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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를 좋아하는 입장에서, 하드 SF라는 것은 그냥 형식일 뿐이지, 꼭 심각해야 한다거나 진지한 혹은 여러 과학지식, 가설들을 많이 늘어놓는 다는 것이 작품을 접하는데 도움이 되거나 거부감을 불러온다는 건 아니다. 10편이 수록되어 있는 이 편집에서 그래도 우선적으로 재미를 느끼는 건 역시나 코믹적 요소가 강한 '어느 성화학자의 생애(A career in Sexual Chemistry)'와 '착한 쥐(The Good Rat)'라 하겠다. '불사조 품기(Hathching the Phoenix)'도 좀 괜찮고. '올림포스 산'이나 '틈새', '매로우' 같은 작품은 그 진지함이 참 감탄스럽긴 하지만... 그래도, 역시 형식은 형식일 뿐. 어쨌거나 SF, 그리고 하드 SF는 어떤 가정을 맥락으로 인간의 삶이 달라질 수 있는지에 대한 가능성을 나름 의미있게 던져주기 때문에 항상 재미있는 편이다. 이런 편집본이라도 계속 많이 나오는 건 언제나 환영. 성화학자의 경우는 의도하지 않은 과학의 결과로 인간의 삶이 혹은 삶에 대한 철학이 바뀔 수 있음이 유쾌하게 그려졌고, 착한쥐는 나름 극단적인 디스토피아적 상황에서 그래도 사람은 살아간다는 것은 건강하게(?) 그렸으며, 불사조의 경우는 천문학적인 시공간 속에서 인간이 해 낼 수 있는 세상의 구원과 자기 해방이라는 주제를 가볍게 터치했다. 아직은 이정도가 좋다. 집요한 인간의 집념(올림포스)과 혹은 극단적 상황에서의 서스펜스(틈새), 또는 광대한 역사의 사기(매로우)와 같은 주제는... 뭐 싫다기 보단 과도한 폼재기란 생각이 든다. 이런 작품들은 얼마나 팔리고 읽히나 모르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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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의미로 나는 픽션을 좋아하면서도 좋아하지 않는다. 논픽션이야 실제로 그
런 일이 있었다는 사실때문에 뭐라 반박할 여지가 없지만 픽션은 말그대로 픽션이
기에 읽으면서도 가슴 한 구석에서 "좀 유치한데.."하는 생각이 들기가 쉽기 때문
이다. 그래서 나는 장르를 초월하여 내 생각에 앞뒤가 안맞는다는 생각이 들면
별 재미를 느끼지 못한다. (애시당초 말이 안되는 것을 전제로 하는 코미디나 특
수 장르를 제외하자면..)
그런 의미에서 SF는 내용이 말이 안되더라도 독자의 과학적 상식수준에 따라서
독자를 쉽게 현혹(?)시킬 수도 있겠지만, 독자의 과학적 지식이 풍부할 수록 사실
성에 있어서 독자를 만족시키기가 힘들어질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내가 과학적
지식이몹시 풍부한 독자는 아니다.하지만 과학에 관심이 없지도 않다.)
이런 의미에서 SF의 극을 추구하는 하드 SF는 "어디 한번 그럴 듯하게 써봐"라고
눈을 번득이는 나같은 독자에게 도전장을 내미는 듯하다. 그리고 동시에 나에게
"어디 한번 이해해 볼 수 있으면 해보시지"라고 말하는 것 같기도 하다. 하드SF와
나사이의 이러한 대화가 어떻게 들으면 매니악하게 들리겠지만, 픽션에, 더나아가
과학에 일말의 관심이 있는 나로선 도전감을 불러 일으키지 않을 수 없다. 게다
가 우리 나라 최초로 하드SF가 번역된 것인탓에 발간 즉시 구해본 나의 느낌을 결
론부터 말하자면 "꽤 볼만한데"정도랄까?
번역서들은 번역의 질에 따라 재미가 크게 좌우될 수 밖에 없는데 장르의 난해함
에도 불구하고 번역은 (다행히) 눈에 거슬림없이 매끄러운 편이다. SF에 눈꼽만큼
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한번사는 인생 용기를 한번 불살라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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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SF에 한해서라면, 'SF는 어렵다'라는 생각이 전적으로 틀린 것은 아닙니다. 몇몇 작품만 간단하게 소개를 하자면, 오프닝을 장식하고 있는 '데이비드 브린'의 <리얼리티 체크>는 가장 짧으면서도 가장 난해(?)한 작품으로, 비록 과학자들을 위한 일종의 '유머'라고는 하나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_Nature>에 무려 '새 천 년 기념 특집'으로 실린 작품이니 비록 웃기지 않더라도 당황하거나 부끄러워 할 필요는 전혀 없다는~
덧, 남자가 할 수 있는 일 중에 두 번째로 짜릿한 일이 '비행기를 모는 일'이라 할 때, 남자가 할 수 있는 일 중에 첫 번째로 짜릿한 일은... '그것(!)'도 '저것(?)'도 아닌 바로 '하드SF를 읽는 일!'~ 덧덧덧, <하드SF 르네상스>를 보고도 가슴이 뛰지 않는다면/ 흥분되지 않는다면 당신은 진정한 SF팬이 아니다. 그저 '읽을거리'를 즐기는 독자일 뿐. 세상에 읽을만한 책은 널리고 깔리고 퍼져있으니 아무거나 채이는대로 걸리는대로 닥치는대로 집어들고 읽으시길. 그러나 당신이 SF팬이라면, SF팬이되고 싶다면, 우주의 중심에서 "나는 SF팬이다!"라고 기꺼이 외칠수 있다면(비록 그것이 누가 볼까 두려워 쪽 팔려 죽을만큼 허접한 표지의 책일지라도! 심지어 내용에 상관없이!!) 질러라! 질러야한다. 이 땅에서 언제 또 다시 이런 작품이 나올지 아무런 보장이 없기에. 그 누구도 장담할수 없기에. 더구나 재판을 찍을 수도 없는 상황. 초판이 곧 한정판이고 절판본이고 희귀본임을 생각해 볼 때 지금 당장 질러야한다. 바로 지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