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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시적인 테마를 주로 다룬 1권에 비해, 2권에서는 보다 세부적인 테마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처음에는 당황했지만, 1권과 2권이 간격을 두고 출판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수긍했다.
<보기 배우기> 2권에서는 아예 세속미술과 종교미술로 나누어서 이야기 꼭지를 풀어내고 있다. 거시적 테마에서 미처 못 다룬 이야기들을 미시적으로 풀어내고 있다고나 할까. 같은 듯 다른 듯한 이런 느낌은 시간차를 두고 출간된 시리즈에서나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자칫하면 위화감이 될 수도 있지만, 색다른 재미가 될 때도 있고 <보기 배우기>는 후자이다.
세속미술에서는 기교적 변화나 일반적인 구성의 변천에 역점을 두고 있다. 사회의 변화와 기법 및 질료의 발달 중 미술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과연 어느 쪽일까. 저자는 섣불리 경중을 제시하고 있지는 않다. 그저 그런 외부적 변화가 미술품 내부에 미친 영향을 담담히 포착해 서술하고 있을 뿐이다.
그렇다고 미술의 외부적인 측면에만 집중하고 있지도 않다. 미술을 감상하면서 받는 감동은 외부적 요소의 재현도가 아니라 미술품 자체에서 온다는 것을 시종일관 잊지 않고 있다. 더불어 미술에 대한 지식을 과시하는 것이 미술 감상과는 별반 관계가 없다는 것도 아니다.
종교미술에서는 세부적인 요소의 변화에 주목하고, 미묘한 변화에서 교리의 중심이동을 읽어낸다. 그렇다고 그런 부분에만 집중했다면 도상학 연구서가 되었을 것이다. 도상학 연구서가 아닌 저작이 그런 말을 듣는다는 것은 세부적인 요소를 파헤치는 데 집착했다는 평가가 된다. 하지만 이 책은 이제까지 그래왔듯이, 이 점에서도 절묘한 균형을 결코 잃지 않고 있다.
미술품을 감상할 떄, 사전지식이란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어떤 의미에서는 필수적인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것이 주가 되어서는 안 된다. 미술품을 감상하는 것은 지식을 과시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미술품에서 감동을 받거나 다른 곳에서는 느낄 수 없는 감정을 느끼기 위해서다. 한 걸음 더 나아가면, 이런 목적조차 따로 두지 않고 미술을 미술 자체로 바라보기 위해서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이런 점을 목청 높여 역설하고 있지는 않다. 그저 자신이 그런 눈길로 미술품을 바라본 이야기를 잔잔할 정도로 담담하게 풀어놓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최고의 가르침은 훈시가 아니라 모범적인 시범을 보여주는 데서 오는 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