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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 이상의 역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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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나는 문화사를 즐겨 읽는다. 어떤 사물에 대한 과거 사람들의 독특한 사고방식을 엿보는 것이 즐겁고, 현재 그것들이 어떠한 모습으로 우리에게 남아있는지 살펴보는 것 또한 더없이 흥미롭기 때문이다. 근래 몇 년에 걸쳐 소개된 저명한 연구들은 문화사를 역사소설보다 사실에 충실하면서도 즐거운 부문으로 성공적으로 인식시켰고 이제 대형서점의 역사코너는 많은 부분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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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나는 문화사를 즐겨 읽는다. 어떤 사물에 대한 과거 사람들의 독특한 사고방식을 엿보는 것이 즐겁고, 현재 그것들이 어떠한 모습으로 우리에게 남아있는지 살펴보는 것 또한 더없이 흥미롭기 때문이다. 근래 몇 년에 걸쳐 소개된 저명한 연구들은 문화사를 역사소설보다 사실에 충실하면서도 즐거운 부문으로 성공적으로 인식시켰고 이제 대형서점의 역사코너는 많은 부분 문화사로 채워지고 있다.

 

  나는 역사전공자이기에 역사책에 대해서만큼은 조금 까탈스러운 생각도 갖고 있다. 다양한 소재를 다채로운 시선으로 조망하는 문화사의 경쾌한 서술에 매료되면서도, 거대하며 고압적인 정치사를 비판하며 터져 나온 온갖 주인공들-인쇄공, 대구(cod), 설탕, 엉덩이, 감자, 담배, 수치심 등-이 다시 유기적으로 종합되어 새로운 상을 제시하지 못하고 파편으로 그치는 것에 그 한계를 느끼기도 한다. 그 가운데에는 애초에 한 권의 역사로서 함량을 지니지 못하고, 흥미 위주의 엷은 서술로 그치는 졸작도 없지 않다. 졸작은 읽고 나면 표제가 원망스럽고 걸작은 표제를 고쳐 달아주고 싶다. “밤의 문화사”는 본서의 가치를 드러내기에 부족한 표제인 듯싶다.

 

2.

 

  그것은 <밤의 문화사>(이하 본서)는 위의 염려를 불식시킬 만한, 모범이 되는 역작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문화사의 감촉을 유지하면서도, 하나의 역사연구로서의 진지함과 장중함이 짙게 베어 있다. 본서는 고대 수메르에서 현대 중국에 이르는 모든 밤을 백과사전식으로 한 권에 무리하게 밀어넣지 않는다. 범위는 “산업화 이전 서구의 밤”, 대개 종교개혁을 전후로 한 1~2세기에 밀착하고 있다. 그러나 담아내는 내용과 밀도는 기대했던바 이상이다.

 

  저자 로저 에커치는 서구의 밤에 접근할 모든 통로를 염두하여 작업하였고, 별개로 보이는 한 장(章) 한 장이 읽어가다 보면 긴밀하게 연동되어 있으며 결국 “하나의 거대한 밤”을 완성하고 있다. 한 주제에서 다음 주제로 이어가는 솜씨도 매끄럽다. 로저 에커치가 20년을 골몰하여 본서를 완성하였다 하나 그가 게으르게 느껴지지 않는다.(천재도 아닐 것이지만)

 

3.

 

  내가 위에서 본서에 “서구의 밤에 접근할 모든 통로”가 있다 말함은 과장이 아니다. 밤과 어둠에 대한 인간 본연의 두려움과 그에 더하는 민간 신화와 기독교의 해석과 활용, 열린 구덩이와 오물로 점철된 밤길의 위험과 어둠을 틈타 한 몫을 보려는 도적과 강도, 그러나 두려움 없이 밤길을 나서는 주정뱅이와 즐기기를 원하는 “멋쟁이들”, 이들 모두를 경계해야할 야경대원, 못 미더운 야경대원에 밤이면 빈민도 자신의 집에서 성주(城主)가 되어 자신의 집을 지킨다. 물론 가끔은 “골풀양초”를 켜 놓고 생계를 위한 밀린 일감을 털어내야 하는 성주다. 그런데 그러다가 화재가 나면? 진짜 성주는 무사할 수 있을까?

 

  도시가 불타는 와중에서도 기웃거리며 무언가를 줍는 좀도둑이 존재하는 세계, 비록 공작일지라도 밤눈 어두운 마부 탓에 얼마든지 골짜기에서 객사할 수 있는 세계, “살려줘요”라는 외침에 쇠스랑, 쇠막대기를 들고 소동의 원인을 찾고자 나서는 이웃들이 있는 세계, 벽 너머로 가득한 어른들의 불안을 애써 무시하며, 연인과 절제하는 밤을 갖는 ‘번들링’이 있는 세계이다. 이처럼 로저 에커치에 의해 새롭게 조명된 세계의 밤은 결코 침체되어 활기를 잃은 갇힌 밤이 아니다. 물론 오늘날 우리의 밤이 보다 안전함은 분명한 듯 하지만, 만일 안전이 활력의 반대말일 수 있다면, 오히려 그들의 밤이 우리보다 역동적인 밤을 능동적으로 지내왔음을 본서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역작이다. 거의 모든 면에서 만족스럽다.

b******r 2008.11.10. 신고 공감 3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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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무게감! 애커스에게 감사와 존경을 담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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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음.... 이 책을 읽고 난 뒤의 크나큰 감동! 어떻게 말로 다 표현할 수 있을까? 저자는 누군가가 "밤의 역사에 대해 한 번 써보지?"라는 말에 의해 20여년을 자료를 모으고 이 글을 썼다고 한다. 그렇게 열심히 노력한 결과물을 이렇게 쉽고 간단하게 읽을 수 있다니 책이란 얼마나 위대한가!!! 읽는 동안 그 시대 사람들의 무지에 놀라기도 하고, 혼자서 많이 웃기도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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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음.... 이 책을 읽고 난 뒤의 크나큰 감동!

어떻게 말로 다 표현할 수 있을까?

저자는 누군가가 "밤의 역사에 대해 한 번 써보지?"라는 말에 의해 20여년을 자료를 모으고 이 글을 썼다고 한다.

그렇게 열심히 노력한 결과물을 이렇게 쉽고 간단하게 읽을 수 있다니 책이란 얼마나 위대한가!!!

읽는 동안 그 시대 사람들의 무지에 놀라기도 하고, 혼자서 많이 웃기도 하고, 어쩜 이럴까 싶은 생각도 하면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참 재미나게 읽었다.

그렇지만 단순히 재미있는 것 뿐만 아니라, 다 읽고 난 뒤에 엄청난 무게감이 느껴졌다.

정말 대단한 업적을 이뤄낸 애커스에게 박수를 보낸다.


밤을 어떻게 정의해야할까?

곰이가 좋아하는 -그러나 곰이 친구들은 엄청 싫어하는- 과학적 따지기!

하나, 밤은 지구의 자전에 의해 생겨난다.

둘, 밤의 길이는 늘 같은 것은 아니며, 춘분, 추분에는 낮과 밤의 길이가 동일하고, 하지에는 낮의 길이가 1년 중 제일 길며, 동지에는 밤의 길이가 제일 길다.

그래서 즐길 수 있는 밤의 길이는 매일 다르다.

(퍽~! <- 날라온 돌에 맞는 소리)

뭐, 이런 재미없는 얘기가 아니라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은밀한(?) 얘기를 해보자.


사람들은 낮의 얼굴과 밤의 얼굴, 두 가지 얼굴을 가지고 살아간다.

이것은 지금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산업혁명 이전의 사람들은 밤을 두려워하기도 하고 낮과는 다른 가면을 쓰고 더더욱 과감해져서 다른 행동을 하기도 했다.

그들은 유령, 마녀 외에도 방탕하고 무서운 것이 없는 사람들을 두려워했으며, 도처에 널려있는 위험 때문에 내 가족과 내 재산, 그리고 나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제대로 잠을 잘 수도 없었다.


한 편으로는 그렇게 두려움의 대상이었으면서도 은밀한 밤이 더 자유로워진 것은 무엇때문일까?

그렇다. 산업혁명과 함께 전기의 발명으로 사람들은 낮과 동일한 빛을 얻어 생활을 하게 되었다.

과연 그것이 좋기만 한 일일까?

저자인 애커스는 이 책의 마지막에 이렇게 걱정한다.

[기어이 그 밝은 날이 오는 순간, 우리는 시간을 뛰어넘는 소중한 우리 인간성의 절대 요소를 잃게 될 것이다. 이는 어두운 밤의 심연에서 지친 영혼이 숙고해봐야 할 절박한 절망이다.]

곰이 또한 이 생각에 절대적으로 동감한다.

그 옛날 우리가 밤을 두려워하며 자연에 순응하며 살아가던 그 때보다 밤을 환한 불빛으로 채우며 잠을 줄여가며 일하고 활동하는 지금이 과연 더 행복하다고 할 수 있을까?

밤을 진정한 밤으로 밤답게 보내지 않아 우리가 얻은 것은 무엇이고 잃은 것은 무엇일까?

밤을 진정한 밤으로 밤답게 보낼 수 있는 그 날을 기대해본다.


다시 한 번 애커스에게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전하며, 더 많은 사람이 이 책을 읽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강추”한다.

p*****r 2008.11.13.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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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과 꿈의 세계, 밤의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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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자주 놀러 갔던 외가는 밤에도 참 밝은 곳이었다. 앞으로는 들판이, 뒤로는 야트막한 동산이 있던 외가의 밤풍경은 아직도 생생히 한 폭의 그림으로 기억 속에 남아 있다. 그때는 참으로 궁금했다. 달이 뜨지 않는 밤에도 어렴풋이나마 나무와 길의 윤곽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게 놀라웠다. 간혹 잠이 오지 않는 밤이면 창호지 사이로 붙여 놓은 유리를 통해 어둠이 깔린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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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자주 놀러 갔던 외가는 밤에도 참 밝은 곳이었다. 앞으로는 들판이, 뒤로는 야트막한 동산이 있던 외가의 밤풍경은 아직도 생생히 한 폭의 그림으로 기억 속에 남아 있다. 그때는 참으로 궁금했다. 달이 뜨지 않는 밤에도 어렴풋이나마 나무와 길의 윤곽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게 놀라웠다. 간혹 잠이 오지 않는 밤이면 창호지 사이로 붙여 놓은 유리를 통해 어둠이 깔린 들판을 바라봤다. 그리곤 상상의 나래를 펼치곤 했다. 전설의 고향에서 보았던 구미호가 떠오르기도 했고, 마당에 풀어 놓은 개들이 나를 덮치기도 했다. 그러나 밤은 성장과 함께 점점 더 현실의 시공간이 되었다. 별보기 운동을 하며 학교를 다녀야 했고, 성인이 된 이후로는 술과 야근과 연애로 시간가는 줄 몰랐다.


돌베개에서 출판된 <밤의 문화사>(돌베개, 2008년)를 읽으며 밤에 관한 추억들이 한 편의 영화처럼 흘러 지나갔다. 사실 성인이 된 이후로는 밤에 대한 개념이 점점 희박해져갔다. 밤은 단지 낮 시간의 연장선상에 있었을 뿐이다. 숱한 밤을 보내며 과연 무엇을 했던가. 분명한 한 가지 차이는 있는 것 같다. 어둠이 내게, 혹은 우리에게 주는 적막감이랄까, 위압감. 밤은 확실히 우리를 두렵게 한다. 그러나 우리는 밤에도 여전히 바쁘게 살기 때문에, 밤새도록 꺼지지 않는 도시의 불빛들 때문에 그걸 잘 느끼지 못할 뿐이다. 휴식을 취하고, 가족과 보내는 편안한 시간이 되어도 부족할 터인데 무슨 부귀영화를 누릴 것인지 일에서 헤어 나오질 못하고, 노느라 그나마 얼마 남지 않은 체력을 소진해버린다. 소비의 문화이다.


물론 현재의 밤문화가 오래 전부터 그래왔던 것은 아닐 터이다. 전기시설이 보급되고 과학이 발달하면서 생겨난 것임은 자명하다. 그렇다면 그 이전에는 어땠을까? <밤의 문화사>는 산업혁명 이전 서양 사회에 나타난 밤의 역사를 탐색하여 이러한 궁금증을 풀어준다. 1부 ‘죽음의 그림자’는 밤의 위험에 초점을 맞추고, 2부 ‘자연의 법칙’은 밤 시간에 대한 공적인 대응과 민간의 대응을 다룬다. 3부 ‘밤의 영토’에서는 사람들이 일하고 놀며 드나들던 장소를 탐색하고, 4부 ‘사적인 세계’는 잠의 유형은 물론 취침 시간의 의식과 수면 장애를 분석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에필로그에서는 18세기 중엽에 이르러 도시와 큰 마을에서 진행되었던 어둠의 탈신비화를 보여준다.


‘인공의 불빛’이 없었던 시절이기에 밤은 확실히 지금과는 다른 세계였다. 지금도 가로등 불빛 한 점 없는 오지에 가면 느낄 수 있지 않은가. 밤은 당장이라도 나를 삼킬 것만 같은 공포의 세계다. 악령과 마녀가 지배하는 세상이었고, 그로부터 무수한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왔다. 지금이야 늑대인간과 같은 영화를 보고 웃고 즐길 수 있지만, 촛불 하나에 의지해 밤을 보내야 했던 시절에 드라큐라와 늑대인간과 마녀의 이야기를 듣고 희희낙락 할 수만은 없었을 것이다. 그 때문에 국가의 억압과 통제 또한 컸다. 통금령이 밤거리를 돌아다니는 것을 금지했고, 밤새 벌어진 약탈과 강도행위 등에 대해 사형이라는 극단의 선택을 강요할 수밖에 없었다. 때론 성, 혹은 국가의 안위에 관련된 문제라고 인식되었기에 통제는 필수불가결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그러한 통제 속에서도 사람들은 밤문화를 즐겼다. 집 안에서 내밀한 시간을 가졌으며, 우리의 아버지 어머니들이 마실에 다녔듯이 이웃들과 사교의 장을 만들어 교류했다. 때론 촛불에 의지해 밤늦도록 일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산업혁명은 이러한 밤문화를 일시에 바꾸어 나가기 시작했다. 가로등이 점점 더 많아지기 시작했고, 노동의 시간이 증가했다. 그리고 과학과 문명이 더욱 발달된 지금에 이르렀다. 밤의 문화를 단순히 비교해본다면 어느 시절이 더 좋다고 할 수 있을까. 쉽게 어느 한 쪽을 선택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산업혁명 이전의 밤이 인간에게 휴식과 여유를 준 대신 공포와 통제의 굴레를 덧씌웠다면 지금의 밤은 이전보다 더 많은 자유를 준 대신 여유로움을 앗아가고 노동시간을 증가시켰다. 다만 한 가지 분명히 알고 있어야 할 사실은 우리가 밤으로부터 얻어왔던 소중한 시간을 점점 더 잃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자연이 우리에게 부여한 시간을 소중히 활용해야 한다. 낮을 더 연장시키려는 인위적인 생각보다는 문명이 우리에게 만들어준 인공의 불빛조차 밤을 밤답게 만드는 데 이용했으면 한다. <밤의 문화사>를 통해 우리가 새겨야 할 소중한 가르침이다.


“우리는 밤을 더 활용하기 좋은 시간으로 만들기보다는 그것을 서서히 제거하는 위험을 무릅쓰고 있다. 경외와 경이의 오랜 대상이었던 하늘도 실외 조명의 불빛 때문에 흐려졌다. … 오히려 분할된 잠과 그와 함께 우리의 내적 자아에 대한 이해도 잃어버림으로써 환상적인 꿈 세계는 더 멀어졌다. 실제적인 목적에서 밤이 낮이 되어버릴 시대를 상상하는 것도 어렵지 않다. 즉 아침부터 자정에 이르기까지 전통적인 시간 단계가 원래의 모습을 잃고 24시간 7일 사회가 오리라는 것이다.” (435쪽)


by 꽃다지, 2008년 11월 11일

l*******g 2008.11.11.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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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이 주는 선물, 밤이라는 시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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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저자는 <밤의 문화사>에서 과거 16세기에서 18세기에 이르기까지 서양, 특히 유럽에서 밤에 대한 인식론이 어떻게 발전되었는지, 그리고 그 인식론은 삶의 형태에 어떤 결과는 가져왔는지를 말해준다. 그는 옛그림, 도판, 당시의 문헌, 문서, 문학 외 여러 예술작품, 개인의 일기와 기록, 속담과 언어 등 포괄적인 조사자료를 풀어내고 있다. 이들은 신빙성을 갖출만큼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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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저자는 <밤의 문화사>에서 과거 16세기에서 18세기에 이르기까지 서양, 특히 유럽에서 밤에 대한 인식론이 어떻게 발전되었는지, 그리고 그 인식론은 삶의 형태에 어떤 결과는 가져왔는지를 말해준다. 그는 옛그림, 도판, 당시의 문헌, 문서, 문학 외 여러 예술작품, 개인의 일기와 기록, 속담과 언어 등 포괄적인 조사자료를 풀어내고 있다. 이들은 신빙성을 갖출만큼 출처가 제시되어 있어서 저자의 20여년에 걸친 연구과정을 엿볼 수 있는데 내가 여기에 더 감동받았는지도 모르겠다. 간혹 이런 방대한 자료조사를 토대로 한 연구서들을 만나면 참 기쁘고 감사할 일이다. 문득 문학 과 타예술 뿐 아니라 이러한 연구서들의 저자들 또한 장인으로 불려야 하지 않는가라는 생각도 든다. 최근에 읽은 책 중에 이러한 책들 중에는 <밤의 문화사>, <수치심의 역사>, <동양신화 백과사전>, <마법사의 책>등 몇 권이 얼른 떠오른다.

*어둠의 산물들

우리가 아는 한 자연은 빛과 어둠을 가지고 있고 인간은 그 어둠의 시간을 밤이라 불렀다. 인간의 감각은 그 어둠 안에서 시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다. 나는 이런 시력의 한계가 사람들을 잠자리로밖에 향할 수 없는 행동의 제약 이외에 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궁금해졌다.

우리는 선사시대와 인공조명을 활용하기까지의 인간의 삶을 비교한다면 잘 수 밖에 없는 그리고 다른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양분화된 밤을 쉽게 떠올린다. 저자는 어둠 때문에 선사시대의 사람들이 잠을 잤다고 확신하기보다는 여러 연구들에서 제시된 여러 이야기를 들려준다. 밤에 열악한 인간의 시력은 움직임에 제한을 두었을 것이고 어둠이 주는 공포에 잠은 밤시간을 빨리 보내는 하나의 방법이었을 수도 있다는 의견이 기억에 남는다. 아마도 저자는 어둠이라는 성격을 가지고 있는 밤이라는 시공간에서 인간의 특정한 한 행동과 의미보다는 중세의 여러 밤의 문화를 살펴보면서 밤이라는 시공간을 보는 다양한 시각을 갖기를 바라는 것 같다고 여겨졌다.

인공조명이 널리 발달되지 않은 중세에는 어둠으로 인한 사고, 화재, 범죄가 많았고 인간은 자연스럽게, 그리고 국가의 통제를 포함한 행동의 제한을 받게 되었을 것이다. 그 공포는 어둠이 발생시킨 시각적 제한뿐 아니라 청각적인 요소들까지 결합되어 구체적으로 변화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특히 볼 수 없는 곳에서 들려오는 소리와 보이지 않는 곳에서 튀어나오는 짐승과 사람들이 신체를 해할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 밤에 대한 공포와 금기가 더 늘어났을 것이다. 그 소리는 눈으로 보지 못한 희한한 이야깃거리들을 만들어냈을 것이다. 어둠과 미미한 달빛의 반사가 만들어낸 헛것과 짐승소리들의 섞이면서 어둠에 대한 공포는 화롯가의 할머니 이야기들로 다시 탄생되었을 것이다. 밤에 들리는 소리들은 그 실체를 생각해보기도 전에 사라져버려서 아마도 그 소리들은 사람들의 머리 속에서 왜곡되고 아마도 듣지도 보지도 못한 소리로 탈바꿈되었을지도 모른다. 이런 어둠에 대한 복합적인 공포들이 사후의 지옥을 영원한 밤으로 표현하게도 만들었다. 밤은 ‘나쁜 시간’ 등 부정적인 의미를 대신하기도 했다. 이렇게 밤은 온갖 어두운 이미지...(아차! 밤의 어두움을 부정적인 이미지로 사용하는 것은 우리에게 너무 익숙하다)로 많은 대체언어와 비유적인 표현들을 갖게 되었다.

나는 <밤의 문화사>에서 매력적인 밤의 일상사를 읽다가 모든 신화와, 종교와, 현대의 모든 판타지 예술들이 선사시대의 어둠이 선사해준 공포에서 영감받고 끊임없이 퇴고된 결과물일 것이라고 잠깐 생각했다. (여기에서 나는 잠시 삼천포로 빠지고 말았다. 아마도 겁이 많은 사람, 특히 어둠을 두려워하는 사람은 비교적 상상력이 풍부해서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인간에게 공포가 어떤 큰 위력을 가질 수도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어둠에 대한 공포 때문에 집안의 가족단위의 삶이 중심을 이룬 시대가 있는가 하면 밤에 일을 해야 했던 아내들을 비롯해 평민들의 밤모임이 많았던 시절도 있었다고 한다. 일을 마치고 밤을 휴식뿐만 아니라 공동체의 정보교환과 표현의 시간으로 사용한 이들의 생활모습은 귀족들의 밤여가가 사교에 치중한 것과 약간 대조적으로 보였다. 물론 귀족들에게도 권력의 책임의 이행에 충실한 낮의 삶에서 벗어날 권리가 있다. 그들도 낮에 더욱 규제와 상급자 혹은 신이나 이웃의 감시를 받는다고 생각한 것은 마찬가지였을 테니 말이다. 때문에 주류 종교와 정치에서 소외된 이들의 모임이나 성적소수자, 병자와 장애자 등 주류에서 배척당하는 사람들은 밤이 활동하기 좋은 시간이었다. 이웃이 서로 감시하는 커튼 없는 집들은 자연스럽게 규제를 받았었다고 하니 푸코의 판옵티콘 이론이 떠올랐다. 이러한 판옵티콘 안에서 평민들의 사육제는 정치적인 개념의 카니발로서의 역할을 했다고도 한다. 지나친 통제로 부작용을 우려한 결과인 것이다. 아마도 이 카니발의 반복은 축제의 전복성에 대해 평민 스스로 느끼게 되었을 것이다. 가면으로 하여금 익명이 보장된 사육제는 격렬한 폭력도 불러 일으켰고 그것을 국가가 제한하기에 이르렀으니 카니발의 전복 가능성은 이미 학습되었을 것이란 말이다. 또 인간에게 공포가 어떤 큰 위력을 가질 수도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또 다시 삼천포... 나아가서 공포의 원리를 약자와 강자의 위치를 바꾸어 배치한다면 충분히 어떤 전략으로서의 가치가 있을 수도 있겠다는 가지를 만들게 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원리는 우리 사회를 충분히 해학적이고 전복적인 매체로 그려낼 수도 있고 기존의 매체들을 공포의 원리로 해석한다면 더 재미있겠다라는 생각을 해본다.)

<밤의 문화사>를 읽다보면 낮에는 모두의 일에 전념하느라 의사소통이 적을 것이니 개인적인 시간이면서 개인의 생각은 제한된 공적인 시간이기도 하다는 답 없는 생각이 든다. 이처럼 생각하면 밤 또한 주관적인 의견을 표현하고 일부 사람들은 노동에서 해방되어 여러 타인과 어울리니 공적인 시공간을 즐기는 셈이 된다. 그 어떤 사물이나 시공간을 사적 혹은 공적이라 할 수 있을까. 또 공공의 장소에서 사적인 생각을 하는 개인이 존재하니 사적인 시공간이자 공적인 시공간이 될 수도 있겠다는 뫼비우스의 띠와 같은 사유가 펼쳐진다. 아무래도 <밤의 문화사>에 뇌의 어딘가가 약간 자극을 받아서 과부하가 걸린 듯한 느낌이다. 로지 에커치가 사람 하나하나의 주관적이고 개성적인 사고를 인정하지 않았다면 과거의 문화사를 보는 이러한 열린 연구는 힘들었을 것이라는 생각도 해본다.

저자에 의하면 낮과 밤은 언어도 다르고 의미도 다르고 관계도 달라진다. 나는 밤에 ‘작은 개별적 공동체’가 가능했다는 것에 주목했다. <밤의 문화사>에서 우리는 서민들의 작은 모임들에서 노동자인 아내들이, 평민들이 무슨 얘기를 했는지 엿볼 수 있다. 혹자들은 꾸며낸 이야기를 구전하기도 했고 그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곳에 존재할 지도 모르는 요정과 유령의 이야기까지 다양했다. 이에 대조되게도 18세기 산업화 이후, 이성이 강조되고 계몽주의가 고개를 든 것과 이러했던 밤의 활동영역과의 관계는 상당히 흥미롭다. 인공조명의 확산으로 인하여 낮과 밤의 차이가 적어지고 산업화로 인하여 밤의 노동력까지 중시되던 때에 과거 밤을 지배했던 마법과 전설, 미신과 옛이야기들의 비하하는 결과를 보인 것이다. 따라서 밤 시간에 대한 두려움은 줄어들고 국가의 통제도 적어졌지만 문명의 산물로서의 빛이 평민들에게 호응을 받았다고 생각하면 오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둠의 개인적 시공간을 침해받은 서민들은 가스등을 거부하기도 했고 여전히 신비로운 화롯가 이야기 세계에 빠져 있길 원하기도 했다고 한다.

저자의 말대로 일부 청년들이 잠을 시간낭비로 생각하는 것처럼 나도 한때는 잠을 시간낭비로 생각했었던 것 같다. 죽음을 영원한 잠이라 여겨서 인공조명을 최대한 활용해 시각을 비롯한 내 모든 감각을 깨워놓는 것이 삶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잠이 오지 않으면 눕지 않으면 되었고 때문에 가끔은 잠깐의 설잠도 죄책감으로 이어졌다. 또 나는 잠에 대해 굉장히 이중적인 또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던 듯하다. 스트레스 받고 풀리지 않는 일이 있으면 종종 잠으로 도피하곤 했다. 잠으로 인한 내 영혼의 휴식을 인정한 셈이다. 그렇다면 잠이란 생에 없어서는 안 되는 기능을 가진 셈이다. 불면의 시기에는 잠을 죄악으로 여기면서 합리화하고 게으른 잠에 대해서는 건강과 휴식을 위해서라고 합리화시키는 참 이상한 잣대이다.

*어둠이 주는 선물

아무튼 어둠이 주는 이미지란 어느 한가지 표현으로 충족되는 것도 아니고 긍정이니 부정이니 어느 한쪽으로 치우쳐서는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으로 하여금 어둠을 부정적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하나의 인식일뿐 어둠은 때로 아름다운 것, 반짝임을 생산할 수 있는 근간 등의 긍정적인 인식도 많다는 것을 꼭 말하고 싶어졌다. 어둠을 가진 밤에 인간의 시각은 제한만을 받는게 아니다. 그 어둠으로 우리는 우주의 무한함을 보여주는 밤 하늘과 어둠 때문에 반짝이는 아름다운 별과 달을 볼 수 있다. 밤의 어둠은 단지 블랙이나 블랭크가 아닌 수만가지의 색으로 꽉 채워진 시공간이다. 낮의 해는 빛이 비춰지는 곳과 그늘진 곳의 양 시공간을 낳지만 밤은 인간이라면 누구에게나 공평한 어둠을 선물하는 것이라고 생각해보면 어떨까.

책의 마무리에서 저자가 인공조명으로 인한 기어이 밝은 날이 오는 세계에 대해 회의적인 것을 보면 아마도 저자가 중세의 밤에서 가장 눈여겨 본 어둠의 기능은 모든 감시의 구속에서 벗어날 수 있으면서 어둠에 둘러싸인 자아를 생각하게 하는 개인적 독립심에 관한 것이리라 생각해본다. 그러고 보니 나 또한 밤 시간을 개인적인 시간으로 대부분 소비하면서 인공조명이 주는 혜택은 인간을 낮의 사회적 활동, 경제적 활동등을 하면서 공적인 시간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밤의 그 평온한 사유의 시간을 즐기면서도 다른 사람들에게 그러한 시간은 긍정적이고 효율적인 문명활용이 아닐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일까. 결과적으로는 지금이 밤시간에 일하고 돈을 벌어야 하는 시대보다는 얘기를 나누고 자신을 세계로부터 독립시키는 시간이 필요한 시대라는 생각이 든다.

*관심사와 <밤의 문화사>

<밤의 문화사>는 역사적인 사건의 뒷 배경에 있는 에피소드에 관심있는 독자보다는 중세유럽의 밤을 그린 풍속화에 관심있는 독자에게 더 어울릴 법한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제시된 모든 간략하거나 세밀한 그림들은 당시의 밤을 배경으로 한 것이며 거기에서 보여지는 사람들이나 행동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밤의 문화사> 안의 그림들을 보면 우리나라의 신윤복, 김홍도의 그림 정도가 떠오른다. 아마도 과거 사람들이 무엇을 했는지 가만히 들여다보면 무엇을 좋아하거나 두려워했는지 조금은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다만 그런 문화 중 한 분야를 집중적으로 연구한 책이 아니고 방대한 자료를 토대로 한 미시적인 문화사를 들려주고 있기 때문에 특정분야, 예를 들어 중세 특정 계급의 밤의 산업활동 등의 구체적인 연구를 기대하는 것은 금물이라는 것을 말해두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당시의 마녀가 밤에 활약하는 상상 혹은 구전내용을 그린 그림(얼마전 광주 ‘루벤스, 바로크 걸작전’에서 ‘마녀들의 입회식’이라는 바로크회화를 보고 온 영향일 것 같다)이나 보다 깊은 매매춘의 밤낮이나 동성애와 밤에 대한 어휘와 이미지를 더 많이 기대했지만 이제 그러한 독서는 이 <밤의 문화사>를 읽은 이후의 독자의 몫이라는 확고한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런 독서를 거듭하면서 ‘당시의 음성적인 것들이 밤을 주무대로 하고 있다면 현대의 문물인 가스등을 얼마나 꺼림칙했겠나’하고 관심이 생긴 독자라면 또 다른 주제의 책 한권 쯤 거뜬히 쓸 수 있을지도 모른다. 나는 <밤의 문화사>가 그만큼 다양한 문화사 분야연구에 영감을 줄 책이라고 믿는다. 아마 이 책에 대해 기대감을 가진 독서가들 중 밤에 이야기된 수많은 마법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싶다면 이 책의 일부에서 정보를 찾아 낼 수도 있겠지만 차라리 <마법사의 책>(그리오 드 지브리)이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생각한다. 구전된 이야기들을 그림과 함께 보고픈 독서가라도 이 책보다는 차라리 <라퐁텐 우화>를 권해야만 할 것 같다. 하지만 역사를 보는 미시적 관점에서 영감을 받고 보다 다양한 역사 속 삶을 기대하는 독서가라면 당시의 거의 모든 문헌 자료들을 선대연구가들의 글귀에서 다시 찾아내고 작업한 로지 에커치의 오랜 작업의 결과물인 <밤의 문화사>는 밥 안먹어도 배부른 포만감을 줄 것이라고 확신한다.

f*****5 2008.11.10.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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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그 두렵고 찬란한 이중적 어두움에 대하여_
"밤, 그 두렵고 찬란한 이중적 어두움에 대하여_" 내용보기
* 산업혁명 이전 서양 사회의 밤의 역사에 대해 쓴 책이라고 <밤의 문화사> 머리말에 써있다. 그것만큼 매력적인 화두가 어디 있을까. 지금과 같은 자본주의 사회가 되기 전, 약간은 미개하지만 다소 미궁에 빠진 봉건주의 사회와 그 훨씬 이전의 사회를 ‘밤’을 통해 바라보는 일은 그만큼 내게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은 쉽게 도전할 만큼 얇거나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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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혁명 이전 서양 사회의 밤의 역사에 대해 쓴 책이라고 <밤의 문화사> 머리말에 써있다. 그것만큼 매력적인 화두가 어디 있을까.

지금과 같은 자본주의 사회가 되기 전, 약간은 미개하지만 다소 미궁에 빠진 봉건주의 사회와 그 훨씬 이전의 사회를 ‘밤’을 통해 바라보는 일은 그만큼 내게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은 쉽게 도전할 만큼 얇거나 저렴하지 않다.

큰마음 먹고 서양의 역사에 빠져들 사람만이 도전해 볼 만한 책이다.


**

흔히 생각하듯이 ‘밤’은 이중적인 면을 갖고 있다.

인간에게 두려움을 제공하는 동시에 타인으로부터 숨을 수 있는 자유로움을 제공한다.

이 책은 그런 심리적 작용을 충분히 분석해서 ‘밤’이 서양 역사에 미친 영향에 대해 ‘방대한’ 자료와 함께 설명하고 있다.

우선, 밤은 그야말로 공포였다. 밤이라는 존재 자체를 모르던 인간들이 처음 밤을 접했을 때, 어떤 행동을 취했을까. 그것은 마치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상태’에 놓이는 것과 같다. 예고 없이 닥친 밤으로 인해 공포에 빠졌을 인간들의 모습을 상상하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다. 문제는 그 다음의 사건들이다.

‘밤’은 그 무엇도 통제할 수 없는 사악한 세력을 깨울 수 있는 존재였다. 소극적인 국가, 겁 많은 이웃들은 밤에 활개치는 검은 무리들을 모른 척했다. 물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었지만, 대개의 경우 밤에는 ‘약탈’ ‘폭력’ ‘방화’의 위험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밤을 악하게 생각했다. 같은 수위의 죄를 저질러도 ‘낮’과 ‘밤’, 어느 때에 행했냐에 따라 그 형벌이 달라질 정도였다.


***

1636년 플리머스 식민지에서는 밤에 총 쏘는 것이 금지되어 있었지만 두 가지 예외가 있었다. 하나는 늑대를 죽일 때였고, 다른 하나는 “길 잃은 사람을 찾기 위해서”였다. 이탈리아를 여행하다 밤을 맞은 보즈웰은 총성 몇 발을 듣고 길을 ‘더듬어’ 마을로 찾아갈 수 있었다. 직접 총을 쏘지는 않은 그는 아마도 조난당한 다른 사람의 덕을 봤을 것이다.

-204p


이처럼 옛사람에게 ‘밤’은 특별한 존재였다. 쉽게 길을 잃고 풍경 속을 헤매는 사람을 위해 ‘총을 쏘는’ 특이한 형식마저 허용할 정도로.


그러나 이 책은 분명히 말한다. ‘밤만큼 평범한 사람들의 창의성이나 기지에 큰 자극을 준 시간대는 없었다.’-205p


그렇기 때문일까. 유독 창작하는 사람들이 밤의 공포에도 불구하고 깨어있는 것은.


****

[밤의 작업: 일] 그 당시에도 일이 과중하게 부여된 계층이 있었다. (언제나 차별이 존재했던 우리의 역사) 그중 대부분은 생활고에 시달렸던 사람들이고, 그들에게 밤은 여전히 일의 연장선이었다.

[모두에게 베푸는 밤: 사교, 성 고독] 그러나, 역사책을 봐도 알 수 있듯이 옛날 옛적에는 지금보다도 훨씬 더 사교적이었다. 이 사교적이라는 말은 ‘성 생활’과 ‘밤 문화’의 합일점이나 마찬가지다. 어떤 계층을 막론하고 밤에는 타인으로부터 숨을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고, 그렇기 때문에 쾌락을 즐길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가장무도회를 통해 자신이 아닌 다른 누군가가 될 수 있는 기회도 바로 ‘밤’ 때문이었다.

아이러니한 것은 그에 따른 대가가 바로 ‘고독’의 문제라는 것이다.

이 책을 읽다보면 왜 유난히 밤이 되면 ‘고독’을 견딜 수 없는지 알게 될 것이다!


*****

이 책은 ‘밤’을 통해 그동안 우리가 이해하지 못했던 역사의 부분들을 설명한다.

그것을 읽는 내내, 이 작가는 얼마나 많은 자료를 조사했고, 얼마나 오랫동안 연구했을까 하는 감탄을 멈출 수가 없었다. 유난히 어두운 시간에 사람들이 감성적이 되고, 낮 시간에 느끼지 못한 두려움에 떨게 되는 이유조차 이 책에 담겨 있다니... 신기할 따름이다.


인공조명이 생기고, 시골보다 도시가 더욱 많아진 요즘에는 좀처럼 온전한 ‘밤’을 느낄 수 없지만, 밤은 그 자체만으로도 어떤 아우라를 뿜어내고 있다.

인생의 절반이 ‘밤’에 의해 존재하는 우리들이라면 이 책을 읽고 ‘밤’에 대해 좀 더 이해하는 것도 즐거우리라.



******

모처럼만에 읽은 교양서적은 크고 무겁고 방대한 것이었다.

한번에 끝낼 게 아니라 간간이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할 때 읽어보면 (더 무서울라나?^^)

세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

 

밤 시간은 때로 인간의 나약성을 용서하지 않았다.

-206p

 

"밤이 질투 많은 모든 눈을 가려준다"

-262p

 

무엇보다도 어둠은 사랑의 말이 더 자유롭게 흘러나올 수 있는 친밀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262p

 

밤 시간이 난폭한 탈선행위에 부여한 기회였다.

-291p

 

낮에 감히 소동을 벌이지 못하는 사람은

밤거리를 걸어야 한다.

_윌리엄 셰익스피어

-303p

 

 


by pEPe+



s********4 2008.11.08.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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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은 낮의 배경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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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라는 단어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생각은 무엇일까? 잠, 어둡다, 무섭다. 폭력, 은밀하다, 화려하다, 음침하다 등등 사람마다 떠올리는 단어는 다르겠지만 분명 밤에도 역사는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아니 어쩌면 밤의 역사가 더 짙고 더 활발하고, 더 거침없이 전개되어 나왔고 앞으로 그러할지도 모르겠다. 이런 밤의 역사에 대해 로저 에커치는 ‘밤의 문화사’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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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라는 단어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생각은 무엇일까?

잠, 어둡다, 무섭다. 폭력, 은밀하다, 화려하다, 음침하다 등등 사람마다 떠올리는 단어는 다르겠지만 분명 밤에도 역사는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아니 어쩌면 밤의 역사가 더 짙고 더 활발하고, 더 거침없이 전개되어 나왔고 앞으로 그러할지도 모르겠다. 이런 밤의 역사에 대해 로저 에커치는 ‘밤의 문화사’라는 제목으로 우리가 모르는 또는 이미 알고 있는 ‘밤’의 역사를 흥미를 넘어 연구를 바탕으로 한 글로 표현하고 있다.

 

로저 에커치가 쓴 “밤의 문화사”는 4부 12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1부 ‘죽음의 그림자’는 밤의 위험에 초점을 맞춰 육체와 영혼에 대한 위협은 어둠이 짙게 깔린 이후 더 확대되고 강화됨을 말한다. 2부 ‘자연의 법칙’에서는 밤 시간에 대한 공적인 대응과 민간의 대응을 다루며 통행금지에서 야경에 이르기까지 밤의 활동을 제한하기 위해 만들어진 교회와 국가의 다양한 억압 조치에 대해 말하며, 3부 ‘밤의 영토’에서는 사람들이 일하고 놀며 드나들던 장소를 탐색한다. 4부 ‘사적인 세계’에서는 잠의 유형과 취침 시간의 의식과 수면 장애를 분석하고 있다.

 

많은 이들이 때로는 낮보다 긴긴 밤을 어떻게 보냈을까?

노동층은 고된 하루 일과를 마치고 잠에 빠져 피로를 풀긴 하지만 그것도 잠시일 뿐 밤의 여가활동을 즐겼다. 중산층 계급 가족들은 카드놀이, 주사위 놀이 같은 노름을 즐겼으며, 영화나 또 다른 책에서 이미 보았듯이 밤에는 사교생활의 장이 되기도 했다. 특히 술 문화는 노동계층이던 상위층이던 빠질 수 없는 여가 활동이기도 하다. 물론 술은 술을 마시는 것으로 끝이 나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폭력을 야기하기도 하고, 때로는 달콤함을 넘어서 연애를 즐기기도 하고, 고독으로 이어지게 한다.

‘밤’하면 단순히 잠을 자므로 피로를 날리고 새로운 날을 위한 준비 작업이 아니라 ‘밤’ 자체로 많은 역사를-오히려 낮보다 더 강한- 역사를 해 왔으며 앞으로도 그럴것임을 알 수 있다. 우리가 모르던, 알았다 하더라고 깊이가 없었고 단순한 지식에 불과했던 ‘밤의 역사’ 즉 ‘밤의 문화사’에 대해 좀더 깊이 있는 흥미를 가지게 되리라 본다.

 

3****d 2008.11.1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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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밤에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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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의 발달과 더불어 인류의 삶은 보다 편한쪽으로 진화되어 가고 있다. 달나라에 가는 세상이니 어쩌니 하는 케케묵은 비유가 아니더라도, 현실적으로 손에 닿는것 하나하나가 문명의 혜택을 받지 않은 것이 없고, 이만하면 모든것이 다 갖추어져 있는 게 아닌가 싶은데도 하루가 멀다하고 신기술, 신제품이 계속해서 등장하고 있다. 발전속도가 빨라진만큼 사람들의 적응력도 덩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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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의 발달과 더불어 인류의 삶은 보다 편한쪽으로 진화되어 가고 있다. 달나라에 가는 세상이니 어쩌니 하는 케케묵은 비유가 아니더라도, 현실적으로 손에 닿는것 하나하나가 문명의 혜택을 받지 않은 것이 없고, 이만하면 모든것이 다 갖추어져 있는 게 아닌가 싶은데도 하루가 멀다하고 신기술, 신제품이 계속해서 등장하고 있다. 발전속도가 빨라진만큼 사람들의 적응력도 덩달아 높아져서 이제는 정말로 획기적인 물건을 접해도 별 감흥이 없거나, 놀라움이 그리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 그런 시대에 살고 있다. 리모컨이 망가지면 티비도 보기 귀찮고 비행기 탄 것을 자랑하는 사람들도 없어진지 오래이다. 휴대폰이 보편화 된것이 불과 십년정도 밖에 안되는데도, 휴대폰이 없던 시절이 있었다는게 실감이 나지 않을 정도이다.

 

간혹 그런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이 물건이 없던 옛날사람들은 불편해서 어떻게 살았을까. 이 문제는 또 어떻게 해결했을까... 하는 생각들. 티비 사극 등에서 보여지는 옛사람들의 생활 모습을 보면, 물론 여러모로 불편해보이는 부분도 있기는 하지만 나름대로 그 시절 사람들만의 재미라던가 정취같은 것들이 느껴진다. 오늘날의 필수품의 빈자리가 의외로 그다지 크게 보이지 않는다. 어느날 그 시대로 뚝 떨어진다고 해도 지금의 지식을 활용해서 왠지 나름대로 잘 살아갈수 있을것만 같다. 그런데 진짜로 과연 그럴까. 손닿는곳에 있는 모든 것이 갑자기 사라져 버린 삶이라는것을 상상하기가 그리 쉽지만은 않은것 같다. 그 중에서도 특히, 밤이 가장 그렇다. 해가 지고 세상의 모든 빛이 사라지고 나면 어땠을까. 세상이 온통 지금의 으슥한 밤거리처럼 어두컴컴했을까. 설마. 아마도 한치앞도 내다보기 힘든 말그대로 칠흙같은 어둠이였을거다. 조명을 켜고 촬영을 하는 드라마속 사극의 밤거리는 그 당시 어디에도 없었을 것이다.

 

이 책에는 상상하기 조차도 힘든 그 시절의 밤의 모습, 밤문화의 모습이 모두 담겨있다. 비록 우리 민족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16세기무렵부터 산업혁명 이전까지의 유럽과 미국 사람들의 상상을 초월하는 밤의 생활상이 적나라하게 보여진다. 지금과 같이 조명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절의 사람들이 어떤 삶을 살았으리라는 짐작쯤은 누구라도 할수 있겠지만, 지금보다 조금 더 불편하던 불과 십여년전의 생활조차도 망각하고 사는 현대인들이 백년 이백년전, 혹은 몇백년전 사람들의 삶을 체감하기는 힘들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의 실린 내용들은 더욱 놀라움으로 다가온다. 수많은 자료나 문헌들을 통해서 엿보는 이 시대 사람들의 밤의 생활상은 정말로 고난의 연속이고 힘겹기 그지없다.

 

비참하다기 보다는 어둠과 투쟁한다는 느낌이 강하다. 그것은 비단 하급계층만의 이야기는 아니고 상류층 사람들이라고 해도 크게 다르지는 않다. 낮동안의 모든 활동은 중단될 수 밖에 없고 시각정보의 대부분이 차단된 상황에서의 사고도 잦았다. 밤에 대한 온갖 미신과 헛소문이 떠돌았으며, 특히 범죄에는 완벽하게 무방비 상태라서 밤에는 온갖 범죄자들이 판을치고 살인사건이 끊이지 않았다는 점은 더욱 충격적이다. 어둠속에서 식사를 하고 그런 와중에도 향락을 즐기던 사람들, 잠에 대한 이야기, 남녀간의 애정행각에 관한 이야기등, 밤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모든 것들을 이야기 하고 있어서 그야말로 "옛날 사람들의 밤문화의 모든 것" 을 체험해 볼 수 있는 더할 나위 없는 자료가 되어 준다.

 

굵직굵직한 역사 속 사건이나 주요한 인물에 대한 자료와 비교하면, 정작 그 시대의 시대상을 들여다 볼수있는 보통사람들의 생활이나 문화에 대한 것은 그 수가 적다. 더더군다나 밤의 문화라고 하면 더욱 그렇다. 지금의 생활상과의 격차로 따지자면 태양빛 아래서의 낮의 모습보다도 더욱 차이가 심한 시간인데도 말이다. 모든게 감추어지고 가리워지는 음습한 비밀의 시간이기도 하지만, 그 밤이 곧 인류의 삶의 절반이기도 하다. 뒤에 실린 참고문헌의 수를 보면, 이 한권이 만들어지기 위해서 어마어마한 양의 조사가 이루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저자가 20년에 걸쳐서 수집한 자료를 바탕으로 쓰여졌다는 이 방대한 기록은 <밤의 문화사> 그 이전에 근대 인류 역사의 반쪽이기도 하다. 좀처럼 접하기 힘든 자료들과 중간중간 곁들여진 그림, 삽화등등, 이런 매우 흥미로운 기록을 한권의 책안에서 만날수 있다는 사실은 크나큰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도, 재미있다는게 가장 큰 장점이다.

p********a 2008.11.10.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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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밤에 대해 밝혀주는 불빛과 같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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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밤의 문화사’를 받았을 때 잡지만한 두꺼움에 사진이 한 가득 있을 것 같단 예상은 빗나갔고, 글씨의 크기가 큰 것도 아니어서 과연 내가 이 책을 다 소화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걱정부터 들었는데, 나의 짧은 상상을 뛰어넘는 밤의 에피소드로 가득해서 생각보다 금세 읽을 수 있었다. 방대한 양의 자료로 책을 집필했다는 것을 책 뒤편 참고문헌 약어표만 보더라도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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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밤의 문화사’를 받았을 때 잡지만한 두꺼움에 사진이 한 가득 있을 것 같단 예상은 빗나갔고, 글씨의 크기가 큰 것도 아니어서 과연 내가 이 책을 다 소화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걱정부터 들었는데, 나의 짧은 상상을 뛰어넘는 밤의 에피소드로 가득해서 생각보다 금세 읽을 수 있었다.


방대한 양의 자료로 책을 집필했다는 것을 책 뒤편 참고문헌 약어표만 보더라도 알 수 있는데, 저자도 밤과 관련된 편지, 회고록, 여행기, 일기와 같은 개인문서, 어휘사전 속담집 등을 찾아 이 책을 썼다고 밝히고 있다. 게다가 시간상으로는 중세 말기에서 19세기 초까지, 지역상으로는 영국이 핵심을 이루지만 스칸디나비아 반도에서 지중해에 이르는 서유럽 지역을 포괄하여 다뤘다는 작가의 글을 보니 대단하단 생각까지 들었다.


이 책은 총 4부 12장으로 밤의 위험, 밤 시간에 대한 공적인 대응과 민간의 대응, 사람들이 밤 시간에 일하고 놀며 드나들던 장소를 탐색하고 밤이 귀족과 평민 모두에게 갖는 다면적 중요성을 검토한다는 것이 머리말에 나오는데, 각 부와 장마다 위에서 말한 방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한 풍부한 예시로 상상 그 이상의 것을 우리에게 말해준다.


보통 ‘밤’하면 그저 어두움, 휴식의 시간 등으로 생각하고, 전기가 없었던 그 시절의 구체적인 상황까지는 생각조차 하지 않아왔다. 그런데 이 책은 사진이 없어도 마치 그 시대 사람들의 상세한 생활까지도 알 수 있게끔 하나, 하나 설명해줘 빛 한 줄기 없는 캄캄한 어둠을 경험하게 한다. 이 책에서 말한 그 시대의 어둠은 내게 생소한 것이었고, 지구가 생긴 이래로 쭉 있었을 ‘밤’이란 시간도 처음 접한 낯선 것으로 나가왔다.


어마어마한 전력이 사용되긴 하겠지만 현대에는 흡사 낯과 같은 밤을 사는 사람들이 부지기수이지만 각종 범죄는 끊이지 않고 매일 뉴스에서 사건, 사고 소식을 접해야하는데, 가로등은커녕 촛불과 같은 등도 갖기 힘들었던 그 시절 밤은 두려움 그 자체였을 듯 하다.


약탈, 방화 등의 범죄가 빈번하던 그 시절 생각조차 할 수 없을 갖가지 방법으로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의 모습, 도시와 지방간에 발전의 속도가 달라 일어난 각종 사고들, 점점 밤을 밝힐 수 있는 인공조명이 늘어나 변하는 상황, 등등 놀라운 사실 등을 이 책을 통해서 많이 발견했지만 긴 어둠으로 잠을 두 번 잤다는 사실이 가장 흥미로웠다.


잠을 이뤄야할 때 완전히 빛을 차단해주는 수면용 안대를 착용하고 자는 사람들도 많은 현대시대에 사는 터라 책에서 말하는 ‘밤’에 사람들이 어떻게 살았을까 싶지만, 그 시간을 통해 기도하고, 희미한 촛불 아래서 책을 읽고, 미신과 관련된 의식을 행하고, 사적인 생활을 하는 모습 등을 보니 조금 불편했을 뿐 지금과 같은 생활을 한 것 같단 생각도 들었다.


타의적으로 혹은 자의적으로 언제나 빛에 노출될 수 있는 현대에 온전히 어두운 밤을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내게 이 책은 어두운 밤에 대해 밝혀주는 불빛과 같았다. 저자는 밤 시간을 그 자체로서 연구해야 할 이유에 대해 충분한 정당성을 제시하고 싶다고 했는데, 사람뿐만 아니라 자연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에 휴식을 주는 밤이기에 빛이 없는 어두움으로 부정적인 의미로 많이 쓰였던 밤과 관련하여 긍정적으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다.

m******i 2008.11.10.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밤의 문화사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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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문화사라는 책을 받아 보고 5가지 사실에 놀랬다. 첫째는 책의 내용 대부분이 사실을 근거로 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들은 얘기들로구성되었다는 사실과 558페이지라는 엄청난 책의 두께에 놀랐다.둘째는 밤의 문화사라는 제목을 보고 밤 문화에 대해 마스터 하겠구나 라고 생각했는데 책의 내용에 놀랐다. 책을 읽다 보면 소설인가 싶더니 논문 인 것 같기도 하고 논문인 것 같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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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문화사라는 책을 받아 보고 5가지 사실에 놀랬다.
첫째는 책의 내용 대부분이 사실을 근거로 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들은 얘기들로
구성되었다는 사실과 558페이지라는 엄청난 책의 두께에 놀랐다.
둘째는 밤의 문화사라는 제목을 보고 밤 문화에 대해 마스터 하겠구나 라고 생각했는데 책의 내용에 놀랐다. 책을 읽다 보면 소설인가 싶더니 논문 인 것 같기도 하고 논문인 것 같더니 갑자기 기행문 인 것 같기도 하고 설명문 같기도 하고 하지만 이와는 관련이 없고 작가가 독자에게 밤을 정복해 가는 과정을 연대순으로 서술하여 독자들의 궁금증을 해소 시켜 주었다.
셋째는 많고 많은 나라 사람 중에 로저에커치의 부인이 한국계라는 사실과 122페이지라는 엄청난 량의 참고 문헌에 놀랐다.
넷째는 너무 두꺼워 언제 다 읽을까 걱정 했는데 글속에 함축되어 있는 것이 아니므로 글 그대로 죽 읽어 내려가니 빠른 독서속도에 놀랐다. 바꿔 생각하면 흥미도 있다는 얘기가 되겠지만…… ㅋㅋ
다섯째는 이렇게 두꺼운 책이 독자에게 충분히 흥미를 준다는 사실과 전혀 생소한
중세 유럽의 밤 문화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시켜 준 것에 놀랐다.

책의 구성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제1부는 밤의 두려움에 대해 제2부는 밤에 대한 국가의 방치와 밤 풍경에 대해 제3부는 밤의 작업과 밤 문화를 즐기는 계층들에 대해 제4부는 밤에 즐기는 사적인 세계에 대해 구성 하였다.
마지막으로 밤의 두려움에서 벗어나 밤을 즐기며 현대 사회로 도입하는 닭이 울 때 라는 장으로 갈무리 하였다.

제1부의 내용을 보면 그 당시 사람들이 밤이란 필요악이라고 생각했었다. 아마도
당시에는 모든 것들이 과학적 접근이 아닌 과거의 경험이나 주변 사람의 입 소문에
의하여 와전되어 밤이란 무섭고 두려운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특히 인간 자체가 나약한 존재 이므로 눈에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공포감이 더 크
게 느껴졌을 것이다.
특히 중세 유럽의 경우 기독교가 득세한 시기 이므로 이데올로기를 내세워 국가를
장악하기 위해 마녀사냥이 유행했을 때 이었으므로 그러한 사건은 대부분 밤에 이
루어져 더욱 그렇게 느껴졌던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제2부를 보면 1부의 내용처럼 밤에 모든 사건과 사고가 발생되며 무섭고 두렵게 느껴지는 이면을 보면 국가의 방치가 밤을 이렇게 만들지 않았나 생각케 한다.
국가에서 치안에 신경을 써주지 않으므로 시민들은 각자가 자신의 신변을 보호 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집의 대문은 꽁꽁 걸어 잠궈 놓고 맹견을 풀어 놨으며 무기를 소지하고 자신의 집에 침입하거나 침입하려는 자는 선량한 자라 할지라도 일단은 범죄자로 보아 조금이라도 수상한 행동을 하면 그는 그곳에서 생을 마감하는 것이다. 세상에 믿을 사람은 오직 자신뿐인 것이다.

제3부에서는 1, 2부의 두려움이나 국가의 방치에도 불구하고 밤을 즐기는 자들이 나타나 밤의 문화가 형성되었다. 문의 문화를 즐기는 자들은 기득권층 보다는 하류층 들이 대부분 이었다. 낮에는 노동자들의 사생활이 인정되지 않아 귀족이나 지주들의 눈치를 봐야 했으나 밤에는 그 들의 세상이었던 것이다. 낮에 억압받던 계층들이 그 억압을 표출하는 과정이 얼마나 격렬했었겠는가 대충 상상이 가지 않는가?
폭력으로 절도로 강간으로 음주로 표출했던 자들이 있는가 하면 밤에 낚시나 사냥등으로 자신의 재산을 늘리는 자들도 있었다고 한다. 이렇듯 밤은 하층민이 주도권을 잡았음을 말해준다.
하류층들은 이렇게 대놓고 밤의 문화를 즐겼던 반면에 상류층 인사들은 가면무도회
라는 것을 통하여 자신의 얼굴을 가면 뒤에 숨긴 채 내면의 자아를 표출하며 밤의 문화를 즐겼던 것이다.

제4부에서는 사적인 세계라 하여 밤의 휴식에 대하여 서술하였다. 낮에 왕성한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밤에 충분한 휴식을 통하여 재충전을 해야 하는데 잠을 방해하는 훼방꾼들이 곳곳에 존재하여 휴식을 훼방하였다. 그 훼방꾼으로는 질병, 밤의 유해한 공기와 습기, 화재와 도둑, 폭우와 태풍, 벼룩, 그리고 두려움을 들었다. 인간의 감정 중에서 잠을 가장 방해한 것은 눈에 보이는 사물들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은 두려움 이었다. 잠이 사람들의 안식처였으므로 침대의 역할은 대단 했다고 한다. CHAPTER 12 에 보면 근대 초 서유럽 사람들은 이상한 잠자리에 대한 언급을 하였다. 잠을 첫 잠과 죽은 잠으로 나누어 잤으며 한밤중에 깨어나 산책하는 이도 있고 독서하는 이도 있고 심지어는 양털을 깎거나 맥아을 만드는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그 일을 끝내고 나서 다시 죽은 잠을 잤다고 하니 잠을 자도 잔 것이 아닌 것처럼 느껴졌을 것이다.

마지막은 밤의 문화를 낮의 연장으로 놓고 밤을 정복하는 것을 묘사 하였다.
도시의 팽창과 군사기술의 발전과 급속한 교역을 통하여 밤은 서서히 정복되면서 모임이나 무도회, 연극, 오페라, 뮤지컬 공연은 저녁시간으로 이동하는 등 밤의 향락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었다.
한때는 귀족들이 독점했던 모임을 부르주아 계층이 내려 받고 그 문화를 또 신흥 부자들과 상인들이 물려 받고 또 평민들이 물려 받아 모든 계급의 사람들이 밤의 향약을 즐겼다.
18세기에 도시를 홀리던 유령들은 사라졌지만 절도, 파괴, 폭력등은 고질적인 위험으로 남아 있었지만 공공 조명의 증가와 경찰의 탄생으로 낮과 밤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삶의 속도는 엄청난 속도로 발전을 가져왔다.

이렇듯 밤을 정복해 가는 과정을 성실하게 서술하였고 사람들이 밤의 두려움에서 벗어나 오히려 즐기는 시대가 되었지만 작가는 맨 마지막 페이지에 이렇게 경고 하고 있다.
‘밤하늘에 남아 있는 아름다움, 어둠과 빛이 바뀌는 주기, 낮의 빛과 소리로 부터의 규칙적인 안식처. 이 모든 것이 더 밝아진 조명에 손상될 것이다. 야간의 섭생에 나름의 질서를 갖고 있는 생태계도 엄청난 고통을 받을 것이다. 어둠이 줄어 들면서 사생활과 친밀감과 자아 성찰의 기회도 훨씬 드물어질 것이다. 기어이 그 밝은 날이 오는 순간 우리는 시간을 뛰어 넘는 소중한 우리 인간성의 절대 요소를 잃게 될 것이다. 이는 어두운 밤의 심연에서 지친 영혼이 숙고해 봐야 할 절박한 전망이다.’ 라고
우연챦게도 이 책을 받고 나서 밤의 향락의 유혹에 못이겨서 인지 아니면 진짜로 바빠서 인지 매우 바빴다. 근사하게 리뷰를 쓰고 싶었는데 어느덧 마감시간이 되어 헐레벌떡 리뷰를 써서 리뷰에 뽑아준 YES 24 쪽에 약간 죄송한 생각이 든다.. 다음부턴 더 잘 쓸게요..ㅋㅋ
m******0 2008.11.10.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밤을 설명하는 많고도 많은 표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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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을 보고, 문화를 밤과 낮으로 구분하고 밤에 관해 집중적인 서술을 한다는 아이디어에 우선 감탄했다. 문화의 세계를 밤과 낮으로 구분하려는 것은, 절대적인 시간으로 봤을 때 너무나 짧거나 또는 너무나 긴 기준에 따라 구분하는 것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우리가 대부분 알고 있는 그간의 위대한 업적(!)들이 이루어진 것은 주로 낮이 아니었던가. 전구가 발명되기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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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을 보고, 문화를 밤과 낮으로 구분하고 밤에 관해 집중적인 서술을 한다는 아이디어에 우선 감탄했다. 문화의 세계를 밤과 낮으로 구분하려는 것은, 절대적인 시간으로 봤을 때 너무나 짧거나 또는 너무나 긴 기준에 따라 구분하는 것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우리가 대부분 알고 있는 그간의 위대한 업적(!)들이 이루어진 것은 주로 낮이 아니었던가. 전구가 발명되기 전에, 살기도 좋으면서 문명을 꽃피웠던 곳은 대개 낮이 긴 지역이었던 것 같은데

 

그렇지만, 밤의 문화사 를 통해, 비록 서양인의 관점에서 정리한 미시사이긴 하지만, 인간이 본래 갖고 있는 두려움과 기대를 공감할 수 있었고, 전기가 널리 보급되기 전의 세상에 대한 구체적인 생활상을 엿볼 수 있었다. 어둠이 지배하는 의 시간과 공간은 누구에게나 두려움의 대상이었고, 온갖 신비함과 두려움을 자아내기에 충분한 배경을 제공했던 것도 역시 이었다. 그리고, 평화와 고요를 가장한 의 어두움은 온갖 탈선의 장이 되기도 했던 것이다. 게다가, 전구가 발명되기 전에도 모두들 쉬는 에 노동을 해야만 하는 계급도 있었으니 그들에게는 어쩌면, 밤은 더욱더 불공평한 시간이 되었으리라.

 

중세 삶의 이모저모를 흥미로운 그림과 함께 살펴볼 수 있는 색다른 재미가 있다. 다만, 그림이 좀더 크고 컬러였다면 더욱 흥미로웠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책값이 너무 비싸지려나? 그리고, 정말 놀란 것은, 밤을 묘사하고 중세인의 생활을 표현하는 정말 구체적이고 다양한 표현들을 접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번역을 하신 분은 힘들긴 했겠지만, 굉장히 다양한 표현을 접하는 재미가 있었을 것 같다. 기회가 된다면, 원문을 한 번 접해보고 싶은 책이다.
YES마니아 : 로얄 d*****1 2008.11.10.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