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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만화를 보면서 항상 놀라는 것 한가지. 어쩌면 이렇게 다양한 소재를 다양한 각도에서 다양한 이야기로 풀어나갈 수가 있나 하는 것이다. 예를 들자면, 선녀와 나뭇꾼 설화를 바탕으로 한 '천녀 전설 아야', 사신설화를 바탕으로 한 '환상게임', 중동의 역사를 토대로 한 '하늘은 붉은 강가' 같은 것들이다. 하지만, 일본만화의 감탄스러운 강점은 이런 판타지스러운 것에가 있는 건 아니다. 어린 동생을 돌보는 형과 귀여운 동생의 이야기 '아기와 나', 29세 노처녀의 소소한 일상을 보여주는 '소소한 휴일', 최근에 영화화된 꽃미남 4인방이 운영하는 '서양골동양과자점-앤티크' 같은 것도 꽤 수준작이었다.
오카타 리치의 울랄라 며느리는 이 중에서도 후자에 해당하는 만화다. 도쿄에서 나고 자란 철없는 도시처녀 노조미가 야마다 가문의 차남 신지와 결혼한 뒤 신지의 형이 아내와 함께 가문을 이어받는 것을 거부해 떠난 뒤, 얼떨결에 종부가 되어 좌충우돌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초반에는 주로 도시와 시골의 생활차이로 인한 트러블이 많았지만, 후반부에 노조미가 세쌍둥이를 낳은 뒤는 시골 생활엥 익숙해진 노조미와 마을 전체가 관련된 트러블이 소재로 많이 사용된 듯 하다.
이 만화의 묘미는 시할머니 킨과 손주며느리 노조미의 세대차와 생활차로 인한 대립과 화해의 과정이다. 특히 남편을 일찍 잃고 다섯 아이를 키우면서 가문을 지켜낸 킨의 대쪽같이 곧으면서도 갈대처럼 유연하게 휘어지는 성격은 정말 존경스럽고 매력적인 것이었다.
최근 SBS 주말 드라마 중 '가문의 영광'이라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스스로 콩가루가 된 자손들이 옛 영광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 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흔히 우리는 스스로를 '뼈대 있는 가문의 자손'이라고 생각하고 싶어한다. 그 뼈대란게 과연 무엇인가. 역사에 길이 남을 위대한 조상들이 별 볼일 없는 후손의 척추를 깁스처럼 지탱해주는 것을 말하는 건 아닌지.
그에 비하면 울랄라 며느리는 일본만화면서도 우리 정서와 많이 다르지 않은 가문과 가족의 이야기가 많은 공감을 불러 일으키면서 단지 박제된 보물로서의 가문이 아닌 내 존재의 근원으로서의 가족과 가문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보게 하는 작품이 아닌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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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리고 사족 한 가지. 만화를 다 사서 보지는 못하더라도 만화잡지는 꼭 사서 보시길. 예전에 만화 기획자 한 분과 같이 일을 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 때 그 분이 말씀하시길, 만화 잡지의 고료가 만화가들에게는 중요한 수입원이라고 한다. 당장 만화를 그리고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힘이라는 것이다. 물론 단행본 인세도 중요한 수입이겠지만 그건 그 만화를 정말 좋아하는 소장용으로 필요한 사람들을 위한 것이고, 좋은 만화와 만화가를 발굴하고 질을 높일 수 있는 수단은 만화잡지라는 것이다. 또 만화잡지는 독자들이 정말 소장하고 싶은 만화를 결정하는 일종의 카타로그 역할도 한다고 보면 된다.
따라서 우리나라 만화가 재미없다고 투덜대기 전, 나는 얼마나 우리만화 발전을 위해 보탬이 되고 있는지 반드시 먼저 생각해 보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