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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변화시키는 작품을 만나는것. 그게 바로 책 읽기의 최대 기쁨 아닐까. 유 성용 작가의 전작인 '여행생활자'를 읽으며 책에서 얻을 수 있는건 다 얻었다고 생각했다. 낯선 땅과 사람들에 관한 담백한 묘사,작가따라 해보는 자기 성찰, 그에 따른 실제적 변화 등등. 그렇기에 가수의 3집 기다리듯 작가의 세번째 책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그리고 무조건 구입했다, 믿으니까. 구입한지 며칠 안된'생활여행자'는 잘 읽히지만 또 단숨에 읽을 수도 없는 책이다. 아름다운 사진만 보기에도 눈이 벅차고, 작가의 일상을 따라가다 가슴 먹먹해 잠시 추스릴 시간도 있어야하기 때문이다. '일상에 안착하지 못하여 생활이 곧 여행이 되어버린 자의 이야기'라는 부제가 붙은 책. 쓸쓸한 느낌의 글들이 오히려 읽는 사람을 밝은 쪽으로 가게하는 책. '늦은 밤 대문을 열고 들어설 때면 민들레를 밟지 않으려고 핸드폰을 밝혀가며 조심조심 걷는다'는 작가의 글 모음 덕에 이번에도 나는 또 많이 변하게 될 것 같다. 이 가을 나는 '꽃 없이 갑시다' 148쪽을 펼쳐 놓고 집을 나선다. 단풍 속에 난 길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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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저자의 책 <여행생활자>를 읽으며 이 책 <생활여행자>도 읽어보고 싶어졌다. 그래서 읽게 되었는데, 이 책은 나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아무래도 기대를 잔뜩 하고 보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항상 그렇다. 기대를 잔뜩 하고 보았을 때 결국 어떤 것을 보든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그래도 <여행생활자>를 볼 때와 느낌이 너무 달라 당황스럽다. <여행생활자>를 볼 때에는 한 장 한 장 줄어드는 것이 아까운 생각이 들었는데, 이 책은 혹시나 뒤에 맘에드는 글이 있을까 한 장 한 장 넘기다가 결국 끝을 보고 말았다. 중간에 약간 졸리기까지 했다는 점, 솔직하게 써본다. 어쩌면 지금 내 마음 상태가 그때와는 또 다르기 때문인 것일까.
이 책을 장례식장 앞에서 읽었다. 잘 모르는 사람을 떠나보내는 것은 애매하다. 나와는 안면이 없는 사람이기에 밖에서 기다리기로 하고 책을 읽었다. 우울함이 겹쳐서일까. 살고 싶어도 살지 못하고 가버리는 사람 앞에서 삶과 죽음을 이야기한다는 것은 일종의 배부른 넋두리같아서 살짝 공감대를 비껴나간다. 어제는 내 마음을 흔들어놓은 무언가가 오늘은 아무렇지도 않을 수 있음을 깨닫는다. 어쩌면 책이 문제가 아니라 내 마음이 문제였을지도.
지금의 느낌은 그렇지만, 좀더 시차를 두고 읽었으면 생각에 잠기며 독서할 수 있는 책이었으리라 생각된다. 책을 읽는 타이밍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되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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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여행기라고 하기에는...아니, 여행기 보다는 그냥 긁적거려놓은 잡문이라고 보는 편이 더 맞겠다. 잡문이라고 부른다고해서, 그 값어치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고... 읽는 내내, 나의 그것과 비교해보면서...즐거웠었기 때문에... 그렇다고 호들갑떨고 유난떨고 싶지는 않고..어느 누군가에게는 참 담담하게 읽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에 이런 글쓰기를 하는 여행생활자,가 있다는 것이 여전히 놀랍다.
여행을 통해서 하나같이..배우고, 느끼고, 반성하고, 감동하고, 쿨해지기도 하며, 일상속의 소중함을 새삼 느끼는... 뻔하디 뻔한 육갑떠는 여행기가 아니라서...나는 유성용의 글쓰기가 아~~주 매력적이다. 만족 100배 정도 되었는데..사진까지 근사해서 천만배 즐거웠고...
사실, 이 책을 읽는 동시에 EBS에서 했다는 그의 각종 여행 다큐멘터리를 찾아서 훓어보았지만, 책보단 별로였다. 아무래도...방송이다보면, 은근 과장되거나 연출되는 듯한..그런 상황들이 거슬렸기 때문이다.
그럴리도 없겠지만, 죽을때까지 유성용은 만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가 싸인회도 하지 않았으면 좋겠고... 이벤트라는 명목하에 자필 서명이 들어간 책 따위를 순서대로 나눠주는 그런 모습은 보고 싶지 않다.
인터넷에서 찾아낸 그의 여행 다큐멘터리, 두 권의 책과 ... 인터넷에서 찾아낸 약간의 정보. 더 이상은 알고 싶지 않고..그저 멀리서 조용히 그의 여행을..생활이 여행이 되고... 여행이 생활이 되어 버린 그의 삶을 응원하겠다.
길 위에서 죽든지, 살든지, 즐겁든지, 괴롭든지...당신이 원하는 삶을 살게 되길 기도하겠다.
ps.사실 별을 한 개만 빼고 싶다. 먼저 책에는 없는데...세심히 읽다보면, 그의 정보가 읽힌다. 그의 정보가 읽히면..그에 대한 선입관이 생긴다. 그러다보면...사람 심리상 "~했었나보지"하는 지레짐작하면서 읽게된다. 그게 찝찝했다. 그래도..그러려니 하는 늙은 영감탱이 같은 마음으로 읽었다. 그리고...나는 쓸쓸하기보다는 뿌듯했다.(웃긴일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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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문명의 발전과 이를 통한 대중매체의 폭발적 증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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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나아가서 새로운 것을 보고, 새로운 것을 느끼고, 새로운 것을 경험하고 감탄하고 즐거워하고 외로워하고 뼛속까지 감정을 끌어올려보라고 모든 여행 에세이들은 우리를 종용한다. 그런데 <생활여행자>는 시작점부터 달랐다. 익숙하지 않았기에 라는 핑계를 한 켠에 두고 ‘결코 다 읽지 못한’ 채로 마지막 장을 덮었다. 지구별 사람들아, 술 마시고 때때로 진지하지 마라 너무도 안 읽혀서 다리를 수도 없이 떨었다. 감성 과잉인지 아닌지 헷갈렸다. 염세적인 것 같다가도 이보다 더 세상을 사랑하는 사람이 있을까 싶다가도 의미 없는 관계들의 나열 같아 설렁설렁 읽다 보면 어느 순간 그 대상을 사랑하고 있는 그가 보이고 아, 그래 갈피를 잡지 못했다. 숨은 뜻이 많은 단어들처럼 그가 남겨놓은 기억의 파편은 그저 보이는 단어대로만 떠다닐 뿐이었다. <생활여행자>는 내게 익숙한 일반적인 에세이가 아니었다. 두 번째 반납하던 날 고민을 많이 했다. 맞지 않는 책을 이토록 오래 붙잡을 필요가 있을까 하고 그런데 무심하게 그가 뱉는 문장들이 자꾸 발목을 잡았다. 마지막 장을 덮지 못했던 눈과 손이 원망스러웠다. 세 번째 그의 책을 빌리던 날 다짐했다. 오래 걸리더라도 기필코 다 읽어내리라 하고- 아니다, 이 글들은 변명이다. 실은 오기였다. 너무도 안 읽히는 책인데 다른 독자들은 대체 어떤 점이 좋았던 것인지 하고 그래, 한 달이 걸려도 읽어보겠다 했던 오기. 오래도록 봤다. 읽고 다시 읽었다. 쉬운 단어들이 정처 없이 모여있어 이해가 안 되는 부분들은 과감히 놓았다. 그랬더니 시집 같았던 그의 문장들이 어느 순간 편해지기 시작했다. 옭아매고 또 옭아맸던 순간들을 그가 탁 하고 놓아주고 있던 거구나 대신 살아주고 있구나 생각이 변하기 시작했다. 어디서든 이방인으로 살겠다는 그의 태도가 우리와 달라서 일반적이지 않다고 생각해버렸던 거지. 물론, 전부를 이해할 수 없었고 쉽지 않았던 책인 것은 여전하다. 다만, 이렇게도 나의 삶에 위안이 될 수 있구나 보고 또 보게 됐다. 여름 언덕 :
<생활여행자>는 4가지로 분류한다. 재미있게도 여름, 가을, 겨울, 봄이 순서다. 계절감이 느껴지게 글을 완성해나간다. 어디로 갔다는 글이 아니라 매 순간을 이방인처럼 표현하고 기록한다. 어디든 잠시 들렀다가 곧 떠날 사람처럼. 여행 에세이라는 것에 대해 다른 시각으로 볼 수 있었고 그를 통해 단순히 떠난다는 것이 낯선 곳으로 간다는 것만이 답이 아닌 것을 익혔다. 단순히 새롭다고 느끼고 경험하는 것이 무조건적일 필요 없다는 느슨함 또한 배웠다. 그러나 다 읽었지만 ‘결코 다 읽지 못했다’ 조금씩 오래 보아야만 알 수 있을 것 같은 책이다.
길 위에서 만나는 여행자들도 비슷하다. 자기의 결단으로 여행길에 오른 사람도 있고, 어쩔 수 없는 상황으로 고국을 떠나 세상 이곳저곳을 정처 없이 흘러다니는 이들도 있다. 누가 더 좋은 여행을 하고 있는지는 모를 일이다. 하지만 자신의 체계만을 과하게 맹신한 나머지, 현지의 생생한 풍경과 표정들을 함부로 재단하고 행동하는 자는 그리 좋은 여행자는 아닐 것이다. (……)
매일매일 자문자답 속에 열심히 살아온 당신, 아무래도 너무 쓸쓸하다. (_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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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우리의 인생은 소풍나와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늘 아둥바둥 살아보지만...어깨는 점점 더 무거워지고...종종 희망은 없어보이기도 한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생은 향기롭다... 유성용 작가의 수필은 공허하면서도 향기를 품고 있다... 그리고 훈남(?) 이기까지 한 작가다...ㅋㅋ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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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이 여행이고, 여행이 생활이 되어버린 날들, 내 생에는 아무래도 가닥이 없고 입장이 없다.. 그를 만난것은 EBS테마기행 멕시코 편에서 였던것 같다. 그래서일까 그의 책을 읽고 싶었는데 지기님인 러브님께서 보내주셔서 사진먼저 훑어보게 되었다. 사진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그사람이 어떤 마음인지 눈높이가 어디인지 조금은 들여다 볼 수 있다. 그러다 마주친 남당리 국화빵 아저씨, 우리고 가끔 가는 곳이라 그런지 익숙한 지명에 스쳤을 아저씨의 풀빵 사진에 잠시 눈을 먼저 멈추었다.그곳 서해에서 어쩌면 작가와 스쳤을지도 모르고 그가 밟고 지나간 길을 내가 걸었을지도 모르는, 여행은 누군가의 뒤를 밟듯 내 흔적을 남기지 않고 추억만 간직하고 오는 것 같다. <여행> 언제부터였는지 모르게 나도 여행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카메라를 가지고 놀던 때부터였을까.. 그런것은 아닌것 같은데 유독 요즘은 그런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 농담삼아 아이들에게 나중에 나중에 자리에 없으면 여행자가 되어 있을지도 모른다고 하면 아이들이 목적지를 적어 놓고 가라고 한다. 한참 사춘기 딸과 고입문제로 지칠때 혼자서 여행을 하고 픈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내 뿌리가 박혀 있기에 어쩌지도 못하고 마음만 방황하던 시기에 여행이란 더 깊게 파고 들어온것 같다. 그런면에서 이 책의 작가는 나를 대신하여 생활여행을 하며 사진과 함께 글로 자신이 만나고 헤어지고 자신이 존재했던 공간을 꾸밈없이 털어 놓아 솔직한 대화를 하고 있는것 같아 좋았다. 그가 뿌리를 내리지 않은 여행자이기에 다른 사람을 더 솔직하게 볼 수 있기도 하고. 여행을 하며 모든것을 담는다는 것은 거짓이리라. 내 눈에 보이는 것만 담는다는 것도 정말 어려운 일이지만 내 안에 담겨진 것을 표현한다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함께 같은 곳을 바라보았다고 다 같은 느낌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같은 사진이 나오는것도 아니지만 여행을 생활하 하였기에 그 어느 순간에도 훌쩍 자신을 버리고 다른 공간을 담을 수 있고 잠시 머물렀던 공간의 소중함을 뼈에 사무치듯 깊게 느꼈으리라. 떠나봐야 내 자리의 소중함을 알듯이 그가 방황하며 여행을 일삼는 것은 다른 사람보다 더 외로움과 고독을 깊게 느끼는 것 같다. 그가 떠난 자리마다 남아 있는 외로움이 느껴져 그의 방의 작은 창마져 소중하게 느껴지는, 수족관처럼 다가왔으리라. 내 틀에 갇혀 있는 것보다 밖으로 나가 보면 자연의 소중함이 더 절실히 느껴지고 풀 한포기 꽃 한송이 더 아련함으로 다가온다. 어느 여행가의 말처럼 여행을 하다보면 풀 한포기,돌 하나, 어느 촌로의 혼잣말처럼 내 뱉는 말속에도 스승이 있다는 말이 그의 발걸음 속에 들어난다. '하루 살면 하루 고통이지라..' 라는 말처럼 <하루>라는 그 단어에도 많은 뜻과 욕심을 내포할 수 있음이 내 자신을 비우게 만든다. 어느 행복한 사람의 아궁이에 쓰인 '북풍아 불어라..' 라는 글귀처럼 북풍이 불어야 불이 잘 들이고 등이 따시울 수 있음으로 그에겐 북풍이 얼마나 고마운 존재인가.. 가끔 내 일상을 벗어 버리고 낯선 곳에서 익숙하지 못한 속에서 뜻하지 않은 것들을 만나고 싶을 때가 있다. 비워야 다시 채울 수 있고 떠나야 만나는 것인데 말처럼 그렇게 쉽게 되는 것도 아닌것은 너무 많은 것을 채우려고만 하고 살아서인것 같다. 욕심없이 그처럼 언제나 떠날 준비가 된다면 정말 행복한 사람일까... 책 읽는 내내 생각해 보았지만 모든것이 다 행복일 수는 없을 것이다. 그에게도 보이지 않는 나름의 고통이 존재하기에 지리산 자락에서 만난 구절초 하나 마음에 담을 수 있지 않나 싶다. 그는 곧 일상을 버렸기에 여행이라는, 모든 이가 다 누리지 못하는 세상을 담을 수 있으리라. 그의 눈으로 바라본 여행은 한편으로는 쓸쓸한 면도 있지만 자신의 만족이 있어 나름 함께 하다 보면 떠나고픈 욕망을 불러 일으키기도 한다. 여행은 새로운 것을 만나는 것이라 했는데 하나를 버리고 두개를 주워 담는 그가 그래도 내겐 승리자로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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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 안착하지 못하여 생활이 곧 여행이 되어버린'이라는 부제를 지니고 있는 이 책은 끝내 책장이 쉬이 넘어가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시종일관 남의 이야기를 하듯이, 혹은 마치 남의 인생을 대신 살고 있는 사람처럼, 그렇게 무심하고 담담하게 저자가 뱉어놓은 단어들은 책장을 넘길 때마다 후두둑 허공으로 흩어져 내려, 몇 번이고 페이지를 넘기지 못하고 멈춰 서서 또 한번, 또 한번 문장을 곱씹게 만든다.
마치 자신을 두고 여행을 떠나오는 기분으로 매일을 살아가는 저자 유성용은, 일상 속에서 그저 스쳐 지나가는 것들 하나하나에 눈을 맞추고 말을 건넨다. 때로는 그의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이기도 하고 희미한 미소를 짓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이야기들은 지독하게 쓸쓸했다. 하지만 그 쓸쓸함은 또한 너무도 선명한 것이어서, 한편으로는 불편할 정도로 강렬하게 내가 살아있음을 확인케 해주곤 했다. ![]() 대학교 2학년 때 휴학을 하고, 한 학기 동안 온전히 '나'를 위해 시간을 썼던 적이 있다. 그 '나'를 위한 시간들의 대부분 동안 내가 주로 한 것은, 내가 아닌 '그들' 혹은 '그것들'을 카메라에 담는 일이었다. 매일 걷던 그 거리, 수없이 스쳐 지나갔던 익숙한 사람들을 한발짝 물러서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일이었다.
무엇이든 당연하게 여기기 시작하면서부터 일상은 지루해진다. 벗어나고 싶은, 쳇바퀴 돌듯 반복되는 생활이라고 여겨오던 일상을 깨고 싶었다. 그 시기에 찍었던 사진들의 대부분은 우리집, 학교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 동선 내에서 찍은 것이었지만, 사진의 장소를 바로 알아맞히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낯선 나라에서도 한국의 모습이 보이고, 언어도 외모도 다른 사람들 속에서도 우리는 수많은 나를 스쳐 지나간다. 익숙함과 낯설음은 반의어가 아니다. 익숙함에서 조금만 시선을 비껴 옆을 쳐다보면 낯설음이 있고, 그 낯설음 속에는 무수한 익숙함이 존재한다.
『생활여행자』는 '일상'이 곧 여행이 되어버린 자의 이야기이다. 일상 속에서 느끼는 수많은 낯선 감정들이 한없이 낯설게 펼쳐진다. 일상은 의외로 그렇게 늘 똑같지도, 반복되지도 않는다. 매순간, 헤아릴 수도 없을 정도로 빠르게 모든 것은 변한다. 이 '일상을 낯설게 바라봄으로써 비행기를 타지 않고도 여행을 떠나는 일'은 나뿐만이 아닌 너를, 여기뿐만이 아닌 거기를 바라볼 수 있는 여유를 준다.
- 열심히 기다리는 건 좋은 기다림이 아니에요. - 왜? - 기다림은 의지와 결심으로 하는 일이 아니거든요. 기다릴 것들은 당신의 바깥에 있어요. 당신에게 누군가 필요하다면 부디 아무도 기다리지 말아요.
모퉁이를 돌아 누군가 이리로 걸어오고 있다. 저 사람이 너일 수 있도록, 나는 눈을 감는다.
이 책의 마지막장을 덮은 지금의 나는, 저 사람이 너일 수 있도록 눈을 감을 수 있는 여유를, 흉내라도 낼 수 있을까.
컨텐츠팀 정현경 (http://blog.yes24.com/tkfkwle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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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이든 여행이든 그것은 온전히 체험하는 자의 몫이다.
생활여행자? 평범한 사람들이 늘상 하는 일상의 생활들을 하는 사람을 가르키는 말일까? 궁금했다.
저자는 여행 속에서 여행자가 그러하듯이 생활 속에서 자신에 대한 관심을 줄이고 다른 누군가의 일상을 걷는 사람이 생활여행자라고 했다. 하긴 일상 생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항상 똑같은 일을 반복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을 여행자라고 부를 수는 없을 것 같다.
똑같은 시간에 일어나서 아이들을 챙기고 매일 반복되는 일상을 가진 나를 과연 생활여행자라고 할 수 있을까?
비 오는 날 차 안에서 음악을 들으면 누군가 내 삶을 대신 살고 있다는 느낌 지금 아름다운 음악이 아프도록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있어야 할 곳에서 내가 너무 멀리 왔다는 느낌 굳이 내가 살지 않아도 될 삶 누구의 것도 아닌 입술 거기 내 마른 입술을 가만히 포개어본다.
- 이성복, <음악>
책의 앞 부분을 읽으면서 내내 들었던 느낌은 쓸쓸하고 외롭다였다. 한편으로는 혼자 있는 것을 즐기는 것 같은 느낌?
여름부터 시작하여 가을, 겨울을 지나 봄까지 일년을 사진에 담았다. 어느 무더위에 개와 나란히 등을 돌리고 누워 있는 사람. 일상을 벗어난 여행자가 아니라면 느낄 수 없는 편안한 자유.
어느 공원 묘지의 담벼락에 앉아 느긋하게 담배를 태우기도 하고, 지나간 사랑을 추억하기도 하고, 노선도 모르는 버스에 올라타 하염없이 창 밖을 내다보며 상념에 잠겨 있기도 하고, 일상에 묶여 있는 사람들은 누리지 못할 것들을 생활여행자는 누리고 있었다. 생각의 차이일까?
현재의 상황을 직접 겪어보지 않고는 앞날을 짐작하지 못한다는 막무가내식 그의 방식을 나 또한 공감하고 있다. 역지사지, 입장 바꿔 생각해보기. 너무 어려운 말이다.
누구나 자기의 경험에 비추어 다른 사람과 세상을 판단한다. 우물 안 개구리는 우물이 세상의 전부인 줄 착각하지만 창공을 날아다니는 독수리는 우물보다 더 넓은 세상이 있다는 걸 안다.
지금 있는 곳에서 벗어나 조금만 더 다른 사람의 일상 곁으로 다가가는 것도 살면서 필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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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페이퍼>의 끄트머리에 실리던 그의 여행기랄까 산문이랄까를 처음 접하고 참 이렇게 슬프게도 글을 쓰는 사람이 있구나 싶었다. 문장 하나하나, 단어 하나하나를 읽어내려가려면 어느 이국의 밤길을 터벅터벅 걸어가는 그의 발걸음이 떠올라, 읽다가 내가 먼저 지쳐 버리곤 했다. 그래도 그의 글은 참 아름다와서, 몇 권을 사서 책장에 꽂아 두었는데, 역시나 쉽게 빼들지 않게 된다.
안면도 숲속의 집으로 겨울 여행을 떠나며 이 책을 가방에 챙겨 넣었다. 눈발 날리는 숲속에서는 달리 할 일이 없을테니 모처럼 이 책의 리듬에 맞춰 읽어 내려가 보겠다는 생각에서였다. 하지만 역시나 쉽게 읽어내려갈 수 없었다. 번잡한 일상의 삶이 이 책과 나를 참 멀어지게 만든 것 같다.
여전히 그의 글은 느리고, 눈물이 난다. 이렇게 여려서 이렇게 섬세해서 이 험한 세상을 어떻게 살아내려고 하나 하는 걱정이 앞서서 마음이 아파진다. 그래서 가뜩이나 간신히 읽어내려가는 책이 더더욱 힘겹게 느껴진다.
"내가 다시, 나를 이끌고 인가도 없는 강원도 깊은 산속 어느 빈집에 짐을 내렸다. 나를 안내해준 사람도 가고 눈이 점점 거세지더니 이제는 길이 끊기고 날은 이미 저물었다. 겨울을 날 쌀가마를 내려놓고, 나무를 모아 아궁이에 불을 지피고 방에 등불을 밝혔다. 오래된 거미줄을 거두고, 방 안에 널브러진 벌레들의 시체를 훔쳐냈다. 곰팡이가 난 이불들을 털어내고, 풀을 쑤어 뚫린 문창을 바르고 가마솥에 넣어 다관이며 찻잔들을 삶고 묵은 차를 우렸다. 그러자 벌써 날이 밝아왔다. 맑은 찻잔을 홀로 대면하고 있으니 갑자기 미칠 것만 같았다."
책을 절반쯤 보았을까, 결국 덮었다. 차를 한잔 마시며, 다음을 기약하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