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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에 대해 잘 모르지만 좋아하는 화가와 그림들이 많기 때문에 가장 좋아하는 그림이나 화가가 누구냐고 물어보면 수많은 화가와 그림들 중엣 선뜻 뭐라고 말하기가 어렵다. 그래도 골라보라면 "빈센트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에>다. 가끔은 이 그림을 편지를 보낼 때 쓰기도 한다.
예전에도 그랬지만 요즘에는 그림을 재산의 가치로 보고 경제적인 측면에서 소장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미술을 예술로 보지 않고 경제학적 관점에서 본다면 어떨까?! 미술과 경제가 어떤 연관성이 있을까?! 이 책은 경제학자가 경제학적인 시각에서 바라본 그림과 미술가들을 바라본다. 애덤 스미스가 말한 보이지 않는 손이야기가 미술사에서도 보여진다. "미술사를 움직인 것은 보이지 않는 경제의 힘이었다!"라는 한 문장이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것을 적절하게 설명하고 있다.
왜 그림의 가격은 계속 올라가는 것일까? 수요와 공급의 법칙을 통해 어느정도는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은 전반적으로 그림 속에서 발견하는 경제 이야기나 경제원리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풀어내려는데 초점을 맞추었다. 그림이나 화가에 관련된 애피소드와 20여가지 경제적 모티브를 제시하고 저자의 경제학자적 측면에서 풀어간다. 저자는 P라는 경제학자를 통해 그림과 미술과 경제학의 이야기를 풀어 놓는다. P를 통해서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장르가 연결되어진다.
살아 생전에 가난과 우울 등 어렵게 살면서 생활비와 그림재료 때문에 헐값에 팔아야 했고, 생전에 빛을 보지 못했던 고흐가 "언젠가는 내 그림이 내 생활비와 물감 값보다 더 가치가 있다는 것을 알아줄 때가 올 것이다." 고 한다. 고흐가 했던 그 말이 이제는 현실이 되어 화가로섰도 그림도 최고의 반열에 올라 있는 지금의 상황을 저편에서 볼 때 흐뭇하고 즐거우면서도 당시에 인정받지 못한 아쉬움과 슬픔으로 만감이 교차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명화로 알려진 수많은 작품들과 화가들... 명화를 단지 그림으로만 보기 보다는 명화를 통해서 당시의 시대상과 사회, 정치적인 부분도 담고 있고 자세히 보면 그러한 점들을 찾아낼 수 있다. 그 속에서 경제적인 측면도 살펴 볼 수 있고 화가가 표현하고자 했던 것들도 엿볼 수 있다. 그러면서 명화에 관련된 에피소드를 통해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봤던 그림과 배경지식이 있는 상태에서 다시 본 그림의 느낌은 상당히 달라져 있음을 깨닫게 된다. 가령 마네의 "올랭피아"라든지 "폴리제리베르의 술집" 등이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사실주의의 대표적인 화가인 밀레의 그림 속에서도 나타난다. "이삭줍기"에서 추수가 끝난 논에서 이삭을 줍고 있는 세 여인과 대비해서 멀리서 잘 차려입은 사람들의 모습은 이들의 신분차이를 명확히 보여주는 예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만종"이라는 명화에서도 나타나는데 우리는 만종이 하루의 일을 마치고 농부부부가 가운데 감자씨 바구니를 놓고 교회의 종소리를 들으며 기도하는 평화로운 그림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밀레가 원래 그린 그림은 평화로운 모습이 아닌 가난한 부부의 죽은 아이가 놓인 바구니를 보면서 기도하는 모습이었다고 한다. 친구가 사회적 파장을 고려해 죽은 아이 대신에 감자씨를 그려넣게 해서 오늘날에는 다른느낌의 그림이 전해진다. 만종의 에피소드를 알고 보는 사람과 그냥 만종으로 알고 감상하는 사람의 명화에 대한 느낌은 상당히 다를 것이다.
다른 여러가지보다 이 책이 사람들에게 주는 잇점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어렵게만 생각하는 경제학을 그림을 통해서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해 준것이다. 명화를 통해 경제법칙을 설명하려고 한 저자의 시도는 그림도 경제와 뗄 수 없는 관계라는 것과 당시의 시대와 사회상을 담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책도 그렇지만 어느 한 분야만 강조하고 배우던 시대는 지난 것 같다. 역사를 배우려면 경제도 알아야 하고, 경영을 공부하려면 문학도 함께, 또 명화나 명작들을 이해하려면 당시의 경제와 시대상을 반영하기 때문에 역사도 알아야 한다. 탈장르화가 되듯이 장르의 구분이 조금씩 사라져 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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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과 경제. 독특하거나 이채롭다기보다는 어딘가 거부감을 불러일으키는 조합이다. 순수예술은 돈에 초연해야 한다는 인식 때문이다. 미술품의 경매가격이 천정부지로 뛰면서 이런 거부감은 알게 모르게 더욱 강해졌다. '돈을 의식하는 예술'이라고 하면 부정적인 느낌을 받지 않을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미술품을 돈벌이의 대상으로만 바라본다면 물론 그럴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배금주의와는 거리가 멀다. 초반부에서 배금주의를 다루고는 있지만, 동조한다기보다는 건조하게 조망한다는 쪽에 훨씬 가깝다. 다만 미술의 위상의 변천사가 경제적 요인과 결부되어 있는 것은 엄연한 사실인데, 이것 역시 단편적으로 쉬이 해석할 요인은 아니다.
이 책의 크게 두 갈래에 초점을 맞춘다. 미술을 바라보는 경제적 시각의 변천과, 미술품에 나타나는 경제적 변화의 단면이다.
미술품을 주문하면서 어떻게 대가를 지불했는지에서 당대 미술인식이 그대로 드러난다. 중세 말기에만 해도 아예 '제작 날짜'를 기준으로 임금을 지급했고, 미술가의 이름은 남기지도 않았다. 르네상스 즈음에 들어와 제작비용에 미술가에게 지급하는 대금이 공식적으로 기록되기 시작했고, 점차 미술가의 위상이 높아지게 된다. 더 이상 미술가를 미술품 제작자가 아니라, 미술품 창작자로 바라보게 된 것이다.
바로 그 때부터, 본격적으로 미술이 발달하기 시작한다. 미술이 사회적으로 인정받게 된 이유도 있겠지만, 미술품의 수준과 경제적 요인이 보다 밀접하게 관련된 이유도 크게 작용했다. 잘하는 만큼 돈을 벌 수 있다는 것만큼 창작에 전념하는 요소가 또 있을까? 주문 규정을 충실히 따르는 것보다 독창적인 화풍을 개발하는 것이 금전적으로 더 유리하다는 것만큼, 갖가지 발상과 새로운 사조를 이끌어낼 수 있는 요인이 또 있을까? 주객전도가 되지 않는다면야, 이렇게 창조적인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조합이 어디에 또 있겠는가.
경제적 사정이 그림 자체에 영향을 주는 경우도 많다. 모델비를 쓸 여력이 안 되는 화가가 자화상을 많이 그린다거나, 대량인쇄기술이 발달하자 판화가 인기를 끌었다거나 하는 일들이 그것이다. 이런 점은 그림에서 직간접적으로 나타나는데, 유명한 그림에서 이런 대목을 끄집어내어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익숙한 그림에서 낯선 해석을 이끌어내는 것은 언제나 흥미로운 일이다.
그림에서 당대의 경제적 요인이 드러나는 경우도 많다. 이를테면 술집을 그린 명화에서 대중용과 귀족나으리 전용으로 완전히 이분된 주점 풍속을 끄집어내는 것을 보고 무릎을 쳤다. 이렇게 훤히 드러나는 요소를, 어째서 이때까지는 몰랐던 것인지.
현대 사회만큼 많은 것이 급격히 변하는 시대도 없었지만, 그 중에서도 경제만큼 변화무쌍한 부분도 또 없을 것이다. 얼마간의 시간이 흐른 뒤, 바로 현재에 만들어진 미술품들을 경제적 측면에서 조망하면 대체 어떤 이야기가 나올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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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미술을 연결시켰기 때문에 신간인데도 단숨에 아주 재밌게 읽었다. 경제 용어를 설명한 것도 좋았고 경제 원리, 실물 경제 현실과 그림에서 공통점을 발견하는 재미도 좋다. 저자는 경제의 기초 원리를 아주 축약해서 설명하지만 그래도 어려운 점이 있고 알아듣든 아니든 그 자체로도 재밌고 그렇기에 한 두 부분은 공감을 할수는 없었만 이런 시각으로 봐도 재밌구나 싶다. 화풍의 내용과 역사도 간단히 쉽게 핵심을 설명하며 딱 좋은 길이의 책이다. P씨는 많은 박물관과 미술관 체험을 자주 했는데 P씨 처럼 자신의 분야가 아닌 곳에도 다양한 문화적 체험을 한 저자들를 보면 놀랍고 나의 평소 선입견과 편협함을 또 느끼게 된다. 모처럼 오랜만에 책 읽는 순수한 기쁨을 느꼈다. 책 표지도 좋다. *피카소의 그림이 불후의 작품으로 칭송받고, 최고가로 팔리는 이유는 그의 그림이 분석적이고 논리적인 해체의 방식을 택하고 있으면서도, 해체된 대상을 재구성하여 그만이 그릴 수 있는 독특한 아름다움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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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자의 돋보기에 의해 해부된 재미있는 미술걸작 이야기!
연말 모임준비에 즈음하여 오랜만에 대학동기들과 자리를 함께 했습니다. 강남 교보생명 사거리에 새로 자리를 잡은 특이한 모양의 Urban Hive 라는 건물의 1층에 있는 커피숍이었는데요, 건물 별명이 일명 '빵빵이 건물'이라고 해서 구멍이 뚫려 있는 매우 독특한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도심속 벌집'이라는 뜻인데, 신성건설이 시공을 맡았고 설계는 중앙대 교수이면서 아르키움 대표인 건축가 김인철씨가 맡은 작품이라는군요. 독특하고 멋져서 눈에 띄는 건물이었습니다. 여기서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 건물을 본 친구들의 한마디가 제각각이었다는 겁니다.
![]() 부동산 중개업자인 친구 '박'은 '지역의 새로운 랜드마크 역할을 해서 최고가로 임대하는데는 무리가 없을 것이고, 땅값도 많이 올랐을 것'이라고 말하고, 건설사 과장으로 있는 친구 '이'는 '훌륭한 만큼 건축상 애로점이 참 많았을 것'이라고 평했습니다. 인테리어 사업을 하고 있는 친구 '정'은 말이 필요없다는 듯 계속 카메라 셔터를 누르기만 했죠. 끝으로 함께 나온 '정'의 아내는 '커피숍 분위기가 좋다'며 친구들과 자주 와야겠다고 하더군요. 저요? 그들을 지켜봤죠. 그리고 생각했습니다. '직업의식은 속일 수가 없구나' 하고 말입니다. 성현들은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고, "보고자 하는 것만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하나의 사물에 대한 느낌은 그것을 보는 사람의 수만큼 다른 것 같습니다. 이렇게 저마다의 느낌이 다르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해서 어쩌면 '어떤 것에 대해 서로 공감한다'는 게 오히려 이상한 현상인 것 같습니다. 물론 그래서 '공감대를 형성하는 행위'에 친숙감을 느끼게 되고, '여러사람의 공감'을 소중하게 여기는 지도 모릅니다.
여기 한 명의 경제학자가 미술관에서 미술품을 관람하고 있습니다. 눈으로는 작품은 감상하면서 머리로는 다른 생각을 합니다. 재미있게도 그림 속에서 경제원리를 발견하고 있는 거죠. 미술과 경제 이야기. 전혀 상관없는 것 같은 두 학문이 '경제학자 P씨'에 의해 서로 어울리기 시작합니다. 저로써는 상상할 수 없는 재미있는 이야기, 바로 최병서 교수의 [미술관에 간 경제학자] 입니다.
![]() 제가 이 책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몇 개월 전에 읽은 다른 책 때문입니다. Daum에서 파워블로거로 활동하고 있는 김홍기씨의 책 [샤넬, 미술관에 가다]인데요, 이 책 또한 '미술작품에서 찾는 패션 이야기' 였거든요. 사진도 없던 수 백년 전의 패션 경향을 미술 걸작 속에서 찾는다는 저자의 의도가 놀랍지 않습니까? 게다가 당대 가장 유명하고, 아름다운 사람들이 모델로 섰으니 지금으로 말하면 '스타들의 화보집'을 능가할 만큼 훌륭한 기획물 이었던 거죠. 패션과 패브릭에 관심이 많던 저자는 자신의 관심을 미술 작품 속에서 찾았고, 이것을 책으로 만들어낸 겁니다. 훌륭한 기획과 더 훌륭한 글솜씨에 빠져 한동안 그 책 속에서 살았었는데 그 기억이 사라질 때 즈음 나타난 것이 바로 '경제학자가 바라본 미술작품'인 겁니다. 이 모두가 우리나라 사람들이 저자라는 사실이 더욱 반갑고, 놀라운 점입니다.
이 책의 저자 최병서 교수는 얼굴조차 뵌 적이 없지만, 그의 면면을 살펴보면 참 재미있는 분 같습니다. 우선 이름도 한 시대를 풍미했던 '목소리 흉내의 달인' 개그맨과 이름이 같고, 그의 전작前作들 모두 <영화로 읽는 경제학>, <최병서의 Cine Balade: 경제학자의 미시적 영화 산책>, <로빈슨 크루소 경제 원리: 호모 이코노미쿠스에서 몽키 이코노미쿠스로> 로 이름만 들어도 '재미있게 배우는 경제학'의 뉘앙스를 갖게 합니다. 안타깝게도 여대의 교수님으로 재직중이시니 청강을 할 수는 없을테고, 전작들을 추적함으로 그 서운함을 달랠까 합니다(실제로 강의는 지극히 딱딱한 재미없는 교수님일지도 모르는 일이죠).
저자는 그림 속에서 발견하게 되는 경제 이야기나 경제 원리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풀어내려고 포커스를 맞추었습니다. 경제학자 P씨는 한 그림을 보고 이에 얽힌 주제나 경제적 모티브를 생각하고 그에 연결되는 또 다른 그림을 찾아보는 과정을 이 책에서 보여줍니다. 미술작품에 있어서는 화가와 작품의 배경 그리고 숨은 이야기와 에피소드등도 소개되어 흥미와 재미를 더하고, 딱딱하게만 여겼던 경제 원리도 이해하기 쉽게 풀어내어 작품의 소개에 버금가는 재미를 안겨줍니다.
![]() "고흐의 그림은 왜 비쌀까?" 라는 의문에 대해 예술가는 '독점 공급자' 다시 말해 그림은 그린 화가가 죽으면 그의 작품 역시 공급이 중단되는데, 이처럼 예술가가 창조한 하나의 작품은 그 자체로서 시장에서 유일한 것이므로 늘어나는 수요만큼 가격은 오를 수 밖에 없다고 설명합니다. 생전에 고흐는 단 한 점의 그림도 팔지 못했고 세상을 떠나기 5개월 전 동생 테오 덕분에 겨우 붉은 포도밭Red Vinyard at Arles를 단 돈 4백 프랑에 팔았을 뿐인데, 1987년 일본의 한 보험회사에 팔린 '해바라기'가 2천 475만 프랑에 팔리고, 1990년 5월에 팔린 '가셔 박사의 초상Le Portrait de Docteur gachet'은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8천 250만 달러에 팔렸는데, 고흐의 그림값은 백 년 동안 어림잡아 무려 백만 배 이상 뛴 셈입니다. 공급이 제한되자 희귀성이 높아져 고흐의 그림값이 그의 죽음이후 최고의 평가를 받는 것은 어쩌면 미술화가만이 느낄 수 있는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습니다.
또 다른 재미있는 이야기는 ['샘'이라는 제목을 가진 소변기 작품]입니다. 바로 마르셀 뒤샹의 작품을 말하는데요, 뒤샹은 1917년 뉴욕의 한 상점에서 구이한 소변기를 '샘Fountain'이라 제목 짓고, 뉴욕의 독립 예술가협회의 전시회에 '리처드 머트Richard Mutt'라는 이름으로 출품합니다. 약간의 참가비만 내도 작품을 전시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작품은 전시되지 못했는데요, 그 이유는 '천하고 창작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비도덕적이고 저속하다', '표절주의'라고 심사위원들은 평가절하했다는군요. 하지만 뒤샹은 '샘'에 대한 미학적 논쟁을 제기하면서 예술가가 의도적으로 직접 미술품을 제작하지 않았더라도 예술가가 지각知覺 하고 전시하는 행위를 통해 어떤 오브제라도 하나의 미술품으로 변용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고 합니다. 직접 손으로 만들지 않았더라도 사물의 가치를 새로이 발견하고 예술가가 선택했다면 그것으로 새로이 탄생하는 것이어서 기존의 이름과 용도는 사라진다는 것이죠. 일본이 국보급으로 여기는 자기가 있다고 해서 확인해 보니 '여염집의 요강'이었더라는 우스개 소리가 있는 것처럼 기존에 이름을 가지고 있는 사물일지라도 그것을 몰랐던 사람이 새로운 이름과 용도를 넣을 수도 있고, 설령 안다고 하더라도 새로운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데 이것은 바로 예술가(인간)의 선택에 달려 있다는 인식의 전환을 요구한 것입니다. 이러한 시각의 전환이 사물과 개념을 을 넘어 오늘날의 개념미술과 행위예술의 탄생을 불러온 것이 아닐까 생각하게 하는 대목입니다.
![]() 마르셀 뒤샹Marcel Duchamp 의 이러한 획기적인 안목은 재미있게도 경제학의 출발점과 맥을 함께 하는데 경제의 문제는 항상 그 출반선상에 선택의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경제학을 보통 '선택의 과학'이라고 부르는 것과 일맥상통하다는 것이죠.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됩니다. 우리가 몇 개 중에 하나를 선택하게 되면 그와 동시에 포기하는 다른 하나 혹은 둘이 생겨나게 되죠. 늘 선택해야 하기 때문에 우리는 늘 후회를 합니다. 그래서 '기회비용'이나 '매몰비용'과 같은 경제학적 개념도 낳게 됩니다. 그리고 후회하지 않기 위해 '만족 극대화의 원리' 혹은 '효용 극대화'를 추구하게 되죠. 이 책의 주인공 경제학자 P씨는 "마르셀 뒤샹은 선택함으로써 새로운 가치를 창조한 것이다."라고 결론을 짓습니다. 우리의 선택은 가장 합리적이고 경제적인 선택이었는지, 아니면 마르셀 뒤샹과 같은 새로운 가치를 창조한 선택이었는지 생각하게 합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실제로는 그렇지 않으면서 우리 모두는 자신만은 늘 '합리적인 선택'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거죠.
가장 재미있게 본 부분은 렘브란트를 이야기한 '야경과 야경국가' 입니다. 몇 주전 모임의 일환으로 '라틴 아메리카 거장전'을 다녀온 적이 있었는데요, 실내가 그리 어둡지 않은데도 일부 작품들이 전반적으로 어두워서 잘 안보일 정도인 작품들이 꽤 있었습니다. '질이 나쁜 물감을 사용했거나, 잘못된 보관으로 변색되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미술 분야에 계신 어떤 분이 말씀하셨는데 정말 그렇겠다 싶은 생각을 했습니다. 이렇듯 잘못된 보관으로 오명(?)을 입은 작품이 제가 좋아하는 '빛의 화가' 렘브란트의 작품에도 있더군요. 바로 그의 작품 '야경The Night Watch'가 그것입니다.
![]() 렘브란트가 붙인 이 작품의 원래 제목은 '프란스바닝 코크 대장의 부대'로 네덜란드의 시민 자위대가 1568년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하기 위해 전쟁에 출동하는 장면이며, 배경이 밤이 아닌 낮이었다는군요. 그렇다면 대낮에 출동하는 부대를 그린 그림이 왜 '야경'이 되었을까? 하는 질문에 저자는 중요한 부분은 강조하기 위해 밝게 표현하고 배경이 되는 주변은 어둡게 채색하는 특징을 보이는 렘브란트의 독특한 화풍에 기인하기도 하지만, 그가 죽은 후 작품의 소유자들이 그림을 보호하기 위해 니스로 덧칠을 해서 더욱 어둡게 변색되었다고 하는군요. 이것 또한 1975년에 되어야 그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그림의 복원 작어을 하던 중 니스가 벗겨지자 본래의 색채가 나타났다고 합니다. 이 그림의 배경이 밤이 아니라 낮이라는 사실이 3백여 년이 지나서야 밝혀진 셈인거죠. 좋아하는 화가의 작품에 대한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는 것은 정말 흥미로운 일입니다. 이 부분을 읽게 되면서 그동안 눈에 담아 두기만 했던 책 [미술관에 간 화학자, 과학의 프리즘으로 미술을 보다]를 읽기로 마음먹게 만듭니다.
아무튼 그 덕(?)에 경제학자 P씨는 제도학파의 경제 이론 중에 나오는 '야경국가'를 설명합니다. '야경Night Watch' 이란 국가가 국민들에게 치안과 재산권의 보호를 위해 야간에 제공하는 서비스를 말합니다. 즉 야경국가란 이처럼 국민들로부터 최소한의 조세를 징수하여 국가 조직을 유지하고 운영하는 '최소 국가Minimal State'의 형태로, 이때 국가는 최소한의 기능과 역할만을 수행한다는 것입니다. 이렇듯 국가는 국민과 일종의 계약 형태 즉 사회계약을 통해 '아나키적 상태'에서보다 높은 후생을 제공하는 것이 각 개인들의 이기심에 의해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행동으로 이해될 수 있다는 점에서 합리적 선택에 의한 의사결정 행위로 간주됩니다.
이 같은 최고 국가의 형태가 바로 야경국가의 모습입니다. 최근 북구의 복지국가 들에서 이런 모습을 찾을 수 있는데, 이들에게 국가는 더 이상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고, 정부의 목표는 국민 복지와 후생의 증진에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들에게도 문제가 있는 것이 적당한 후생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제반 재원을 막대한 세금에 의존하고 있어서 복지 수준이 높아질 수록 세금 부담률 또한 늘어날 수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세금 부담의 증대는 민간 부분의 생산성을 약화시키고 실업을 증대시켜, 결국 경제성장마저 점차 둔화될 가능성이 커지게 되는데, 이런 현상을 북구의 여러 나라들에서 발견하게 됩니다.
![]() 말년에 무일푼에 집 한 켠 없이 떠돌이로 지내다가 죽음을 맞이했던 렘브란트에게는 야경국가 체제에서 살기를 원했지도 모른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그 누구보다 자화상을 많이 남긴 렘브란트는 자신의 자화상에서 변해가는 자신과 주위를 모습을 그렸습니다. 다시 말해 작품 수만큼 자신을 돌아보며 살다 간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집과 가족의 유무와 부귀영화를 떠나 평생을 '자신를 살피다가' 떠났다면 그것도 나름은 충실하게 삶을 산 것은 아닐까 생각됩니다. 이 책은 그 밖에도 많은 작품과 경제원리를 설명합니다. 마그리트의 '보이지 않는 선수'를 통해 아담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을 설명하고, 베르메르의 '저울 든 여인'을 통해 당시의 중상주의와 행복의 무게를 가늠하는 '빈 저울'도 언급합니다. 미술가라기 보다는 최고의 사업가로 알려진 피카소는 그의 큐비즘과 일반균형이론이 소개되고, 현미미술의 거장 잭슨 폴락의 '액션페인팅'을 통해 카오스 경제 이론을 설명하는 등 이 책에만 무려 스무가지의 작품과 미술가, 그리고 경제원리들이 소개됩니다.
정진홍 교수는 '인문의 숲에서 경영을 찾으라' 주문을 하고, 또 다른 책에서는 그림과 시에서 CEO가 갖추어야 할 경영 전반을 찾으라(시읽는 CEO, 그림 읽는 CEO)향은 문화를 통해 창의력과 통찰력을 얻으라고 이야기 하듯 최근의 경향은 문화 전반이 비즈니스에 결합하기를 권하고 있습니다. 확실히 21세기는 컬처 비즈Culture Biz 의 시대임을 예감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꼭 무엇을 얻는다기보다는 미술이든 음악이든 예술의 한 부분들이 '그들의 전유물'이 아니라 어떤 직업의 사람이든 제 입맛에 맛도록 해석하면 그것으로 족한 것이라 이 책은 말하는 것 같습니다. 언젠가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노트를 살피는 의사도 나오고, 미술품 속에 나오는 건축물을 이야기하는 건축가의 작품도 나올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어느 한 쪽이든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재미있고, 유쾌한 경험을 안겨줄 멋진 책입니다. 지금까지 미술과 경제가 잘 어울려 새로운 즐거움을 선사한 책, [미술관에 간 경제학자] 이야기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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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기 전 '이 책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까'를 미리 짐작해 보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경로로는 우선 제목과 표지 등을 꼽을 수 있겠다. 제목만으로 내용을 알아차릴 수 없는 경우가 다반사지만, 가끔은 제목과 표지 디자인만으로도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할 때가 있다. 이런 측면에서 <미술관에 간 경제학자>라는 제목은, 이 책이 무엇에 초점을 맞춰 무엇을 이야기하려고 하는 지를 엿보기에는 충분하다고 하겠다. 하지만 예술(미술)과 경제가 한 울타리 안에서 조화를 이루며 공존하는 모습을 그려보는 건 쉽지 않았고, 어쩐지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이 강했다.
작년 여름 즈음, 투자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도 높았던 당시, 미술품에 투자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경제신문에서 읽은 기억이 있다. 미술품 경매에 대한 정보도 포함하고 있던 그 기사를 나는 약간 삐딱하게 바라봤었다. 미술품도 시장에서는 사고파는 하나의 상품일 뿐이지만, 예술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은 배제된 채 단지 투자라는 목적만 강조된 듯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나아가 돈의 흐름만 쫓는 사람들에게 미술품이 투자가 아닌 투기의 대상이 되지는 않을까 우려도 되었었다. 그 기억 때문일까. 띠지에 크게 적혀있는 '미술사를 움직인 것은 보이지 않는 경제의 힘이었다' 라는 문장이 참으로 오만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자신감으로도 느껴졌기에 이 책에 대한 호기심은 더욱 더 커져만 갔다.
이 책은 경제학자 P씨가 명화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나가면서, 명화 속에 담긴 비밀을 경제 이론에 적용시키는 것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글의 첫머리에서 이미 이야기했듯이 나는 그림 속에서 적절한 경제 이론 등을 찾을 수 있을지 의문스러웠다. 이 책이 출간되어 내 손에 들려있는 걸 보면 공통점을 찾은 것은 분명하지만 말이다. 그러나 놀랍게도 그 조화가 아주 절묘했다. 경제학자 P씨는 뒤샹의 작품과 화가에 대해 알아가면서 경제학의 '선택의 문제'를 함께 논하고, 라파엘로의 <아테네 학당>과 함께 경제학 이론 중 거미집 이론의 균형점에 대해 설명한다. 그리고 렘브란트의 그림 세계를 설명하면서 경제 이론인 '사회계약설' 등을 함께 이야기한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초현실주의 화가인 르네 마그리트와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을 설명한 것이다. 가장 좋아하는 화가가 르네 마그리트이기에 다른 파트보다 진지하게, 주의 깊게 읽은 게 이유라면 이유겠지만, 공통분모를 어떻게 찾았는지 너무나 궁금해서 당장 저자에게 달려가고 싶은 심정이었다. 이런 마음은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을 즈음에는 거의 흥분에 가까웠다. 그 열기를 가라앉힐 때까지 참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 책 <미술관에 간 경제학자>는 경제 이야기나 경제 이론을 쉽게 설명하기 위해서 그림을 도구로 이용하였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그림은 단지 도구에 그치지 않는다. 이 책에 담긴 그림에 대한 설명은 상당히 흥미 있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경제에 대한 상식을 키우는 동시에 그림에 대한 상식까지 키울 수 있는 흥미 있는 책이다.
경영학을 전공하던 시절을 떠올려 보았다. 그 때 경제학자 P씨와 같은 교수님을 만났더라면 나의 경제학 시간은 정말 즐거웠을 텐데 말이다. 그 때 경제학이 이렇게 재미있는 학문이라는 걸 알았더라면, 지금쯤 나는 경제학자 P씨의 제자가 되어 있지 않았을까. 그림과 경제의 아름다운 조화를 느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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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본 순간, 띠지에 둘러져 있는 “미술사를 움직인 것은 보이지 않는 경제의 힘이었다”라는 도발적인 문구가 강렬하게 내 마음 속을 파고들었다. 제목 그대로 경제학자 P 씨의 시선을 빌어, 경제학 교수인 최병서 작가가 미술에 문외한인 우리 독자들을 미지의 미술의 세계 속으로 지긋이 인도해 주었다. 최근 정통 미술을 다양한 방법으로 해석하려는 시도를 다룬 책들이 많이 출간된 것 같다. 이 책 역시 경제학적인 측면에서 미술 해석에 접근한다. 개인적으로 미술 작품은 사유재(private goods)의 측면보다는 사회적 공공재(public goods)로 다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부르주아지가 중심이 된 산업혁명 이래 그 희소한 아우라를 가진 예술 작품들은 예외 없이 하나의 상품 가치를 지니게 되었다. 다시 말해서, 잉여가치를 엄청나게 축적한 이들에겐 인류의 공동재산이라고 할 수 있는 예술품들이 부의 증식의 수단이라는 말이다. 어쨌든 우리는 공공 미술관이나 박물관들을 통해 아쉬운 대로 뛰어난 작가들의 예술품들을 친견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음에 행복해야 할 것 같다. 경제학자 P 씨는 역시 경제학을 전공한 이답게, 모두 해서 20개의 경제학적 원리들을 적용할만한 예술품의 목록들을 정리하고 나름대로의 이론을 덧붙였다. 그 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입체파 화가로 널리 알려진 피카소와 액션페인팅으로 유명한 잭슨 폴록에 대한 해석이었다. 우선, 나도 이 책을 읽기 전까지만 해도 피카소가 엉터리 미술이론으로 치장해서, 도대체 그 형태조차 파악할 수 없는 난해하기 그지없는 미술품들을 우매한 미술애호가들에게 팔아먹어 왔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경제학자 P 씨는 친절하게도 경제학에서 사용되는 부분균형이론과 일반균형이론으로 나의 고정관념을 타파해 주었다. 기존의 원근법에서 사용되던 단일 시점은 시장에 영향을 주는 요소들을 불변으로 고정한 부분균형분석(partial equilibrium analysis)과 상응한다. 하지만 피카소는 단일 평면적인 방법을 거부하고, 3차원적 접근방법을 이용해서 해체와 재구성을 통해 새로운 회화 법을 개발해 냈다는 것이다. 이것은 시장들에 서로 영향을 미치는 일반균형분석(general equilibrium analysis) 기법의 그것이다. 그동안 내내 알 수 없었던 것에 대해, 자신의 무지를 깨닫지 못하고 있던 나에게 그것은 한줄기 깨달음이었다. 잭슨 폴록의 액션페인팅에 대해서도 경제학자 P 씨는 유사 이래 인류가 해온 수직면에 대해 칠하는 그림이 아닌, 수평면에 ‘뿌리는’ 그리고 사실묘사가 아닌 전혀 새로운 회화기법을 개발해냈다는 점에서 폴록에게 높은 점수를 주고 있었다. 여기에는 이미 영화나 많은 텍스트들을 통해 알려진 카오스이론과 나비 효과(butterfly effect)가 동원됐다. 그래도 여전히 폴록의 작품(!)들에 대해서는 이해는 할 수 있을지 몰라도, 가슴으로 받아들일 준비는 되어 있지 않은 것 같다. 다음으로 인상적이었던 테마는 바로 사실주의 회화였다. 19세기 중반 일세를 풍미했던 리얼리즘 사조를 이끌었던 쿠르베-도미에 그리고 밀레는 사실주의 회화들을 통해 산업혁명 이래 프롤레타리아 계층의 모습들을 그려냈다. 특히 현대 만평의 시조로 불리는 오노레 도미에의 작품들은 예전부터 깊은 관심을 가져와서 그런지 좀 더 특별하게 느껴졌다. 마지막으로 소개하고 싶은 테마는 바로 결혼이다. 경제학자는 사랑과 결혼마저도 철저하게 경제학적 시선으로 분석할 수 있구나 한다는 점에서 절로 탄식이 터져 나왔다. 호가스, 얀 반 에이크 그리고 브뤼겔의 결혼을 주제로 다룬 회화들을 분석하면서 애덤 스미스가 언급한 개인의 이기심이 공리주의로 귀결된다는 개념을 도입하며 설명에 들어간다. 남녀가 결혼하고자 하는 이유도 결국엔 이기적인 동기에서 출발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궁극적으로 결혼이 주는 ‘효용성’ 때문에 결혼하게 된다고 경제학자 P 씨는 주장한다. 그리고 결혼 전에 자신들이 생각한 효용성이 사전에 예상한 대로 충족되지 않기 때문에 결혼 후의 제 문제들의 근원이 된다는 것이다. 게다가 혼전에 서로에 대한 정보(경제학적 측면에서 아주 중요하다!)들은 서로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어 가고 안 좋은 정보들에 대해서는 제공하려 하지 않기 때문에 결정에 치명적이라는 거다. 그래서 경제학자 P 씨는 그런 위험을 막기 위해 모의 결혼생활을 제안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실정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정말 책을 읽으면서 내내 경제학자 P 씨의 말들이 어쩌면 이렇게 현실 생활에 딱딱 들어맞는지 경이의 연속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책을 펴자마자 잠자는 것도 잊은 채 계속해서 책장을 넘겼었나 보다. 실제 생활에서 경제학자 P 씨의 경험담에 덧붙여져서, 적절한 곳마다 안성맞춤식의 주제와 적합한 보통 사람들도 바로 응용할 수 있을만한 경제학 원리들의 조합은 책읽기 카타르시스의 정수였다. 경제학자 P 씨가 미술 분야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로도 그 지평을 넓혀 주었으면 하는 작은 희망이 피어올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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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에 처음 오는 사람들은 한결같이 평수에 비해 널찍해보이고 깔끔하다고들 한다. 알러지가 있는 아이때문에 커튼은 물론이고 패브릭 소품이 전혀 없는데다 벽면에도 장식이 거의 없다. 달리 말하면 집이 좀 썰렁하다고나 할까. ^^;; 한때는 거실벽에 큼지막한 그림이라도 걸어서 시선을 사로잡아볼까 생각했는데 미술작품 가격이 정말 장난아니다 싶었다. 그렇다고 유명 화가의 모작을 걸어둘수도 없고... 대신 자신을 미대생이라고 소개하면서 압화나 그림을 팔려는 이들을 통해서 인테리어용으로 몇개씩 구입하기도 했었는데 농담처럼 훗날에 유명한 화가가 되면 그림의 가치가 높아질지도 모른다면서 웃곤 했다. 알고보니 그런 것을 파는 사람들은 미대생이 아닐 가능성이 높고 (물론 학생이 아닐 수도...), 직접 그린 것도 아니라는 이야기를 들은 후로는 기분이 별로 좋진 않다.
'왜 고흐의 그림은 수천만 달러를 호가하는 가격으로 팔릴까?' 고흐는 자신이 활동하던 시대에 작품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던 인물들중 한 사람이다. 고흐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화가들을 비롯해서 다른 분야의 예술가들 또한 죽은 후에 가치를 인정받은 사람들이 많다. 천재들의 작품은 대부분 보편적인 사고를 뛰어넘는 실험적이면서 독창적인 면이 강해 그 시대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지 못했다. 하지만 후대에라도 기회가 되어 가치를 인정받게 되면 더이상 생산되지 않는 희소성의 원칙에 따라 가격이 치솟게 되는 것이다. 결국 작품의 '가치'와 '희소성'이 명화의 가격을 결정한다.
오랫동안 세계에서 제일 비싼 그림은 피카소의 작품이라고 알고 있었다. 그러다가 2006년 클림트의 <아델레 블로흐-바우어의 초상1>이라는 작품이 최고가를 갱신했다는 뉴스를 보면서 밀레니엄 이후에 급부상한 클림트의 명성에 걸맞는 대우라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잭슨 폴록의 <넘버 5>가 현재 세계 최고가의 미술 작품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솔직히 어리둥절하다. 폴록은 한때 알코올중독과 정신질환 치료를 받을 정도로 힘든 시절을 보냈다고 알려져 있는데 우연한 기회에 뉴욕의 화랑에서 개인전을 열게 되고, 언론의 조명을 받으면서 스타가 된 인물이다.
캔버스에 물감을 드리핑하는 기법으로 제작된 그의 작품은 말그대로 '흩뿌려진 물감 자국'이다. 주제도 제목도 없어 숫자로 그림을 구분한다. 전문가들은 '카오스 이론'이나 '나비효과'같은 용어를 써가면서 작품을 설명하고 있지만 주제를 알 수 없는 추상화는 이해하기가 더 어렵기에... ^^;; 마르셀 뒤샹은 새로운 작품을 창작하지 않고 기존의 물건들을 전시한 미술가이다. 그가 <샘>이라는 제목으로 전시회에 출품한 옆으로 눕힌 '남자소변기'는 아무리 보아도 이해불가다. 아티스트 백남준의 작품세계도 어렵긴 마찬가지이나 뒤샹의 <샘>은 노력한 흔적조차 보이지 않는다. 어쨌거나 이들 모두는 최소한 남과 다른 시도, 새로운 방식을 고집했다는 점은 인정한다.
'경제학'은 솔직히 만만하게 생각하고 대할 수 있는 분야는 아니다. 따지고 보면 재화를 벌어들이고 무언가를 끊임없이 소비한다는 점에서 우리의 하루하루 생활 자체가 경제활동이라고 할 수 있는데 말이다. 어떤 일이든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살때는 모르다가 이론적으로, 학문적으로 접근해보면 어렵기만 하니... ^^;; 이 책은 독특하게도 미술 작품과 경제학의 상관 관계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경제학의 관점에서 미술 작품의 가치를 평가하고, 명화 속 시대의 경제 모습이라든지, 화가와 경제라는 주제에 대해 서술하고 있따. 처음엔 명화도 잘 모르고, 경제학도 모르는데 하는 생각이 들어 주춤하기도 했지만 어렵게 느껴지던 '경제학'을 명화에 접목시킨 시도가 돋보여 흥미롭게 다가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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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모 재벌이 미술품을 통해 비자금을 축적하다가 발각되었다는 뉴스를 접한 것이 얼마 되지 않았다. 우리나라에도 서울옥션과 K옥션 등 미술품을 전문으로 다루는 경매시장이 생겨났고, 뉴스를 보면 최근 2년간 초고속 성장했으나 지금은 약간 주춤하다는 경향까지 보고되고 있다. 댄 브라운의 <다빈치 코드>를 통해서 일반인들에게도 많이 다가온 그림, 이런 미술을 경제와 접목하여 설명하는 책이 <미술관에 간 경제학자> (2008, 최병서 지음, 눈과마음 펴냄)이다. 저자는 동덕여대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중인 경제학 박사로, 교육, 분배적 정의, 사회제도, 문화 · 예술 영역에 대한 경제적 분석으로 자신의 연구 분야를 넓혀 갔다고 저자 소개에 나온다. 전작들을 보아도 <영화로 읽는 경제학>, <로빈슨 크루소 경제원리 : 호모 이코노미쿠스에서 몽키 이코노미쿠스로> 등 전적인 경제학이 아니라 실생활과 연계된 통섭을 추구하는 분이라고 생각한다.
<미술관에 간 경제학자>는 렘브란트의 자화상을 바탕에 깔고, 책에서 설명하는 여러 화가들의 작품들 12점을 바둑판처럼 배치하여, 미술관에 온 듯한 느낌을 준다. 책을 펼치면 20개의 꼭지에서 20명의 화가 또는 파벌과 20가지의 경제 현상을 묶어 설명한다. 이야기는 저자 자신을 대변하는 듯한 경제학자 P씨의 여행과 견문으로 진행된다. 맨처음 꼭지에서는 화가와 미술시장이라는 제목으로, 그림이라는 재화가 시장을 만나 그 가치를 어떻게 평가받고 가격이 매겨지는지 설명한다. 여기에는 정보의 비대칭성 때문에 레몬시장이 형성되기도 한다. 한정된 공급과 탄력적인 수요를 특징으로 하는 그림, 이런 그림을 경제와 묶는다는 것은 그리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경제와 관련이 있는 주제를 가진 그림들을 선별하고, 여러 유파들의 특징에 따라서도 이야기를 진행해 나간다. 예를 들면 렘브란트의 <야경>에서 야경국가와 사회계약론, 복지국가가 등장하고, 쇠라의 <그랑드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로 대표되는 점묘파의 점들에는 완전경쟁시장에서 각 기업들의 역할이 비교된다.
유명한 화가들의 작품을 다시 한번 보면서, 화가들의 삶 자체 뿐만 아니라 그림이라는 세계 안에 묘사된 수많은 문화, 경제, 사회상 들을 볼 수 있었다. 초현실주의와 다다이즘, 인상파와 입체파, 액션페인팅과 사실주의파 등 다양한 미술 사조들은, 해당하는 화가와 작품들의 해설과 함께 어렵지 않게 다가왔다. 그에 연결되는 경제학 개념들은 내 무지 때문에 그림 보듯 쉽게 읽히지는 않았지만, 색다른 느낌으로 공부할 수 있었다. 올 초에 과천현대미술관에 가서 르네 마그리트 전을 본 적이 있는데, 팸플릿을 읽어 봐야 그 작품이 의미하는 것을 알 수 있었던 문외한으로서 미술은 참 어렵고도 어렵다고 생각했다. 그날 찬 바닥에 주욱 앉아서 체험학습 숙제를 하던 초등학생들의 머리에는, 엄마가 불러주는 작품 제목들 말고 무엇이 남았을지 궁금하기도 했다. 미술과 경제라는 개념들을 함께 보는 시간, 비록 둘다 어려웠지만 재미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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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사를 움직인 것은 보이지 않는 경제의 힘이었다!' -명화 속 경제법칙을 이야기 한 어느 경제학자의 명화 완전 정복기
책에 대해 전반적인 소개를 하자면, 정말 간단하게 말하자면 경제 미술 이야기이다. 책의 구성을 살펴보면 총20장으로 구성되어있고, 각장마다 유명한 경제법칙과 명화가 타이틀로 나와 있다.
미술사를 움직인 것이 경제의 보이지 않는 힘이었다? 책의 내용 중 "고흐의 그림을 원하는 사람은 많은데 원작은 단 하나, 거기다 이제 더이상 그림을 '생산' 해낼 화가는 없다. 때문에 고흐 그림의 가격은 치솟을 수 밖에 없다. 말하자면 고흐는 그의 그림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독점공급자'인 셈이다. 고흐의 그림을 원하는 사람은 많고, 원작은 하나라는 점에서 독점공급자인 점을 설명하고, 그에대한 전반적인 경제의 이야기까지 덧붙여서 설명하여 경제로의 접근도 쉽게 만들고자 하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라 생각된다.
미술과 경제에 대하여 어느정도 배경지식이 있는 사람이면 책을 읽을 때 좀 더 이해가 빠르고 좀 더 즐거울 거란 생각이 들었다. 지난학기에 배운 '경제학원론' 에 대한 지식과, 얼마전에 읽은 '명화'에 대한 책속 내용이 떠올라서 흥미롭게 책 한권을 읽었다.
처음에 이 책을 받았을 때는 정말 순순하게 '미술'과 '경제'의 면에서 보는 것인줄 알았는데, 책의 chapter가 많고, 그림도 많고.. 하지만 미술작품을 경제적으로 접근하고자 한 점은 좋았는데, 지나치게 '경제'에도 중점을 두려고 하니 일부러 엮은 듯한 느낌? 뭐랄까.. 그림과 경제가 함께 설명될 것이 아닌 것 같은데, 무언가 한 자리에 있는 듯한 chapter가 있었다. '여기서 이 원리가 적용이 되나? 뭔가 억지로 한 것은 아닐까?' 이런느낌이랄까.. 그러한 점이 좀 아쉬웠다.
그러나, 아주 마음에 들었던 점은 작은 책에 비록 큰 사이즈로는 아니지만, 명화를 많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좋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한 작가를 쭉 보는 것도 아니고, 여러 작가들에 여러작품을 볼 수도 있고, 그 작가가 어떠한 그림에서, 어떠한 작가에게 영향을 받았고, 그 시대에는 어떠한 '주의'가 발달했는지 등등 미술작품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까지 곁들어져 있다는 점에서 좋았다.
발상자체가 좋다고 생각한다. 처음에 이 책을 받았을 때는 사실 '경제적으로 이윤이 될만한 명화'를 소개해준다는 책인줄 알았는데, 미술사와 경제의 전반적인 내용을 되짚어 볼 수 있어서 무언가 남는게 있는 책이 된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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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사를 움직인 것은 보이지 않는 경제의 힘이었다!
좋아하는 화가를 한 사람만 뽑으라고 하면 대부분 사람들이 고흐를 뽑는다.나 역시 고흐 그림의 강렬한 노란색을 대하면 심장이 뛴다.세상에서 가장 서글픈 색임과 동시에 가장 희망적인 그 색의 느낌을 사랑한다.어느 때인지 고흐의 작품이 미술품 시장에서 가장 높은 값에 거래되기 시작했고,나는 이에 분노를 느꼈다.고흐는 생전에 화가로써 인정 받지도 못하고 단 한점의 그림이 팔렸을 뿐 물감을 살 돈이 없을 정도로 힘겹게 그림을 그렸기 때문이다. 경매 시장에서 팔리는 고흐 그림에 대한 댓가는 수집가들의 배만 채워주는 격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의 모든 생각이 뒤집혔다.오히려 고가에 그림을 사주는 수집가들에게 고마운 마음까지 갖게 되었다.
미술품이 고가일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미술시장의 구조적 특성에 기인한다.공급자(화가)와 수요자의 불일치로 인해P27 미술 시장에서는 가격이 오르더라도 공급을 늘릴 수 없기 때문에 그림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 초과 수요의 압력이 그대로 폭발적인 가격 상승으로 나타난다.
단순화 시키는 폴 세잔의 그림을 통해서 경제 모형을 설명하고,마르셀 뒤샹의 획기적인 안목은 경제학의 선택의 과학과 기회비용을 설명한다.초현실주의 화풍은 애덤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의 경제학을,베르메르의 작품<저울을 든 여인>을 보면서 한계효용체감의 법칙을 유츄해본다.쇠라의 점묘 화법으로 보는 완전경쟁시장원리,우키요에 화풍을 똑같이 따라 그린 고흐의 <비 내리는 다리>,사회 부조리와 위선적인 인간상을 폭로하는 사실주의 화가들의 작품을 대하고는 숙연해진다.아테네 학당의 소실점과 비교해본 거미집 모형의 수렴적 균형점 그래프가 재미있다.가장 감명 깊게 읽었던 부분은 피카소의 그림으로 본 일반 균형 이론이다. 그림에 대한 배경지식 없이도 재미있게 볼 수 있도록 화가에 대해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화가의 작품 사진이 있어서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작품과 관련된 영화,문학,음악,연극 등 다양한 예를 들어 설명해 주고 있어서 재미있다.나름 미술관련 서적에 심취했던 시기가 있어서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의외로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 많다.처음 접하는 작품도 있고,몰랐던 에피소드를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화가의 작품과 경제이론을 접목시켜서 그림에 대한 이해도 높이고,경제를 쉽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어서 기존의 미술서적이나 경제학 관련 서적에 비해 참신한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노벨경제학 수상자들의 글을 인용한 글이 많다.
P286 미술과 경제를 연결해주는 가교 역할을 한 구겐하임 가문이야말로 최근 번지고 있는 메세나 운동의 표본이다.(메세나 운동:문화와 예술,스포츠 등에 대한 원조 및 사회적,인도적 입장에서 공익사업 등에 지원하는 기업들의 활동을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움직임) 미술과 경제 두마리 토끼를 잡으려 하다보니 서두 부분을 읽으면서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지만 읽다 보면 충족감을 느낄 수 있다.작품과 관련된 미술관을 저자가 직접 탐색하고 쓴 글이 많아서 책을 다 읽고 나면 여행을 다녀온 기분이 든다.저자 자신이 쓴 화가에 대한 평은 지극히 인간적이다.저자의 마지막 글은 우리에게 많은 점을 시사한다.292 모든 것은 문화로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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