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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 all the crap, crap, crappy books she've ever written in the whole of her crap book....
이렇게 리뷰를 시작한다는 것이 슬프지만 사실이다. 그녀의 글(쇼퍼홀릭 시리즈-아직 5권은 읽지 않았지만, can you keep a secret?등) 을 읽는다는 것은 나에게 일종의 길티 플레져이다. 어떤 책이든 조금만 읽다보면 내용이 어떻게 흘러갈것인지 뻔히 눈에 보인다. 주인공의 행동은 여성성의 나약한 면을 극대화하면서 독자로 하여금 일종의 동정과 약간의 경멸을 느끼게 하다가 마지막에 이르러서는 회심의 반전을 통해 그 나약함마저 강점이 될 수 있다고 그럴듯하게 하지만 순진하게 포장을 하면서 책을 끝내버린다는 것. 소피 킨셀라글의 공식아니었던가. 그럼에도 이 책을 또 집어들었다. 왜? 그런 뻔뻔함에도 불구하고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니까. 말 그대로 할일 없는 주말에 시간보내기 용으로는 최고의 책인 것이다.
렉시(이 책의 주인공)는 교통사고로 인해 3년간의 기억을 상실하게 된다. 그녀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패션지 화보에 등장해도 손색없을 남편, 게다가 그는 백만장자이기까지 하다, 어마어마한 펜트하우스 그리고 회사의 임원직함이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녀는 3년 동안 어떻게 해서 자신의 삶이 이렇게 바뀌게 되었는지 심지어는 자산의 남편까지 알아보지 못한다. 자신이 기억하고 있는 삶과 자기의 눈앞에 놓여진 삶이 전혀 매치가 안된는 상황에서 그녀가 어떻게 자신의 삶을 되찾아 가는가가 이 책의 줄거리.
(이후 스포일러 있음)
이 책의 렉시는 기억상실증에 걸린 레베카(쇼퍼홀릭 시리즈의 주인공)라 해도 무방할 지경이다. 어마어마한 재산, 자신의 옷장에 쌓여있는 명품 잘생긴 남편 아마도 이런 설정은 많은 여성들의 꿈과도 같은 것이다. 이 지점에서 레베카와 렉시는 다른 방향으로 나아간다. 이 책이 다른 소피 킨셀라 책의 주인공과 달리 렉시가 갖고 있는 아니 이 책이 갖고 있는 미덕이 아닐까? 미덕...? 솔직히 말하자면 책을 다 읽고 난뒤 일종의 배신감을 느낄 수 있었다. 물론 이런 배신감이야 진작부터 예상할 수 있었지만. 렉시는 왜 그 모든 꿈을 버려야 했는지 설득력이 떨어진다. 몽블랑과 로프트 스타일 리빙, 저칼로리 다이어트에 대한 경멸이 잘생긴 백만장자와의 사랑과 바꿀수 있을 정도의 힘이 있는걸까? 렉시가 미친걸까? 아니면 기억상실증의 휴유증으로 레베카가 사랑의 힘을 전파하는 선교자가 된걸까? 사랑만으로 우리는 과연 살 수 있는 것일까? 이 책은 너무나도 무난한 플롯이고 독자의 예상을 배반하지 않지만 이성적으로 생각한다면 말이 되지 않는다. 그녀의 선택을 옹호해주기 위해 3년동안의 그녀의 삶을 위선적인 것으로 느끼게 하려고 노력하지만 그게 그닥 설득력이 없어보인다는 것이다. 아니 그 정도로 그녀의 불륜을 용서해줄 수 없었다. 그랬다. 그건 불륜이다. 기억하지 못하는 3년동안의 삶을 그녀가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은 공적인 일과 사적인 일을 섞어놓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녀가 적응하지 못하는 사생활의 영역들이 도무지 이해가 안가기 때문이다.
칙릿이라 불리는 장르에서 너무나 큰 것을 기대하는 것은 멍청한 일이지만 그녀는 이 분야의 대가 아니었던가. 이젠 좀 더 다른것을 보여줄때도 되었는데 이 책은 그 기대에 한참을 못 미치는 졸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