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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토요일에 뿌리와 이파리에서 나온 Ann Gibbons의 The first Human: The Race to Discover Our Earliest Ancestors의 한국어판, 최초의 인류가 서점에 풀렸습니다. 아니 지난 토요일에 발견했다고 해야겠군요. (2008년 10월 24일 발매라고 쓰여 있다는 것을 상기해주세요) 2006년 4월 18일에 영어판이 처음 발간되었으니 발매 시기는 평균과 약간 빠른의 사이...정도라 할 만 하려나요?
사실 이 나라에서 "최초의 인간(류)"이라거나 "인류의 기원"이라는 단어는, "이름은 확실히 모르겠어요. 공룡 이름들을 외우는 건 불가능한 일이거든요. 10살이 넘어가면 누구라도 그 이름들을 외우지 못할 거예요."라는 Jurassic Park의 세리프를 굳이 떠올리지 않더라도 이런 책이나 저런 책처럼 어린이를 위한 주제로 생각되는 게 현실입니다. 사실 그 복잡한 라틴어를 기억하기엔 이 나라 사람들의 삶이 좀 팍팍하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작 인류의 기원에 대한 논제를 다룬 제대로 된 한글로 쓰인 책(저작이건, 역서건)을 찾아 보면 그 또한 단 한 권도 없다는 것 역시 피해갈 수 없는 사실입니다. (이래놓고 인문계의 위기 어쩌고 해봐야 우습죠.) 물론 아주 없다고 할 수는 없겠습니다만 앞서 소개한대로 어린이 대상 책이거나 옛날에 나온 책인 경우가 많아서 상세가 두리뭉실인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사이언스"지의 진화 담당기자였던 Ann Gibbons가 쓴 The first Human : The Race to Discover Our Earliest Ancestors는 바로 이 이야기를 다룹니다. 하지만 그 고인류가 출토된 지층의 시기, 즉 지구상에 출현한 것으로 생각되는 시기를 기반으로 구성하던 종래의 다른 책들과 달리 이 책은 화석들이 실제로 발견된 연대를 기준으로, 다시 말해 그 화석을 발굴한 사람들의 이야기까지 담아 소개합니다. 때문에 어느 시점에서 어느 이론이 들어왔고, 기존에 있던 개념을 어떻게 침몰시켰으며 논란의 중심이 된 것은 어떤 이유로 논란이 된 것인가 까지도 쉽게 소개할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호미닌에 대한 지식이 없던 사람들에겐 지식의 뼈대를, 기존의 책들에서 소개된 호미니드에 대한 토막나 있던 지식을 가졌던 사람들에겐 지식의 체계를 부여해줍니다. 무엇보다 이 책에서 강조하고 싶은 가치는 이런 첨예한 논란을 다루는 책들이 흔히 빠지기 쉬운 편향성을 배제하려는 노력입니다. 필자가 이러한 첨예한 논란을 벌이는 집단들과 접촉해서 그들의 도움을 얻어야 하는 경우, (마치 한국 기자들이 흔히 그러한 것 처럼) 필자 자신에게 편의를 제공한 사람들에게 좀 더 호의적인 시각으로 기술한다거나 필자 자신이 이해하지 못하는 주장과 마주치면 일단 반대편에게 불리하게 기술한 것이 아니라 이 주제는 어떤 이유로 논란이 있다고 소개한다거나 하는 식으로 최대한 공정함과 객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단점이라면 역시 한 권에 너무 많은 것을 넣으려 하다 보니 정작 논의의 중심에서 비켜나 보이는 것들에 대한, 즉 상대적으로 새로운 종에 대한 언급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이지만 제목이 시사하는 집필 방향을 볼 때 어쩔 수 없는 한계인 듯 합니다.
이제 번역에 대한 이야기를 할 시점인 듯 합니다. 늘 말해왔듯 번역서 최고의 덕목은 외국어를 한국말로 매끄럽게 바꿔주는 것이고 이 책과 같은 과학의 요소가 들어있는, 팩트를 전달하는 영역의 번역서라면 용어와 고유명사 표기의 정확성과 일관성(가능하다면 원어식 발음에 가까울 것...도 있겠네요. )이겠습니다만 그간 옛날, 아주 옛날의 주제를 다뤄왔던 뿌리와 이파리의 역서답게 아주 적절한 번역을 보여줍니다. 전반적으로 별 네개 반 정도를 주고 싶습니다. 인류의 기원에 대해 관심이 있으셨던 분은 꼭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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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최고의 과학적 성과로 꼽힌 것이 '아르디'의 복원이었다. 아르디피테쿠스 라미두스는 몸뼈대가 발견된 유일한 화석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복원된 모습은 유인원과 다르지만 현생 인류와도 너무 다른 형태였다. 특이한 발가락의 모습을 보며 과연 아르디피테쿠스가 나무와 생태적으로 깊은 연관은 지닌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그렇게 나는 '아르디'의 복원과정을 다룬 다큐멘터리와 사진을 보며 알 수 없는 감흥을 느꼈다. 최초의 인류를 향해 끝없는 열정을 보내는 과학자들의 열정을 다 이해할 수 없었지만 그들의 열정과 그들의 발견이 우리를 그토록 먼 과거로 여행시켜준다는 점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는 생각을 했다.
과학 교과서 한 쪽을 장식하는 것이 바로 오스트랄로피테쿠스, 그 중에서 속칭 '루시'라고 불리는 이제는 화석으로만 남은 존재다. 그 '루시'를 볼 때 나는 가끔 상념에 접어든다. 수백만년이라는 가늠하기 어려운 먼 시간을 사이에 두고 서로를 바라보지만 결코 동조할 수 없는, 아니 생각을 읽어낼 수 없는 이질감은 천천히 사진 속 그녀를 더듬어내리면서 느꼈던 첫 감정이다.
이제는 너무나 익숙해진 사진들, 그 사진의 대열에 '아르디'도 끼어들었고 '투마이'로 끼어들었으며 '밀레니엄맨' 또한 끼어들었다. 열사의 땅에서 모래와 더위를 참아가며 그 많은 과학자들이 그토록 자신의 일생을 바치는 것은 어떤 것일지 궁금하던 차에 읽은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이 책의 부제인'인류의 기원을 찾아나선 140년의 대탐사'는 이 책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기에 충분하다. 이 책은 학술적인 책이 아니다. 단지 과학자들의 대탐사를 여러 면에서 조명하고 그들을 설명한다.
단 하나의 동일한 목표 아래, 그들이 거치는 수많은 시행착오, 몰이해와 싸우는 과정들, 보답받지 못한 연구 결과들, 그 모든 것을 담고 있다. 더불어 이 책의 장점은 그 누군가에 몰입하여 한 쪽의 주장만 담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 책은 최대한 공정하게 써내려간 책이라 말할 수 있다.
다큐멘터리에 자주 나오는 학자든, 거의 비치지 않는 학자든 이 책은 그들이 쏟아부은 열정을 이야기한다. 그들의 욕심, 그들의 자존심, 그들의 의지, 그들의 신념이 이 책 안에 고스란히 담겨진 책이다.
이제 점점 발달하는 과학기술은 점점 더 화석을 실체에 가깝게 복원시키고 그들의 열정에 힘입어 우리는 가끔씩, 그리고 확실히 과거보다 더 빠른 속도로, 지면에 등장하는 화석을 조금 더 많은 상상력을 가지고 바라볼 수 있다. 이번 아르디만 해도 그렇듯이 특이한 발가락뼈와 긴 팔을 가진 아르디는 마치 방금이라도 튀어나올 듯 우리를 보고 있는 것이다.
창조론과 진화론이 팽팽하게 맞붙는 서구의 과학계에서 그들의 발견이 가져다주는 것은 사상과 이념의 변화이고, 우리 자신의 과거를 찾아 헤매는 여정이다. 그것은 우리가 족보를 살펴보는 것과 비슷하지 않나하는 생각을 잠시 해본다. 아니, 어쩌면 가장 오래된 족보를 찾아 헤매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제 많은 것이 드러났다. 비록 드러난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지구가 자신의 품 안에 품고 있고 그 중 상당수는 영원히 우리의 앞에 드러나지 않을 것이 분명하지만 과거와 비교하면 엄청난 숫자로 그들은 우리의 앞에 나타나고 있다. 그리고 언젠가 단 하나의 화석이 우리를 미지의 시간대, 미지의 환경으로 안내할 것이다. 그 화석으로 인해 우리는 우리가 어떻게 인간이 되었는지도 알게 될 것이다. 그 전에 그 화석과 함께 존재했던 수없이 많은 호미니드, 혹은 호미닌들을 보게 될 지도 모르겠다.
나는 단일선상으로 이어지는 진화의 직선보다 복잡한 진화의 나무를 그리는 인류의 진화를 개인적으로 지지하는 입장이다. 수없이 다양했던 호미니드들 중 하나가 인류를 탄생시키지 않았나하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 다양한 호미니드들, 그들 중 과연 어느 존재가 살아남아 우리를 만들어냈을까? 그리고 그들 중 어느 존재가 살아남아 네안데르탈인을 만들어냈을까? 나는 호미니드(혹은 호미닌)의 역사가 내 생전에 그 모습을 드러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생각을 하며 이 책을 덮었다. 워낙 다큐멘터리를 좋아하다보니 이 책에 나온 내용 중 상당수는 이미 알고 있던 것이었다. 그러나 영상으로 보는 것과 지면으로 보는 것은 많은 차이를 보여준다. 더불어 어느 한 쪽만의 이야기가 아닌 여러 학자들의 이야기를 볼 수 있다는 점은 이 책만이 줄 수 있는 장점이 아닌가 싶다.
이 책을 덮고 난 지금도 나는 투마이의 영상을 떠올린다. 내가 떠올리는 영상은 사막을 내려다보는 영상, 그 뒤 수정된 영상은 아직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투마이가 직립보행을 했는지, 안했는지는 학자들에게 중요한 것이겠지만 그 화석이 보여주는 인간과의 근접성은 감성적으로 학문에 무지한 나를 뒤흔들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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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인류는 누구였을까? 인류의 기원을 찾아서 떠나는 긴 여행의 이야기이다. 인류의 기원에 대한 설명이 아닌, 최초의 화석을 찾아나서는 학자들에 대한 실화이다. 실화를 그대로 옮기었지만 마치 소설을 읽는 것 같이 흥미진진한 구성을 하기 위한 노력이 돋보인다. 많은 학자들이 어떠한 학설이나 예견을 내놓았고, 어떻게 화석을 찾아 헤매었으며, 그 화석을 어떻게 해석하셨는지... 그리고 그 사이에 어떠한 이해 관계와 갈등이 있었는지를 3자의 관점에서 객관적으로 서술하고자 하고 있다. 책을 읽으며 과학자들의 노력과 고난, 그리고 인류의 기원에 대한 현재의 과학적인 결론에 대하여 긴 여행을 떠날 수 있을 것이다. 여담이지만 처음 이 책을 주문하였을 때는 인류의 기원에 대한 순수한 학술적인 설명을 읽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목차나 내용을 미리 살펴보지 못하고 지인을 통해서 주문한 탓에 첫 장을 넘기면서 잘못 주문했구나 싶었다. 이야기 식으로 구성된 과학자들의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화석이라는 전혀 다른 관점에서 인류의 기원을 추적해나가는 과정은 그 동안 알지 못했던 새로운 세상을 소개해주었고, 최초의 인류가 누구인지 어떠한 여정을 통해서 지금의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는지 여러가지 과학적인 관점과 배경을 함께 알 수 있었다. 잘못 알고 주문했기에 불평할 수 없지만, 참고로 이야기하면 이 책에 특정 시대의 인류가 어떻게 살았는지에 대한 추정적인 연구에 대해서는 나오지 않는다. 현재까지 필자가 읽은 책 중에서는 '언어의 역사'의 초반부에서 해당 부분에 대한 괜찮은 설명이 나오니 혹시 찾고자 하는 분은 읽어보기 바란다. 어릴 적에 학교에서 배웠던 인류의 조상에 대한 연구가 이렇게까지 진척이 있었고, 그 내용 또한 이렇게 많이 바뀌었을지는 몰랐다. 더 이상 인류의 조상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오스트랄로 피테쿠스라는 이름만을 대지는 못하리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