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연히 '살인'을 하게 된 소년.. 아버지의 직업상 여기저기 돌아다녀야해서 속을 나눌 친구는 없지만 새로 입학한 사립고등학교에서스타가 되서, 금발머리 이쁜 소녀와 데이트라는 것도 하고 싶고.. 폼나게 스포츠카도 몰아보는 '행복'을 바라는 소년이었다.
이 나이엔 언제나 그렇듯, 아니 행복이라는 것 자체의 기준이 '스스로'에 있지 않고 언제나 '남들 보기에 그럴 듯 하게 보이는 것'에 달려 있기에.. 소년이 바라는 행복은 평범하기 짝이 없는 것이었다.
그러나 친구따라 간 파티에서, 남들보기에 그럴듯 해보이는 행복을 얻을 기회를 송두리째 잃어버린 소년은 죽기로 작정한다. 또래에게 인정받지 못할 바에야, 어쩌면 죽는 것이 더 편해보일 때가 아니던가? 그러나... 소년의 뜻대로 되지 못하고, 소년대신 남들 보기에 그럴듯해 보이는 행복대신 스스로에게 충실한 행복을 추구하던 소녀가 죽는다.
이런 아이러니는 소년도 당혹한다. 그렇지만 소녀의 엄마는 소년에게 부탁한다. 스스로를 구원하고, 소녀에게 용서를 구할 시간을, 소년이 갖을 수 있도록 미국을 여행하며 미대륙 사방에 소녀를 기리는 바람개비를 만들기를 부탁한다.
소년을 여행을 떠난다. 자신을 둘러싼 방어벽을 허물고, 세상앞에 홀로 오롯이 던저져 세상을 느끼며 성장하며 자신의 죄의 무게를 진심을 깨닫고, 스스로를 용서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된다.
그리고 소년이 만든, 바람개비는 소년처럼 인생의 벽에 다다른 사람들에게 그 벽을 허물고 전진할 수 있는 힘과 용기를 선물한다.
읽기도 편하고 메세지도 명확한 편이라, 누구에게나 쉽고 감동적으로 읽힐 책이다.
그러나 나는 이 책을 읽는 내내 머리 속에서 지우지 못한 사람은 잠모아 부인이었다. 바로 소년 '브랜트'의 사고로 목숨을 잃은 '리 잠모아'의 어머니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자신의 길을 올곳이 가는 18살의 딸을 둔 어머니. 그 딸이 어느 날 저녁, 음주 과속운전을 한 망나니 때문에 목숨을 잃었다. 상상할 수 있는 최악의 불행 앞에서.. 그녀는 담담히 분노를 내려 놓고 슬픔을 가라 앉혔다.
그리고 죽은 자신의 딸과 비슷한 또래의 소년에게 '기회'를 준다. 쉽게 되는 일은 아니다. 그리고 아무나 할 수 있는 일도 아니다. 원인을 탓하지 않고 결과를 받아드리는 일 그리고 결과를 분노하거나, 저주하지 않고 받아드리는 일..
나도 이런 어른이 되고 싶었다. 어지러운 감정을 맑게 정화시킬 수 있는 힘을 갖는 '진정한 어른'말이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아무리 노력해도 바꿀 수 없는 결과에.. 원인을 탓하기도 하고, 결과를 부정하며 애써 외면할 때도 있다. 살면서 '어쩔 수 없지' 하고 받아드리는 일은 왜 이렇게 힘이 드는 건지.. 그것이 패배를 의미하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나도 내 책상 앞에.. 바람개비 하나 만들어 놔야겠다. 그리고 원인을 탓하고 결과를 부정하고 싶을 때.. 바람개비를 보면서 '어쩔 수 없지'를 가슴이 새겨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싶다.
|
|
한순간 잘못된 나의 판단이 다른 사람에게 해를 입히게 된다면. 이미 후회해도 늦었다는것을 깨달았을때 혹은 내가 잠든 사이 이 모든것이 돌이킬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르렀다는것을 알게 되었을 때 어떻게 해야 할까. <바람을 만드는 소년>의 주인공 브렌트는 초대받지 않은 파티장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애에게 모욕적인 말을 듣는다. 그 곳에서 뛰쳐나와 자동차를 몰고 가면서 충동적으로 자살을 결심, 눈을 감아 버린다. 잠에서 깨어난 후 브렌트는 자신의 순간적인 실수가 또래 여자아이의 목숨을 앗아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제 18살이 된 리 잠모아가 그녀의 이름이다. 리의 어머니는 브렌트에게 다른 것은 바라지 않은 채 리를 닮은 바람개비를 미국의 각 끝 지역에 세워주기를 부탁한다. 리의 이름을 새겨서. 그 바람개비 들을 워싱턴과 캘리포니아, 플로리다와 메인 주, 이렇게 우리나라의 네 끝단에 세워주길 바란다. 리는 가고 없지만 전국 방방곡곡에서 그 애를 통해 사람들이 기쁨을 누리도록 말이야. 우리 애가 늘 간직했던 그 미소를 네가 직접 만드는 거야. 다른건 바라지 않는다. 내가 바라는 건 그것뿐이다. (p62) 자신의 잘못을 속죄할 수 있고 혼자 떠나는 여행에서 그동안의 일들을 정리할 수 있을거라 생각한 브렌트는 리의 어머니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버스를 타고 떠난다. 어린나이에 혼자 떠나는 여행은 낯설고 외로웠지만 여행길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대화하며 브렌트는 살아가는 방법을 조금씩 깨우친다. 자신이 생활하던 곳 말고도 더 넓은 세상이 있으며 다양한 사람과 밥식이 존재한다는 것도 알게 된다. 처음 바람개비를 만들 때에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당황했지만, 책의 그 전 주인이 달아 놓은 메모와 기록들을 보며 용기를 얻는다. 네 개의 팔을 만들고 리의 얼굴을 닮은 그림을 그려 그녀가 만드는 바람이 세상 곳곳으로 퍼져 나갈 수 있게 되길 바랐다. 그 바람이 사람들의 마음을 울렸는지 브렌트가 만들어 놓은 바람개비들을 보고 마음의 위로를 받는 사람들이 생긴다. 바람개비가 세워진 네 곳에서 그 영향을 받은 사람 네 명의 이야기도 들어있다. 소녀들이 사랑을 찾는 이야기, 거리의 청소부의 삶에 대한 이야기, 입양된 한국 아이의 이야기도 있다. 가장 마지막에는 죽음을 앞두고 있는 한 할머니와 그녀를 돌보는 여자아이의 이야기가 들어있는데 바람개비를 보며 죽음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려고 하는 모습이 마음에 와 닿았다. <바람을 만드는 소년>은 시련을 겪고 난 후 희망을 찾고 있는 사람들에게 선물이 될 만한 책이다. 최우수 청소년 소설로 선정된 만큼 청소년이 읽기에 부담없는 분량과 담백한 전개가 돋보인다. 브렌트가 더 많은 사람을 만나는 긴 여정이 그려지고, 바람개비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더 많았더라도 즐겁게 읽을 수 있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
인상깊은 구절우리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바람이 무슨 일을 할 수 있는지 좀 봐. 비록 보이지는 않지만 강력해. 우리들 생각처럼 말이야. 한 번의 생각은 쓸데없는 생각 같지. 다시 한 번 생각하면 인생에 소망이 생기는 법이야. 그리고 마음 속의 생각들을 밖으로 드러낼수록 좋아. 내가 대수 시험 때문에 바로 이 자리에서 상상요법을 해 봤는데 효과 만점이었어. 저 바람개비 덕분인 게 확실해. 저 바람개비가 모든 보이지 않는 힘을 상징하는 거야.
....................40쪽에서 우리가 행한 모든 일은- 선하든, 악하든, 무심하든 - 보이지 않는 곳으로 물결치듯 퍼져나간다. 후세에, 자신을 둘러싼 이야기는 어떤 모습으로 비춰질지 문득 궁금해졌다. .................103쪽에서
누구에게나 갑자기 일어나는 일이 있다. 나에게도 역시나 생각도 못했던 일들로 갑자기 모든 상황이 달리 보일수도 있었던 적이 있다. 브렌트처럼 말이다. 오늘아침만 해도 갑자기 무슨 얘기끝에 평화로운 분위기가 깨졌다. 간만에 일찍 일어나서 온 가족이 부지런한 하루를 보내다가 느닫없이 평화가 깨졌다. 물론 없던 일이 갑자기 생기는 것은 아니다. 나름대로 전초전이 있다. 그렇지만 그 전초전이 이렇게 되리라고 예상하지 못한경우가 있다. 정말 당황스러운 경우다. 아무생각없이 하는 말에 상대방은 충격을 받게 되는 것이다. 물론 아무생각없이는 아니고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겠지만 말이다. 바람개비가 바람이 있어서 돌아가고 하나가 돌아가기 시작하면 전체가 돌아가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예전에 우리 남편이 부정적인 말을 가끔 한 적이 있다. 그래서 나는 그러한 남편의 말을 긍정의 언어로 바꾸기를 항상 말했었다. 지금은 내가 더 그렇다. 요즘 우리 남편은 상상요법을 많이 사용한다. 나는 그렇지 못하다. 나도 상상요법을 사용할때가 된듯하다. 이 책의 브렌트도 갑자기 벌어진 일에 당황하게 된 것이다. 자신이 전혀 예기치 못했던 상황이 벌어지면 일순간 모든 일들이 정적과 함께 다른 장면으로 순간 바뀌어 버린다. 브렌트는 좋아하는 여자친구를 만날 욕심으로 친구와 함께 초대받지 못한 파티를 간다. 그 파티의 주체자는 자신의 의지대로 모든것들이 움직이길 바라는 학교에서도 그야말로 군림하는 그러한 친구이다. 그곳에서 브렌트는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아이에게 말을 걸었다가 더이상 자기에게 말도 걸지 말라며 큰소리로 화를 내게내게 되고 마침 파티의 주체자인 친구가 그 것을 보고 있다가 브렌트를 조롱하며 놀리게 된다. 순간적인 모욕에 브렌트는 돌아서서 차를 끌고 나온다. 화가나서 이성을 잃은 브렌트는 술을 마신 상태라 더더욱 격한상태에서 자살을 하려고 눈을 감고 차를 몰다가 자기 또래의 리라는 또래의 여자아이를 치어서 죽이게된다.
그러자 리의 엄마는 사죄하는 의미에서 브렌트에게 바람개비 네개를 만들어서 나라의 네끝에 걸어놓고 오라는 부탁을 하게된다. 리는 가고 없지만 전국 방방곡곡에서 리를 통해 사람들이 기쁨을 누리게 하고 싶다며 딸인 리의 미소를 닮은 바람개비를 만들어달라고 한다. 리의 할아버지가 예전에 목수였고 리에게 많은 나무로 된 장난감들을 만들어 주었는데 리를 닮은 여자아이를 그린 바람개비를 리는 제일 좋아했다고 한다. 그 바람개비를 지금까지 집 마당에 막대에 매달아 걸어두고 있는데 수년 동안 수백명의 사람들이 그걸 보고 발길을 멈추고 미소를 짓는다며 사람들에게 미소를 주던 리의 미소를 대신하여 그런 바람개비를 만들어달라고 한다.
그렇게 해서 만들게 된 바람개비는 바람개비를 만나는 많은 사람들에게 기쁨과 미소를 주게된다. 마치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바람은 불고 바람개비는 돌아가는 것처럼 말이다. 우리가 어떠한 행동을 할때 그 행동은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돌고 돌아서 나에게로 돌아온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보이지 않는 바람이 바람개비를 불게하듯이 말이다. 오늘 아침 우리집에서 깨어진 평화도 잠시후 진정이 되었다. 상대방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했던 부분을 서로가 이야기를 하고 풀었다. 한바탕 전쟁이 나긴 했지만 말이다. 바람에 의해 부는 바람개비처럼 아이들도 ㅇ우리로 인해 마음이 안좋을까봐 걱정이 되었다. 하여튼 아이들보다 어른이 더 문제인 우리집이다. 나에게 꼭 필요한 책이다.
|
|
바람을 만드는 소년
나는 책이라는 것은 지식전달과 감동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은 책은 책으로써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다. '바람을 만드는 소년'은 지식전달 보다는 감동이 있는 책이다. 책을 읽으면서 후반부에 안경 밑으로 흐르는 눈물을 나는 느낄 수 있었다.
'칼로 흥한 자는 칼로 망한다' 했다. 주인공의 실수로 자신의 딸이 하늘로 돌아갔음에도 불구하고 벌하기 보다는 세상을 돌아다니며 자신의 죄를 돌아볼 기회를 준 피해자 어머니의 선택이 탁월했다는 생각을 한다. 사랑을 전하면 흘러흘러 더 큰 사랑으로 돌아온다. 희망을 품게 한다면 점점 커져 희망의 풍선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지금 무엇을 전하고 있는가? 꿈을 주는가? 사랑을 주는가? 아니면 희망을 전하고 있는가? 결국 사람은 관계를 통해 사랑을 먹고 꿈을 꾸고 희망을 덧입어 살아가는 것이다.
많은 이야기 중에 죽음을 준비하는 할머니의 모습과 곁에서 지켜보는 손녀의 이야기는 내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내 눈은 내 허락도 없이 눈물꼭지를 틀어버렸다. 인생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갈지 모르지만 결국 누구나 피할 수 없는 죽음의 길에 올라 서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 사실을 잊으려고 혹은 부정하기 위해 발버둥을 치지만 사람의 힘으로는 그저 발버둥일 뿐이다. 할머니는 홀로코스트의 피해자이다. 웃음을 잃어버리게 만든 대학살에서 살아남은 생존자이다. 살아 있는 동안 잃어버린 웃음 보다 새로운 웃음 속에서 기쁘게 행복하게 살았지만 자신의 잃어버린 웃음을 잊지 않았다. 죽기 전 자신의 흔적들을 뒤돌아 본다. 남편이 선물해 준 옷과 구두, 금 브로치를 차고 어렸을 적 웃음으로 가득했던 거리를 둘러본다. 시원한 아이스크림을 먹었던 약국 앞을 바라본다. 그 눈길을 따라 손녀 역시 바라본다. 옆에서, 바로 옆에서 할머니의 모습을 보며 손녀는 과연 무엇을 느낄까?
꼭 글로 역사의 흐름이 전해지는 것은 아니다. 우리의 삶을 통해, 행동 하나하나를 통해, 나의 웃음과 너의 눈물로 역사가 흘러 가는 것이다. 지금 이렇게 짧은 글이 시대의 강물에 빗방울 한 방울조차 안되는 것이겠지만, 이런 빗방울들이 모여 사랑과 감동이 전해지는 것이라 생각한다. 주인공이 만든 바람개비처럼... |
|
어린 시절에 수수깡대로 바람개비를 만들어 본 기억이 있다. 우리는 팔랑개비라고 흔히 불렀었다. 가을이면 완성된 바람개비를 앞으로 쭉 내밀고선 골목을 뛰어다녔다. 온몸으로 바람을 맞으며, 혹은 가르며 돌아가던 바람개비.. 팽글팽글 돌아가는 바람개비를 보며 마음까지 가벼워지고 즐거워졌던 기억이 새록새록 되살아난다. 이처럼 바람개비와 소년이라는 단어에서 연상되듯이 이 책은 한 소년의 성장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초록표지와 손 안에 쏘옥 들어오는 작은 크기의 책이 산뜻하지만, 책 속의 내용은 쉽게 읽히기는 하나 그 내용까지 가벼운 것은 아니다. 마지막 페이지를 덮는 순간, 마음 안을 가득 채우는 느낌은 많은 생각을 불러일으킨다. 줄거리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허영기 있으며 자기중심적인 십 대 소년 브렌트는 새로 전학간 학교 친구의 파티에서 속으로 좋아했던 여자애에게 공개적으로 심한 모욕을 당한다. 분노와 모욕감으로 얼룩진 브렌트는 술기운을 빌어 차를 몰고 귀가하던 길에 자살을 시도하나, 오히려 뒤따르던 차속의 동양계 여학생 '리'만 죽이고 만다. 혼란스러운 감정속에 어쩔 줄 모르던 브렌트는 소년원 대신 리의 엄마를 만나 리가 생전에 좋아하던 바람개비를 미국의 네 귀퉁이에 세워달라는 부탁을 받고 속죄여행을 떠난다. 부모의 곁을 떠나 처음으로 홀로 여행을 하며 리의 모습이나 리의 이름을 새긴 바람개비를 만드는 과정속에서 브렌트는 자신이 리의 생명을 되돌릴 수는 없지만 그녀의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영혼이 바람개비를 통해 살아간다는 사실을 서서히 받아들인다. 또한 브렌트는 여행속에서 끊임없이 사색하고, 수많은 다양한 사람들과 부대끼면서 종래에서 자신이 선택한 세상에서 스스로의 자리를 찾아가는 놀라운 성장을 하게 된다. 한편, 브렌트가 만든 바람개비들은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며 서로 다른 네 사람의 삶에 잔잔한 기쁨과 깨달음을 선사한다. 메인 주에서는 무엇에든 신중하지만 지금껏 남자친구를 사귀어본 적이 없던 열다섯 살 소녀 '스테프'가 바람개비를 통해 남자 친구를 만나고, 마이애미에서는 삶에 지친 푸에르토리코인 거리 청소부가 바람개비를 보고 삶의 의미를 깨닫는다. 그리고 워싱턴 주에서는 한국에서 입양된 소년에게 사라 장같은 위대한 음악가를 기대하며 바이올린 연습을 강요하던 엄마가 바람개비를 통해 무슨 일이든 휴식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런가 하면 샌디에이고에서는 홀로코스트에서 살아남았지만 지금은 죽음을 눈앞에 둔 할머니를 돌보는 우울한 소녀가 할머니와 함께 바람개비를 보며 희망을 얻는다. “우리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바람이 무슨 일을 할 수 있는지 좀 봐. 비록 보이지는 않지만 강력해. 우리들 생각처럼 말이야. 한 번의 생각은 쓸데없는 생각 같지. 다시 한 번 생각하면 인생에 소망이 생기는 법이야.” (p40) "그 바람개비들은 우리나라의 네 끝단에 세워주길 바란다. 리는 가고 없지만 전국 방방곡곡에서 그 애를 통해 사람들이 기쁨을 누리도록 말이야, 우리 애가 늘 간직했던 그 미소를 네가 직접 만드는 거야."(p62) 우리가 행한 모든 일은 - 선하든, 악하든, 무심하든-보이지 않는 곳으로 물결치듯 퍼져나간다, 후세에, 자신을 둘러싼 이야기는 어떤 모습으로 비춰질지 문득 궁금해졌다.(p103) “……사람들은 매우 선해. 지나가는 모든 이들에게 기쁨을 주려고 저 바람개비를 만든 그 사람처럼 말이야. 사람들은 선해. 물론 독일인들도 그렇고. 나쁜 기억이 차오를 때면, 그 사실을 잊지 않으려고 여기 이 바람개비를 보러 오곤 했지. 바로 이것이, 다른 건 필요 없단다, 죽기 전에 내가 꼭 기억하고 싶은 거란다. 이게 할미가 너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란다. 너에게는 배움이 허락되지 않니. 할머니는 늙었다. 대신 나에게는 가르침이 허락될 테지.” (p163) 그의 마음 속에서는 자신이 만든 네 개의 바람개비가 하나의 거대한 작품이 되어 서로 맞물려 돌아가는 듯했다. 이 세상 역시 바람개비와 같다. 보이지 않게 연결된 무수한 부품들이 숨겨진 크랭크축과 연결봉들을 통해 행동에서 행동으로, 지구 이곳에서 저곳으로, 수 세기에 걸쳐 이어진다.(p191) 이렇게 소년이 만든 바람개비는 생각의 씨앗이 되기도 하고, 미래의 소망이 되기도 하며, 때로는 생명의 호흡이 되기도 하고, 소원을 날려 보내는 티벳의 깃발이 되기도 한다. 소년이 만든 바람개비는 이제 미국 전역뿐 만 아니라, 태평양을 건너 한국의 자그마한 도시에 살고 있는 나에게도 따뜻한 바람을 몰고 오는 것을 느낀다. 무의식속에 숨어있던 작은 상처까지도 치유하는 힘을. |
|
바람을 만드는 소년이라는 제목이 무척 흥미롭다. 판타지 같은 느낌을 자아내기도하지만 막상 읽어보니 판타지가 아닌 정말로 바람을 만드는 소년이었다. 개인적으로 책의 크기가 마음에 들었다. 어느 정도 작고 소장하기 편하게 되어있어서 지하철이라든가 밖에서 잠깐씩 읽기도 편하게 되어있다.
브렌트는 허영심으로 가득 찬 아이다. 파티에 가서 어떻게 자신을 꾸미고 멋진 모습을 보여줄까, 좋아하는 여자 친구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에 대해서만 이런 저런 생각을 한다. 그 또래의 사춘기 아이들이 그렇듯이 얼마나 멋지게 포장할 수 있을까 생각한다. 파티 장에 가서 뜻하지 않게 창피를 당한 브렌트는 홧김에 차를 타고 자살을 하려고 하지만 실제로는 한 여자아이를 죽이고 만다. 죽은 여자아이의 어머니는 브렌트에게 죗값을 치를 방법으로 미국의 네 귀퉁이에 죽은 '리'의 얼굴과 이름을 넣은 바람개비를 만들어 달라고 한다. 그렇게 브렌트는 여행을 떠나게 된다. 창피를 준 아이들에게 돌아가는 것보다 아무도 알아볼 수 없는 곳이 차라리 낫겠다는 심정으로. 브렌트의 부모님은 걱정이 앞서 호텔에서 머무를 것을 권유하고 안정적인 여행을 하길 원하지만 브렌트는 그렇게 한다면 자신의 여행이 아닌 부모님의 여행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거절한다.
브렌트는 자신만의 여행을 떠나면서 그 상황에 적응해 나가고 바람개비를 만든다. 그 과정에서 여행자나 현지인들을 만나고 이야기 해 나감으로써 자신을 다시 바라보게 되고 용기를 얻게 된다. 브렌트의 여행기 사이에 그 바람개비로 용기와 희망을 갖게 되는 사랑을 하려는 소녀, 거리의 청소부, 한국인 입양아, 죽음을 앞둔 할머니의 손녀, 네 사람의 이야기가 교차되어 나온다. 자신을 치유하고 용서할 수 있는 용기를 갖게 해 준 바람개비를 만들고 그 바람개비는 또 다른 누군가에게 다른 치유를 해 준다. 여행 도중 누군가에게 자신의 상처를 고백하고 위안을 받기도 한다.
브렌트는 혼자만의 여행과 누군가를 위한 바람개비를 만들면서 그동안 생각하지 못했던 작은 발견으로 소중함을 알게 된다. 내가 하는 작은 일이 누군가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 잊고 있었던 사소한 일의 거대함을 발견하고 감동받을 수도 있다. 이렇게 누군가의 치유과정을 지켜보니 나의 마음까지 치유된 느낌이다. |
|
자기중심적인 이 소설의 주인공 브렌트는 뜻하지 않게 여자 아이‘리’를 죽게 만든다. 보호관찰과 사회봉사를 선고받은 브렌트는 리의 어머니로부터 미국의 네 귀퉁이에 리를 닮은 바람개비를 세워 달라는 요청을 받고 그것을 받아들인다. 혼자 여행길에 오르며 바람개비를 만드는 동안 브렌트는 자신이 리의 생명을 되돌릴 수는 없지만 그녀의 영혼이 바람개비를 통해 계속 살아간다는 사실을 서서히 깨닫는다.
이 소설은 브렌트의 성장소설 이라는 것이 가장 큰 틀이지만, 브렌트가 곳곳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에게 주는 메세지의 효가는 상당히 크고 감동적이다.
|
|
나는 산들 산들 불어오는 산들바람을 좋아한다. 산들바람처럼..사람들에게 기분 좋은 존재가 되어 주고 싶은 마음.... 그것이 내 바램이다. 내가 산들 바람을 만들지는 못하지만...산들바람과 같은 상쾌함..기분 좋음을 전해 주고 싶다..
바람을 만드는 소년 책을 처음 만났을 때.. 바람을 만드는 소년이라는 제목에 좀 의아했다. 사실 이 책의 제목은 바람을 만드는 소년이지만.. 여기에 나오는 브렌트라는 소년은 바람개비를 만드는 소년이다. 브렌트는 주위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한 청소년이다. 적당히 풍족한 가정 환경에서 별 다른 대화가 없는 식탁에서 식사를 하고.. 외모에 관심이 많고..이성에도 관심을 가지고.. 적당히 자신을 내세울 줄 좋아하는..그런 평범한 아이였다. 그러나..그런 그에게 엄청난 일이 벌어지게 된다. 친구를 따라 간 초대 받지 않은 파티... 그곳에서 브렌트는 평소 자신이 좋아하던 여학생으로 부터 공개적으로 굴욕감을 당하게 된다. 그 굴욕감으로 상처를 받은 브렌트는 차를 모아 집으로 가면서 학교에 가지 않겠다고 결심한다. 그리고 끝내는 자신의 삶을 포기하고자 생각하고 운전대에서 손을 떼어 버린다. 그러나 브렌트는 불행 중 다행으로 사고에서 살아 남게 되고.. 대신 동양계 여자 아이가 그로 인해 죽게 되었다. 브렌트는 죄값을 받길 원했지만...돈이 많은 부모 덕분이었을까.. 다행히 보호 관찰만을 선고 받았다. 자신의 실수로 죽어 버린 여자 아이의 이름은 리였다. 리의 부모는 브렌트의 부모에게 그 어떠한 댓가도 받길 원하지 않았고.. 브렌트에게 복수를 하길 원하지도 않았다. 단,죽은 아이 리가 좋아하던 바람개비를 만들어 딸의 얼굴과 이름을 담아 미국의 네 끝단에 세워 달라는 부탁만을 한다. 브렌트는 그렇게 리의 부모의 부탁과 함께 현실도피로 여행의 길에 오른다. 바람개비를 하나씩 만들어 세우면서 브렌트의 마음가짐은 점점 달라지기 시작한다. 허영심 많고 지독히 자기 중심적인 소년에서 현실을 직시하고 세상을 좀 더 넓고 크게 바라보는 성인이 된 것이다.
브렌트를 통해 나는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삶을 비추어 보았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진정 행복하게 느끼는 대신.. 입시라는 과열 된 경쟁 속에서.. 어른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꼭두각시처럼 움직이는 그들의 삶은.. 브렌트처럼..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만들지도 모른다. 그러나..브렌트의 극단적인 선택은 그가 아닌 다른 사람을 죽음의 길로 들어서게 했고.. 그 역시 고통스럽기만 할 뿐 자유스럽지 못했다. 그가 바람개비를 만드는 여행을 통해 자신의 마음을 치유하고.. 더물어..그가 만든 바람개비로 인하여...이 책에 등장하는 4명의 삶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는 것은 이 소설이 주는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브렌트가 자신의 바람개비로 많은 사람에게 기쁨과 희망이 되어 준 것처럼.. 나 역시도 나만의 바람개비로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줄 수 있게 되기를 소망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