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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이나 곤충에 얽힌 갖가지 사연들은 옛이야기만큼이나 흥미롭고 재미나다. 이 동화는 동물들이 지금과 같은 외모를 갖게 되거나 특이한 행동을 하게 된 각각의 사연을 들려주고 있는데, 각 이야기 속에 동물의 신체적인 특징이나 습성, 활동의 특징이 녹아 있다. 무엇보다 토끼 귀 혹은 코끼리 코가 길어진 연유나 개미가 허리가 잘록해진 까닭 같이 많이 알려진 이야기를 벗어난, 색다르면서도 새로운 이야기들을 접할 수 있다.
사슴을 구한 양지니의 이야기는 가슴을 찡하게 하고, 죽음을 피해 달아났지만 죽음을 결정하는 것은 여전히 인간임을 깨닫고 마는 멧돼지의 이야기는 인상 깊게 다가온다. 각 이야기마다 권선징악적인 교훈이 포함되어 있으며, 마지막 두 이야기는 인간을 끊임없이 고정관념을 만들어 내는 존재(나무좀)이자, 지구의 평화를 위협하는 존재(인간)로 부정적인 면을 꼬집고 있다. 종교관이 밑바탕에 깔려 있어서인지 대부분의 이야기 속에서 해당 동물에게 상벌이나 변화를 주는 존재가 이들을 창조한 '하느님'이다. 개인적으로는 절대자에 의한 것이 아니라 동물이나 사람이 상호작용에 의해 변화하는 형식의 이야기를 선호하는 편.
각 이야기마다 내용과 연관된 스케치풍의 흑백 삽화가 들어 있는데 이 또한 작가가 직접 그렸다고 한다. 글은 차분한 느낌을 주며 하나의 이야기가 대게 한 장 정도의 짤막한 단편들(삽화를 제외한 글 분량만)로 앉은 자리에서, 혹은 잠자리에 든 아이에게 두어편 정도는 읽어주어도 큰 부담이 없다. 일단 책장을 넘기기 시작하면 다음에는 어떤 동물에 관한 이야기가 나올지, 어떤 사연이 있는지 궁금해 하며 계속 읽게 된다. 저가의 내지를 사용하여 가격도 착한 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