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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 스물 가구에 마흔 명이 구성원 전부인 작은 마을에서 살고 있다. 평균 연령이 오십대 후반으로 같은 면 26개 마을 중에 가장 젊다. 우리는 5년 전 지인이 마련한 전원주택 집들이 왔다가 빈집을 소개 받아서 정착했다. 다행스럽게도 귀촌인들을 울린다는 텃세는 경험하지 못했다. 오히려 아무 것도 모르고 들어온 시골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살뜰한 도움을 받으며 살고 있다. 가구 수가 적고 부부 중심이다 보니까 마을 행사가 있으면 계를 하는 것처럼 오붓하다. 모여서 하는 중요한 내용 중에 마을의 미래를 걱정하는 것도 빠지지 않는다. 농촌마을이 흔히 그렇듯 우리마을도 어린 아이가 없다. 중학생만 한 명있는데 이 아이도 내년이면 집을 떠난다. 젊은 세대가 들어오지 않기 때문에 십년 후면 노인들만 사는 마을이 될 게 뻔하다. 노인이 노인을 돌보는 상황을 맞이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개인이 아니라 공동체의 문제라는 것을 인식하고 함께 대처할 때 모두가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는 만큼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눈에 보이지는 않는다. 답답한 마음에 마을 사람들끼리 이런 저런 궁리를 해보지만 아직까지 명쾌한 답을 찾지 못했다. 그러다 만난 이 책의 제목은 너무나 매력적이다. 우리보다 일찍 맞이 한 고령사회를 견디고 있는 일본의 마을 이야기라니 분명 참고할 만한게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기쁜 마음으로 책을 읽었다. '이토록 멋진 마을'이라는 제목만 보고 작은 시골 마을을 생각했다가 막상 읽어보니 내가 생각한 마을의 규모가 아니어서 당황했다. 자신이 가진 배경보다 사고가 확장되기 어렵다더니 어느 새 내게 마을은 내가 살고 있는 곳이 기준이 되어 있었다. 하지만 이책에서 언급하는 후쿠이 현은 인구 7만명 남짓한 우리나라의 작은 시 정도 되는 지자체다. 최근 후쿠이 현은 도쿄와 같은 커다란 도시를 제치고 지자체 중에서 행복도 1위, 초중생 학력평가 1위, 노동자 세대 실수입 1위, 정사원 비율 1위 등의 성과를 거두었다. 이 특별한 결과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알아보기 위해 후쿠이 현의 과거와 현재의 모습을 취재한 것이 이 책 내용이다. 저자는 한국어 서문에서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울 만큼 빠르게 고령사회가 된 한국이 어떻게 '저출산 고령화시대'를 극복할 지 흥미롭게 지켜본다고 했다. 저자가 취재한 후쿠이 현의 모습을 통해 작은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는 말로 이 책의 유용함에 자신감을 보였다. 성공하기 위해선 남다른 선택이 있어야한다. 그리고 그 선택을 좋은 쪽으로 이끌어 갈 수 있는 용기 있는 지도자도 필요하다. 지금까지의 구태를 벗어나 발상의 전환을 할 줄 아는 사람들, 변화를 모색할 줄 아는 사람들이 도시를 바꾸었다. 남들이 다 사양산업이라고 포기하는 곳에서도 성공하는 사람들은 있었고, 그렇게 살아남은 기업은 뿌리가 깊어졌다. 그리고 짐작했던 것처럼 출산율을 높이고 아이들에게 열린 교실 수업을 한 것이 후쿠이 현의 현재가 되었다. 구성원들은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지도자는 구성원들의 말에 귀 기울이면서 더불어 잘 살자는 열린 마음들이 모여서 변방도시 후쿠이 현을 일본에서 가장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었다. 모두가 서울로 향할 때 자신의 고향에서 의미있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 우리나라에도 많을 것이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규모가 큰 마을의 사례였지만 저자의 말처럼 내가 사는 작은 마을, 작은 공동체에도 행복한 미래를 꿈 꿀 수 있는 희망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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