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점에서 이 책을 처음 보았을 때 내가 어릴 적부터 사랑하던 책인 '쥐'에 필적한다고 칭찬을 무지무지 많이 적어놓았기에 덥썩 사버렸다. 사실 비닐로 싸여있는 책은 잘 사지 않는다. 내용을 내 눈으로 확인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빨간 표지의 가운데에 자리잡고 있는 소녀가 나를 놓지 않았다. 난 중동에 있는 나라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 바가 없다. 지난 몇년간 집중 조명되어 책도 많이 나오고 방송에서 다큐를 여러 제작해 내보내고 있지만 전혀 전혀 전혀 관심이 없었다. 그렇지만 이 책을 읽고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이슬람 혁명이라느니, 시아파니... 분명 신문이나 교과서에서 보았다면 그저 아무생각 없이 외우고 아니면 그냥 그런 일이 있나보다 하고 넘어갔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 만화를 읽고 알게 되었다. 내가 알고 있는 것들은 껍데기에 불과하다는 것. '쥐'처럼 마르잔(작가)도 직접 자신이 태어나서 자라면서 겪은 것들을 적고 있다. '쥐'를 읽으면서 내가 제 2차 세계대전을 다른 시각으로 보게 된 것처럼 이 책을 통해 이란의 이슬람 혁명기가 어땠는지 다른 시각으로 보게되었다. 어떤 사람들이 가장 돼지처럼 잘 먹고 잘 살았는지.. 어떤 사람들이 이슬람 혁명기에 희생되었는지.. 또 어떤 사람들이 살아남을수있었는지.. 1권을 읽고나면 2권을 읽고 싶어 발을 동동 굴릴 것이다. 내가 지금 그러고 있으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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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다고 하기엔 너무가 가슴 절절한 이야기였습니다. 자유없는 사회는 끔찍합니다.
외세를 등에 업고 있는 독재자에게 국민은 없습니다. 원칙도 없는 근본주의자들은 그들의 주장이 어디서 시작되어 온 것인지 무엇을 위한 것인지 알지 못합니다. 그저 추종하여 안전지대에 머물고 싶을 뿐이지요. 그들에게 숨통이 막혀있는 사회, 어느새 곁을 떠나버린''자유''. 그러나 체제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건강한 정신으로 가까이 살아있어 다행입니다. 그들은 자기의 일신을 위하는 게 아니라 자유의 수호자이니까요.
마지막 장면...아, 어서 2편을 읽고 싶습니다. [인상깊은구절] 할머니가 외국으로 떠날 수 밖에 없는 작가에게 떠나기 전날 함께 자면서 한 이야기입니다. "세상엔 상대를 비꼬고 복수하는 것 만큼 나쁜 건 없어. 언제나 네 존엄성을 잃지 말고 자기 자신에게 진실해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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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2권의 번역을 열심히 기다리는 책도 별로 없다. 왜 2권이 안 나오는 것일까? 번역이 어려울까? 출판사가 힘든 걸까?
20세기 말 이란의 현대사를 소녀의 눈으로 그린 이 만화는 정말 [쥐]에 필적할 만한다. 어지럽고 힘든 시대를 관통하는 순진할 정도로 사랑스러운 소녀의 눈은 뭐라 말할 수 없이 감동적이다.
마지막 부분에... 할머니가 주인공에 하는 말 "자기 자신에게 진실해라." 가장 어려우면서도 가슴을 치는 말이다.
나는 나 자신에게 진실한가?
여튼... 모든 걸 차치하고.. 빨리 2권을 내달라구요!! ㅠ.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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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과 저항,전쟁과 광신의 억압, 사회적 편견과 차별이 공공연히 자행되고 있는 현실을 몸으로 겪으며 살아가는 이란 여성이 자신의 정체성을 고통스럽게 찾아가는 모습을 그려낸 수작이다.작년 타임지 선정 영화 베스트 10선에 들었던 <페르세폴리스>의 원작으로 흑백 대비로만 그려진 강렬한 톤의 그림이 어딘지 북한의 투박한 구호들을 연상케 해서 안 본 책이었다.그런데 읽어 보니 전적으로 잘못된 편견이었다.내용이 상상외로 너무 세련되고 공감이 가는 것이었기 때문이다.읽으면서 이슬람 문화의 저력에 대해 되돌아 보는 계기가 되었는데,세계 4대 문명의 발상지여서 그런가 사고의 폭이나 비판적인 지성이라는 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할만큼 탁월하지 않는가 싶었다.누가 이들을 무지하다고 하리요.폭정과 억압 때문에 그들의 재능이 잠시 가려져 있는 것일뿐 그 먹구름이 걷히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도 되는 상황이 되면 그들이 세계의 문화계를 주도하는 세력이 될지도 모른다는생각이 잠시 들었다.그만큼 참신했다.어디선가 본 듯한 이야기들의 짜집기가 아닌 생생한 자신의 이야기 였으니까.자신의 올곧은 생각만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그것도 이렇게 쉽고 매력적으로 풀어 낸다는 것은 결코 흔한 것이 아니다.마르잔 사트라피,어쩌면 그녀는 이란이라는 곳에서 보면 특출난 이단아에 지나지 않을런지는 모르겠지만,적어도 이런 이단아를 키울 정도의 토양이 되는 문화라면 그건 무시못할 지적 전통이 아니겠는가 한다.
마르잔 사트라피 본인의 어린 시절부터 24살 때까지의 여정을 그린 것이다.어릴때부터 정권에 투쟁하는 부모의 모습에 동화되던 그녀는 사춘기의 반항이 심해지던 14살때 유럽으로 보내진다.이란의 교육 풍토에 적응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한 부모의 배려로...하지만 자유롭기만 할 줄 알았던 유럽에서의 생활은 그녀에게 외로움과 방황,지독한 가난만을 안겨준다.결국 향수병을 이기지 못해 고국으로 돌아 온 그녀가 결혼을 하고 이혼을 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의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들이 군더더기 없이 매력적으로 그려지고 있었다.전쟁과 혼란스런 정치 상황속에서 살았던 사람이라 자유와 평등을 향한 정치적인 이슈에 대한 고민들과 이란에서 여성으로 산다는 것의 중압감 때문에 자동적으로 페미니스트적인 시선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이 책을 보다 보니 페미니스트야말로 여성이 인간답게 살기 위한 몸부림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우리가 원하는 것은 인간답게 사는것,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니 말이다.그것은 타협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지 않는가?
특히 이 책에서 감동적이었던 것은 마르잔의 부모와 할머니였다.어리고 미성숙하며 설 익은 마르잔의 시선을 바로 잡아주고,그녀의 실수를 언제나 따뜻한 사랑으로 지지해주는 그들의 모습이 흐믓하기도 했지만 배울 점이 너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깊고 넓은 사람으로 키워 내는 것은 비단 그 아이의 재능만으로 부족하다는걸 그들을 보면서 깨달았다. 아마 그들의 연륜과 사랑의 깊이야말로 이런 책을 가능케 한 배후의 원동력이 아니겠는가 한다.여성분들에게 꼭 읽어 보시라고 권해 드리고 싶다.특히 딸을 가지신 부모님들이라면 더욱 더...자식의 자유와 행복이 현명한 부모에게서 나온다는 점에서 보자면,훌륭한 윗 어른에게서 한 수 배우는 것이야 말로 언제나 두 손 벌려 환영해야 할 일이니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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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받아 읽게 된 <페르세폴리스>. 연작은 짧게 나뉘어 있어도 괜히 부담스러워서 시도하지 않는데, 한 권만 읽어도 무방할 거라는 추천해주신 분의 코멘트에 예외적인 연작 독서를 시작했다. 이란 여성이 자신의 삶을 그린 이야기라고만 간단한 설명을 듣고 호기심을 가진 후, 표지 뒷 면에 슈피겔만의 <쥐>에 견준 메시지를 읽고 일독을 결심한 <페르세폴리스>. 그래픽 노블 순위에도 늘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던 이 책은 2007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며 칸 등 세계적 영화제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내가 들은 설명대로 마르잔 사트라피라는 이란 여성의 삶이 그려진 책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80년대 이후 이란의 정세를 이란 국민의 정서로 담아낸 책이라는 데 더 깊은 의미가 있는 것 같다.
흑백의 심플한 선으로 그려진 이 책은 내용도 그림체와 아주 닮아있다. 검은 베일과 검은 커튼, 암흑 같은 지하실과 죽음의 그림자. 어린 마르잔 사트라피의 단순한 사고방식과 단순해서 더 거대하게 느껴지는 공포. 흑백과 간단한 선들이 보여주는 이미지는 내용을 더욱 부각시키고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것 같다. 저자가 서문에서 밝히듯 이 책은 이란이 뉴스에서 보도되는 극단주의자들의 행동만으로 그려지는 데 우려하며 탄생했다. 이란이 보수와 개혁 사이에서 왜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자유와 거리가 있는 모습으로 살아오고 있는지, 그 역사적 배경을 개인의 시각으로 훑을 수 있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맹랑한 부잣집 외동딸로 살았던 마르잔 사트라피의 목소리는 아주 힘있고 재치있어, 한 나라의 슬픈 역사임에도 흥미를 잃지 않고 읽어나갈 수 있다.
마르잔 사트라피의 집안은 서구 세력에 강제로 밀려나긴 했지만 외증조할아버지가 왕자였던 집안이었고, 그만큼 정부에 대항해 개혁을 일으키고자 하는 진보적 정치색을 지니고 있었다. 그녀의 가족과 이웃들은 국가와 가족의 자유를 위해 정의를 외치던 사람들이었다. 그들에게 교육 받은 그녀는 뚜렷한 정치적 소신을 갖고 자랄 수 있게 됐다. 부유층이었기 때문에 그녀의 고통은 다른 이들에 비해 적었던 것일 수 있다. 하지만 남들보다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긴 했어도, 그건 어디까지나 피할 수 있는 것들에 한해서였다. 전쟁의 위험은 사회경제적 계급을 가려가며 닥치지 않았으니 말이다. 부유함의 힘은 그래도 그녀를 청소년기를 유럽에서 보낼 수 있게 해주었는데, 이 첫 번째 책에서는 오스트리아를 향해 홀로 떠나던 열 네살 까지의 날들이 기록되어 있다.
자신이 누리는 것에 대한 부끄러움을 갖고 있기도 했고 가난한 아이들에게 닥치는 일에 대한 공포를 적잖이 이해하고 있었던 것 같기는 하지만, 부잣집 외동딸로서 살았던 그녀의 삶이 아주 곱게 보이지만은 않는다. 부유한 것이 그녀의 잘못도 아니고, 사실 부유하다는 게 누군가의 죄가 될만한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아마 그녀 자신도 평생 그런 시선을 느끼기도 했을 것이고, 스스로도 상당히 자각하고 살아왔을 것 같다. 이런 작품을 완성해 자신의 민족과 국가에 대한 연민 어린 메시지를 담아내는 일은 그런 자각 없이 하지 못했을 테니까.
이란은 여전히 불안하다. 하지만 마르잔 사트라피의 가족과 이웃들이 그랬듯, 그녀 자신도 그랬듯, 이란 국민들의 자유를 향한 외침은 끊이지 않고 있다. 불과 몇 주 전에도 런던에서 활동하는 이란의 저널리스트가 실행한 '나의 은밀한 자유'라는 페이스북 캠페인을 통해, 이란의 여성들이 페이스북 사진에서만이라도 히잡을 벗어던지며 정권에 대항했다. 이를 규탄하는 시위가 이란 내에서 일기도 했다지만, 캠페인 페이지에는 테헤란에 거주하는 한 여성이 이런 메시지를 남겨두었다고 한다. "나의 자유는 언제나 두려움을 동반했다." 대한민국의 국민에게도 여전히 자유는 가깝게 느껴지는 말이 아닌만큼, 자유는 많은 희생이 따르며 갖기도 유지하기도 어려운 것이기는 하다. 하지만 이란 국민들의 자유가 지금보다는 더 주어져 자유를 향한 인류의 꿈에 희망을 주면 좋겠다. 나는 이란이라는 한 나라가 소수의 극단주의자들이 벌이는 잘못된 행동으로 판단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또한 이란인들이 그들의 자유를 지키려다가 감옥 속에서 죽지 않기를, 이라크와 전쟁으로 목숨을 잃지 않기를, 온갖 억압 속에서 고통받지 않기를 소망한다. (5쪽)
용서는 해도, 잊어서는 안 된다. (5쪽)
난 교육받은 자유로운 여성이 되고 싶었다. 만약 지식을 추구하는 게 암을 유발한대도, 차라리 그게 나아 보였다. (79쪽)
사이렌이 울린다는 것은 우리가 종말을 맞을지 아닐지를 아는 데 3분이 걸린다는 것을 의미했다. (142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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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끝난 아시안 컵과 같은 축구 경기, 그리고 고대사를 볼 때의 페르시아 제국, 이란-이라크 전쟁. 이란이라는 나라를 말할 때 떠올릴 수 있는 것은 이 정도이다. 호메이니 정도가 어렴풋이 생각날 뿐, 아랍 국가들 사이에서 아랍 인종이 아닌 채 독자적인 문화와 전통을 가지고 있는 섬과 같은 나라인 이란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거의 없다. 그저 다른 중동 국가와 마찬가지의 이미지일 뿐.
그 이란에서 태어나 소녀 시절을 보내다가 프랑스에서 살았다는 저자 마르잔 사트라피.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된 이 책을 드디어 만나다. 그리고 누누이 들어왔던 이 책에 대한 평판이 헛된 것이 아님을 확인했다.
뛰어난 고대 문명으로 패권을 장악했던, 찬란했던 페르시아 제국의 역사는 현대에서는 간 곳이 없고 이란은 중동 지역에서 약소국의 지위에 머무르고 있었다. 하지만 안정적인 석유의 공급을 꾀한 미국의 지원을 받은 레자 샤가 왕위에 오르고 무능한 그와 그의 아들은 국가의 부를 탕진해갔다. 그리고 호메이니의 이슬람 혁명을 통하여 근본주의자 세력이 정권을 잡게 되는데 이는 이란 국민들에게 또 다른 시련의 시작일 뿐이었다. 샤의 전제적 통치와는 또 다른, 이슬람 근본주의에 의거한, 종교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인권에 대한 탄압적 수준의 통제는 많은 이란 국민에게 자유의 억압을 가져왔었던 것이다.
사트라피의 부모와 친척들은 이러한 굴곡진 이란 현대사에서, 부를 가지고 있음에도 또렷한 사회 의식을 소유하며 국민의 자유와 국가의 민주화를 위해서 어떤 행동이 필요한 지를 깨치고 있었던 뛰어난 사람들이었다. 이슬람 국가에서 여자로 태어난 사트라피는 어찌 보면 많은 제약을 받을 수 있었던 상황에서 이들에게 자주적인 교육을 받으며 성장한다.
그리하여 종교를 대하며 신과 진지하게 대화도 나눠보고, 때로는 펑크에 빠져 틴에이지 다운 면모를 보이기도 하고, 사회의적 사상을 받아 들여 사회 계급과 빈부 격차에 대해 고민하기도 하며, 때로는 이 모든 것들을 과시적으로 받아들이는 나이에 맞는 행동을 하기도 하는 스스로 자기 주체적인 생각을 많이 하며, 사트라피는 자랐다.
그러나 조금 더 자랐을 때 갑자기 모든 것을 바꾸어 버린 근본주의 정책과 곧이어 발생한 이란-이라크 전쟁으로 어린 소녀가 감당하기에 너무나도 큰 사건과 모습이 펼쳐진다. 많은 죽음과 부조리를 사춘기에 경험한 그녀는 자기 주체성과 정체성에 큰 혼란을 가질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녀의 부모는 결국 그녀를 외국으로 보낼 수 밖에 없었다.
이란인이 아닌 한, 여성이 아닌 한, 투사의 집안에서 태어나지 않은 한, 그녀의 경험은 일반적이지 않다. 그렇지만 그녀가 그려낸 감성들은 묘하게 보편성을 띄고 있다. 죽음과 분노와 열의와 같은 보편적 감정들을 극한 상황에서 표출해 내며 성장해 가는 사트라피의 모습은, 그러한 감정과 각성을 얻게 되는 계기는 다를 지라도 점차 성인이 되어 가는 청소년의 모습을 보여준다. 다만, 그 상황이 너무나 거대했기에 그녀는 또래보다 빨리 그리고 깊게 자의식을 가지게 되었던 것.
무척 감동적이다. 역사의 흐름에서 뚜렷하게 자의식을 획득하여 가는 성장통의 모습은 비슷한 성장통을 겪었던 우리 나라의 어머니 아버지의 역사를 떠올리게 하면서 한국 사람에게도 던져주는 의미가 커 보인다.
차근차근 되씹어 보아야 할 책으로 서가에 소중히 꽂아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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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에 만난 최고의 책이다. 이란 사람 마르잔 사트라피 (마르지)의 자전적 이야기가 담긴 무겁고 심각한 만화다. 이 만화를 알기 전, 나는 ‘이란’이 ‘석유가 나는 나라’라는 것과 여자들이 예쁘다는 것, 여자들이 베일을 쓰고 다니는 이슬람 국가라는 단편적인 사실 외에는 아는 것이 없었다. 오해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이란에 거의 무지했었다고 할 수 있다. 작가 마르잔 사트라피는 이란을 잘 모르는 나 같은 사람들을 위해 이 책을 썼다고 말한다. 그리고 정말 그녀의 이야기는 이란에 대한 나의 생각을 변화시켰고, 이란에 대해 무지했던 나를 부끄럽게 만들었다. 이란의 피비린내 나는 역사와 이라크와의 전쟁, 이란 내부에서의 이념 갈등, 이슬람 혁명 등 이란 내부의 이야기와 유럽으로 유학간 마르지의 이방인으로서의 고독, 문화 갈등, 인종 차별 등의 내용이 강렬한 흑백의 이미지로 담겨 있다. 시사 만화라는 장르가 가진 자칫 딱딱할 수 있는 부분이 개성 있는 그림체로 잘 다듬어져 있다. 읽는 도중 우리나라의 근대사가 생각나서 마음 한 켠이 씁쓸해 지긴 했지만 이 책을 읽는 시간이 나를 성장시켜 주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였다. 정말 강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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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네티즌을 상대로 우리나라를 홍보하는 ‘반크’라는 단체가 있다. 사이버외교사절단이라 부를 정도로 크고 작은 문제들에 있어서 한국을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는 이 단체의 시작은 한 청년이 외국친구와 주고받은 편지에서 비롯되었다. 한 청년이 외국친구와 편지를 주고받게 되었는데 외국친구가 한국에 대해 잘못 알고 있었고, 한국에 대해 알고 싶어 했으며, 직접 한국을 방문하고 싶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이다. 청년은 이때부터 인터넷을 통해 한국을 알리는 일을 시작하였다. 인터넷의 발달에도 불구하고, 한 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제대로 알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상대 국가에 대한 선입견이 존재하는 경우가 많으며, 문화는 상대적이라는 것을 이해하지 않고 자국의 시선에 의해 정보를 선별하고 판단하는 일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미국이나 유럽 국가들의 인식은 은연중에 오리엔탈리즘적인 사고를 드러내기도 한다. 서양과 동양이라는 이분법적 사고, 물질문명이 발달한 그들의 문화가 더 우월하다는 인식 등이 바로 그것이다. 특히 중동이라 불리는 서남아시아 지역에 대한 편견은 더욱 심하다. 여기에는 기독교와 이슬람의 반목이 크게 한몫 하고 있다. <페르세폴리스>(새만화책, 2005년)는 잘못 알려진 이란의 문화와 역사를 제대로 알리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쓴 책이다. 책을 쓴, 아니 글을 쓰고 이를 만화로 그려낸 마르잔 사트라피는 오스트리아 유학 시절 이란에 대한 이미지가 왜곡되고, 편견으로 가득 차 있는 것을 직접 목격하게 된다. 그래서 그에게 <페르세폴리스>를 펴내는 일은 아주 중요한 일이 되었다. 그는 이란을 바라보는 외부의 시선이 이란의 소수 극단주의자들이 벌이는 행동으로 판단되지 않기를 바랐다. 그리고 이란인들이 자유를 지키기 위해 감옥에서 죽지 않기를, 이라크와의 전쟁으로 인해 목숨을 잃지 않기를, 온갖 억압 속에서 고통을 받지 않기를 서문에서 강하게 밝히고 있다. 이란에서의 어린 시절을 담고 있는 1권은 혼란과 전쟁으로 급변하는 이란의 사회를 어린 저자의 시선으로 그려내고 있다. 샤 정권의 몰락과 이슬람 근본주의를 앞세운 이슬람 혁명, 그리고 연이어 발발한 이라크와의 전쟁 등 계속되는 격랑의 파고 속에서 마르크스주의자이자 이란 왕조의 위대한 후손인 저자는 진보적인 사고를 지닌 부모로부터 올바로 사유하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 그러나 저자의 어린 시선으로는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들도 많다. 만화 속에 가미된 작가의 상상력은 그래서 순수하고, 인간이 살아가는 목적에 대해 생각하게끔 만든다. 이슬람 근본주의에 대해 갖는 의문들, 이라크와의 전쟁이 이란인들의 삶에 끼치는 영향들은 솔직담백하다. 이란이 선택한 길들에 대한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서도 아니고, 외부에 더 좋은 모습으로 보이기 위한 꾸밈도 아니다.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주길 바라는 마음뿐이다. <페르세폴리스>라는 만화를 읽게 되면 그동안 몰랐던 이란에 대해 가감할 것 없는 역사적 진실들에 접근할 수 있다. 그들도 우리처럼 전쟁과 폭압과 억압을 싫어한다는 사실을 떠올리자. 단지 그곳엔 수천 년을 내려온 삶의 방식이 존재할 뿐이다. 소수의 과격한 정치적 방식으로 인해 이란 전체를 매도하여 인식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페르세폴리스>를 통해 이란에서의 삶이 어떠했는지를 이해한다면 그동안 덧씌워졌던 우리 안의 오리엔탈리즘적 사고를 많이 떨쳐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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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면서 "이란"이라는 나라에 대해서 생각할 기회가 몇 번이나 있을까요? 아마 우리나라의 평범한 사람 대부분은 한 번도 그런 기회를 갖지 못할 것입니다. 저는 고등학교에서는 이과를 선택했기에 중학교에서 마지막으로 세계사를 배웠었는데, 다시 생각해보면 "세계사"라는 과목은 놀라울 정도로 몇몇 나라의 역사만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세계지도를 대충 보기만 해도 어마어마하게 큰 면적을 차지한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남미, 아프리카, 중동 지역에 대해서 저는 정말 아는 것이 없습니다. 그 중 제가 이란에 대해서 아는 것이라곤 수도가 테헤란이라는 것, 이슬람교를 믿는 나라라는 것, 그리고 석유를 많이 생산하는 나라라는 것 정도입니다. 제가 이번에 읽은 『페르세폴리스』라는 책은 그래픽노블로 분류되는데요, 우리가 전혀 몰랐던 나라 이란에 대해서 알 수 있는 책입니다. 영화로도 만들어져 널리 알려졌고 작년 말에는 10년만에 우리나라에서 재개봉했는데, 아쉽게도 당시에는 이 작품을 몰랐기 때문에 극장에서 보지는 못했습니다. 우연히 알게 된 이 영화에 대한 평이 좋아서 보려고 구입했는데 원작이 있다고 하기에 원작을 먼저 읽게 되었죠. 아쉽게도 2005년에 출간된 국내 번역서는 현재 절판되어서, 저는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습니다. 이 책의 저자 마르잔 사트라피는 이란에서 태어나 테헤란에서 자랐고, 14살에 오스트리아 빈으로 떠나 청소년기를 보냈습니다. 소설가, 일러스트레이터, 영화 감독 등 다양한 직업으로 성공을 거둔 다재다능한 사람인데요, 오스트리아 유학 시절 이란에 대한 왜곡되고 편견으로 가득찬 이미지를 목격한 후 이를 바로잡고자 『페르세폴리스』를 펴냈다고 합니다. 저자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페르세폴리스』 1권은 저자가 오스트리아로 떠나기 전까지 이란에서 겪은 다양한 일들을 어린아이의 시선으로 그려내는데, 1권을 통해 샤 정권의 등장과 몰락, 이슬람 혁명과 그로 인한 사회적 변화, 뒤이은 이라크 전쟁 등 이란의 역사를 알 수 있었습니다. 주인공 마르지는 이슬람 혁명으로 인해 남녀 공학 학교에서 만났던 친구들과 헤어져야 했고, 학교에서 베일을 써야 했고, 부모님이 데모에 나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가족과 이웃들은 감옥에 가기도 했고 고문을 받다가 처형당하기도 했죠. 이어서 시작된 이라크와의 전쟁은 어린 남자아이들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을 죽음으로 내몰았고 또 많은 사람들이 이별을 경험하게 했습니다. 결국 마르지의 부모님은 딸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마르지를 오스트리아로 보내기로 합니다. 마르지는 앞으로 부모님을 다시 만나지 못할 것임을 직감하면서 오스트리아로 떠나게 되죠. ![]()
![]() 『페르세폴리스』 1권을 통해 저는 혁명과 전쟁의 잔인함, 이로 인해 평범한 사람들이 겪는 삶의 고통 등을 알 수 있었지만, 또 이 책은 어린아이의 시선으로 그려져 있기에 다른 부분도 볼 수 있었습니다. 마르지는 어려서부터 부모님과 가족들, 주변 이웃과 친구들의 영향을 받으며 혁명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쌓아가고, 자신이 태어났을 때 고작 10살이었음에도 그때부터 자신을 돌봐야 했던 가정부 메흐리를 통해 사회 계급의 차이에 대해 몸소 깨닫고, 감옥에서 9년을 보낸 아누쉬 삼촌을 영웅이라고 생각하며 자랑스러워 합니다. 마르지의 학교 친구들은 사바크(샤 정권 당시 비밀 경찰)의 아들 라민을 괴롭히는데("그 애 아빠가 백만 명이나 죽였대요!"라고 하면서요), 라민은 "아빠는 살인자가 아니야! 아빤 공산주의자를 죽인 거야. 공산주의자들은 악마라구."라고 말하죠. 이렇듯 이 책은 고작 열 살 남짓한 아이들이 혁명과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어떤 식으로 어른들의 생각을 흡수하며 자신의 생각을 만들어 나가는지도 보여주었습니다. 이란의 역사를 알기 위해 줄글로 가득한 두꺼운 책을 읽어야 했다면, 아마 저는 몇십 페이지도 넘기지 못하고 포기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만화라는 형식, 어른이 아닌 아이의 시선, 곳곳에서 드러나는 유머 덕분에 『페르세폴리스』는 이란의 역사와 그 안에서 살아간 사람들의 삶에 대해서 독자들이 웃고 슬퍼하고 공감하며 알 수 있게 해 줍니다. 2권은 이미 대출중이어서 아직 읽지 못했는데요, 마르지가 오스트리아에 가서는 또 무슨 일들을 경험하며 어떻게 성장할지 궁금합니다. 정말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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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잔 사트라피의『자두 치킨』(휴머니스트, 2012년)을 보고 열광했다. 가까운 사람들한테 추천을 하고 몇 명의 벗한테는 직접 사서 선물했다. 『페르세폴리스』는 사트라피의 자전적 만화책이다. 작가는 1969년 이란의 라쉬트에서 태어나 14살까지 테헤란에서 자랐다. 그 시기 이란은 모하마드 레자 팔레비(보통 ‘샤’라고 불렀다.)가 왕으로 통치를 했고, 1979년에는 이슬람 혁명이 일어났다. 혁명이 민주화를 뜻하는 것은 아니었다. 외려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이 독재를 하는 시기가 된다. 사트라피는 부모의 도움으로 이란을 떠나게 되는데 그때까지의 경험을 살려 『페르세폴리스 1』에 그려냈다.
사트라피는 이란을 떠나 스위스에 머물며 일러스트레이션을 공부하고, 다시 프랑스로 옮겨 파리에 살면서 『페르세폴리스』를 작업했다. ‘르세폴리스’로 미국의 대표적인 만화상인 하비상(Harvey Awards)과 전미 도서 협회가 수여하는 알렉스 상(Alex Awards), 앙굴렘 국제만화페스티벌이 수여하는 알프-아르상(Prix Alph-Art) 등을 수상했다. 책 제목 ‘페르세폴리스’는 ‘페르시아의 옛 도시’를 뜻한다. 이란은 1935년 국호를 이란으로 정하기 전까지 오랜 세월 동안 페르시아라고 불렀다. 자신과 자신의 조국이었던 이란에 대한 실제 모습을 세계인에게 알리고 싶어 작업했다고 한다.
이야기는 10살 때 ‘나’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베일을 쓰고 있는 소녀다. 한 해 전인 1979년에 이슬람 혁명이 일어났고, 이듬해인 1980년부터 학교에서 베일을 써야 한다는 명령이 내려졌다. 아이들은 베일을 쓰기 싫어한다. 너무 불편하고 써야 할 까닭 또한 몰랐다. 게다가 지난해까지만 해도 주인공은 비종교적인 프랑스계 학교에 다녔다. 그곳은 남녀 공학이었다. 그러나 1980년이 되어 모든 외국계 학교는 문을 닫는다. 그 학교들은 자본주의의 상징이며 타락의 상징이라고 했다. 그렇게 주인공은 베일을 뒤집어쓰고 친구들과 헤어졌다. 왕정 때보다 훨씬 가혹한 시절의 출발이었다.
가정은 매우 현대적이고 진보적이었다. 신앙 속에서 자라났다. 6살 때부터 마르잔은 스스로를 최후의 선지자라고 믿었다. 앞선 선지자들처럼 경전을 만들기도 한다. 이를테면 “모든 사람이 차를 가져야 한다.”(아빠가 캐딜락을 타고 다녔다.), “모든 가정부들은 주인과 한 테이블에서 식사해야 한다.”(우리 가정부는 우리와 함께 식사할 수 없었다.), “어떤 노인도 아파서는 안 된다.”(할머니의 무릎이 오랫동안 아팠다.) 같은 계명이 들어 있다. 그러나 이 천진난만하고 영리하며 거침없는 생각을 가진 소녀는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이 판치는 세상에서 점차 어려움을 겪는다. 이를테면 학교 선생님이 수업 시간에 이슬람 혁명이 일어난 뒤 정치 사범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을 하자 손을 들어 말한다.
- 마르잔 : 선생님! 제 삼촌은 샤 때는 감옥에 갔었는데, 이슬람 정권 때는 사형을 언도받았어요. 우리가 정치범이 없다고 하셨지만, 사실 샤 때는 3,000명이었던 게 현 정권에서는 300,000명이나 된다고요. 어떻게 그런 거짓말을 할 수가 있어요? - 아이들 : 짝! 짝! 짝! 짝! 짝! 짝! 짝! 짝! - 선생님 : 사트라피, 너!
당연히 그날 저녁 아빠는 전화를 받았다.
이슬람 혁명이 일어난 뒤 삭방된 삼촌은 마르잔의 영웅이었다. 그이는 18살 때 이미 지역의 독립을 외칠 만큼 조숙하고 선진적이었다. 작은 공화국의 법무장관이 되었을 때는, 법과 정의는 민주주의의 기본이고, 법의 눈으로 봤을 때 모든 사람은 동등하다는 믿음으로 일했다. 그러나 왕정은 그를 가만두지 않았고, 이슬람 혁명은 그에게 더욱 가혹했다. 마르잔의 삼촌에게만 해당되는 시련이 아니었다. 이라크와 전쟁을 하면서는 너나없이 더 많은 사람들이 고통 속에서 살아야 했다. 그리고 그것은 마르잔에게도 점점 구체로 다가왔다. 그리하여 부모님은 마르잔만이라도 그곳에서 피신시키려고 오스트리아로 떠나보낸다. 공항에서 엄마는 마르잔이 출국장으로 나가자 그만 쓰러지고 만다. 영영 헤어지는 것이라고 여기는 것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