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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가 컸던 만큼......
"기대가 컸던 만큼......" 내용보기
바야흐로 신화의 시대이다. 세상이 어수선하여 그런지 사람들이 신화를 많이 찾게 되는 모양이다. 여태 익숙한 그리스 로마 신화 이외에도 중국, 북유럽, 이집트, 티벳, 인디언 등의 신화 개설서와 신화이론 전문서들이 속속 출간되고 있다. 그런데, 둘러보니 뜻밖에도 한국신화 이야기가 귀하다. '하루밤만에 읽는~~' 또는 '만화로 보는~~' 등등의 아동용 제목을 붙인 것을 제외하면
"기대가 컸던 만큼......" 내용보기
바야흐로 신화의 시대이다. 세상이 어수선하여 그런지 사람들이 신화를 많이 찾게 되는 모양이다. 여태 익숙한 그리스 로마 신화 이외에도 중국, 북유럽, 이집트, 티벳, 인디언 등의 신화 개설서와 신화이론 전문서들이 속속 출간되고 있다. 그런데, 둘러보니 뜻밖에도 한국신화 이야기가 귀하다. '하루밤만에 읽는~~' 또는 '만화로 보는~~' 등등의 아동용 제목을 붙인 것을 제외하면 정말 손꼽을 정도라고 하겠다. 그렇다고 하여 삼국유사나 제왕운기를 찬찬히 읽을 만한 근력이 없는 독자라면 어찌 한국신화를 다룬 전문서적의 발간을 바라마지 않겠는가. 이참에 나온 조성기 님의 '새롭게 읽는 한국의 신화'는 그렇게 유아틱 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성에 차지도 않는다. 우리나라는 천지창조 신화가 없으니까, 다른 모든 신화책들과 마찬가지로 단군신화로부터 시작한다. 처음에 곰(웅녀)과 호랑이를 자웅관계로 묘사한 대목부터 쓸데없는 느끼한 상상력이 아닌가 과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삼국유사에 1,300여字로 묘사된 눌지왕과 박제상의 이야기를 무려 50여 페이지나 끌고간 솜씨는 대단하다고 감탄해야 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 그렇다 보니까 400여 쪽이 넘는 책에 담은 이야기가 몇 개 없다. 단군신화 다음에 고구려시조 주몽신화가 등장하고, 그후로 박혁거세 신화부터는 전적으로 신라 왕조 이야기만 지루하게 이어진다. 삼국유사 권1 의 이야기도 다 커버하지 못한 분량이다. 그것도 뭐 특별한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 아니라, 한국사람이라면 거의 다 아는 이야기가 주종이라서 읽고난 소회가 씁쓸하기만 하다. 전문적인 신화학술서를 기대한 것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의 내용은 바탕이 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반만년 유구한 역사를 자랑한다지만, 기마민족이 유입되어 지배세력이 되면서 정착하였기 때문에 원형의 천지창조 신화를 잃어버려 신화라고 할만한 것이 그렇게 풍성하지는 못한 편이다. 따라서 신화를 다룰 때 건국신화 위주로 흐를 수 밖에 없다. 앞으로 한국신화를 다루는 사람들은 이런 맥락에서 고조선부터 삼국, 가야, 발해, 고려, 이씨 조선에 이르기까지 건국신화 위주로 일관된 틀에 따라 서술하는 것이 맞을 것으로 생각된다. 중간중간에 전통신앙의 추앙 대상자와 특별한 半역사적 인물을 다루는 영웅신화를 가미한다면 그런대로 구색을 갖출 수 있을 것이다. 하여간 그다지 기대에 못미치는 저작이었지만, 첫걸음이라는 데 나름대로 성과를 인정한다. 앞으로 이윤기 님의 그리스로마신화나 김선자 님의 중국신화에 버금가는 한국신화 이야기가 하루속히 나오길 기대해 본다.
YES마니아 : 로얄 k****1 2004.11.17.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