 인물들을 소중하게 발굴(?), 아니 새로이 조명(?), 아니 이 책을 통해 소개함으로써 다시금 그 이름을 환기시켜 준 몇 몇 종교인들의 자취는 나름대로 매력적이다.
원효 스님의 일체유심조 깨달음, 경허스님의 면벽 참선, 이지함의 사람에 대한 한없는 사랑, 윤지충, 권상연의 순교, 김교신의 성실한 열정, 함석헌의 정진과 일심, 강증산의 황당하기도 하고 허황하기도 한 제언 속에 가득한 꿈과 희망, 최시형의 보따리 인생과 철저한 스승 따르기, 손병희의 화려한 일상과 리더쉽 ... 간략하게 정리된 글이다 보니 재미있는 책은 아닐 것이다. 지식이나 사실 전달에 급급할 것이다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읽었다. 그런데 24명의 역사들은 박진감 넘치는 인물사였다. 특히 마지막 인물인 손병희의 족히 세 띠 동갑은 가까이 된 기생 들이기, 롤스로이스 자동차, 가회동 200칸 저택에 호화 별장 이야기는 독립선언을 하고, 그 대표자로 당당히 감옥살이를 자처한 독립지사요, 천도교 교주의 생활사로는 아이러니한 부분이 아닌가.
저자의 필력이다. 저자의 시각이다. 저자는 24명의 역사를 긍정적인 면만 부각시킨 것도 아니고 부정적인 면만 들추어 낸 것도 아니다. 가능한 한 해당자가 왜 그런 일들을 했는지, 왜 그런 종교인이 되었는가를 살피면서 자라온 환경, 부모와 스승, 동시대 환경들을 놓치지 않고 함께 정리하고 있다. 인물 역사를 통해 동시대 역사와 사회까지도 덤으로 얻는 셈이다.
이 책은 출판사인 김영사가 이 책의 저자인 이이화님을 통해서 인물로 읽는 한국사라는 기획으로 출간된 시리즈 역사 인물사 중의 한권이다. 이 책 [진리는 다르지 않다]의 등장인물들은 종교가이며 시리즈 5권에 해당한다. 앞서 나온 책들은 [왕의 나라 신라의 나라], [한구사의 아웃사이더], [조선인은 조선인의 시를 쓰라], [세상을 위한 학문을 하라] 이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앞서 출간된 4권의 책도 마저 다 읽어야겠다는 욕심이 난다. 당장 내일 도서관으로 가야겠다.
세상에서 가장 게으른 독서자인 내게 딱 어울리는 - 전문가의 훈련된 시각으로 많은 것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주는 책 - 을 기획한 김영사에도 감사하고 저자 이이화님께도 감사하고, 이 책을 읽을 수 있게 기회를 준 북스토리에도 감사한다.
|
|
저자 이이화 선생은 '한국사이야기'라는 방대한 저서를 이미 발표하신 분이다. 특별히 학교에서 역사를 전공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역사를 절차탁마하여 태산과 같은 경지에 이른 분으로서 존경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사이야기'가 통사적 관점에서 서술되었다면 그 후속 작업으로 인물 중심으로 서술하는 역사서를 쓰고 계신데, 그 중 한 저서가 바로 이 책으로 우리 역사 속의 대표적 종교인 24인을 선정하여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우리 역사는 단군을 연원으로 하면 반만 년의 유구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삼국시대 이전은 남아 있는 기록이 변변치 않아 알려진 것이 별로 없어서 딱히 위인을 찾기도 쉽지 않다. 이 책은 통일신라 초기에서부터 근대까지 인물들을 선정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전래된 지가 가장 오래된 불교 계통으로 원효, 의상, 의천, 도선, 지눌, 무학, 휴정, 유정, 경허를 선정하였고, 도교 쪽으로는 정염, 정작, 이지함, 서기, 남사고를, 기독교 쪽으로는 권철신, 윤지충, 권상연, 김교신, 함석헌을, 민족 종교 쪽으로는 최제우, 나철, 강증산, 최시형, 손병희를 들고 있다.
역사적 인물을 파악할 때는 그 사람이 살아간 시대적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아무리 식견이 뛰어나고 업적이 대단한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그 시대적 한계를 온전히 벗어날 수는 없기 때문에 오로지 현재적 관점으로 그 사람을 파악하고 포폄하는 것은 온전치 못한 일이다. 우리가 역사서를 읽고 공부하는 것은 현재의 거울로 삼아 비춰보고 미래를 올바른 길로 이끌어가기 위함이다. 따라서 내 자신이 그 시대적 상황에 처해 있다면 과연 어떻게 했을까 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해야만 비로소 역사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단지 한갓 지식으로 삼고 이야깃거리로 삼아서는 안 되는 이유이다.
이 책의 인물들이 모두 종교가이지만 나라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자신이 종교에 안주하지 않고 분연히 일어나 민중을 지도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현재를 돌아보면 타 종교는 말할 것도 없고 같은 종교라도 종파와 파벌이 사분오열, 백분천열되어 서로 헐뜯고 못잡아먹어 안달하는 것을 많이 본다. 특정 종교를 신앙으로 삼지 않는 입장에서 볼 때 종교란 백해무익한 것이라는 힐난을 한다 해도 변호하기가 어려울 지경이다. 특히 미국을 마치 어버이 나라인양 하는 종교는 참으로 한심하다.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은 함석헌 선생의 다음 말씀을 들어야 할 것이다.
"이단이란 없다. 누구를 이단이라고 하는 맘이 바로 이단이며 유일의 이단일 것이다.", "기독교는 위대하다. 그러나 참은 보다 더 위대하다. 참을 위해 교회에 죽으리라. 교회당 탑 밑에 내 뼈다귀는 혹 있으리라. 그러나 내 영은 결단코 거기 갇힐 수 없느니라."(p.184)
함석헌 선생이 말씀하신 '참'이란 바로 '사람'을 뜻한다고 본다. 이는 '사람이 곧 하늘'이라고 말하는 동학의 교리와도 통한다. 이 세상 사람 누구도 각자의 안녕과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타고 태어났으며, 국가와 사회 등 집단은 이것을 보장해 주어야 한다. 난 이것이야 말로 진정한 종교의 목적이라고 보며, 이것을 추구하는 것이야 말로 '진리'에 다가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저자가 이 책의 제목을 '진리는 다르지 않다'라고 붙인 이유가 이런 관념을 반영했던 것은 아닐까? |
|
'인물로 읽는 한국사'라는 역사시리즈는 역사인물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일은 그들을 통해 한 시대사의 흐름을 알수 있고, 여러 유형의 인간이 어우러져 사는 모습도 들여다볼 수 있어 흥미롭고 재미있다고 말하는 저자 이인화가 역작들 이다. 저자인 이인화는 지역갈등과 봉건적 신분질서를 타파하는 글을 주로 썼는데, 이를 통하여 우리의 민중사를 복원하는 데 힘을 쏟았다. 오늘의 관점에서 역사인물을 재평가하는 역사인물 연구도 정열을 기울인 분야이다. |
|
역사에 대한 왜곡된 시각이 아닌 중립적인 견지를 고수하며 글을 쓴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빈약한 문헌을 바탕으로 약전조차 남아 있지 않은 과거의 역사를 써 내려간다는 것은 무릇 어둠속을 헤매는 것과 흡사하다. 이미 기성사실이 되어 굳어 버린 개념의 틀을 밀어 버리고 다시금 채워 간다는 것은 크나 큰 모험일지도 모른다.
이러한 관점에서 이 책은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기존의 역사서와는 달리 유물론적 시각이 아닌 유심론적인 관점에서 우리의 역사를 재조명했다. 이에 더 나아가 과거를 이어 온 우리의 현재에 일침을 가하는 근엄함을 더하고 있어 통쾌함 마저 든다. 허나 이 책을 온전하게 소화해 내기 위해서는 시대적 사실과 등장인물에 대한 배경적 지식이 깔려 있어야 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저자가 군데군데 이해하기 쉽게 해독하여 살을 덧붙여 놓았으며 전문적인 지식은 부러 피했다.
이 책은 우리 민족과 호흡을 같이 한 종교인들에 대한 전기를 모아 집대성하였다. 쉽게 들어 알 수 있는 인물부터 생소한 인물에 이르기까지 시종일관 치우침 없이 잘못된 점은 바로 잡아 가며, 미시적인 관점에서 기술하였다. 저자의 오랜 경험을 통해 이룬 통찰력이 고스란히 녹아 있음은 물론이다.
크게 4분류로 나누어 첫번째, 중생과 함께 한 원효, 의상, 의천, 도선과 외세에 맞서 이름을 드높이 세운 지눌, 무학, 휴정, 유정, 경허에 대한 발자취를 그렸다. 두 번째로 무지몽매한 민중들을 구도하고 피안을 제시한 정염, 정작, 이지함, 서기, 남사고와 세 번째로 민족 근대종교의 시발점인 천주교의 권철신, 윤지충, 권상연과 기독교의 김교신, 함석헌에 대해 서술하였다. 끝으로 암울한 을사늑약으로 나라를 읽은 현실에서 발현된 동학의 최제우, 나철, 강증산, 최시형, 손병희에 대한 객관적이고 숨겨진 역사를 보여준다.
이렇듯 인물의 시대적 상황과 배경을 중심으로 가감 없이 기술된 덕에 그저 주입식, 단편적 사고에 그치는 독자들의 지식의 폭을 넓혀 주리라 기대 된다. 또한, 맹목적으로 신격화 내지는 우상화 되어 버린 인물들을 재해석하여 제도적 틀에서 벗어난 그들의 모습을 보여 줌으로써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를 극명하게 일깨워 주며 아낌없는 비판의 시각을 멈추지 않는다.
역사라는 것이 쓰이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고 과장되거나 축소될 수 있을지 모르나 진리만은 다르지 않음을 저자는 깨우쳐 주려 한다. 어느 책에선가 이런 말을 본 적이 있다. 글과 문자성은 자유를 줄 수도, 억압을 줄 수도 있는 두 가지 힘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아마도 우리가 알아 버린 진리와 시각의 차이를 받아들이는 것 또한 각자의 몫임을 저자는 애둘러 표현하였는지도 모르겠다. |
|
역사를 연대기적으로 나열하여 시대와 군주들의 업적,학문들을 위주로 학습해 왔던 터라 이글이 갖는 의미는 남달리 눈에 띄는 점이 많았다.이이화선생님의 독특한 역사기술법이라 할 수 있는 미시적이고 심층적인 면모를 24인의 사상,종교가를 통해 시대와 이념,종교의 믿음으로 기울어져 가는 국운을 살리고 도탄에 빠진 민중을 구제하기 위해 분연히 자기 한목숨 바쳐 역사에 기리 남고 후세에 오래도록 회자될 수 있는 인물들을 만났으니 읽는 내내 편견을 씻어내고 단편적인 그들의 면모를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