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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단문의 우세에 휩쓸려 사장됐던 만연체의 부활, 즉 칸사이 사투리를 버무린 특유의 오사카 대위법에 후한 점수를 받은 바 있다. 칸사이 사투리는 그간 번역의 세계에서 간단히 경상도 사투리로 대치돼왔다. 즉, 칸사이 사투리는 '외국어 내의 또 다른 외국어'로 간주돼왔으며, 특이성을 모두 없는 셈 치고 서울말로 간단히 편입시킬 수는 없는 희귀성을 갖는다. 그러나 역자는 후기에서 밝히고 있듯이 만연체를 모두 단문으로 토막 내고, 사투리를 서울 표준말로 바꾸어놓았다. "가독성"을 앞세운 역자의 변명에는 원인과 결과의 교묘하게 뒤틀린 전치가 숨겨져있다. 가독성이라는 명목 하에 소설적 장치들을 아무 가책없이 파기하는 행위는 일문학 번역 전반에서 벌어지고 있다. 이는 국내 대중들이 공유하는 소위 가벼움의 미학인 '일본문학스러움'을 지키려는 전방위적 노력의 일환이다. 본 책은 상업성이 문학성을 어디까지 훼손할 수 있는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단적인 예가 되었다. 일본 문학의 극히 일부만을 일본 문학으로 가정하고 있는 대중들의 인식을 바꿀 생각을 하기 보다는 아예 그 위에 편승하려는 타협적 태도에 나는 불안을 느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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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자는 난세포라고 불러야 옳다. 도발적인 첫 문장에, 다음 문장으로 자연스레 시선을 옮겼다. 아직 초경을 접하기 전의 미도리코는 생리를 하게 되면,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존재가 된다는 것, 어른이 된다는 것이 싫다. 어머니 마키코는 39살의 호스티스. 아이를 낳고 말라버린 가슴확대수술을 위해 정보를 모으고, 도쿄에서 수술을 하고 싶어한다. 마키코의 동생인 나는 도쿄에서 생활하고 미혼이다. 반 년간 서로 소리내어 대화하지 않은 모녀는 미도리코가 종이에 글을 써 의사소통을 한다. 사흘간의 휴가를 얻어 마키코 모녀는 도쿄에 머물게 되는데... 미도리코가 말을 하지 않는 이유와 마키코가 가슴확대수술을 하려는 이유가 궁금했다. 절반은 책을 통해 알 수 있고, 절반은 짐작으로 대신해야 한다. 호스티스인 어머니의 모습을 친구들이 놀리는 모습과 매일 열심히 일을 하지만, 가난한 삶을 벗어나지 못하는 마키코의 모습에 미도리코는 돈을 벌어 도와주고 싶지만, 방법을 찾지 못한다. 초경을 하게 되면, 아이를 낳을 수 있고, 어른이 되어가는 그 과정은 어머니의 삶을 닮아가는 것 같아 두렵고 싫다. 두 모녀의 대화의 단절의 배경에는 친구들의 놀림, 호스티스에 대한 편견, 생계를 위해 아이와 함께 할 시간의 여유가 없는 구조적인 모순과 자식과 대화하는 방법을 배우지 못한 마키코의 상황이 맞물린다. 가슴 수술을 하고 싶어하는 여성과 가슴 수술은 남성의 이데올로기 때문이라 주장하는 여성과의 묘한 설전에서 일본 사회에서 가슴확대에 대한 인식을 알 수 있었다. 일본에서는 거유라고 해서, 특히 여성의 큰 가슴에 대한 로망이 있다고 하던데, 사회의 풍경과 여성성에 대한 인식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마키코의 나이에서 조금 지나게 되면, 완경이 다가올 시기라 자신의 여성성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기 마련이라 생각한다. 부모자식 사이에 벌어질 수 있는 사소한 오해가 어떻게 발전하게 되는지, 그리고 파격적인 해결의 반전이 인상적이었다. 절대 풀리지 않을 것 같은 등을 돌린 관계도 소통의 작은 힘 만으로도 다시 가까운 관계가 될 수 있다는 것, 인간과 인간의 관계는 작은 실로 연결되어 자꾸 살피면서 놓지 않으려 노력해야 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여성의 초경에 큰 파티를 열어주고, 여성이 되었음을 축해해주는 분위기가 일본사회에 만연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생리'라고 이야기하면 부끄럽고, 공개적으로 이야기하기 곤란한 사회적 분위기가 큰 한국사회에서는 좀 부러운 분위기라고 할까. 여성이 됨을 존중하는 분위기에서, 생리에 대한 공포와 불안감이 등장하는 케이스는 파격이라 할 수 있지만, 한국적 분위기는 '생리'에 대한 인식이 아직은 말하기 민망한, 내적인 금기의 분위기가 남아있다 생각한다. 문화적 차이를 고려하며 읽는다면 더욱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생각한다. 여성에 대한 로망이 지나치게 강한 남성에게는 목욕탕의 대화라던지, 생리에 대한 거침없는 묘사에 신비감이 확 깨지는 면도 있을 것이다. 남성이 목욕탕에서 다른 사람들의 신체부위에 대해 의식하는 것처럼, 여성들도 다르지 않구나, 그 정도에서 멈추는 것이 좋다 생각한다. 남성은 몸짱과 식스팩 등 강하고 남성답다고 인식되는 몸매가 멋지다고, 여성은 S라인과 굴곡있는 몸매 등을 매력있다고 인식되는 분위기에서 살고 있다. 이런 사고의 밑바탕에는 자신의 몸매를 스스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의식이 있다. 건강에 큰 무리가 가지 않는다면, 조금 말랐던지, 조금 통통하던지에 관계없이, 그 사람의 그 모습을 인정해주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기를 원한다. 그런 사회적 배경이 주류인 사회라면, 자신의 의지로 성형수술을 하는 것은, 자신의 매력을 키우기 위한, 자기만족을 위한 선택이니 우려하거나 걱정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성형수술을 무조건 찬성하기에는, 인간이 관상식물과 어항 속 보기 좋은 열대어가 되어가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젖과 알>에서는 모녀의 도쿄 체류기라는 짧은 사건을 소통의 부재와 공포의 해소라는 측면에서 흥미롭게 이야기를 끌어냈고, 〈당신들의 연애는 빈사〉에서는 화장을 열심히 하는데도 남성에게 데이트 신청을 받지 못하는 여성이, 우연히 만나서 함께 사랑을 나누는 로망을 꿈꾸고, 이를 거리에서 화장지를 나눠주는 사내에게 데이트를 신청하는 이야기와 반전이 흥미롭게 전해진다. 등장 인물의 심리에 대한 섬세한 묘사에 빠져들다 보면, 그 뒤의 사회적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다. 원서에는 표준어인 동경어가 아닌 오사카 사투리가 채워져 있고, 한 문장이 반쪽에서 두 쪽까지 달하고, 쉼표는 예측불허이다. 번역자의 내공에 힘입어 단문과 세련된 문장으로 바뀌었다. 원서로 읽는다면, 제주도 방언으로 쓰인, 한 문단이 한 문장인 책이라고 할까. 일본인에게, 독자에게 불친절한 책으로 인식되는 책을, 편하게 읽을 수 있는 건 번역자가 열심히 문맥에 맞게 공들여 언어를 옮겼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번역자가 오래 고생한만큼, 독자는 편하게 쉽게 책과 대면할 수 있다. 권위를 인정받는 상에 이런 불친절한 책이 선정되었다는 점을 통해 일본문학의 숨은내공이 전해지는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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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정체성, 그리고 여자로써의 인생....
느껴버렸다. 나는 누구인가. 그리고 내 삶속에서 여자로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가혹하면서도 아름다운 것인가. 저자의 필체는 너무나도 냉혹하고 확실하다. 적나라기까지 해서 읽는이 마저도 경악시킬 수 있는 위험 수위를 넘나든다. 여자들이 가장 밑바닥으로 내몰아 치고 있는 여자의 성적인 부분까지도 치부할 정도니, 이정도면 이 책은 아주 작고 작은 책이면서도 강하다. 가와카미 미에코, 작가의 인생이 더욱 더 놀라웠다. 술집에서 호스티스로 일해보았다는 신인 작가는 한때 작사, 작곡에 노래까지 겸비한 인기있는 여가수였다는 것. 일명 팔방미인 엔터테이너! 거침없는 말솜씨와 놀랍게 꾸밈없는 문체가 그녀를 2008년에 이 책으로 아쿠타가와상을 받게 만들었다는 것이.. 너무 놀랍다. 게다가 '끝으로, 찌를 거야 찔릴 거야 자, 됐어'란 시집도 출간했다고 한다. 놀라운 작가다. 이 책을 읽으면 다른 일본 작가에서도 많이 못느꼈던 문체를 느낄 수 있다. '언니와 조카가 내 집에서 머문다.' 그 이야기로 부터 시작되는 짧은 단편 이야긴, 초경을 압두고 불안해 하는 초등학생 딸 미도리코.. 그녀는 10년전에 홀로가 된 엄마와 살았지만, 엄마와는 단 한마디도 '말'하지 않는다. 그녀에게 타인과의 의사소통은 오로지 '글(문자)' 뿐인 것이다. 참 안타까웠다. 얼마나 고통스러웠고 사람이 힘에 들었으면 어린 나이에, 말을 잃었을까. 하지만 그녀의 문장속에서 말하는 글들은 여자의 본질에 대해 고민하고 짜증내 한다. 초경을 바라보는 세상. 자신이 감당하기엔 그 세상 자체가 이상한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언니인 마키코.. 축 처진 가슴때문에 유방 확대수술을 너무 하고 싶어하는 그녀는 목욕탕에 가서도 여자의 가슴에 대한 이야기만 늘어놓는다.
" 성별 상관하지 않는 문화에서 네 행동만큼은 순수한 인간으로서의 지혜를 짜서 그런거야? 뭐야, 그건? 여자가 어쩌고저쩌고, 여자는 그냥 여지일 뿐이야. 여자인 나는 확실히 그렇게 말할 수 있어."
표지가 보이는가? 둘은 손을 잡고 있다. 둘은 서로 마주보진 않아도. 내면적으로 모녀라는 코드로 소통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둘이 여자라는 공통점이 있어 더욱 더 땔래야 뗄 수 없는 건지 모른다. 그것을 조용히 지켜보는 말하는 화자인 동생역시도 여자의 고민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나는 더욱 더 애절하게 느껴졌다. 난애한 표현들과 어려운 문체는 읽으면서도 상당히 고통을 느꼈었지만, 자연스럽게 몸에 흐르는 듯한 이 전율은 무엇일까. 난 여자의 인생을 살아가면서, 이보다 더 한 고통을 느낄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역시 난 나 자신을 사랑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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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가 책의 모든것을 말해주는 책은 흔치 않다. 새하얀 안색에 삐적 마른 몸으로 손을 꼭 잡고있는 여인과 소녀... 여인의 가슴에 피어 있는 꽃과 소녀의 다리사이에 피어있는 꽃....
이책 젖과 알은 한여름 비오기전의 습기차고 움직이기 힘들만큼 더운 감각을 주는 책이다. 이 책에는 '왜?'와 '어째서?''그러므로'가 없다. 읽는 사람에 따라서는 상당히 갑갑함을 느낄 수 있겠지만 이 현재진행형인 부분이 상상력을 자극하고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생각해 보라고 작가가 독자들에게 말하는 듯이 보인달까?
도쿄에 사는 나쓰에게 친언니 '마키코'와 조카딸 '미도리코'가 사흘간 머물러온다. 마키코의 유방확대수술 상담을 위한 사흘간의 여행 삐쩍 마른몸에 유방만 확대하려는 마키코와 말을 잊은채 필담으로만 대화하는 미도리코. 왜? 유방확대 수술을 하려는지? 어째서? 말을 잊고 필담만 하는지 이유는 안나온다. 소설은 이 모녀가 사흘간 나쓰의 집에 머물다가는 여정만을 비출뿐... 다만 미도리코의 노트에 쓰인 일기를 통해, 또 마키코의 가슴에대한 집착을 통해, 나쓰 직장 동료들간의 언쟁을 통해 작가가 말하고 싶던것은 이 책은 여자로 남아 있고 싶은자와 여자가 되기를 거부하는 자를 여자의 상징성인 가슴과 난자로 얘기 하는것이 아닐지... 삶에 모든것을 빼앗기고 있는 마키코는 유방 확대를 통해 여자로서의 마지막 존재감만은 잊지 않으려 하는건 아닌지... 무책임하게 태어나는...태어나게하는 일이 싫어서 여자가 되고 싶어하지 않는...난자 따윈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미도리코... 마지막에 마키코와,미도리코 서로가 자신의 머리에 계란을 깨부수는 행위는 말로 할 수 없던 여자로서 무정란(난자)가 무참히 깨져 나가는 점점 사라지는 난자와 난자 따윈 필요 없다고 하는 마키코와 미도리코의 애절한 몸짓이 아니었을런지...
이 책은 친절하지는 않다. 이유는 물론 결론도 없기 때문이다. 그저 이렇다는 상황만을 보여준다. 그렇기에 독자의 상상력이 그 나머지 간극을 메꾸지 못한다면 보기에 상당히 답답하달까? 나로서는 내 상상력으로 소설의 나머지를 꾸며가는 이런책도 상당히 좋아 하지만 사람에 따라서는 그 불친절함에 한 숨을 내쉴지도... 하지만 소설이란 원래 독자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기 위한 것이란 점에서 이 책은 높이 살만하다. 아쿠타가와상 수상 역시 '이 작품은 반대일세'라고 끝까지 반대한 심사위원도 있었다고 하니 호 불호가 갈릴듯한 책 임에는 분명할듯... 저로선 흥미 진진하게 읽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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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코는 내 왼쪽에 서고, 미도리코는 내 오른쪽에 서고, 좌석은 전부 차있다. (P.23) 내가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말 중의 하나가 바로 '엄마' 다. 부르고 있으면 왠지 편안해지고 그리움이 되기도 하고 미안함과 눈물이 되기도하는 그 이름 '엄마'. 같은 여성의 입장에서 바라 보는 엄마의 모습은 남자의 시각과 조금은 다를 것이다. 엄마가 바라보는 딸아이의 존재 또한 아들이란 존재와 조금은 다를지도 모른다. 잘은 모르겠지만 여성이라는 동질감과 함께 서로 다른 시각과 입장을 가진 이질적인 부분이 공존할거라고 생각되어진다. 엄마와 딸. 딸의 입장에서는 엄마의 삶을 통해 자신과 여성의 삶을 미리 보는 창이 될 것이고 엄마의 입장에서는 딸이 자신의 전철을 밟지 않기를 바라는 딸에 대한 걱정과 염려와 같이 서로 다른 시각을 갖고 있을거란 생각 이든다. 희생이라는 이름으로 삶을 살아온 엄마의 이름과 그런 엄마의 모습에 미안함과 소중함 을 오히려 투정과 일탈이라는 거꾸로된 표현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딸이라는 이름. 그 두여자 의 이름을 이 책 <젖과 알>속에서 불러본다.
여자가 되어가는 미도리코, 여자가 되고싶은 마키코의 이야기가 여기있다. 10년전 남편과 이혼 한 39살의 언니 마키코는 스낵바에서 호스티스로 일한다. 그런 그녀가 어느날인가부터 유방 확대수술을 받겠다고 한다. 그녀의 딸 미도리코는 초경을 걱정하며 여자가 되어가는 것에 대해 심한 거부반응을 나타낸다. 엄마와는 벌써 6개월째 말도 않고 글로써만 대화하고 있는 상태다. 도쿄에 사는 주인공 나를 찾아온 마키코와 미도리코 모녀. 가게에서 일할때 입는 옷을 입고 자전 거를 탄 엄마를 보고 놀려대는 남자아이들때문에 엄마를 미워하기 시작한 미도리코. 유방확대 수술을 한다는 엄마가 미도리코는 싫다. 자신때문에 없어진 가슴을 새롭게 채워 넣겠다는 엄마. 마도리코는 이해할 수가 없다. 그리고 미안하다. 하지만 그런 미안함과 그녀에 대한 반항은 대화의 단절로 이어진다. 엄마 마키코는 어떨까? 가슴은 어쩌면 여성의 정체성에 대한 외부로 나타나는 표현과도 같은 것이다. 가슴이 없는 여자에게 가슴은 여성 그 자체를 상징할지도 모른 다. 다시 여자가 되고 싶고 미도리코에게도 좋은 엄마가 되고싶은 마키코. 엄마의 모습을 보면 서 어른이 되기를 거부하고자 하는 미도리코와 일상의 작은 변화를 통해 여성으로써 자신의 삶을 되찾기를 원하는 마키코의 작은 반란, 혹은 전쟁은 그렇게 시작된다. 그녀들에게도 삶의 평화가 찾아오게 될것인지.... ![]()
"아아, 마키코도 미도리코도 지금 현재 말이 부족해, 그리고 이걸 여기서 보고있는 나도 말이 부족해, 할 말이 아무것도 없어...." (P.100) 마키코와 미도리코의 삶은 우리 사회 가족이 가진 대화의 단절을 그대로 보여주고있다. 엄마라는 존재는 앞서 말했듯이 그리움과 눈물로 점철된다. 희생이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삶을 포기하면서 살아 온 엄마, 그걸 알지만 그런 엄마의 삶이 싫고 자신을 그런 삶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하는, 어른이 되는것을 거부하고픈 딸. 여성을 대표하는 젖과 알(난자)을 통해서 엄마와 딸이 가진 차마 말하지 못했던 고민들을 털어놓는다. 그리고 그녀들의 마지막 행동과 대화를 통해서 조금이나마 그 깊었던 갈등의 골이 메어진다. 여자가 되기를 거부하는 딸과 여자이기를 꿈꾸는 엄마의 작은 반란이 그렇게 시작되고 이어진다.
얼마전 만났던 맘마미아라는 영화속에서도 엄마와 딸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결혼이 임박한 딸이 엄마 몰래 아빠의 존재를 찾기위해 세남자를 초대하게되고 거기에서 벌어지는 웃음 가득한 에피 소드들이 음악과 어우러진 멋진 작품이었다. 영화의 OST 중에서 "Slipping Through My Fin -gers"라는 곡에 'Slipping through my fingers all the time. 자꾸 클수록 내 곁에서 멀어져만 가요' 라는 가사가 있었다. 결혼식에서 딸의 머리를 빗겨 주며 부르던 엄마의 노래. 커갈 수록 딸은 조금씩 엄마의 곁에서 멀어져만가고 대화도 줄어들게된다는, 엄마가 느끼는 딸의 모습 이 가사속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드라마 '엄마가 뿔났다'에서 엄마는 가출을 감행한다. 수많은 희생 을 강요받던 엄마라는 이름, 아내라는, 며느리라는 이름을 버리고 자신의 삶을 살아보겠다고 선언 한 엄마의 반란을 잔잔하게 그렸던 드라마였다. 영화와 드라마속에는 이처럼 다양한 엄마와 딸의 모습이 수없이 그려지고 있다. 엄마와 딸 - 영원한 라이벌이자 동반자. <젖과 알>은 이런 엄마와 딸이 가진 서로의 시각을 '나'의 시선을 통해 보여주고 결국 엄마와 딸의 소리없는 전쟁속 에서 포화처럼 터지는 대화를 통해 그 해답을 찾으려 하고있다.
어릴때 엄마는 뭐든 가능하게하는 원더우먼 이었다. 하지만 조금씩 나이가 들어 가면서 엄마는 '아무것도 모른다'고 투덜거리게 된다. 엄마를 부르는 동안은 나이든 어른도 모두 어린이가 된다고 한다. 뭐든 가능하게 했던 엄마의 모습이 그립다. 미안함과 안쓰러움속에서 자신도 모르게 피어 났던 반항과 분노를, 이제 따스한 대화와 작은 스킨십으로 표현해보길 바란다. <젖과 알>을 통해 엄마와 딸이라는 이름속에서 피어나던 작은 갈등을 어떻게 치유해야 할지 배우게된다. 남자의 입장 에서 대립된 두 모녀의 갈등으로 상징되는 젖과 알을 통해 여성을 이해하는 기회를 갖기도 했다. 간결한 문체와 탁월한 묘사가 두드러지는, 짧지만 강한 인상의 이 작품을 만나 깊어가는 이 가을이 더욱 즐거울 수 있었던것 같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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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가족과 모성, 여성에 관한 책들이 눈에 유독 들어 왔다. 표지를 봐서는 엄마와 딸로 보이는 두 여성의 묘한 분위기가 혹 추리소설은 아닌가 잠깐 생각하게 만든다. "2008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이라는 문구는 눈에 딱 들어 왔는데 '호스티스, 무명가수 출신의 화제작가'라는 문구는 책을 다 읽고 나서야 발견하고 작가를 한번더 유심히 살펴보게 되었다.
<젖과 알>이라는 제목 자체가 책의 소재를 있는 그대로 표현하고 있다. 이 책의 주인공은 39살 곧 마흔을 앞두고 있는 엄마 마키코와 초등학생 딸인 미도리코, 그리고 엄마의 동생이자 미도리코에게는 이모가 되고, 글을 서술하고 있는 '나' 이렇게 세명의 여성이다. 오사카에 사는 마키코 모녀가 도쿄에 사는 '나'의 집에 사흘간 머무르는 동안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엄마와 딸이기 이전에 각자가 여성으로서의 문제점에 직면 해 있다. 엄마인 마키코는 딸을 낳고나서 부터 작아지고 쪼그라진 가슴때문에 유방확대 수술을 하겠다고 나선다. 반면 마도리코는 초조 즉 처음하는 월경에 대한 두려움에 휩싸여있다. 한명은 잃어버린 여성성때문에 고민하고, 다른 한명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조금씩 커지는 가슴과 월경으로 여성이 되어 가는 것 자체를 두려워 한다.
마도리코는 생리를 하기 시작하면 여자가 되었다는 것이 되고, 여자로서 생명을 낳아야 하는 것이 되는 것이 두렵고 싫다. 생리 자체의 문제가 아닌 한 생명을 낳아야 하는 존재가 되버리기 때문이다. 이런 두려움을 안게 된 것은 그녀의 엄마를 보면서 였다. 혼자서 자신을 키우며 스낵바에서 일하는 엄마, 돈을 벌어 도움을 주고 싶지만 아직은 도움을 줄 수 없는 자신, 이렇게 자신을 책임지지도 못하면서 낳은 엄마에 대한 원망과 미안함이 공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존재가 엄마에게 짐이 되고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런데 어느날 엄마가 유방확대 수술을 하겠다고 한다. 유방확대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아이를 낳고 가슴이 작아졌다라는 말은 마도리코에게 자신 때문에 엄마가 수술을 하려고 한다는 또 다른 마음의 짐을 안겨 준 것이다.
그렇게 마도리코의 엄마에 대한 미움과 미안함이 섞이며 자신의 마음과 달리 나를 왜 낳았냐는 모진 말도 하게 되자 마도리코는 차라리 엄마와 말을 하지 않기로 마음을 먹고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다. 모든 의사소통은 글로서 표현하고, 자신의 마음을 일기장에 적어내려간다. 이모인 '나'에 의해 서술되는 책에서 중간중간 마도리코의 일기가 담겨져 있다.
갈등이 심화 되고 절정에 다다르는 순간 그들이 화해하는 장면은 비장하고 심각하지만 그와 동시에 어이없는 웃음을 주기도 한다. 그들은 심각한데 상황을 머리로 그려보면 조금은 웃기기도 한 상황. 말로는 표현할 수 없지만 엄마에 대한 미안함과 딸을 사랑하는 두 모녀의 속마음을 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딸의 마음이 어느 순간 이해가 갔다. 자신이 어른이 되어가는 것을 두려워 하는 마음.. 그렇지만 힘들어하는 엄마를 위해 돈을 벌고 도움이 되기 위해서는 어른이 되어야 한다. 자신을 낳아서 가슴이 없어진거라면, 몸을 아프게 하면서 까지 자신을 낳은 거라면.. 엄마에 대한 미안함과 자신도 생리를 함으로서 엄마가 되어야 하는 어른이 되는 것을 거부하고 싶은 것이다.
얇고 짧은 책이었지만, 두 모녀의 다른 고민을 통해 생각하게 되는 점이 많았다. <젖과 알>.. 엄마의 유방확대에 대한 표현인 '젖'과 딸이 두려워 하는 생리를 하는 것 즉 난자를 표현하는 '알' 이라는 고민이 그래로 표현되어 있는 제목과 담담한 듯 하면서도 솔직한 표현들이 볼 수 있었던 책이다. 특히 책을 다 읽고 나서 동생의 학비를 벌기 위해 호스티스로 일하고, 앨범까지 낸 무명가수라는 독특한 작가의 이력이 눈길을 한번 더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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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책을 펼쳤다가 몇 페이지 읽다가 덮었다. 어쩐지 이런 책들은 어색하기만하다. 다른 사람들의 서평을 읽어보아도 이해할 수 없다는 말들이 많았는데 남자인 내가 읽는다고 이 소설을 이해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하지만, 야한 소설이 아닌 여자들의 심리와 몸에 대한 생각들이 표현되어 있어 읽어는 봐도 될 거 같단 생각에 다시 책을 집어 들었다. 생리가 시작된다는 게 어떤 느낌일지는 모르지만 왠지 끔찍할 거 같다. 두려움이 가득할 테고 나중엔 귀찮아서 짜증날 테고... 소설은 생리의 시작을 통해 삶을 새로운 시선으로 보는 딸 미도리코, 아스팔트위의 껌딱지란 말이 어울리는 마키 코의 가슴. 그런 가슴을 통해 확대 수술을 하려는 이야기.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여자의 가슴확대에 대한 진솔한 대화가 담겨있다. 특히 수술을 결정하고 한 젊은 여자들의 대화 속에서 가슴확대 수술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이 드러나 있었다. “남자를 위해 그런 거지?” “나 자신을 위한거야” 결국 가슴확대는 남자의 시선, 남자의 촉감을 위한 게 아니냐는 냉혹한 쪽과 스스로의 몸에 대한 자신감을 키우고 자신이 보기에 더 좋아 보이려는 자신을 위한다는 의견이 대립되는 부분이 나온다. 그리고 마키코는 목욕탕에서 타인의 가슴을 보며 분석을 한다. 마치 처녀들의 저녁식사에서 자신의 거기를 들여다보며 ‘괜찮은가?’ 하고 생각하는 모습과 비슷하지 않을까? 이제는 뭐 남자들도 확대수술에 해바라기 수술을 하는 사람도 늘고 있고, 여성들도 가슴에 대한 콤플렉스를 뽕으로만 감추는 시대도 지났지 싶다. 생리의 시작 즈음, 자신과 삶에 대해 새로운 눈을 뜬 딸, 미도리코가 쓴 일기에는 세상에 대한 비판과 삶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자신의 주변 사람들에 대한 서운함과 소중함이 담겨져 있었다. 마지막 부분에서는 한 여인이 관심을 가지고 남자에게 접근하지만 결국 남자는 자신도 모르는 본능의 발휘로 상황은 파국으로 변한다. 결국, 가슴 수술을 하건 아이를 낳기 위해 준비가 되건 ‘혼자서는 안 된다’는, ‘자신을 받아주는 남자가 있어야 하는 거’란 의미는 아닐까? 가슴이 크든 적든, 얼굴이 예쁘던 예쁘지 않던 그것은 여자의 관점일 뿐 남자의 관점은 아니라는 의미가 아닐까 하고 내 마음대로 결론지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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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처음 선택하게 된 것은 '호기심'때문이었다. 도대체 제목의 젖과 알은 무엇을 뜻하는걸까? 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책소개에서 미리 알았지만 젖과 알은 여성성의 상징이 되는 젖<여성의 가슴에서 분비되는 그것>, 알<난자>를 말하는 것이었다. 도대체 이런 소재로 어떤 이야기가 전개될지 남자인 나로서는 퍽 궁금해졌다. 게다가 작가인 '가와카미 미에코'의 이력에 대한 소개도 한 몫했다. 역시나 출판사는 독자가 이런걸 특이하다고 생각하리라는 걸 알고 광고에도 이용했으니 성공한 샘인가보다. 서점 직원, 치과의사 보조, 호스티스와 무명 가수 출신이라니.. "절실하게 생각하는 것을 쓰고 싶었다"고 말한 그녀가 절실히 쓰고 싶었다는 그것은 도대체 무엇일까?를 비롯해서 온통 물음표의 호기심이었다.
142페이지의 책이니 책은 조그맣고 짧다. 책의 주인공은 엄마인 '마키코'와 그녀의 딸인 '미도리코' 두 사람이다. 작중 화자는 나이고 마키코의 동생이자 미도리코의 이모이다. 마키코는 39살로 스넥바의 호스티스로 일하고 있다. 갑자기 유방 확대 수술을 하고자 결심을 했다. 그녀의 딸 미도리코는 아직 초경전인데, 여성이 되어간다는 이런 의미에 대해 굉장히 큰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 엄마의 인생은 너무 힘들어보였고 자신도 그런 인생 속으로 들어갈 것만 같았다. 모녀의 사이는 서먹하다. 무언가 벽이 있고, 게다가 6달 동안 말 한마디 안하고 필요한 말은 적어가면서 하고 있다. 이 대목이 참 놀라웠다. 또한 잠깐씩 나오는 미도리코의 일기 비슷한 글에서 초등학생임에도 너무나 성숙한 그녀에게도 놀랐다.
여성을 상징하는 두가지 소재를 통해서 작가는 엄마와 딸 사이의 화해를 다룬다. 대화가 부족해서 가슴 확대 수술을 하려는 엄마의 작은 일탈을 이해하지 못하고, 자신도 또한 반항심으로만 가득 채웠던 딸과의 화해. 조금 의외의 방법이었지만 오히려 그런 예상밖의 결말이 좋았다. 다만 성형에 대한 부분이라든가 여성 위생 용품 사용에 관한 설명이라든가 남성으로서 조금 놀랄만한 대목도 있었다. 하지만 여성에 대해 조금은 더 이해할 수 있었던 소설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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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심상치 않게 느껴졌다. '젖과 알'... 상징적인 의미로 붙인 제목이랄까... 엄마 마키코는 유방확대수술로 고민하고, 딸 미도리코는 생리로 인해 혼란스러워 한다. 여성의 성의 정체성에 대해... 그리고 모녀간의 갈등을 그려 놓은 듯 했다. 이제 사춘기가 시작되는 미도리코는 엄마와 말을 하지 않는다. 필담으로 대화를 나눌뿐이다. 뭐가 문제가 되어 필담을 시작했는지... 나는 그냥 미도리코의 반항이라고 생각하며 글을 읽어 갔다. 마키코는 유방확대 수술을 할 계획으로 방학을 이용해서 미도리코를 데리고 도쿄에 있는 동생집에 가게 된다. 동생에게 유방확대 수술에 관한 이야기만 줄줄 하던 마키코와 말을 하지 않고 이모와도 필담으로 대화를 하는 미도리코... 그녀들에게는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미도리코는 일기처럼 노트에 자신의 일과나 자신의 생각들을 적었다. 그중에 나도 몰랐던 사실이 있었다. 미도리코의 필담 노트에 쓰여진 난자에 대해서... 난자와 정자가 수정하여 그것이 여자라고 정해졌을 때는 이미 그 여자의 태어나지도 않은 아기의 난소 속에는 난자씨가 700만개나 있단다. 그리고 난자의 씨가 점점 줄어 미도리코의 나이쯤에 생리가 시작될때는 30만개 정도라고 하는데, 그 중 아주 일부만 제대로 성장하고 수정, 임신할 수 있는 알이 되는 것 같다고 미도리코는 적어 놓았다. 사실인지 아닌지... 나도 읽고 의아해 했던 부분이였다. '알'... 한번도 그렇게 생각해 보진 않았지만 그렇게 표현할 수도 있겠구나 싶은 생각에 입가에 미소가 생겼다. 미도리코는 그런 알을 쥐어뜯고 부숴버리고 싶다고 하는데... 나름의 이유가 있겠지? 아마도 자신의 출생 때문이라 짐작되어 진다. 아빠가 없이 엄마와 둘이서 생활하는 미도리코... 호스티스라는 직업을 가지고 자기를 부양하는 엄마의 모습을 보면서... 엄마에 대한 반항처럼 이차상징에 대해서도 부정적이고 엄마와도 말을 하지 않는 것 같다. 집으로 돌아가기 전날 만취되어 돌아온 마키코는 미도리코의 아빠를 만났다고 한다. 그리고 폭발해 버린 미도리코... 계란을 자신에게 깨부수며... 마치 자신의 알들을 깨 부수는듯이... 나는 엄마가 소중해. 하지만 엄마처럼 되고 싶지 않아... 싫어 싫어 어른이 되는 건 싫어. 그렇지만 어른이 되지 않으면 안돼. 괴로워, 괴로워, 이러느니 태어나지 않는 게 좋았어. 모두 세상에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아무 일도 없을 테니까, 아무 일도 없을 테니가... 세상에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나의 사춘기가 떠올랐다. 나도 한때 엄마에게 이 말을 한것 같은데... 그래서 가슴이 저려왔다. 서로의 감정들을 말로 표현하려 하지만, 쉽지 않으듯 그렇게 마키코와 미도리코는 서로를 조금씩 이해하며 집으로 돌아간다.
여성의 성을 주제로 엄마와 딸의 갈등을 다루었다고 생각하며 읽었지만 조금 아쉬움이 남았다. 조금은 색다르고 짧은 내용의 글이라 마음에 들기도 했다. 나의 성장과정에서는 여성의 성은 감춰진 부분이였는데... 지금은 모든 것이 개방이다. 이 책도 그에 대한 한 예라고 생각되어 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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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만큼이나 작가의 이력 또한 상당히 특이하다. 가와카미 미에코는 작가가 되기 전, 남동생의 학비를 벌기 위해 호스티스 일도 했었고, 무명가수 생활도 했었다고 한다. 일본에서도 이런 특이한 이력을 가진 사람이 문학성이 뛰어난 신인작가들에게 주어지는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하여 화제가 되었다고 한다. 나도 예사롭지 않은 이력의 작가가 어떤 이야기를 풀어낼지 책을 읽기 전부터 무척이나 궁금했었다.
이 책에는 <젖과 알>과<당신들의 연애는 빈사> 2개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먼저 <젖과 알>은 처진 가슴때문에 유방확대수술을 고민하는 엄마 마키코와 곧 다가올 초경에 대한 불안감으로 가득 차 있는 딸 미도리코의 이야기이다. 여성이라면 누구나 고민하게 되는 걱정거리들이지만 책에서 이런 내용을 다룬다는 것이 참 신선하고 새롭게 다가왔다. 작가는 두 여인의 심리를 자세하고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다. 미도리코는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여성이 되어간다는 것에 대해 두려움을 느낀다. 자신은 멋대로 변하는 몸 속에 갖혀 있다고 생각하고 엄마 마키코와 대화하기를 거부하고 필담으로만 얘기를 나눈다. 마키코 역시 대화하기를 거부한 미도리코에게 신경이 쓰이기는 하지만, 현재 최대의 관심사는 오로지 유방확대수술뿐이다. 즉 제목 <젖과 알>은 마키코와 미도리코가 각각 집착하는 것을 상징적으로 대변해 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바로 여성들만이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을 섬세하게 잘 묘사했다는 점이다. 여러가지로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았다. 미도리코와 마키코를 통해 여자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 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두번째 이야기 <당신들의 연애는 빈사>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왜 이렇게 작가의 말이 어렵게 느껴지는지... 한문장이라도 이해가 안가면 책장을 넘기지 못하는 성격임에도 불구하고... 이해가 가지 않는 문장들은 그냥 과감히 넘어갔다. 그리고 날 더 황당하게 만든 것은결말이다. <젖과 알>의 결말도 좀 엉뚱했지만 두번째 이야기에서까지 결말이 이럴줄은 몰랐다. 다 읽고 나서도 이게 뭐지? 하고 생각했으니 말이다. 책 뒤에 옮긴이의 말을 보니 일본 독자들조차 읽기 어렵다고 불만의 소리가 높았다고 한다. 옮긴이가 한국 독자들을 위해 그나마 노력한 것인데도 불구하고 나한테는 너무 어려운 작품이었다.
책을 읽기 전 제목만 봤을때는 도무지 무슨 내용의 책인지 감이 안잡혔다. 그리고 책을 다 읽고 난 지금.... 솔직히 말하면 지금도 뭔가 알쏭달쏭하다. 우선 소재는 참 신선하다. 하지만 무슨 말인지 이해되지 않는 문장들이 좀 많았다. 특히 두번째 이야기에서는 더더욱. 그래서 읽고 또 읽고 했지만 끝까지 무엇을 말하는건지 잘 모르겠다. 사람의 심리를 이렇게까지 어렵게 써야했을까? 책을 읽고 나서 머리가 이렇게 무거웠던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130페이지밖에 안되는 얇은 책이라 쉽게 봤다가 큰 코 다친 꼴이다. 하지만 아쿠타가와상의 심사위원들은 이 책에 대해 극찬을 했다고 하니 이건 뭐 나의 형편없는 이해력의 문제일지도 모르겠으나 독자들에게 친절하지 않은 작가인 건만은 확실 한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