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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면우 시인의 시집이 왔다 가방에 쟁여놓았다 며칠째 고요하다가 흔들리다
여전하게 평범하고 둥근 말이 모여 특별함이 된다 출근길 버스 창밖엔 노초름한 벼 우리 모두 가을에 초청받은 손님 한껏 제 역할들을 하고 있는지 시인은 작은 목소리로 애타게 당신을 부르고 기도한다. 그 부름에 답하지 않은 사람 모두 죄인 나에게 허락을 구하지 않고 물어보지 않고 어느 새 내 가슴 한켠에 슬픔의 집을 지은 당신 고맙습니다
-손님- 맨 처음 제가 저녁을 굶어 한번 와봤다 하셨지요 그래 꼭 챙겨먹은 밤 또 오십니다 청하지 않으니 지나는 길에 들러봤다 하십니다 그럼 불 켜 두고 산보 나선 빈 방 창밖 내다보고 선 당신 웬 깜짝 입니까 무슨 손님이 남 안에 막무가내 들어선답니까 행여 제게, 누군가 밖에서 그토록 간절히 부르는 소리 안에서 몰라라 한 적 있던가 문고리 되레 걸어닫고 다만 어서 그냥 지나가기만 바랐던가 북풍한설(北風寒雪) 그 때, 바로 당신이셨습니까 그래요 제가 아니면 당신의 거처 어디겠습니까 사람은 아주 오래된 슬픔의 집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