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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ost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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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에 제작된 영화 <쥬라기 공원 2>도 제목 일부에 이 어구를 쓰고 있습니다(부제는 아닙니다). 스토리 전개는 판이하지만, 故 마이클 크라이튼 역시 이 오랜 작품을 염두에 두고 자신의 스릴러(영화로의 각색을 다분히, 아니 지나치게 염두에 둔)를 구상하고, 완성했다는 것도 거의 확실하다시피한 사실입니다. 크라이튼의 장르물이야 영화보다 재미있는 엔터테인먼트 문학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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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에 제작된 영화 <쥬라기 공원 2>도 제목 일부에 이 어구를 쓰고 있습니다(부제는 아닙니다). 스토리 전개는 판이하지만, 故 마이클 크라이튼 역시 이 오랜 작품을 염두에 두고 자신의 스릴러(영화로의 각색을 다분히, 아니 지나치게 염두에 둔)를 구상하고, 완성했다는 것도 거의 확실하다시피한 사실입니다. 크라이튼의 장르물이야 영화보다 재미있는 엔터테인먼트 문학이지만, 100년도 훨씬 넘은 시기 전에 쓰여진 이 작품 역시 읽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잃어버린(lost)"라는 단어가, 특별히 이 의미로 널리 쓰여지는 하나의 방향성을 갖게 된 것도 이 작품이 바로 그 계기가 된 줄로 저는 알고 있습니다.

소재도 당시로서는 대단히 특이합니다. 자연과학의 비약적 발전에 힘입어 실증고고학이 눈부신 발전을 보이던 무렵, 찰스 다윈의 진화론이 전세계 지성인 논쟁의 장을 달구었고, 그 와중에 곳곳에서 발견된(이전에도 발견은 있었으나 둔한 인지 수준으로 그 의미를 채 몰랐을 뿐이었을) 공룡의 각종 화석은, 가십으로건 전문가들의 생업으로건 단연 hot한 화제가 되었을 것입니다. 코난 도일은 성향상 대단히 보수적이고 점잖은 인품이었지만, 이런 화제를 통속 문학의 한 소재로 쓰는 데에 대단한 기민성을 발휘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사실 탐정 셜록 홈즈 역시, 도일로서는 영리하게 고안한 통속 문학의 부속 이상의 큰 의미를 두지 않았습니다만, 오늘날 우리 독자들은 도일이 남긴 그 어느 저술, 문학작품이나 정치적 참여의 공적보다, 이 장르적 피조물의 가치와 매력에 열광하는 편입니다. 그러니 그 사람이 진정으로 열정을 쏟은 분야와, 그 사람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탁월한 재능을 지닌 분야가 이처럼 엇갈릴 수도 있다는 좋은 예증이 바로 작가 코난 도일의 케이스인 셈입니다.

등장 인물 중 가장 눈에 두드러지는 역은 물론 챌린저 박사입니다. 이름을 이리 노골적 느낌으로 지은 것도, 코난 도일 특유의 풍자와 유머 정신이 깃든 소산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제가 지지난 주 리뷰에서도 말했지만, 찰스 오거스터스 밀버튼 역시 도일 당대에 현존했던 인물을 염두에 두고 고안된 캐릭터일 가능성이 크듯, 이 챌린저 박사 역시 순수 창작의 산물이라고 보기엔 너무 생생하게 독자에게 다가옵니다. 짧은 팔다리에 상시 홍조를 띠는 안색, 큰 목소리, 격한 성격, ...그를 처음 보는 순간 정글의 고릴라가 옷을 입고 앉은 줄 알았다는 묘사는, 소년 시절 처음 읽은 이래 언제나 저를 큰 소리로 웃게 만듭니다.

소년판으로 각색, 편집된 버전에서는 대개 저 장면에서 시작을 잡습니다만, 이 영문판 원작은 (당연한 일이지만) 주인공과 그 약혼녀, 둘의 주변을 둘러싼 정황을 상세하게 설정하고 데서 소설의 발단을 꾸리고 있습니다. 성인들이 읽고 즐길 수 있는 여지는, 그러므로 "공룡이다! 공룡이 나타났다!" 같은 기현상, 초자연물로부터 얻는 재미를 넘어서, 그 시대의 사회상 단면을 선명하고 날카롭게 파악할 수 있는 데에도 뚜렷하게 존재합니다. 문장은 19세기물치고는 무난히 넘어가는 편이나, 어휘실력에 자신 없는 분은 자주 사전을 찾을 각오를 해야 할 것 같네요. 다들 아시는 바지만 기막힌 반전이 있으니까, 끝까지 긴장 놓지 마시고 읽어 보시길 권해 드립니다. 오늘날까지도 보편적으로 대중이 공감할 수 있는 마무리입니다.

v*****7 2016.03.24.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