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리스마스 캐롤>에 나오는 스크루지는 정말 나쁜 사람일까? 우리가 아는 스크루지는 어둡고 누추한 집에서 난방도 거의 하지 않고 돈이 아까워 자신이 직접 일을 하는 구두쇠이다. 그러나 사실 나쁜 사람인 것만은 아니다. 현대 용어로 표현하면 탄소발자국이 작은 에너지 절약형 인간이다. 한 사회가 생산하는 재화의 양이 일정하다고 보면, 스쿠루지의 절약은 다른 사람들의 소비 몫을 크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 이런 측면에서 그는 이타주의자(?)이기도 하다. 경제학에서는 전체에게 좋은 일이 개인에게 반드시 좋지 않을 수 있는 현상을 '구성의 오류'라는 용어로 설명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경제학 논리와 증거에 바탕을 두고 스크루지의 사례에서와 같은 상식에 반하는 발칙한(?) 경제학의 논리를 펼쳐가고 있다. 이것이야말로 세상을 움직이는 진짜 힘에 대한 불편한 진실이라고 말하고 있다.
사람들은 경제적 선택을 결정하는 것은 그것이 가져오는 비용과 편익에 달려 있다. 따라서 사람들은 비용과 편익에 영향을 주는 인센티브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한다. 한 때 아프리카 코끼리는 극심한 사냥 때문에 멸종 직전까지 갔다. 이 문제는 코끼기를 시골 마을 사람들에게 주자는 한 공무원의 아이디어로 해결되었다. 코끼리를 보존하는 것이 자기들의 이익이 되도록 함으로써 밀렵군 추방을 자기네 비지니스로 만들어 버렸다. 그 결과 마을 사람들은 번창했고, 코끼리 수는 늘어났다.
아이를 낳는 것은 비용과 편익을 담당하는 주체간의 괴리가 존재하는 문제이다. 아이를 키우는 비용은 부모들이 대부분 부담하는 반면, 그 편익은 사회전체로 흘러 들어간다. 일반적으로 인구가 많아질수록 기술이 발달되고 그 결과 사회 전반의 생산성은 증가한다. 경제학적 용어로 표현하면 긍정적 외부효과가 발생하는 경우이다. 따라서 정부는 출생을 장려하기 위한 각종 인센티브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경제적 결정을 좌우하는 비용과 편익, 인센티브, 외부효과 등의 경제원리를 바탕으로 일견 모순되어 보이는 발칙한 경제적 논리를 펼친다. 그 중 몇 가지를 보면 다음과 같다.
섹스를 더 많이 하는 것이 에이즈 감염 위험을 줄인다. 재난 원조는 그 수혜자들에게 나쁜 소식이다. 가장 자비로운 사람들은 가장 적은 수의 자선단체를 지원한다. 책을 쓰는 일은 사회적으로 무책임한 행동이다. 키 크고 늘씬하게 잘 생긴 사람이 월급을 더 받는다.
스티븐 레빗의 <괴짜경제학>을 연상시키는 책이다. 어려운 경제학적 용어가 아니라 쉬운 말로 경제현상을 설명하고 있다. 비전문가들도 경제학을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는 책이다. 가끔 논리의 비약이나 예외적 상황을 지나치게 일반화시키고 있다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그의 독특한 논리에 빠지고 싶은 분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
|
이 책은 예스24 이벤트를 통해서 <경제학자 철학에 답하다; http://blog.yes24.com/document/6478733>를 읽고서 저자 스티븐 랜즈버그에 매혹되어 읽게 된 것이니 책읽기에도 우연이 많이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사실 ‘섹스를 많이 하는 편이 더 안전하다?’라고 표지에 쓰여 있는 유혹적인 문귀('More sex is safer sex'라는 원제목을 그대로 인용한 것일 뿐입니다)에 오히려 가볍게 버릴 수도 있었는데, ‘세상을 움직이는 힘에 관한 불편한 진실’이라는 부제가 강하게 마음을 움직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경제학자 철학에 답하다>에서도 예감한 것처럼 <발칙한 경제학>에서는 저자의 자유롭고, 대담하며, 발칙하기도 한 사유의 무한도전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지금까지 제가 쥐고 있던 화두들에 날개를 달아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얼마 전에 제안을 받아두고 망설이던 칼럼연재를 수락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저자는 머리말을 다음처럼 시작하고 있습니다. “상식은 이렇게 말한다. 문란한 성생활이 에이즈를 확산시키고, 인구증가는 번영의 적이며, 구두쇠가 사이 나쁜 이웃들을 만든다고. 나는 당신의 상식을 공격하기 위해서 이 책을 썼다.(6쪽)” 견고하게 굳어있는 상식을 깨부수는 것이 얼마나 힘이 드는 일인지 잘 알 터인데 어떻게? 하는 생각을 하는 순간 “나의 무기는 증거와 논리, 특히 경제학 논리다. 논리가 우리들로 하여금 세계를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바라보도록 자극하며 도전할 때 논리는 가장 계몽적이다. 그리고 분명 재미있다.”는 설명이 이어졌습니다. 정말 흥미로운 분이 아닐 수 없습니다.
모두 열여섯 꼭지의 글을 성격에 따라서 네 그룹으로 나누었습니다. 1부의 제목은 공공하천의 원리입니다. 개인의 행동이 그 개인이 속하는 사회의 이익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 우리는 어떠한 선택을 해야 하는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그 첫 번째 화제가 바로 제목이기도 한 섹스를 더 많이 하는 편이 안전하다는 주제인데, 도덕적인 젊은이가 섹스를 기피하는 경우 그 사회에서 에이즈가 확산될 위험이 더 많아진다는 역설(?)을 통계수치를 바탕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쉽게 이해하면 사회의 에이즈확산 위험은 저감되나 개인의 에이즈 감염위험은 높아질 수 있다는 점도 잊어서는 안될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두 번째 주제인 출산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특히 저출산문제로 고심하고 있는 우리 사회가 고민을 해결할 결정적 한 방이 여기에 있다는 생각입니다. 우리사회가 지금 수준의 출산율을 유지하게 되면 한 세기 이내에 지도상에서 사라지는 최초의 나라가 될 수도 있다는 우울한 예언이 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벌써 결혼을 기피하는 남녀들로 국제결혼이 보편화되고 있는 우리사회는 이미 단일민족이라는 표현이 잘못된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는 형편입니다.
저출산문제의 핵심은 육아와 교육이 어려운 현실이라는 당사자들의 주장이 핑계일 뿐이며 자신들이 즐겨야 할 몫을 늘리려는 이기적 사고의 결과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입니다. 그 이유는 현재 출산연령에 있는 세대들이 우리사회가 핵가족화되던 시기에 태어나서 부모의 과보호 아래서 부족한 것 없이 누리며 성장해온 세대라는 점입니다. 사실 한 사회는 허리가 되는 청장년들의 왕성한 생산력으로 바탕으로 그들을 키워낸 노인세대를 지원하고 자라나서 신세를 질 어린 세대를 키워내는 것이기도 합니다. 출산을 기피하고 있는 지금의 청장년들이 노인세대가 되면 그들이 낳은 많지 않은 청장년들이 만들어낸 재화로 그들을 부양해야 하는 만큼 그때의 청장년들은 허리가 휘게 되겠지요.
복지가 화두가 되는 사회이기도 합니다. 노인층이 두터워지면서 노인복지 또한 관심을 끌게 됩니다. 복지라고 하면 형평성을 따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만, 평생 사회에 부담을 둔 사람과 사회를 위하여 봉사한 사람이 같은 복지서비스를 받는 것은 분명 옳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남이 흘린 피땀을 공짜로 즐길 수는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노인복지는 그 사람이 사회에 기여한 바에 따라 최소한 자녀의 숫자에 따라서 즐길 수 있는 복지의 수준을 결정한다면 육아와 교육의 어려움을 잘못된 사회라는 핑계로 기피하는 일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왜냐구요? 저자가 제2부에서 논하고 있는 인센티브의 효과는 대단한 무기가 될 수 있거든요.
저자의 거침없는 논리전개가 아주 흥미롭습니다. 다이어트에 관한 저자의 재미있는 주장은 다음 기회에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
|
"More Sex is Safer Sex"라는 흥미있는 원제에 이끌려 원서를 보기 전에 미리 국내에 나와있는 번역서인 이 책을 읽어보았다. 제목만큼이나 내용 또한 신선하다 못해 영어 단어를 빌리자면 "wierd"(엽기적)하기까지 하다. 어디까지나 산술 법칙에 근거하여 스쿠루지 영감을 세상에서 가장 이타적인 인간으로 설명하고, 쇼핑카트가 커지는 이유 등을 제시함으로써 경제학이라는 딱딱하고 어려운 분야를 실생활과 관련있는 재밌는 사례들로 풀어나가고 있다. 역시 뭐든 재미가 있어야 한다는 일반적인 생각을 그대로 보여주는 책이 아닌가 싶다. 경제학이라는 분야와는 좀 거리가 있을지 모르나 이 책을 덮으며 내 머릿속에 가장 깊이 남는 것은 조지프 콘래드의 말이다. "여자가 된다는 것은 끔찍하게 어려운 일이다. 그 과업이 주로 남자를 다루는 문제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라는 말. 여자로 산다는 건 경제학적(?)으로 정말 힘겹다 싶은 생각이 든다. 집안 일과 바깥 일을 모두 잘 해내길 바라는 남자들의 이기적인 마음을 견뎌내는 것이 경제학적으로 플러스인지 마이너스인지 저자에게 묻고 싶어진다. 아... 경제학적으로 여자는 정말 힘들다... |
|
자연의 대가라고 우리는 인지하고 있는데 이 책은 이 명제를 전적으로 반박하면서 시작한다.
일단 책제목이 눈에 띄었다. 그리고 책 표지에는 광고 배너가 달려있고 그 배너에는 정말 이해가 가지 않는 문구가 실려 있다. More Sex is Safer Sex 섹스를 많이 하는 편이 더 안전하다? 사실 내가 이 책을 구입한 결정적 이유는 작가가 어떤식의 논리로 위의 명제를 성립시킬 것인가 하는 극히 유일하고 단순한 이유에서 였는데 책은 위의 명제를 다음과 같은 구체적인 이야기로 풀어낸다. 철수라는 젊은 남자와 그리고 영희라는 여자가 무도회에서 만났다. 그들은 서로에게 끌렸으나, 마지막 순간에 철수는 모르는 사람과의 즉흥적인 섹스가 안전하지 못할것 같아서 영희에게 잠자리를 요구하지 않는다. 한편 철수의 소심함에 실망이 컸던 영희는 역시 매력적이지만 그닥 신중하지 않은 정민이와 관계를갖고 그날 영희는 에이즈에 감염되고 만다. 신중한 철수가 짝짓기 게임에서 빠짐으롰?ㅓ 불운한 영희는 정민이가 먹잇감으로 삼기 훨씬 쉬워졌고 철수의 신중함은 끝내 영희의 안전을 위협한 꼴이 된다. 즉 세상의 철수들이 조금 더 빗장을 푼다면, 사회는 현저하게 에이즈 감염율을 낮출수 있다고 이 책은 역설하고 있는 것이다. 자킷 황당한 괴변으로 폄하 될수 있는 이 논리는 하버드대 경제학 교수인 마이클 크레머가 실제 연구 논문으로 발표한 내용인데, 크레머 교수는 1년에 1.25명 미만의파트너를 상대하는 사람들이 다른 파트너들을 조금 더 빈번하게 취한다면 에이즈의 확산 속도가 현저히 누그러질 가능성을 과학적으로 증명해 냈다. 크레머 교수의 논리에 더 나아가 책은 금욕에 대해 소음이나 유독가스 같은 공해의 한 형태라고 단정짓는데, 금욕은 짝짓기 풀에서 상대적으로 안전한 파트너의 비율을 낮춤으로써 결과적으로 전체 환경을 더 오염시키기 떄문이라는 것이다. 섹스 보수주의자들이 자신의 기준을 완화할때 그 이익은 고스란히 이웃들에게 돌아가며, 세상은 더 나은곳이 될거라고 책은 강조한다. 책표지의 케치프레이즈 그대로 이 책에서 제시하는 모든 명제는 다소의 불편함을 동반하는데 그 조금의 불편함은 이책을 끝까지 읽게하는 원동력이 된다
조금은 눈에 보이는 판매전략으로 구속받지 않는 성생활을 추구하는 이들에게 이 책은 강하게 어필하지만 사실 어디가서 이런 발칙한 논리를 폈다가는 겉으로 깨끗한척 하기 좋아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에 의해 색광 바람둥이로 몰리기에 딱 좋은 내용이지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