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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나라말 출판사에서 펴낸 우리 고전 읽기 시리즈 중에 소설 부분의 열여섯 번째 책이다. 고전소설 '임진록'을 장경남 교수가 여러 판본을 종합하여 풀어쓰면서 붙인 제목이 '조선의 영웅들 천하에 당할 자 없으니'이다. 고전읽기 시리즈는 소설 18권, 야담 2권, 신화 3건의 23권으로 되어 있는데 나로서는 마지막으로 읽는 책이다. 방학 동안에 고전시리즈를 완독했으니 개인적으로 뜻 깊게 생각한다.
23권 중에 이 책을 가장 마지막으로 선택한 이유는 이 책을 처음 읽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학창 시절에 청소년문고로 요약한 것을 접한 이래, 그 뒤로도 한두 번은 더 읽은 듯하다.
중학시절에 이 책을 처음으로 읽을 때는 몹시 흥미진진하게 느꼈었다. 이순신, 권율, 김응서, 신립, 이일, 사명당, 서산대사 등의 조선의 장수들뿐만 아니라 일본의 가등청정과 중국의 이여송, 진린 등 내가 아는 실존인물들이 대거 등장했기 때문이다. 나는 이 내용들의 대부분이 사실인 것으로 알고 인명이나 지명 등을 암기하려고 애쓰기도 했다.
그러나 실제 역사와는 동떨어진 내용이 다수 포함된 것을 알고 실망스러웠다.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 사명당이 일본에 가서 일본왕의 항복을 받아온 것은 황당하기까지 했다. 역사를 왜곡했다는 부정적인 생각 때문인지 이 책을 읽기가 꺼려지기까지 했다. 그래서 마지막까지 미루게 된 듯하다.
그러나 어차피 소설은 역사가 아니라 허구다. 역사적인 확실한 사실까지 왜곡할 수 없다는 것은 현대 소설에나 적용되는 것이 아닌가? 중국 4대기서 중에 하나인 수호지에도 송나라 휘종과 양산박의 두령 송강을 비롯한 실존인물들이 등장한다. 서유기는 임진록보다 더 많은 허구로 구성되어 있다. 송강은 그렇게 출중한 도둑이 아니었고, 양산박의 영웅들 대부분이 실존인물이 아니다. 또한 당시 임금인 송나라 휘종은 소설처럼 주위의 오랑캐를 정복한 뛰어난 임금이 아니라 나라를 망친 무능한 왕이었다. 서유기 역시 마찬가지 아닌가? 작품의 배경이 되는 당나라 태종과 삼장법사는 실존 인물이지만, 그들의 행적은 소설과는 관련이 없다. 수호지와 서유기 등은 재미있게 읽었으면서 임진록에 대해 거부 반응을 일으키는 것은 모순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임진왜란의 전개과정을 어느 정도 따르는 등 역사적인 사실과 허구적인 내용을 적절히 배열하며 독자들을 이끌고 있다. 사실과 허구를 뛰어넘는 구성은 절묘하기도 하다. 또한 이 작품에 나타난 내용의 역사적인 사실을 비교하여 보여주는 등 풍부한 각종 자료들은 독자들의 상식을 도우면서 또 다른 재미를 주고 있다.
나라말 출판사의 고전시리즈를 읽을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이 책은 기존에 읽은 작품이라고 하더라도 색다른 흥미와 함께 고전 대한 애정을 느끼게 해준다. 이 시리즈의 작품들을 중·고교의 학생들이 보다 많이 읽게 되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